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라고 하는 이유: 패치라고 부를 가치도 없음)
김창섭 체제의 캐릭터 관련 패치의 메인 캐치프레이즈가 '전투 경험 개선' 이죠. 작게 보면 연초에 일리움이 받은 오브 구조 족쇄 해제, 전 직업이 받은 2분화 등등... 그 기조는 하반기 밸런스 패치에서도 이어지고 있구요.
저는 전투 경험 개선이라는 것이 캐릭터의 조작감/사용감과도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많은 직업들이 받는 선후딜 관련 패치가 그렇죠. (스킬 시전 속도는 가장 직접적으로 사용감과 맞닿은 부분이니)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일리움은 자벨린-오브 구조에서 탈피된 것만으로도 캐릭터 출시 이래 최고의 전투 경험 개선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모범적인 패치였다고 생각해요. (직업 성능이 떡상한거랑은 별개로, 유저들이 가려웠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이런 패치가 모범적인 패치가 아니면 뭐겠어요?)
따라서 저는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이 원체 직업이 많은 게임이고, 한정된 인력으로 패치 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결정과 판단은 운영진이 하되 유저들이 제공한 전투 경험이나 사용감&조작감의 피드백이 합쳐져서 전투 경험 개선 패치들이 완성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테섭의 피드백 이야기는 이런 의도로 나온 멘트겠죠? 수치만을 보고 패치하는 운영진보다는 직접 굴려보는 유저들이 체감이 심할 테니까요.)
그래서 일리움 유저 입장에서 사용감&조작감 적으로 남은 불만점이 있다면 이 정도였을 겁니다.
사용감 : 패스트 차지 재사용으로 인한 필연적인 쿨밀림 문제, 체공 도중 파운틴 회복 등의 불편함
조작감 : 롱기누스 크리스탈에 상호작용 실패시 게이지 증발(패치 이후로 아주 중요해짐) & 게이트와 관련된 일련의 문제 (특정 지형&파운틴 근처에 설치 불가능 + 게이트 버프의 작동 방식과 그 가시성)
다른 직업들의 요구 사항에 비하면 지극히 건전하고 합리적인 요구치죠. (연초에 구조적인 문제 대부분을 해결하는 최고의 패치를 했으니 당연한 결과)
그래서 이번 테섭 내용도 오히려 너프보다도 개선에 가까웠다고 여기는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패스트 차지의 재사용에 의존하던 변신 구조를 자연 게이지 감소&롱기누스 회복량 증가로 유도한 패치가요.
앞서 말했듯 패스트 차지로 인한 변신은 필연적으로 쿨밀림을 동반하기 때문에 윙비트만 사용하고 내려오는 것이 강제되는, 운에 심각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빌드였기에 게임 플레이적으로도 좋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롱기누스 위주의 플레이로 변경된 것이 다소 비직관적인 변수 관리요소가 생겼지만 감당 가능한 범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재사용이 여러번 터진 것으로 얻는 시간 이득은 대체로 4변신에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조율이 가능했기에...)
변신의 리턴값이 워낙 큰 캐릭이다보니 저점을 낮추고 스킬 사이클에 신경을 쓰게 하는 것은 나름 합당한 조정이라 여겼는데...
여겼는데...
지랄났다!
앞서 언급한 최고의 패치같은 찬사가 70% 정도 무위로 돌아가는 패치가 진행됐습니다.
자연적으로 상승하는 게이지는 이미 세토막이 났고, 롱기의 가동률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기형적인 구성이 되었는데, 롱기의 가동률을 도와주는 중추 중 하나인 재사용을 "그냥" 없애버렸습니다!
그것도 테스트서버, 하다못해 월요일 보완패치나 수요일 라이브 서버 패치노트에서 추가됐으면 덜 억울했을 텐데, 뜬금없이 목요일에 마이너 패치 대상이라고 통보를 당해버렸죠.
이게 무슨 느낌이냐면 패치에서 만족(딜구조)과 불만족(유틸) 사이의 어딘가에서 갈팡질팡 중이었는데 "와 쟤는 밸패시즌인데 안 드러눕고 있네 내가 눕혀줘야겠당" 하더니 냅다 길바닥에 파일드라이버로 내다꽂히는 기분이에요
운영진의 의도가 평소 유저들의 변신 가동률을 3변신 정도로 깎아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롱기누스의 재사용 여부는 그대로 두고 수급량을 다시 조율한다든가 하는 온건한 방식이 분명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패치를 라이브 서버 넘어와서 과격하게 던지고 가는거는 저는 패치라기보다는 무책임한 통보에 가깝다 생각해요. 그것도 그간 괜찮은 패치를 해온 것들을 전부 무위로 돌리는 최악의 통보요.
설령 김창섭 디렉터의 본심이 "저 새끼들은 쿨뚝도 안사고 재사용으로 날먹을 하려 하네? 개열받네?" 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패치는 절대 진행되어선 안되죠. 너무하지 않습니까?
오죽하면 다른 직업들도 라이브 서버에서 "아 맞다 쟤 쿨뚝사게 해야하는데" 하면서 무지성 마이너 패치 때릴까봐 사기캐라고 욕하던 일리움을 응원하고 있어요. 이게 제정신으로 할 패치가 맞나요???
따라서 제가 주장하는 패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이너 패치로 적용될 롱기누스 재사용 관련 패치 롤백 (당연한 거임)
2) 구조적인 개선의 패치 기조와 역행하는 재사용 미적용 대신 차라리 체급을 깎자. 가뜩이나 밸패를 반기에 한 번 할까 말까인데 딜 세다는 이유로 유틸 인플레 뒤쳐져서 겪는 불쾌함 해소 시작한게 고작 2년 전임. 같은 전철을 밟는건 좀 아니지 않나?
3) 일리움을 포함한 다른 직업들도 마이너 패치로 중대사항 적용하는 일 없게 하기. 테섭 피드백은 왜 받겠다 한거임?
4) 이건 진짜 개인적인 바람인데 구조 개선 한답시고 컨티링 리레링 어빌리티 쿨뚝 자꾸 세팅좀 그만 쳐 바꿨으면 좋겠어요. 정신 나갈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