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이번 리마스터에서의 변경점과 아란 설정, 비욘더 이펙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전반적인 설정에 대한 문제
뭔가 운영진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게
아란은 마하를 제외하면 뭔가 정령이나 다른 존재의 힘을 빌려서 싸우는 캐릭터 설정이 아님.
누군가의 힘을 빌려와서 싸우는 게 아니라 대부분 본인의 무투로 싸우는 전사 캐릭터임.
기존의 비욘더는 실존하는 마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동물 모습 전체를 보여주지 않았음.
곰의 상반신, 호랑이의 머리와 앞발, 늑대의 상반신.
예외적으로 새는 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에 전체를 다 보여줬다고 생각함.
다른 사람들은 이거에 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름
근데 나는 이게 중국이나 다른 나라 전통 무술에서도 흔히 보이는 당랑권 같은 설정이라 생각했음
실제 그런 동물이 싸우는게 아니라 강한 동물이나 존재의 모습을 보고
그 존재와 비슷한 움직임이나 공격방식을 모방한 전투방식을 사용함.
그 결과, 싸울 때 그러한 동물의 모습이나 특유의 기개가 드러나는 설정의 스킬이라 생각함
그래서 이를 통해 아란이 그러한 훈련을 통해 강해진 노력파라는 걸 작게나마 드러내줬다고 봄
그런데 이번 리마스터로 나온 비욘더와 파이널 비욘더-백호를 보면
모든 사신수의 전신 형태가 뚜렷하게 보임.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계속 말하는 것처럼 뭔가 소환해서 함께 싸우는 것처럼 느껴지다보니
아란한테서 그런 형상이 느껴진다가 아니라, 그 자체를 다루는 듯한 괴리감이 들어버리게 됨.
쉽게 풀어 적어보면, 한 병사가 용맹하게 뛰어오는 모습이 마치 한 마리의 호랑이 같았다
-> 우리는 이 문장을 사람을 진짜 호랑이 모습으로 본다는 게 아님. 말 그대로 용맹하고 사나운 맹수 같은 이미지를
느낀다는 거지.
누가 이걸 진짜 사람이 호랑이처럼 네 발로 뛰어온다고 생각함....?
근데 운영진은 이걸 이번 리마스터를 통해 진짜 네 발로 뛰어오는 거로 만들었다는 거지.
설정 번외. 캐릭터 정체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캐릭터 고유의 정체성이 사라져버림.
북극곰, 늑대, 마하 얘네는 왜 없앤 거임?
타 게임에서 사신수를 다루는 캐릭터는 엄청 흔함.
그래서 이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들과는 다른 캐릭터입니다 라고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매력점이 있어야 함.
아란의 경우에는 폴암(마하), 북극곰, 늑대 였음.
이것도 각각을 보면 쓰는 캐릭터는 많지만, 거대한 폴암을 들고 북극곰과 늑대의 형상으로 싸우는
캐릭터는 흔하지 않음.
밥이랑 나물 따로 먹는 거랑 비빔밥을 먹는 거랑은 맛이 다른 거랑 비슷한 이야기임.
근데 그 고유의 캐릭터 인식을 만들어주던 요소를 캐릭터 내에서 줄이거나 아예 없애버림.
그래서 이제 아란은 아란으로 인식되는게 아니라, 사신수를 다루는 전사로 밖에 인식될 수가 없음.
근데 이런 캐릭터가 워낙 많아서 딱 들었을 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음.
특히 아란 같이 커맨드라는 고유의 조작법이 있는 캐릭터는 인식적으로 비주류가 될 수 밖에 없고
그럼에도 이런 캐릭터를 키우는 사람들은 그러한 매력적인 설정과 키우다가 생긴 애정으로 키우는 게 대부분임.
근데 그 매력점을 없애니 캐릭터를 키워나갈 원동력이 이 때까지 키워놓은게 아까워서 밖에 안 남으니
점점 재미를 잃어간다고 생각함.
그리고 운영진은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음.
파이널 블로우가 더 이상 안 쓰는 스킬인 건 팩트임.
근데 안 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아란! 하면 많이 떠올리는게 파이널 블로우임. 가장 강한 정체성 중에 하나임.
옛날 아란의 최강 주력 기술이니 당연한 거기도 함.
그런 정체성 스킬이라면 다른 스킬에 넣거나, 다른 고유 스킬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함.
그냥 단순히 아이디어를 떠올려도 이번에 생긴 바인드? 원래도 얼음이었고 얼음인 거 좋음.
근데 거기에 추가적으로
아란이 냉기의 기운과 함께 곰의 형상으로 포효하여 대상을 공포에 질려 얼어붙게 만듭니다. 등과 같이
활용할 포인트나 스킬은 얼마든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함.
캐릭터 모션에 대한 문제
그리고 비단 이펙트뿐만이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모션도 문제가 생김.
이전 비욘더의 스킬 이펙트가 아니라 캐릭터의 움직임을 보면
도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동작이 왜 그 동물들이 보이는지 연상이 됨.
1타 새가 나올 때는 점프해서 공중에서 도는 듯한 움직임 - 새처럼 도약하고 날아오르며 공격하는 모습
2타 호랑이 때는 폴암을 앞으로 내지르는 듯한 움직임 - 호랑이처럼 빠르게 돌진하여 공격하는 모습
3타 마하가 나올 때는 작게 폴암을 내리는 움직임 - 명령을 내리듯이 가벼운 공격을 하는 모습
펜릴 크래쉬에서 늑대 나올 때는 강하게 찍는 듯한 움직임이 보임 - 강렬한 공격에 어울리는 큰 움직임
그런데 이번 리마스터를 받으면서 이런 디테일이나 동작이나 설정과의 연관성이 잘 안 느껴짐.
캐릭터의 모션이 왜 저렇게 움직이는지 정말 자세히 봐도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졌음.
공격하는데 불필요한 동작이 너무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듬.
즉, 동작이 너무 난잡해졌음. 게다가 이펙트도 화려해지면서 더 난잡해보이기 까지함.
현무 이펙트에 대한 문제
현무 - 얘가 제일 문제임. 현무의 모션을 보면 묵직하게 내려찍는 스킬인데 - 이거 자체가 폴암과는 어울리지 않음
실제 폴암은 휘두른 방향에 맞게 무게중심을 따라 이동하면서 공격하는 무기임.
현무에서 바닥을 향해 수직으로 내려찍는 행동을 하는 순간 무게 중심이 경직되고 무거운 무기를
빠르게 다시 움직이기가 힘듬.
그래서 다른 동작들과의 연계성 자체가 너무 어색해지는 문제가 생김
그래서 운영진도 이걸 의식했는지 비욘더를 꾹 누르면 백호 이펙트에 가려져서 현무 이펙트가 안 보임.
그래서 쓰는 입장에서는 더 딜레이가 길고 답답하게 느껴짐.
현무 때문에 사용하는 공격은 4번인데 이펙트는 3개 밖에 안 보이니 그 틈이 엄청 길게 느껴지는 결과를 낳음.
주작 이펙트에 대한 문제
솔직히 주작은 이펙트적으로는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함.
물론 딜레이나 성능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이펙트적으로만 봤을 때는 기존의 비욘더 느낌을 잘 계승함.
청룡 이펙트에 대한 문제
얘도 문제가 현무만큼 심함. 청룡의 문제는 스킬 이펙트의 방향성임.
내가 공격을 하면 공격하는 이펙트의 방향이 캐릭터가 보는 방향이랑 같아야 하는 게 당연함.
그래야 캐릭터가 공격을 한다 - rpg에서는 내가 공격을 한다 로 이어져서 조작감은 물론 몰입감에도 큰 영향을 줌.
근데 다들 봤다시피 청룡의 공격은 청룡이 캐릭터를 바라봄.
전투 상황인데 나를 대면하고 있다는 건 적군 같은 인식을 줌. 그래서 여기서 괴리감이 크게 온다고 생각함.
버프기도 아닌 스킬이 나를 바라본다는 건 내가 공격하는 방향이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헷갈리게 만듦.
쉽게, 활을 앞으로 쐈는데 화살이 뒤로 날아가는 느낌이라 보면 됨.
게다가 그런 방향성이 안 맞는 스킬이 연계기 중간에 껴있으니 더 이상하게 느껴짐.
현무에서 지적한 내용인 현무가 거의 안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는
주작 - 청룡 - 백호 이 순으로 보이는데 공격을 오른쪽 - 왼쪽 - 오른쪽으로 하는 거임.
그러니 더더욱 공격이 난잡해보이고 명확하게 눈에 들어오질 않음.
게다가 나와는 다른 존재라는 느낌이 너무 확실하게 들어서 정령술사 같은 느낌을 더 각인시켜버림
백호 이펙트의 문제점
백호는 가장 강한 기술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스킬에 무게중심 이동이 없음.
무게중심, 이게 뭔 소리냐? 기존의 펜릴 크래쉬를 생각하면 됨.
펜릴 크래쉬의 이펙트를 보면 대각선으로 내리찍는 기술임.
그리고 그 이전에 쓰는 비욘더 1, 2, 3타는 상대적으로 수평, 수직적인 움직임에 가까웠음.
그렇기에 가장 무게중심 이동이 빠르고 강렬하게 보이고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가장 강한 공격, 마무리 일격 같은 느낌이 받게 됨
비욘더 이펙트 총정리
결국 저런 변경 이후의 변경점과 차이점에서 오는 괴리감으로
전반적으로 무기에 어울리지 않는 모션과 누가 공격하는지가 불분명해짐에 따라 난잡한 공격기술이 됐음.
기존의 비욘더는 어떤 공격이든 시작점이 명확히 아란인 걸로 보였음
그래서 공격하는 주체가 아란이라고 느껴지고, 그에 따라 얘네가 정령 같은게 아니라
아란의 공격이구나 라고 느껴짐.
근데 이번 리마스터 이후에는 공격 스킬의 시작점이나 중심이 아란이 아니라 해당 사신수인 것 같음.
그래서 더더욱 정령술사 같아지는 문제가 더욱 와닿았다고 생각함.
부가적인 이질감 (저지먼트)
솔직히 저지먼트 이펙트랑 사용감이 너무 이상함.
폴암의 각도로 보면 거의 텔레포트 거리만큼 가야할 것 같이 보이는데 실제 착지점은 바로 코 앞이라서
엄청 이질감이 드는데 이것도 좀 고쳐주면 좋겠음.
이번 리마스터 개인적인 총평 (엄청 김, 안 읽어도 무관)
완전히 잘못된 방향의 리마스터라고 생각함.
이렇게 생각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국 리마스터라는 걸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해서임.
리마스터는 예전에 나온 것이 많은 업데이트를 지나면서
구시대적인 요소가 불편함이 된 걸 없애고 현재에 맞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함.
거기에는 촌스러운 이펙트, 사회정서에 맞지 않는 설정이나 스토리, 불편하기만 한 구조 등이 포함될 거임.
근데 거기서 중요한 건, 리마스터를 하더라도 핵심적인 컨셉이나 중심점을 건드리지는 않음.
이거 이전에 진행한 리마스터를 예시로 들면
시그너스 기사단은 '원소의 힘을 다루는 기사', '여제를 지키는 기사단의 일원' 이라는 메인 설정은 유지함.
엔젤릭버스터는 '전장의 아이돌' 이라는 메인 설정을 유지함.
모험가의 경우 많아서 일일히 나열할 수는 없지만 고유의 컨셉은 대부분 거의 그대로 가져왔음.
솔직히 아란도 고유의 핵심적인 컨셉이나 중심점은 그대로 있는 건 맞음.
'동양풍의 폴암을 쓰는 전사' 근데 문제는 이걸 기존에 만들었던 운영진과는 다른 방향으로 해석을 한 것 같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아란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진이 퇴사하거나
다른 부서로 가서 그럴 수도 있음.
게다가 강원기 전 디렉터도 아란 개발에 참여했었는데 지금은 메이플에 없음.
즉, 아란의 원래 초기 메인 컨셉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보니 새롭게 자체적으로 해석을 한 걸 수도 있음.
이거 자체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함. 솔직히 모르는 것보다는 자기들이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분석하고
새롭게 해석해서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도 있음.
근데 중요한 건, 이 과정에서 이 캐릭터가 어떤 부분에서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재해석을 해야 하는 거지. 단편적으로 동양풍 전사 라는 텍스트만 보고 하면 안된다고 생각함.
지금 이 사단이 난 것도 위의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함.
아란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동양풍 전사네? 사람들이 동양! 했을 때 가장 잘 떠올리고 멋진게 뭐가 있을까?
사방신, 사신수가 있네? 그러니 이걸로 넣자~ 채택! 이렇게 결정된 것 같은 느낌임.
그러니 캐릭터의 중심점이 사라져서 난잡하고 이질적인 캐릭터로 느껴지는 거라 생각함.
나는 개인적으로 변화에 대해서 나쁘게 보지 않아서 사방신, 사신수 컨셉 자체는 나쁘게 보지는 않음.
문제는 기존에 있던 매력에 더해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얘네는 기존의 매력을 없애버린 거임.
잡채를 만들어달라고 했으면 적어도 잡채라는 범주에서 만들어줘야지.
들어가는 재료를 해산물로 바꾸던, 채소를 바꾸던 당면이랑 간장은 들어가야 하는데
이번 리마스터는 잡채에서 당면을 빼고 파스타면을 넣어서 잡채라고 내민 거라고 생각함.
msg 치는 거 좋아, 근데 적어도 메인 재료는 남겨두고 msg를 쳤으면 좋겠다고 느낀 리마스터였음.
리마스터로 분명 자잘자잘하게 괜찮아진 부분이나, 개선된 포인트도 있긴 함.
근데 문제는 그것들에 비해서 잃은 게 너무 많다는 거임.
시원시원했던 매력은 매력대로 없어지고, 불편한 구조는 바꼈음에도 여전히 불편하고.
솔직히 이번 리마스터는 리마스터를 가장한 너프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불쾌한 패치였다고 생각함.
적어도 바꾸거나 수정을 할 거면 예전처럼 왜 이렇게 바꾼 건지 왜 수정을 한 건지
개발자 노트라도 상세하게 적어주면 좋겠음.
그냥 쇼케이스에서 디렉터가 나와서 짜잔 바꼈습니다~ 이런 컨셉이에요 가 아니라.
그 컨셉을 설정하고 제안한 사람, 혹은 프로젝트를 담당한 개발진 중 누군가 코멘트라도 해주면 좋겠음.
아란이 사용하는 동물에는 통일성이 없는 것 같아서 통일성을 부여하고자 하나로 묶인 사신수를 컨셉로 잡았다.
연계기로 사용할 때 통일감을 주고 싶었고, 전설의 신수가 주는 웅장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등
납득은 못하더라도 그럴 수도 있겠다고 느끼게는 만들어줬으면 좋겠음.
시안이 좋게 나오고 나쁘게 나오고는 디자이너의 재량이자 능력이기에 나쁘게 나와도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듣고 아쉽더라도 납득은 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임.
어차피 이제껏 메이플 하면서 얘네 스탠스 자체가 한 번 결정된 사안은 절대 안 바꿔줘서 다시 바꿔주거나
수정해줄 거라 생각도 안 듬. 끽해봐야 2차 테섭처럼 색 조정이나 뎀지 퍼센트 조정 정도 해주겠지.
아니면 메인 스킬말고 간단한 것들 주거나, 저번 6차 헌터즈처럼 기존 이미지 돌려막기하거나.
그래도 그렇게라도 개선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다 받았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