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황이 꽤나 긴박해진 상황이라 아주 오래 전에 만든 인벤 아이디를 되살려 탄원코자 글을 적습니다. 지금 스마일게이트가 서구권 로아 동접자 80만 달성을 자축하고 있는데 정작 이걸 바라보는 서구권 유저들의 시선은 굉장히 따가운 상황입니다. 접속이 안돼 레딧을 보다가 사람들이 아마존은 우리 하는 말을 신경쓰지 않으니 인벤에 올리면 스마일게이트가 보지 않을까? 라는 말이 나오는 수준이 되어 지금 현 상황을 알려보고자 합니다.
봇문제: 얼마나 심각한가
제가 있는 북미 서부 마리 서버의 경우 월요일 아침 7시반의 경우 대기줄 15000명, 오늘의 경우 아침 9시경 대기순위 11000번이었습니다. 심각한 때엔 17000명 이상까지도 올라갑니다. 대기줄이 줄어드는 속도 역시 느려서 (아마 24시간 매크로를 돌리고 있는 봇들 때문일 거라는 여론이 강합니다) 사람들이 최소 1시간, 많게는 두시간 반까지 기다린 끝에 들어가고 있고, 레이드나 시간제 타미잉도 대기열 때문에 못 맞추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웨이 카드가 떴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열 때문에 놓치고 하소연하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봇들이 카게, 카던이나 레이드에까지 침투해 카던에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생기며 카던 솔로잉이 힘든 서폿 유저들만 매치메이킹으로 카던을 하는 상황입니다. 게임을 뒤늦게 시작한 신규 유저들의 경우 저렙 맵들이 봇이 아닌 유저들을 보기 힘든 수준이 되어 재미를 느껴보기도 전에 그만두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측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점검이 지날 때마다 '봇계정을 밴했다' 라곤 하지만 하루만 지나면 더 심한 대기열로 되돌아오는 상황입니다. 현재 마리섭 대기줄이 2만명을 넘었단 말이 나오네요.
서구권 같은 경우 한국같은 주민등록번호 인증제/실명제/핸드폰 인증제 같은 시스템이 법률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규 계정을 만드는 데 매우 쉬워요. 지금 유저들이 앞다투어 해결책을 제시하려 논의중인데 현재까지 나온 여론은
1) 해답이 나올 때까지는 인게임 GM이라도 고용해서 봇계정을 밴이라도 하라
2) 캡챠 시스템이라도 도입해달라
3) 정액제로 바꿔 진입장벽을 높이라
4) 봇계정 삭제 후 신규 캐릭터 생성 제한을 걸어라
5) 서버이전이라도 시켜달라
6) 그 외 마켓 거래 중지, 유저 고발 시스템 도입 등등이 있는데 그 어느 하나 아마존은 말 한마디 없기 손 다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금거래 제재: 이루어지고 있나?
봇들의 뒤에는 봇으로 만든 골드를 현금으로 판매하는 Real Money Trading (RMT) 작업장들이 그 배후인데, 상당수의 유저들이 불법으로 현금거래하는 이들에 대한 제재를 가하라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CM인 "현금거래에 대해 3일정지에서 영구제재까지의 패널티를 가하고 있다" 라고 주장했으나 되려 저 말이 "기껏해야 3일 계정정지밖에 먹지 않는다" 라고 인지되는 상황이고, 실제로 작업장 골드를 산 사람이 정지먹은 케이스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합법적인 거래만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억울해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는 #permanRMT (현금거래를 한 사람에게 영정을 먹이라) 라는 요구에 CM인 Roxx가 "공포로 다스릴 국가는 애초 다스릴 가치가 없는 국가입니다 ("A kingdom ruled with fear is not a kingdom worth ruling")" 라고 강한 제재를 가하지 않을 거라는 공식 답변을 한 일에 커뮤니티 전체가 분노하며 저 말이 meme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현 상황에는 전혀 맞지 않는 답변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무정부 상태와 되려 비슷한 상황인데, 사회계약론 한 번만 읽고 와줬으면..
고쳐지지 않는 버그들
봇문제와 그로 인한 접속 불가능 문제가 워낙 심각해서 그렇지 그 외에도 상당수의 버그들이 존재하며, 이에 대한 아마존의 대응도 매우 미흡한 상황입니다. 베른 남부 하이거 저택에서 버그가 발생했을 때에도 메인 퀘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고치는 데 근 일주일이 걸렸으며, 발탄 업데이트 이후 나타난 커서 버그 / 네리아 호감도템 (감자)이 갑자기 450에서 360으로 낮춰진 버그 / 한국어 음성 사용시 일부 소리 버그 등등이 2주가 지나도록 지속되고 있습니다.
로컬라이징 문제
북미 성우들의 발연기로 한국어 음성을 쓰고 있는데, 구글 번역기를 돌린 수준의 번역에 기가 막힙니다. 아무리 영어가 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다 잡아낼 순 없다고 해도 최소한 원래 의도한 바에 비슷한 의역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저 말을 저렇게 해석했다고?! 생각이 드는 때가 많습니다. 마치 모든 걸 구글 번역기에 돌린 뒤 대강저냥 문법만 고친 듯한 수준의 번역이며, 심지언 게임 내 인벤토리 내의 표기와 마켓에서의 표기가 다른 경우도 많아 플레이어들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 째 안 고쳐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한글로도 플레이할 수도 있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번역이 너무 괴발개발이라 보기 괴롭거든요.
그 외
- 스킨 출시가 너무 느리단 말이 많습니다 (제 흑심도 포함). 이미 만들어진 스킨들이 백개는 넘는 걸로 아는데 한달에 한 번 꼴로 스킨이 출시되는 중. 심지어 다음에 오픈될 스킨이 요 근래에 오픈된 스킨과 너무 비슷해서 더더욱 원성을 사는 중.
- 클래스 출시가 너무 느리단 말도 많아요. 2개월에 하나 내준단 말에 한달에 하나 내놓으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아마존이 네임밸류가 대단하다곤 하지만 스게에서 로아운영권을 건네받은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는 아마존의 이름만 달았을 뿐인 매우 작은 자회사에 불과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들이 런칭한 전작 게임들 둘 역시 망했고, 특히 운영진들의 게임 쪽 경력이 매우 미흡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런 우려를 잠재울만한 운영력을 보여준다면 모르겠으나 지금 상황으로는 잘 만든 게임을 파트너 하나 잘못 만나서 공들인 성 무너트린 격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고 있다' 는 말을 4개월이나 들어왔으나 공지나 제재, 커뮤니케이션 그 무엇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로아가 갓겜 소리를 듣게 된 데에는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인정하고 유저들과 소통하고 게임을 소중히 여기는 유저들의 소리를 열심히 듣는 곳이라는 평판이 큰 역할이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게임코드 뿐만이 아니라 게임유저들의 경험까지 함께 수출하지 않으면 다음 번에 스마일게이트가 다른 게임으로 국제무대에 진출하려 했을 때 회사를 믿을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개인적으로 근 십여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잡은 MMORPG라 애착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이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게, 자신있게 친구들에게 추천할 수 있게, 이 작은 하소연이 변화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며...
켈레브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