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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장문) 프로게이머 연습생의 삶

아이콘 카달
댓글: 47 개
조회: 4168
추천: 21
2024-05-05 16:19:41
최근 많은 분들이 본인, 자녀, 동생 등등 프로게이머 관련 질문들을 많이 하셔서 유경험자가
나는 이랬다~~ 정도 써보겠습니다 ㅇㅇ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 닉네임은 카밀의 달인에서 따와서 카달입니다.

2019년 고1(17세)---- 카밀, 세트, 가렌, 다리우스 정도로 시즌 9 탑레 250점이였습니다.
수업도 나름 잘 듣고, 학원도 다니고, 성적은 평균~평균 이상쯤 뽑으면서 게임했습니다.

2020년 고2(18세)---- 코로나 터져서 도서관 가서 공부했었는데,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하루 째고 피시방가서 롤하고, 이게 반복되면서 결국 쌓이고 쌓여 공부는 점점 이해가 안되고 진도를 못따라갔습니다. 그러던 중 그나마 내가 괜찮게 하는게 게임 아닌가? 싶어서 프로게이머를 도전
하게 됐습니다. 

3월? 4월부터 프로게이머 하겠다고 부모님한테 말했는데 처음엔 반대가 심했습니다.
저도 옛날에 수학 관련 상장 받은거 찣으면서 막나가긴 했죠.
어쨋든 허락해주셨습니다. 지금 해보고싶은걸 못하게 하면 나중가서 후회할거고 도전해보는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요.

4월인가 5월부터 탑레는 마스터 250, 현레는 다2~마스터 왔다갔다 하는 상태로 게임을 그래도 어디서 배워야겠다. 싶어서 게임 관련 아카데미를 찾아봤는데 후보가 3개가 있었습니다.
(이때는 2군 없었습니다. 3군도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잡혀있진 않았던 것 같고요. 쉽게 설명하자면 1군------------연습생. T1------T1 루키즈로 생각하시면 편할것 같습니다.)

1. 담원게임아카데미
그 당시 담원이 LCK에서 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담원이 운영하는 아카데미고 무엇보다 학원비가 한달 30~50? 60? 선으로 그나마 저렴했습니다.

2. 한국E스포츠아카데미(ESA)--- 다이나믹스와 협업?관계
사설 롤 학원이였습니다. 다이나믹스 자체가 그 당시 LCK에는 올라왔지만 잘하는 팀은 아니였기 때문에 눈이 별로 안갔습니다. 사실 저기서 다이나믹스가 농심이 되고 그대로 농심이 한국E스포츠아카데미를 먹어버려서 농심3군이 되고, 저기서 2군을 뽑고, 그 2군이 그대로 1군 올라갈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3.젠지글로벌아카데미
프로게이머의 꿈과 영어, 학업을 병행한다 라는 취지로 운영하는 학원인데 개비쌉니다.
제가 알기론 한학기에 3000만원(달러로) 였던거로 기억합니다.

담원을 골랐습니다. 솔직히 이 조건들중에 지금 다시 생각해도 1번이 제일 낫지 않나 싶습니다.

테스트 1달 보고 학원 내 가장 상위반으로 배치받았습니다. 
(학원비는 장학생이라 많이 안냈던것 같기도 합니다)
라인전 역량보다는 운영, 챔프폭 넓히기로 교육 방향성이 잡혔었습니다.

뭐 어찌저찌 배우고, 챔프폭도 넓히고 솔랭하던중 IG 연습생 테스트 제의, 한화생명 E스포츠 
연습생 테스트 제의(500점 찍어오라했음)가 왔었는데 전자는 한국인이라고, 중국어 못한다고 컷당하고 후자는 점수 못찍었습니다.

결국 고2 18세 시즌 말에 인생 첫 그랜드마스터(500점)을 찍습니다.

2021년 고3 19세-----  고3 4월? 5월에 자퇴를 합니다. 그동안은 코로나 시즌이라 온라인 수업도 많이 했어서 그나마 괜찮았지만 오프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며 잠을 하루에 3시간? 4시간? 밖에 못자게 되서 학교에서 이해도 안해주고 편의도 안봐주는데 그게 또 의무는 아니니까 그냥 제가 게임에 집중해보자며 자퇴를 하게 됩니다. 

챔프폭이 많이 늘었습니다. 연습생들이랑 멤버 섞어가면서 루시드, 라헬, 아름답고 슬픈 꽃(옛날 1300점 바드장인) 이랑 LAS 나갔었는데 추억이네요. 대충 이때부터 2군 LCK CL이 생겼습니다.

이맘때쯤부터 나이 어린 친구들을 미치도록 선호하는 메타가 들어옵니다. ㄷㅇ 대표님이 만드셨습니다 ㅇㅇ. 
담원 연습생이랑 내부스크림 돌리면 탑은 반반가고, 밑이 미친속도로 터져서 많이 졌네요.
레넥톤 vs 카밀 15분에 0킬 12데스 만든적도 있는데 하.ㅎ
(위에 1300점 바드 장인 서포터형이 21살인가 그랬는데 이 메타때문에 못올라간것 같습니다)

어쨋든 이때부터 모든 유망주 판의 코치 감독들이 무슨 생각을 하냐?
일단!!! 나이 어린 애들을 데려와, 나는? 씨맥급 명장이니까 쵸비를 키울 수 있을거야!!!!
라는 자신감으로 자리 꽉~꽉 채워놓고? 얘 못한다 싶으면 버리면서 니가 재능이 없는거야!!, 얘가 잘한다? 역시 나야!!! 나는 씨맥급 명장이다 촤하하하를 외치며
자리는 자리대로 없애고, 인원수는 또 ㅈㄴ 많으니까 케어가 안되고 애들 발전은 못하는 무책임 악순환의 연결교리가 완성됩니다. 

이때 전 담원에서 연계된 경기도랑 연계해서 한 팀에 들어가서 로지텍 장비 꽁짜로 받으면서 팀 구하면 바로 나갈수 있게 해주는 그런거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2021 시즌 11 고3에 시즌 마무리는 그마로 했지만 챌린저를 찍어봅니다.

이 때 브리온 2군 테스트(탈락) 추후에 그때 감독님이 카달이 잘했었는데~ 듣고 기분은 좋았음
아프리카 프릭스 2군 테스트 (뽑는다 해놓고 취소됨)
BLG 2군 제의( 한국인이라 짤림)
아마추어팀(내가 안감)
T1 루키즈 3군 <-- 오프라인 합격해서 다음 해부터 T1에 갑니다.

2022년 S12 20살 --- 

슬슬 시간이 없습니다. 나이의 압박등으로 3군에서 보여주고 2군에 올라가야 할 때입니다.

처음 들어가면서 들었던 평가-- 너는 되게 안정적으로 잘 한다. 로우 리스크 미들 리턴을 보여주며 안정적이고 해줄 땐 해준다. 근데 난 니가 더 공격적이였으면 좋겠다. 앞으로 좀 공격적으로 해봐라. 라고 듣습니다.

하............................. 솔직히 ㄷㅇ도 그렇고 ㅌㅇ도 그렇고 하고싶은 말은 있는데 아직 저랑 같이했던 애들도 다 남아있고 관계자분들도 많고 그냥.. 좀 어지럽습니다.

이 정도는 말해도 되지 않나 싶은데, 담원에 있을 때 운영을 좀 잘 배웠습니다.
그래서 스크림 이후 운영 피드백을 거의 제가 도맡아 했습니다.

이때 메타? 미친 쌩배 전성기입니다. 개 어지럽더라고요
점수대는 마스터~그마 중상위 왔다갔다 했습니다.

6월 22일 오후 2시 34분에 짤렸는데요 
 단장: 지금 테스트 보고 있는 친구 있나요?
감독: 네
단장: 그 친구는 몇살인가요?
감독: 20살입니다.
단장: 흠... 그럼 그 친구가 제우스보다 뛰어날 가능성이 있나요?
감독: 어... 잘 모르겠습니다
단장: 그럼 지금 2군 포톤( 전 규베, 현 LEC VIT 윈터 퍼스트 탑, 스프링 서드 탑) 보다 당장 잘 할수 있나요?
감독: 어... 잘 모르겠습니다
단장: 그럼 그 친구는 보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라는 대화를 했었다고 감독님에게 듣고 짤린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뭐 그렇게 되긴 했는데 니가 여기 더 있고 싶으면 더 있어도 된다.
그렇지만 이 테스트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거다 라는 말을 하시는데
나는 여기 피드백하러 온 것도 아니고, 더 묶여서 피드백 하기도 싫고, 목표는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그 당일날 나왔습니다.

다음 팀을 찾았습니다. 광동 프릭스 3군

위에서 말한 어린 아이 선호 메타가 광범위하게 퍼져서 이때 광동 3군이 8팀? 9팀이 있었습니다 ㅋㅋ. 당연히 피드백은 들어오지 않았고요, 기대되는 팀 한두 팀 정도만 전담으로 보더라고요 ㅇㅇ. 팀 내부 피드백은 다 제가 했습니다. 그냥 스크림 정도만 잡아주더라고요.

어쨋든 이런 팀을 이끌고 KEG 지역 예선에서 우승하고, KEG 전국 본선에 진출합니다.
운명의 장난처럼 짤렸던 T1이랑 같은 조에 있더라고요. 
바짓가랑이 잡고 8강에서 같이 떨어졌습니다. 

대회 떨어지고 내부 스크림 지금까지 라인전 다이겼는데 한판 컨디션 난조로 졌는데(컨디션 관리도 제 실력이니까 제가 잘못한거 맞습니다) 바로 짤리더라고요 ㅇㅇ
그렇게 20살이 지나갑니다.

2023년 시즌 13 21살
올해를 마지막으로 하기로 합니다. 슬슬 나이가 많아서 팀 찾기도 어렵기도 하고( 3군은 어린 아이 선호, 2군은 그냥 자리가 별로 없음.) 인맥도 없어서 팀 구하기도 어려웠습니다.
+ 방송을 해보기로 합니다. 특정 챔프를 세상에서 제일 잘하기도 하고, 운영도 잘하고 경쟁력이 나름 있다고 생각했고, 어차피 솔랭하는건 똑같으니까

시즌 초 챌린저를 찍습니다.

인생 탑레를 찍어봅니다. 923점 100등
그리고 미친 팀운으로 마스터 50점까지 떨어집니다. 이떄 안좋은 생각을 좀 했었죠..
롤이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군대 영장은 날라오고, 시간은 없는데 점수는 계속 떨어지고... 그래서 다1 OR 챌 1000점 프로젝트를 합니다. 둘중 하나 찍을때까진 안멈춘다고 ㅇㅇ

결국 스플릿 1 700점까진 복구하며 그마로 시즌 마무리를 합니다.

스플릿 2 역시 시즌 초 챌 찍고 마스터 ~그마 중상위권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목표를 이룹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구직은 실패합니다. 21살에 영입, 테스트 제의가 온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인맥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챔프폭이 특이해서 등등 많은 이유가 있다곤 생각합니다.

어쨋든 하고 싶은 말이 뭐냐??

롤 프로 존나 쉽지 않은 길입니다.
웬만한 정신으로는 버티기 힘들수도 있어요. 본인이 진짜 ㅈㄴ 어려요 막 15세 14세 이러면 3군은 쉽게 달 수 있습니다. 근데 3군은 프로게이머라고 생각 안하거든요? 진짜 목표하고 있는건 당연히 1군일거 아니에요. 근데 1군을 하려면 3군에서 잘해서 계~~속 딸려 있다가, 2군이 좀 못할때 올라가서 보여줘야 됩니다. 근데? 못보여줬다? 바로 짤리는거에요. 2군에서 좀 못해서 한번 짤린 중고품은 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변방 라틴아메리카 리그 사우디 아라비아 리그 이런데 가게됩니다. 처음 생각했던거에서 많이 틀어졌죠? 당연히 돈도 생각만큼 많이 받진 못할겁니다.  2군에서 보여줘서 1군 올라갔다 하더라도 거긴 더 힘들어요. 어린 시절부터 공부도 갖다 버리고, 학교생활 친구들이랑 시간도 다 갖다버리고 게임만 했는데 2군 반시즌 잠깐 딸깍하고 버려지고 팀 못구해서 변방 리그 갔다가 군대갔다와서 방송하면 1명 보는 현실이 될수도 있다고요.

전 처음엔 현실(공부)에서 도망쳐서 게임을 하게 됐지만 결국엔 빠져들어 진심이 됐고,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많은걸 배웠고 프로를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아도 노력이 부족해서 못했다라는 후회는 들지 않습니다.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내가 진짜 프로의 가능성이 있는걸 내가 알고, 진정으로 하고싶어서 하는건지 아니면 현실이 녹록치 않아서 게임을 도피처로 생각하는지.

아 그리고 요새 물로켓 시즌이라 본인 점수가 본인의 실력이라고 생각은 안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https://www.inven.co.kr/board/lol/3369/2475253?my=post 

점수가 더이상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에요.

친인척이 프로 하고 싶다는데 얘가 어느정도 인줄 모르겠다 하시는 분이나 업계 관련 궁금한거 있으신 분은 쪽지 주시거나 디코 kadal. 으로 친추주세요

여기까지 읽으신 형들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거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Lv12 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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