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재미삼아 떠올린 가설입니다.빈약한 근거 및 뇌피셜 주의!
1부의 마지막에서 저희는 카제로스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질서를 지킨다는 맹목적인 신념을 가진 루페온의 조각, 그것이 카제로스입니다.
루페온은 완벽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질서와 혼돈을 모두 자신의 지배하에 놓으려 했습니다.
카제로스는 생명의 질서가 아닌 죽음의 질서를 추구하긴 했지만 루페온은 카제로스를 통해 질서를 손에 넣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루페온은 혼돈을 어떻게 가지려고 했을까요?
카제로스를 통해 페트라니아에 질서를 세운다면, 그와 동시에 아크라시아를 혼돈으로 이끌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맹목적인 혼돈을 추구하는 존재를 만났죠.
"쿠크세이튼"입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쿠크세이튼은 '태초부터 존재한 자'입니다.
세이튼은 '태초의 그림자 세이튼'이라는 카드까지 존재하며 오피셜로 못을 박았죠.
하지만 쿠크는 태존자로 확정되진 않았습니다.
"세이튼이 태존자면 쿠크도 태존자이지 않을까?"
저는 쿠크와 세이튼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파푸니카의 컷신 일부입니다.
알비온이 무언가 말을 하자 세이튼은 알아듣지 못해 쿠크에게 질문을 했고, 쿠크는 알비온의 말을 알아듣고 뜻을 전해주는 모습입니다.
아시다시피 가디언은 태초의 빛 아크와 혼돈의 신 이그하람의 혼돈이 융합해 탄생한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의 얘기를 바로 이해하는 능력은 모든 존재와 소통하는 능력을 가진 니나브 외엔 없습니다. (안떠오릅니다)
태초의 그림자인 세이튼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쿠크는 바로 알아듣는 모습은 쿠크가 세이튼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위 대화 직후, 쿠크가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입을 틀어막고 세이튼의 눈치를 살피는 장면이 있습니다.
대사는 "맞아, 멍청해! 어차피 혼돈으로..."까지 얘기했는데 저는 맨 처음 이장면을 봤을 때 '아직 세이튼 앞에서 혼돈을 논하긴 이른 시점이라 그런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좀 다릅니다.
쿠크가 입을 막은 이유는 "어차피 혼돈으로"가 아닌 "어차피 혼돈으로"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라는 말의 뜻은 '중간 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국 예상된 결과로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로스트아크 세계관에서 정해진 결과라는건 오직 하나를 뜻하죠.
루페온이 만든 질서
그럼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혼돈을 추구하는 쿠크가 이런 말을 했을까?
단순히 넘어가듯 하는 말이었으면 입을 틀어막으면서까지 세이튼 앞에서 숨길 이유가 없을테니 말이죠.
저는 카제로스가 질서를 가지기 위한 루페온의 조각이었듯, 쿠크가 혼돈을 가지기 위한 루페온의 조각, 혹은 본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라는 언급은 정해진대로 흘러가는 자신의 질서를 추구하는 본심이 무심코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 사진은 쿠크세이튼 레이드 후일담에서 볼 수 있는 대본과 그걸 읽은 산토 베디체의 반응입니다.
'대본'이라는건 배우가 무대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모두 정해놓은 글입니다.
위 사진은 후일담에서 볼 수 있는 대본과 니나브 호감도 퀘스트의 컷신 일부입니다.
위 사진은 후일담의 대본과 파푸니카 마지막 컷신 일부입니다.
대본의 마지막 부분 멘트를 통해 대본의 작성자는 세이튼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셨듯 대본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아주 정확하게 맞추고 있습니다.
대사, 카메라 구도, 행동 등 모두 완벽하게 정해진 일인듯 벌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해서 적었다기엔 마지막 쿠크의 대사는 합의되지 않은 대본에는 없던 내용인듯 합니다.
모든걸 완벽하게 고려하여 정해진대로 흘러가게끔 한 대본은 루페온이 만든 완벽한 질서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대본을 작성한 세이튼은 혼돈을 추구하죠.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저는 쿠크가 루페온의 의도, 혹은 카제로스처럼 자신만의 혼돈을 위해 세이튼을 유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푸니카 마지막 컷신 내용을 보면 쿠크는 계속 세이튼에게 다음 행동에 대해 질문하고, 세이튼은 답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마치 자신이 예측할 수 없는 세이튼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것처럼 말이죠.
마지막 대본에서 쿠크는 세이튼과 합의되지 않는 대사를 합니다.
이는 대본을 쓴건 세이튼이지만 쿠크 역시 대본 작성에 관여했다는 사실이죠.
저는 쿠크가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도록 세이튼을 유도한 결과가 후일담의 대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최대한 알고 있어야 자신의 뜻대로 결과를 유도할 수 있을테니까요.
또한 림레이크의 컷신에서도 쿠크는 세이튼의 행동을 정정하거나 세이튼의 행동을 감독하는 역할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멘 후일담 컷신에서는 쿠크세이튼과 카마인이 대화를 합니다.마지막에 카마인은 "상황파악도 할 줄 알고... 시간의 힘은 참으로 놀랍군."이라고 말합니다.
위 상황에서 '상황파악'을 하는 인물은 쿠크세이튼이 아닌 쿠크, 단 한명입니다.
저는 이런 이유로 쿠크가 세이튼의 행동을 유도하고 있고, 그 목적은 세이튼을 통해 혼돈을 손에 넣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추측이 성립하려면 루페온의 조각 혹은 본체인 쿠크를 왜 주변에선 알아보지 못하냐는 의문점이 해소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두가지의 가설이 있습니다.
1. 모습만 바꾼 채 힘을 숨겼다.
저희는 종막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카제로스가 본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진 카제로스의 신성력을 전혀 감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심지어 에스더들은 카제로스의 기운을 '사악한 기운'이라고까지 합니다.
루페온은 자신의 기운을 온전히 감출 수 있습니다.
루페온의 조각인 카제로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쿠크 역시 자신의 기운을 감추고 세이튼과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존자인 세이튼이 카제로스에게서 루페온의 기운을 느꼈다는 언급은 없으니 충분히 가능합니다.
2. 루페온이 쿠크의 몸에 들어갔다.
루페온은 세상이 혼돈으로 가득찬 시기부터 존재해왔습니다.
이 시기는 이그하람과 태초부터 존재한 자들의 시대와 동일하죠.
루페온 역시 태존자와 마찬가지로 껍데기를 뒤집어쓸 수 있는 능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쿠크의 몸에 들어간거죠.
태존자인 세이튼이 이를 조금이라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유는 그의 육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정에 따르면 쿠크세이튼은 페트라니아의 하급 악마였다고 합니다.
또한 스토리에서도 종종 세이튼이 자신의 약한 육체를 탓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세이튼의 약한 육체때문에 쿠크의 기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이유는 오류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출처 : 박서림 유튜브)
오류섬은 아크라시아에서 발생한 오류들을 모아두는 곳입니다.
이곳의 NPC들은 모두 대사나 움직임이 버벅이거나, 실제 세계관과는 조금 다른 말을 합니다.
오류섬에서 들어갈 수 있는 장소 중에서는 카마인이 아만에게 하는 대사를 행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대사와 움직임을 버벅이면서 아만에게 페트라니아로 갈 것을 제안합니다.
대사가 끝날 때 쯤에 하늘에서 갑자기 쿠크가 떨어지고는 루테란 동부에서 카마인에게 했던 대사를 합니다.
말이나 행동을 버벅이지도 않고, 스토리에 그대로 쓰인 대사를 말이죠.
버벅이지 않은 이유는 저곳이 루페온 지배 하인 아크라시아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이 공간에서는 딱 저 둘만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카마인의 대사를 치는 공간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쿠크가 난입하는 것은 이상합니다.
다른 이도 아니고 딱 쿠크만 나올 이유는 없죠.
저는 이곳에서 2부와 3부의 스토리를 스포했다고 생각합니다.
3부의 최종보스인 카마인과 2부의 최종보스를 말이죠.
1부의 최종보스인 카제로스는 아직 외형이 공개되기 전이었고 이미 1부를 진행중이었기에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2부의 최종보스는 이미 그림자로 오피셜이 났는데 루페온이라니?"
저는 루페온이 지금까지 알려진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루페온은 빛과 질서의 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질서를 만든 질서의 신일 뿐입니다.
빛은 태초의 빛인 아크죠.
루페온은 아크를 통해 만들어진 세상 위에서 군림하는 존재일 뿐입니다.
아크를 통해 한 일이 자신의 일인양 진실을 가리면서 말이죠.
2부의 최종보스 그림자는 아크라는 빛과 진실을 가리려하는 루페온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루페온은 왜 카제로스의 죽음을 바란걸까요?
카제로스는 심연에서 눈을 뜬 후, 루페온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자신만의 질서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루페온은 심연으로 보낸 자신의 분신이 통제를 벗어났음을 알아차리고 이를 해결해야했죠.
이제와서 자신의 통제로 되돌리는건 불가능하니 카제로스를 죽여야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루페온은 판단했습니다.
카제로스의 대척점인 혼돈에서 카제로스의 죽음을 유도하겠다고.
루페온은 정체를 숨긴 채, 쿠크라는 혼돈으로써 태존자와 함께하기 시작했고,
소멸할 카제로스를 대신해 질서를 짊어질 대상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생명의 질서를 짊어진 모험가, 바로 여러분입니다.
저는 2부의 마지막 순간에 루페온이 본모습을 드러내 세이튼에게서 혼돈을 빼앗고 모험가에게서 질서를 거둬들이려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험가에게는 카제로스가 남긴 질서, 심연의 불꽃이 있습니다.
현신한 루페온을 카제로스의 심연의 불꽃으로 불태우는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