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 64GB DDR5 메모리 패키지의 가격이 소니의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5' 본체 가격을 추월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IT 전문 매체 탐스 하드웨어(Tom's Hardware)의 보도에 따르면, 메모리 제조사 지스킬(G.Skill)의 '트라이던트 Z5 네오(Trident Z5 Neo) RGB DDR5-6000' 64GB 키트 가격이 미국 온라인 쇼핑몰 뉴에그(Newegg)에서 600달러(한화 약 86만 1,000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품의 가격은 지난 9월 20일 기준 220달러(약 31만 5,000원) 수준이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약 190% 폭등했다. 현재 가격인 600달러는 소니의 PS5 디지털 에디션(399달러, 약 57만 2,000원)이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엑스박스 시리즈 X(Xbox Series X) 디지털 에디션(569달러, 약 81만 6,000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심지어 649달러(약 93만 1,000원)인 PS5 프로(Pro) 모델 가격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는 전 세계적인 'AI 붐'이 지목된다. 인공지능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가 폭증했고,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사들이 생산 라인을 일반 소비자용 D램(DRAM) 대신 수익성이 높은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나 서버용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일반 PC용 메모리의 공급 부족이 심화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급난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을 목표로 투자를 지속함에 따라, D램과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의 공급 제약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도 대용량 하드디스크(HDD)의 주문 대기가 최대 2년까지 길어지는 등 PC 부품 시장 전반에 걸쳐 물량 부족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PC 업그레이드나 조립을 계획 중인 소비자들은 향후 부품 가격 변동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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