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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생체던전 스토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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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42
2015-03-03 20:05:08











[ 룬 미드가츠 왕국 수도 프론테라 ]

 

 

 

 

플레이어가 사건에 참여하기 몇년 전...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일어난 룬 미드가츠(이하 룬)국왕 "트리스탄 3세"의 실종과 3명의 왕자들의 "의문의 죽음". 

 

 

미증유의 이 거대한 사건에 대한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룬 왕국을 적대시하는 아루나펠츠 교국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 심증이 강하다고 해도, 단순히 그것만으로 이쪽의 의심을 드러내기엔 그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룬 왕국의 수뇌부는 정보수집의 목적과 아루나펠츠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중립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슈발츠발드 공화국에 사람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아루나펠츠로 접근하기 힘들다면 우선 슈발츠발드에서 조사를 시작하기로 한다-

 

 

룬 왕국은 슈발츠발드가 아직은 우방이기를 믿기로 했다.

 

 

 


 

 

 

 

[ 슈발츠 공화국 수도 유노 ]

 

 

 

 

그러나 슈발츠발드 공화국의 수뇌부는 이미 혼돈에 빠진 상태였고, 

 

 

룬 왕국에선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비밀리에 대통령과의 접선을 시도하기 위해 사람들을 선별, 파견했다. 

 

 

대규모 군대를 조직하여 움직여 나라의 혼란을 일으키는 것보단 

 

 

소수 정예로 움직여 다른 예기치 않은 사태 대비하기로 한다.

 

 

 

 

그 소수 정예로 뽑힌 자들은 "발키리의 기사" 칭호를 부여받은 대륙 최고의 6명의 용사

 

 

(자신의 육체를 뛰어넘어 새롭게 발키리의 기사로써 환생 = 전승)로, 

 

 

국가는 이들에게 이사건의 원흉으로 의심되는 적대국 "아루나펠츠 교국"으로가서 

 

 

황제의 행방을 조사하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게 된다. 

 

 

 

 

로드나이트 세이렌을 선두로 한 6명의 파견대는, 나라 내에서 국왕 실종사건이 가져올 혼란과 

 

 

그에 따른 국민들의 동요를 최소화 하기 위해 역사의 기록에도 남지 않을 원정을 떠나는데...

 

 

 

 

 

 

 

 

[ 아루나펠츠 교국 수도 라헬 ]

 

 

 

 

레켄베르와 비밀리에 검은 거래를 하던 왕국 수뇌부의 중역 'XXXXX'는 왕궁 내의 상황을 이용하기로 했다. 

 

 

아무에게도 알려질 일 없고 대외적으로도 명분이 충분한, 희생물이 6명이나... 

 

 

그는 곧 손을 써 레켄베르에게 이들을 거래했고, 

 

 

대통령 쪽보다 한발 먼저 슈발츠발드에 온 그들을 대통령측에서 나온양 환대했다. 

 

 

대통령측도 이미 손을 써둔 상태였고. 만에 하나라도 그들이 이자들과 마주칠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레켄베르의 연구원- 

 

 

파견대에게, 대통령을 접견하려면 일단 무장을 해체하라고 했다.  

 

 

중무장한 전사는 대통령에게 위압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왕의 위치에 있는 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니.. 

 

 

몇몇이 끝내 말을 듣지 않았지만, 이걸로도 충분했다. 

 

 

그들 모두 그 방으로 안내할 수 있었으니깐. 생각보다 쉬웠다.

 

 

 

 

 

 

[ 슈발츠 공화국 기업도시 리히타르젠]

 

 

 

-레켄베르의 지하 실험실- 

 

 

 

레켄베르의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강력한 생체병기 연구를 위한 강한 실험체가 필요했다. 

 

 

 

'이미르의 심장 더미를 인간에게 이식하여 지금보다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실험을 위한 것이였고, 그 실험을 위한 더미의 축소판 개발은 성공했다...

 

 

본래 훌륭한 성공을 위해선 수많은 실패가 따른다. 

 

 

실패한 시체가 산처럼 쌓여가는 만큼, 이 테스트의 완성도 머지않았다. 

 

 

무슨 이유인지 5분을 넘기지 못한다. 실험관에서 나와 생존하는 데까진 성공이다. 

 

 

 

하지만 그것도 약 5분... 약한 녀석들로는 이미 충분히 실험했다!! 

 

 

전부 실패! 실패작이었다! 이건 모드 그 녀석들이 약하기 때문이다! 의지가! 살려고 하는 의지가! 

 

 

더 강인한 실험체가 필요하다! 그것도. 일반인보다 강하고, 강하고,강해야만 한다!! 

 

 

모든 준비는 되어있다. 딱 맞는 실험체가 없을 뿐.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기업에 더 강한 실험체를 요구했다. 

 

 

 

마침 강한 실험체가 오늘 안으로 도착한다는 소식을 레켄베르의 직원이 지금 전해왔다.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지원해주다니... 갑자기 웃음이 터진 듯 그는 배를 잡고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파리하고 비쩍 마른 과학자는 무언가 재밌어 죽겠다는 듯이 눈가에 눈물까지 머금은 채 책상까지 쳐댔다. 

 

 

그의 광기어린 웃음에 오싹해진 직원은 뒷걸음질치다가 문에 닿자 비명도 못 지르고 뒤도 보지 않은 채 내달렸다. 

 

 

싸늘한 리히타르젠의 밤거리를 가르는 웃음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세이렌 윈저 Age : 22 

 

 

룬 미드가츠 왕국 황실기사단 기사전직소 '기사 윈저'의 아들.케이론과 남매이자 소린의 약혼자이다. 

 

 

만인을 위해 정의로운 길이 아니다 하더라도 눈앞에 있는 모두를 지키고 싶어한다. 

 

 

기사단 내 인간관계는 꽤 좋은 편(이라고 생각 중), 리더로써의 활약은 대단하지만. 

 

 

약간 나사 풀린 듯한 구석이 있으며 생활지식도 거의 없는 것이 단점이다.

 

 

 

착실하게 정석 코스로 로드나이트가 된 듯인지 아직 어른들 세계의 검은 부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편.  

 

 

기사 윈저가 변방으로 원정 갔을 때 세이렌의 어머니 고향에 다녀오던 윈저 가족은 오크의 습격을 받게 되었다. 

 

 

세이렌은 최선을 다했으나 그래봐야 어린 아이(당시 5살)였기에. 윈저 부인은 이때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세이렌은 사력을 다해 동생(당시 3세)을 지켰으나 그의 여동생은 이때부터 성격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여기 까지 캐릭터 설명. 이후 이야기는 생체 연구소에서 탈출할때의 상황) 

 

 

 

'대체... 이 곳은 어디...?' 

 

 

 

룬 미드가르츠 왕국의 파견단으로 보내진 세이렌. 그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상황을 살펴보았다. 

 

 

들어가기전에는 분명히 안전할 것만 같았던 연구소. 

 

 

하지만 층을 내려가니 안내원은 사라져버렸고, 세이렌 일행들이 조우한 여자는 알 수 없는 푸른머리의 여성 검사였다.

 

 

 

 

로드나이트인 자신과 그의 애인이자 하이프리스트인 소린. 

 

 

세이렌의 동생이자 하이위저드인 케이론. 케이론의 억지에 이끌려와버린 어쌔신크로스 에레메스. 

 

 

단순 무식 열혈 바보인 하워드. 그리고 그런 겉으론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하워드가 걱정되서 따라온 스나이퍼 셰실.

 

 

 

전승인 그들은 단 한명의 검사에게 지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정신이 들었을 차렸을 때 눈 앞에 보이는 건 단지 푸른색의 벽들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검사가 그렇게 강할리가 없어. 함정...? 애초에 우리를 이 곳으로 불러내기 위함이였나? 

 

 

하지만 그 검사의 강함은 뭐지?'

 

 

 

 

세이렌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리브나 플레이트. 쉴드. 폴엑스. 클레이모어 등의 자신의 장비는 벗겨지지 않은 상태. 

 

 

하지만 지금 상태의 그는 몸으로 느껴지는 갑옷들의 무게가 너무나도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로드나이트로서 항상 파티의 최전방에 서야만 하는 그는 쉴드나 플레이트. 그리브 등을 벗을 수가 없었다. 

 

 

소린이 있었다면 리커버리를 이용해서 자신의 둔해진 몸을 치료해주겠지만 자신의 곁에는 소린이 있지 않았다.

 

 

 

 

'누구부터 찾아야 하지... 소린? 케이론? 제길...'

 

 

 

 

세이렌은 소린이 너무나도 걱정이 되었지만 자신의 하나뿐인 여동생인 케이론 역시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자신 혼자 이렇게 인위적으로 떨어져 있다면, 케이론 역시 혼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이 위저드로서 카트린느라는 최고의 직위를 붙은 하이위저드로서 그녀의 손짓과 마력은 그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그녀는 어렸을 때 받은 상처로 인해 너무나도 여린 마음을 가진 여자아이였다.

 

 

 

 

"더블 스트레이핑!!"

 

 

 

 

"!!"

 

 

 

 

하지만 그의 고민은 오래가질 않았다.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두발의 화살이 날아왔기 때문이다. 피하기도 어려울 상황.

 

 

 

 

"패링!!"

 

 

 

 

그는 재 빨리 클레이모어를 들어 화살 두발을 성공적으로 막아내었다. 

 

 

어둠속에서 그를 공격한 상대편은 당황한 건지 아니면 도망친 건지 기척이 없었다.

 

 

 

 

"사이트!!"

 

 

 

 

세이렌은 재빨리 클레이보이언트 링으로 갈아끼고는 주변의 시야를 넓혔다.

 

 

 

 

"뭐... 뭐냐! 네 녀석은!"

 

 

 

 

"카바크... 이카루스..."

 

 

 

 

"이... 이건 대체..."

 

 

 

 

세이렌은 믿을 수가 없는 광경에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수많은 몬스터와 피를 섞었던 세이렌. 하지만 지금 같이 기괴한 장면은 한번도 본적은 없었다.

 

 

누가 봐도 아쳐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남자. 초점 없는 눈만 제외한다면 그는 확실히 보통 아쳐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며... 몇명이야. 도플갱어?"

 

 

 

 

적어도 그와 똑같이 생긴 이들은 약 10여명은 되는 듯 했다.

 

 

만약 하나하나가 도플갱어라면 수많은 나이트메어와 게펜던전의 지하를 한때 휩쓸었던 도플갱어와 다시 싸워야만 했다. 

 

 

1:1도 버겨운데 소린 없이 10:1은 자신이 이길리가 없었다. 도망을 쳐야만 했다.

 

 

 

 

"더블 스트레이핑!!"

 

 

 

 

십여명의 카바크 이카루스. 그들은 일제히 세이렌 윈저에게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도플갱어가 아니군!! 로드나이트가 아쳐에게 질리가 없어! 흐아아앗! 스파이럴 피어스!!"

 

 

 

 

세이렌은 무거운 폴엑스를 들고 쉴드로 그들의 화살을 막으며 

 

 

있는 힘껏 앞으로 튀어나가 가장 전방에 있던 카바크 이카루스의 몸을 꿰뚫었다.

 

 

 

 

파아악!

 

 

"........"

 

 

 

 

보기 좋게 명중한 스파이럴 피어스는 하나의 카바크 이카루스의 배에 커다란 구멍을 내며 하나를 쓰러트릴 수 있었고, 

 

 

스파이럴 피어스를 맞은 카바크 이카루스의 몸은 점점 앞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다른 카바크 이카루스들은 서로를 말없이 쳐다보다 어쌔신들이 클록킹을 하여 사라지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자리에서 사라졌다.

 

 

 

 

"거기 서랏!!"

 

 

 

 

하지만 세이렌 윈저는 그들을 따라가지 못했고, 

 

 

그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세이렌 윈저는 시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특별히 다른점은 없어보이는 카바크 이카루스의 시체. 

 

 

 

 

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심장 쪽에 레켄베르의 문장이 있다는 점이였다. 

 

 

그리고 손목에 차여진 죄수를 표시하는 것과 같은 팔찌. 

 

 

세이렌 윈저는 천천히 그 팔찌를 들어서 팔찌에 씌여져 있는 숫자를 읽어보았다.

 

 

 

 

-Archer-00102-

 

 

 

 

"숫자가 의미 하는 것이 뭐지?"

 

 

 

 

세이렌은 팔찌를 집어 들어 자신의 품안으로 넣고는 이상한 기운에 몸을 부르르 떨며 천천히 발걸음을 앞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계단. 세이렌 눈 앞으로 긴 계단이 나타났다. 

 

 

왠지 모르지만 지금 이 계단을 올라간다면 확실히 탈출구가 보일거라고 예상이 되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상자더미가 잔뜩 쌓여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세이렌은 그 상자들을 밟고 올라가 위층까지 올라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곳은 자신이 기억을 읽기전 푸른머리를 한 여성 검사와 처음 조우 했었던 층이였다. 

 

 

연구실에 가까워 보이는 곳. 하지만 자신이 있었던 곳은 마치 실험체들을 폐기처분할 때 던져 놓는 곳 같았다.

 

 

 

 

"대체 뭐야. 슈발츠발드 공국은 무슨 의도로 이런 시설을 만든거지?"

 

 

 

 

세이렌은 주변을 연신 두리번 거리며 계속해 앞으로 나아갔다. 

 

 

로드나이트의 거대한 체력을 자랑이라도 하듯 어느새 그의 체력은 서서히 채워져 가고 있었다. 

 

 

다른 이들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일단 출구부터 알아보는 편이 나을 듯 하여 출구를 찾고 있었다. 

 

 

 

 

세이렌은 자신의 동료들이 이런곳에서 쉽게 당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소린과 케이론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숯한 어려움을 거쳐온 

 

 

그들이 쉽게 이런곳에서 무릎을 꿇을리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어라?"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세이렌. 그는 한 연구소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깨져버린 수많은 시험관과 주변에 널부러져 있는 피로 보아 실험체가 실험관에 나와 

 

 

연구원을 죽였거나 누가 인위적으로 시험관을 깨고 연구원들을 죽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원들의 시체는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전투가 일어났던 것 만은 확실했다.

 

 

책상에는 연구원들이 썼던 일지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세이렌은 천천히 연구일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읽으면서 세이렌의 눈은 점점 커졌고,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맙소사!! 그럼 내가 만났던 여성검사가... 생체실험의 결과물이라고? 말도 안돼! 이건 미친짓이야!"

 

 

 

 

"후후. 그건 네가 판단할 일이 아니지."

 

 

 

 

"!!"

 

 

 

 

세이렌은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다... 당신은?"

 

 

 

 

"아아. 처음 왔을 때 날 만나서 알겠지? 트루시엔 알데브란츠."

 

 

 

 

"당신은 지금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있는 거야!! 호문을 다루는 알케미스트나 크리에이터도 이런 짓은 하지 않아!!"

 

 

 

 

"후후. 넌 날 이해하지 못해."

 

 

 

 

"당장 그만둬!"

 

 

 

 

"그만 두라고? 이미 시작했는데 그만 두라니. 왜. 넌 무사한것 같나?"

 

 

 

 

"무슨 소리지?"

 

 

 

 

세이렌은 매섭게 눈을 뜨며 눈앞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아아. 너에게도 이미 이미르의 심장이 이식되었거든. 역시 너희들은 기대 이상이야. 

 

 

이그니젬 세니아같은 어린애들은 몸이 너무 약했거든. 

 

 

물론 그녀가 가장 발군이긴 했지만 너희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특히 가장 흥미로운 녀석은 마가레타 소린이지."

 

 

 

 

"너 이 자식!! 소린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세이렌은 분노하며 트루시엔에게 뛰어들어갔다.

 

 

 

 

"아아. 성급하게 굴지 말라고."

 

 

 

 

세이렌은 거대한 클레이모어를 양손으로 휘둘렀지만 트루시엔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세이프티월.

 

 

어떤 공격으로부터 술자를 지켜준다는 세이프티월 덕분에 세이렌의 공격이 통할리가 만무했다.

 

 

 

 

"이상하지 않나? 너희는 분명 대통령을 만날때 무기를 대부분 해체했지만 넌 지금 가지고 있지."

 

 

 

 

"....."

 

 

 

 

그러고 보면 세이렌은 자신이 여성검사에게 쉽게 당했던 것이 아무런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장비를 다 들고 있었다.

 

 

 

 

"내가 모두 준거야. 아아. 물론 너희들의 발악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 

 

 

한번 탈출해봐. 아. 나가는 길이 궁금하나? 

 

 

이방에서 나가서 우회전 하고 또 골목에서 우회전 한다음에 쭉 내려가면 나가는 길이야."

 

 

 

 

"무슨 속셈이지!!"

 

 

 

 

"속셈? 후후. 너희가 내 뜻을 이야기해도 이해 할리가 있나? 응? 

 

 

자 나가보라고. 어디 얼마나 갈 수 있는지 보겠어. 하하하하하하하."

 

 

 

 

트루시엔은 머리를 잡고 웃기 시작하더니 자리에서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세이렌은 눈 앞에 있는 적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한심스러워 하며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연구원의 기록일지를 챙겨 트루시엔이 말한대로 나가기 시작했다.

 

 

트루시엔의 말대로 나가니 그의 눈 앞에는 거대한 하수구 통로가 이어졌었다.

 

 

 

 

'누구지... 누군가가 있어.'

 

 

 

 

하지만 하수구 통로 안에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 듯 했다.

 

 

 

 

"투핸드 퀴큰! 오러 블레이드! 컨센트레이션! 패링!!"

 

 

 

 

세이렌은 다가올 적에 대비하여 모든 준비를 끝 맞추었다.

 

 

저벅저벅. 저벅저벅.

 

 

세이렌에게 점점 발걸음 소리는 커져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대상의 정체가 밝혀졌다.

 

 

 

 

"넌.. 처음에...?"

 

 

 

 

"전... 이그...니젬... 세니아..."

 

 

 

 

그녀의 이름인 듯. 그녀는 말을 천천히 이어가고 있었다.

 

 

 

 

"걘 내 복제품... 도망가세요... 제발... 또 제가 변할거에요... 도망가세요..."

 

 

 

 

"무슨 소리야!!"

 

 

 

 

"도망..."

 

 

 

 

"!!"

 

 

 

 

그녀는 세이렌에게 도망가라며 말을 하다 갑자기 눈매가 바뀌기 시작했고, 

 

 

엄청난 속도로 세이렌과의 거리를 좁혀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크윽!!"

 

 

 

 

하지만 세이렌은 간신히 그녀의 검을 막아낼 수 있었고, 이그니젬 세니아의 검을 위로 쳐내었다.

 

 

 

 

"이봐! 뭐하는 짓이야!!"

 

 

 

 

"매그넘 브레이크!"

 

 

 

 

"크윽!!"

 

 

 

 

이그니젬 세니아. 그녀는 절대 검사가 흉내낼 수 없는 경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검을 휘두르는 속도나 힘. 모든 것이 세이렌보다 한 수 위였다. 

 

 

매그넘 브레이크에 보기좋게 타격당한 세이렌은 옆으로 두어바퀴 구르며 쓰러지고 말았다.

 

 

 

 

"죽어."

 

 

 

 

"죽을 수 없어! 차지 어택!"

 

 

 

 

세이렌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빠른 속도로 이그니젬 세니아에게 달려갔다.

 

 

 

 

챙!

 

 

 

 

"마... 말도 안돼!"

 

 

 

 

하지만 이그니젬 세니아는 간단하게 세이렌의 공격을 막아내고는 곧바로 세이렌에게 다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목을 향해 날아오는 공격. 세이렌은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라 그 공격을 피할 수가 없었다. 

 

 

세이렌은 그녀의 공격에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는 의식이 사라지는 것이 느껴져갔다.

 

 

 

 

 

 

'후훗. 세이렌.'

 

 

 

 

'응? 왜?'

 

 

 

 

'갔다 오면 결혼하는거야?'

 

 

 

 

'응. 아버지에게도 이미 이야기했어.'

 

 

 

 

'아아. 갑자기 왜 세이렌이 싫어질까 몰라.'

 

 

 

 

'에엑. 대체 왜!'

 

 

 

 

'세이렌은 너무 생각이 없어. 난 에레메스 오빠 같은 스타일이 좋거든.'

 

 

 

 

'에... 에레메스 형은 왜!'

 

 

 

 

'그래서 말야. 우리 약혼 취소하자.'

 

 

 

 

'에에엑. 안돼!'

 

 

 

 

'왜에. 난 에레메스 오빠가 더 좋다니까?'

 

 

 

 

'하... 하지만...'

 

 

 

 

'후후후훗. 역시 세이렌. 멍청해. 우리 꼭 무사히 다녀오자.'

 

 

 

 

'응?'

 

 

 

 

'사랑해. 세이렌. 사랑해.'

 

 

 

 

 

 

번쩍!

 

 

세이렌은 깜짝 놀라며 눈을 떠 보았다. 비가 내리는 거리. 연구소 안이 아니였다. 

 

 

거대한 지하통로로 나온 것인지 옆에는 지하 통로가 있었고, 세이렌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체 이곳이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레켄베르의 본사가 보이는 걸로 봐서는 리히타르젠이 확실한데

 

 

리히타르젠에 이렇게 음산한 곳이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었다.

 

 

 

 

세이렌은 천천히 손을 들어올려 손을 입에 물고 휘파람을 불렀다. 

 

 

자신의 페코페코를 부르기 위해서였다. 올지 안올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시도는 해 봐야만 했다.

 

 

찰팍 찰팍 찰팍.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설마 그 육중한 몸으로 날아온 것은 아닐테고. 

 

 

페코페코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세이렌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키엑! 키에에에엑!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쏟아져 내리는 비가 페코페코의 발소리와 울음소리 흔적을 지워준다. 

 

 

찢긴 상처로 빗물이 들어가고 있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였다.

 

 

 

 

'기억에 없는 상처다...하지만...고통은 없어...누군가 봉합을...'

 

 

 

 

'사랑해. 세이렌. 사랑해.'

 

 

 

 

세이렌과 헤어질때 세이렌을 꼬옥 끌어 안으며 활짝 웃는 얼굴로 조용히 귓가에 속삭이던 소린의 목소리. 

 

 

그녀의 목소리가 아직도 옆에서 들리는 듯 했다.

 

 

 

세이렌이 눈을 뜬 곳에는 분명 혼자였다. 

 

 

다행히 여관에 맡겨놨던 세이렌의 페코페코는 줄이 끊어져 있었다. 

 

 

덕분에 탈출은 수월했지만... 

 

 

 

 

'소린은... 내가 지켜주어야 하는데... 소린은... 동료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지...' 

 

 

 

 

그때 대수롭지 않다 여긴 상처에서 묘한 느낌이 엄습했다.

 

 

괴롭게 몸을 웅크리고 토혈했다.

 

 

밤의 어둠 때문인지 손에 묻은 피가 짙은 검은색이다. 

 

 

그리고 가슴에 작은 상처... 상처라고 보기에도 너무 미미하다. 

 

 

게다가 아까부터 가슴에서 묘한 통증까지 몰려와 온전히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가슴의 상처와 계속 토해내는 검은 피는 무슨 연관이 있는건가.' 

 

 

'일단 왕국에 이 일을.. 슈발츠발드의 상황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동료들의 생사도 모른 채 이대로 이곳을 벗어날 수는...'

 

 

 

처음으로 소린과 함께 맡은 임무... 그보다 왕국의 수뇌부 중 대체 누가? 

 

 

수뇌부 안에서 누군가가.. 대체 누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무거운 마음이 가슴의 통증을 가중했다. 그리고

 

 

 

[부스럭]

 

 

 

인기척을 느끼고 근처 건물의 널브러진 나무상자와 술통들의 쓰레기더미 사이로 몸을 숨겼다.

 

 

갑옷의 브레스트 사이에 숨겨주었던 단검을 꺼내 역수로 꼬나쥐었다.

 

 

빗소리와 어둠이 확실히 도움은 되고 있는 것 같았다. 

 

 

다행히 눈치 못 챈 듯 검은 그림자들은 빠르게 지나쳐갔다. 

 

 

숨을 고르고 아까부터 자신의 옆에서 숨죽이고 얌전히 주시하고 있는 페코페코를 불러들였다. 

 

 

 

 

'기사단 입단때부터 늘 너에게 어려운 것만 시키는구나...'

 

 

 

 

페코페코의 날개 옆에 달린 보조가방에 휘갈겨 쓴 메모와 함께 실험체에 부착된 걸로 여겨지는 철팔찌를 넣었다.

 

 

 

 

"이거 .. 잘 가지고 룬 미드가츠 왕국에... 윽... 쿨럭쿨럭. 아버지에게... 응. 그래... 그 턱수염 아저씨 말이야. 알지? 

 

 

응. 할 수 있어 착하지.. 뒤돌아보지 말고 왔던 길을 그대로 달리는 거야. 모두와 함께 돌아갈 거야 모두와 함께..."

 

 

 

 

 

'키에엑. 키엑!'

 

 

 

 

페코페코는 울기 시작하더니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세이렌은 페코페코가 사라지자 자신의 옆에 난 거대한 구멍을 바라보았다.

 

 

소린. 에레메스. 하워드. 케이론. 세실. 이들을 두고 혼자 도망갈 수는 없었다. 

 

 

적어도 이 거리는 지하시설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모두와 함께 룬 미드가르츠 왕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모두와 함께.

 

 

 

 

 

 

 

 

마가레타 소린 Age : 22 

 

 

성당에서 프리스트 전직을 돕고 있는 마가레타 수녀의 자매이자 세이렌의 약혼녀. 

 

 

상당한 말괄량이로 소문났지만 하이프리스트가 된 후엔 정숙해 보이려고 스스로 애쓰는 중이다. 

 

 

과거의 '면도날의 소린'으로 불린 적이 잇었던 듯 하나, 과거를 자세히 아는 자가 존재하지 않아 확인을 할 수가 없다. 

 

 

 

약간 욱하는 기질은 있지만 천성이 착하고 감수성이 풍부해 눈물도 많다. 

 

 

꼬마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동네 꼬마 남자아이들에게 수십 개의 화이트데이 선물을 받는다는 소문이 있다. 

 

 

바보 같을 정도로 순하고 사람을 잘 믿는 세이렌을 놀려먹는 재미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이참에 아예 그와 결혼을 결심한 듯. 

 

 

 

(생체 연구소 탈출 이야기) 

 

 

 

"세이렌- 세이렌!!"

 

  

 

애타게 세이렌을 부르는 소리가 홀 안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들려오는 것은 다시 되 튕겨오는 메아리뿐.

 

 

항상 그녀를 옆에서 지켜주고 보듬아주던 남자가 없어서 그럴까. 소린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도, 납득도 가질 않았다.

 

 

기억상실증은 아니였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 자신이 있느 곳은 전혀 다른 세계였다.

 

 

 

 

"세이렌... 어디 있는거야..."

 

 

 

 

소린은 혼자 중얼 거리며 땅을 바라보았다. 푸른 빛의 바닥만 존재할 뿐 어떠한 것도 보이질 않았다. 

 

 

인기척이며, 사람이 있었다는 흔적 자체가 없었다. 쓰레기는 커녕 

 

 

마치 오랫동안 버려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고여 있는 물을 보면 상당히 썩은 것으로 보아 만들어진지 꽤 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하아. 항상 옆에 있어준다면서. 못말리겠다니까..."

 

 

 

 

소린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다시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가슴쪽이 아려왔지만 이유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다. 

 

 

세이렌을 찾기만 한다면 왠지 걱정이 덜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세이렌가 항상 장난치고, 세이렌을 놀려먹던 때가 갑자기 그리워진 소린.

 

 

 

 

"후훗. 뭐야. 마치 죽기 전의 사람처럼 뭐하는거야. 소린. 정신차려. 얼른 세이렌이랑 다른 동료들을 찾아봐야지."

 

 

 

 

소린은 애써 미소를 지은 후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인기척은 없긴 하지만 혹시 만약의 사태에 대비를 해야만 했다. 

 

 

자신이 적을 어떻게 할 능력은 되지 않지만 하이프리스트로서 적의 공격에 어느정도 버틸 정도는 되었다.

 

 

 

 

지역이 미로 같아서 그럴까. 소린은 왼쪽손으로 벽을 짚고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어딘가에 출구가 있을 것이다. 다른 동료들을 만나서 나가기 위해서는 출구를 꼭 알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소린은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세이렌을 찾는 일.

 

 

그녀는 다시 숨을 힘껏 들이키고는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세이렌- 세이렌! 세이렌!!"

 

 

 

 

 

 

 

카트린느 케이론 Age : 20

 

 

세이렌의 여동생. 어릴 때부터 마법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마법사 '카트린느'에게 맡겨졌다. 

 

 

그리고 몇 년 후, 그녀는 게펜 마법학회에서 대마법사에게 주어지는 카트린느 칭호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빛나는 겉모습 뒤에는, 어릴 때 겪었던 일들이 마음속의 깊은 상처가 되어 그녀를 짓누르고 있다.

 

 

겉으로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감정을 숨기며... 

 

 

 

똑똑한데다가 귀여운 외모까지 갖추고 있어 이를 토대로 마법학회의 마스코트로 선정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그녀는 귀여울 정도로 눈이 큰 이점을 스스로 잘 이용하는데. 

 

 

벌레 한 마리도 못 죽일 것 같은 얼굴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선 

 

 

방심한 상대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독설을 내뱉어 정신적 데미지를 안겨준다. 

 

 

 

목적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건 모두 이용하지만. 유독 친오빠에게는 약한편,  

 

 

그녀는 그에 대한 이유를 '친오빠는 머리속이 우주생물이라 논외로 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본래대로라면 '카트린느 윈저'라고 불려야 하지만, 성으로 불리는 걸 극도로 싫어하여 다른 이름을 쓰고있다. 

 

 

풍문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그 이유를 물어봤다가 

 

 

 

 

'오빠와 같은 취급 하지마!!'

 

 

 

 

라면서 외친 그녀의 등 뒤에서 야차를 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생체 연구소 탈출 이야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하아...'

 

 

 

 

그녀가 깨어났을 때 자신은 침묵과 독에 당해 있었다. 

 

 

계속해서 체력이 고갈되어 가는 것이 느껴지는 케이론. 

 

 

그녀는 얼마 가지 않아 자신이 쓰러지고 말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이위저들의 최고의 직위인 '카트린느' 라는 칭호를 얻은 그녀. 

 

 

하지만 지금 그녀는 너무나도 무력하게 상태이상에 당해 죽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평소라면 소린이나 다른 하이프리스트들이 얼른 치료를 해주었을 테지만

 

 

 

 

지금 그녀는 아무런 대첵 없이 그저 자신의 체력이 점점 줄어가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침묵이 어찌나 오래 가는지 정신을 차린지 오랜데도 

 

 

힐클립으로도 자신의 상태를 어떻게 치유할수도 조차 없었다.

 

 

 

 

'세이렌 오빠는...'

 

 

 

 

그녀가 가장 싫어했던 사람. 세이렌이 가장 걱정되었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남자. 

 

 

그리고 지금의 자신이 있게 만들어준 남자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남자였다.

 

 

게다가 소린과 같이 다니는 한심한 꼴을 보고 있자면 

 

 

지금 이 상항에서도 화가 부글부글 끓어 오르곤 했었다.

 

 

 

 

'무기가 다 있어. 생존의 지팡이, 생존의 망토, 힐클립. 난 분명히 다 주었는데.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무기가 다 있다는 소린데... 뭐지? 목적이 뭐지? 도대체 짐작을 할 수가 없어..'

 

 

 

 

케이론은 아무리 곰곰히 생각을 해 보지만 지금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뭔가 자신을 가지고 실험을 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자신을 지켜보는 이들도 없고, 과학기술이 상당히 발전한

 

 

리히타르젠의 기술인 CCTV라는 것도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고 누가 클록킹을 하여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지도 않았고, 

 

 

대체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질 않아 머리가 지끈지끈 아려왔다.

 

 

 

 

'그... 그러고 보니 세이렌 오빤...'

 

 

 

 

그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 가를 생각하며 지금 이 상황을 유추해보려던 케이론은 갑자기 푸른 머리의 여성 검사가 떠 올랐다. 

 

 

남들보다 머리가 좋은 케이론은 그녀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실종이 되어버린 여성. 

 

 

그녀 외 다른 다섯명 역시 갑자기 실종되었던 아이들. 이그니젬 세니아라는 여성이였다.

 

 

아무리 장비를 모두 반납하고 왔다지만 단 일격에 로드나이트인 세이렌을 쓰러트린 여자. 

 

 

그녀는 절대 검사 수준의 위력을 가진 여성이 아니였다.

 

 

 

 

세이렌 뿐만이 아니라 그의 옆에서 걷던 소린과 깜짝 놀라며 앞으로 튀어나갔던 

 

 

자신마저 매그넘 브레이크로 순식간에 잠재운 그녀. 

 

 

그 뒤에 정신을 잃어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지만 분명히 자신이나 세이렌. 

 

 

소린은 죽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어떻게 된거야. 대체... 오빠 무사한거야? 응? 세이렌 오빠...'

 

 

 

 

케이론의 귀엽고 큰 눈망울에는 이슬이 점점 고이기 시작해 그녀의 볼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세이렌에 대한 생각 때문에 너무나도 걱정이 되기 때문이였다.

 

 

 

 

'구하러 와줘. 오빠... 무서워... 무섭단 말야... 제발... 제발... 무서워...'

 

 

 

 

15년 전.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 했던 세이렌의 뒷 모습. 

 

 

그 때 아무것도 아니였고, 짐밖에 되질 않는 그녀를 위해 싸웠던 세이렌의 모습이 비춰졌다. 

 

 

너무나도 멋진 모습. 그것 때문일까. 

 

 

그녀는 항상 세이렌 앞에만 서면 고양이 앞의 쥐처럼 고분고분하게 자 따랐다. 

 

 

 

 

하지만 케이론은 세이렌을 용서 할 수 없었다.

 

 

자신을 구해주어서 어린 마음에 용기를 내어 고백을 했건만 

 

 

세이렌은 애가 돌았다느니 미쳤나느니 하며 정신좀 차리라는 말을 할 뿐이였다.

 

 

 

 

'이젠 투정같은거 안부릴테니까 한번만 와줘... 나에게... 제발...'

 

 

 

 

케이론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소리 없이 울기 시작했다.

 

 

 

 

스윽..

 

 

'!!!!'

 

 

 

 

그때 벽에 기대어 울던 케이론이 목으로 차갑고 날카로운 금속이 느껴졌다. 

 

 

적. 케이론은 눈물이 멈춘 상태에서 몸이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머릿속을 파고 들었기 때문이였다.

 

 

 

 

"누구지. 넌? 카트린느 케이론이라는 여자는 이런 악어의 눈물을 제외하고는 울지 않아."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 케이론은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확인해 보았다.

 

 

 

 

'에레메스 오빠!!'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젊고 어린 길로틴 크로스 에레메스. 

 

 

그는 적대심을 잔뜩 품고 있었지만 케이론을 공격하지는 못했다. 

 

 

어째서인지 에레메스는 항상 케이론에게 휘둘리기 때문이였다.

 

 

 

 

"디비나? 게다가 중독상태. 케이론이 맞는거냐?"

 

 

 

 

에레메스의 말에 케이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해독!!"

 

 

 

 

에레메스는 케이론의 목에 대었던 카타르를 회수하고는 그녀의 중독을 풀어주었다. 

 

 

순식간에 독 상태가 풀린 케이론은 환한 표정을 지으며 에레메스를 바라보았다.

 

 

 

 

"그런 얼굴 하지마라.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무슨소리냐는 듯 케이론은 에레메스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찾던 이그니젬 세니아란 여성은 이미 죽은 지 오래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죽은 것도 아니지. 

 

 

여긴 생체실험을 했던 곳이 분명해. 확실치는 않지만. 

 

 

우리 역시 생체 실험을 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해. 증거를 찾아봐야겠다. 따라와."

 

 

 

 

에레메스는 선두에 서서 케이론과 함께 앞으로 걸어나갔다. 

 

 

케이론의 얼굴은 의문 가득한 표정이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였다. 

 

 

파티 구성원중에서 케이론을 가장 안심시킬 수 있는 사람은 세이렌 뿐이긴 하지만 

 

 

에레메스 역시 어린나이에 길로틴 크로스가 된 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멍청하고 순해빠진 세이렌과 달리 에레메스에게는 냉철한 판단력과 

 

 

뛰어난 머리가 있기 때문에 어떤면에서는 에레메스가 케이론을 더 안심시키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케이론의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사람은 세이렌 뿐인 듯 

 

 

케이론의 얼굴은 아직도 걱정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숨어 있어. 주변을 둘러보고 올 테니까."

 

 

 

 

끄덕끄덕.

 

 

 

 

"오래 걸리지 않을꺼야."

 

 

 

 

끄덕끄덕.

 

 

 

 

"세이렌이 보고 싶지?"

 

 

 

 

에레메스의 말에 케이론은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알고 있어. 데려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

 

 

 

 

"기다리고 있어."

 

 

 

 

끄덕... 끄덕...

 

 

 

 

케이론은 에레메스에게 혹시 자신이 세이렌을 오빠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들켰을까 하는 생각에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세이렌을 싫어하며 가족을 싫어하는 듯한 말투는 

 

 

자신이 세이렌을 항상 그리워하며 소린에게 질투하는 마음 때문이였다.

 

 

 

 

그래서 안된다는 것을 잘 아는 케이론이기 때문에 세이렌을 멀리 한 것이지만 

 

 

그녀는 이름마저 세이렌과 비슷하게 지을 정도로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 

 

 

세이렌이란 남자는 너무나도 커져버려 걷잡을 수 없는 상태까지 되어 있었다.

 

 

 

 

"세이렌과 있으면 항상 행복한 듯 미소짓고 있으니까. 걱정마라. 금방 올꺼니까."

 

 

 

 

에레메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케이론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는 듯 

 

 

그 역시 보기 힘든 미소를 지으며 케이론의 머리를 쓰다 듬어 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다려."

 

 

 

 

끄덕끄덕.

 

 

 

 

케이론의 행동을 지켜본 에레메스는 클로킹을 시전해 자신의 몸을 서서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에레메스. 그 역시 왜 하필 저런 말괄량이 꼬마 여자아이에게 자신이 이렇게나 휘둘리는지 잘 알고 있었다. 

 

 

에레메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것이 보고 싶은 것이 자신의 방식이지 

 

 

절대 힘으로 그녀를 힘들게 하거나 미소를 빼앗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그녀가 웃고 있다면 자신은 그것만으로 족했다.

 

 

 

 

 

'하아... 하아.'

 

 

 

 

케이론은 입김을 불며 손을 비벼 온도를 높인 뒤 얼굴에 댔다.

 

 

 

'제일 먼저 마법사에게 침묵과 독이라.. 꽤 하는 녀석들이네. 

 

근데 침묵 주술이 이렇게나 오래가다니..대체 이건..

 

그리고 우릴 공격 했던 녀석들... 인간... 이었나?  

 

대체 이곳에서 무엇을 만들고 있는건지..'

 

 

 

 

케이론은 약간 몸을 움츠렸다. 이 창고의 내부 온도는 생각보다 너무 낮다. 

 

 

코트로 최대한 몸을 감싸고 바깥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독은 에레메스가 해독해 주었지만 침묵은 스스로 풀릴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한없이 무력한 침묵에 걸린 마법사.

 

 

대마법사의 칭호가 이렇게 허영같이 느껴진적이 따로 있을까?... 

 

케이론은 작은 목소리로 사이트 스펠을 외어봤지만 여전히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 

 

 

눈물이 날 것 같아 입술을 깨물었다.

 

 

 

 

'다들 어디에 있는 걸까. 무사한 걸까?' 

 

'에레메스 오빠도.. 잠깐만 여기 있으라더니..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참이야... 

 

바보 멍청이 푸파 히드라 같으니...'

 

 

 

 

피곤함이 엄습했다. 눈을 감으면 안된다는 스스로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무거워진 눈꺼풀은 자꾸만 아래로 내려왔다.

 

 

 

 

'살려줘... 세이렌 오빠... 에레메스 오빠...소린 언니...'

 

 

차갑게 식어버린 눈물이, 무릎을 감싸고 있는 손 위로 소리없이 떨어졌다.

 

 

그 때였다. 너무나도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은.

 

 

 

 

"세이렌- 세이렌! 세이렌!!"

 

 

 

 

마가레타 소린. 세이렌 윈저의 약혼녀이자 케이론에게는 연적인 동시에 케이론의 모든 투정을 다 들어주는 여자.

 

 

그렇다고 케이론이 소린을 싫어한 적은 있느냐. 한번도 없었다. 너무나도 착한 그녀. 

 

 

항상 밝게 웃고, 세이렌을 옆에서 도와주는 그런 그녀를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케이론 역시 그런 그녀가 싫지 않았다. 

 

 

설사 싫다 한들 지금 상황에선 혼자 있는 것 보단 얼른 소린과 합류를 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소린이 있다면 침묵따위는 금새 풀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목에서는 쉰소리만 나올 뿐 소린을 부를 수가 없었다.

 

 

 

 

'소린언니... 나 여기 있어...'

 

 

 

 

하지만 목에서는 헛바람만이 나올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세이렌- 세이렌!"

 

 

 

 

소린은 세이렌의 이름을 부르고만 있었다. 다른 동료들도 있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세이렌만을 찾은 소린의 모습. 

 

 

정말 둘의 관계가 절실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세이렌!!"

 

 

 

 

소린의 목소리는 점점 자신과 가까워져 갔다. 자신의 근처로 다가오는 듯 했다. 

 

 

케이론은 소린의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서서 소린과 합류를 하려 했다.

 

 

 

 

쿵!

 

 

 

 

하지만 케이론의 체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는 듯. 서 있는 것 조차 힘들었다.

 

 

 

 

"...거... 거기 누구야!"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있다는 것은 알렸는지 소린은 경계하는 목소리로 소리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말 하지 않으면 공격하겠어!"

 

 

 

 

'후훗. 홀리라이트로 공격이라도 할 셈인가. 이잇. 얼른 언니를 마중나가야지.'

 

 

 

 

소린의 말에 옆의 벽을 잡고 케이론은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누구야! 루아흐!"

 

 

 

 

소린은 루아흐를 킨 상태로 돌아다니는 듯 했다. 그리고 천천히 케이론쪽으로 다가오는 소린. 

 

 

케이론은 살포시 미소를 지어 소린을 맞이하였다.

 

 

 

 

"케... 케이론!"

 

 

 

 

이제서야 케이론을 발견한 듯 소린은 케이론의 이름을 다급히 외쳤고, 

 

 

케이론은 양손과 온 몸을 벽에 기댄체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어째서일까. 케이론은 마음이 한결 놓이기 시작했고, 천천히 소린의 품으로 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케이론!!!!!!!"

 

 

 

 

"으으읏..."

 

 

 

 

눈썹이 이렇게 무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마치 플레이트 한조각을 눈위에 올려놓은 듯 눈썹이 천근만근처럼 무거워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아! 케이론. 정신이 드니?"

 

 

 

 

"으으음.."

 

 

 

 

그래도 카트린느라는 호칭이 허명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케이론은 너무나도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려 시야를 밝히기 시작했다. 

 

 

여전히 푸른 벽과 푸른 타일로 가득한 곳. 

 

 

장소는 약간 옮겼는지 자신이 쓰러지기 전의 방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소린 언니."

 

 

 

 

"응. 정신이 드는구나?"

 

 

 

 

"아. 언니가..."

 

 

 

 

"침묵도 걸려있고, 이곳저곳 생채기도 많은것 같고 피곤해 보이기도 해서 

 

 

일단 임시방편으로 치료는 해 놨어. 어때? 좀 괜찮아?"

 

 

 

 

끄덕끄덕.

 

 

 

 

케이론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대답을 대신했다.

 

 

 

 

"다행이다!"

 

 

 

 

소린은 환하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밝게 웃었다. 

 

 

아마 프론테라의 남자 아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는 순수하고 아기같은 미소가 저 미소이리라. 

 

 

화이트 데이만 되면 성당에 있는 남자아이들이나 동네의 꼬마아이들은 

 

 

엄청난 사탕을 소린에게 가져다 주는 바람에 화이트 데이만 되면 프론테라의 시장통은 난리가 아니였다.

 

 

 

 

"쇼타콘..."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냐. 그나저나 에레메스 오빠 못 봤어?"

 

 

 

 

"응. 에레메스 오빠랑, 셰실 언니. 하워드. 세이렌은 아예 못 봤어."

 

 

 

 

"쿡. 찾을 생각도 안했으면서."

 

 

 

 

"무... 무슨 소리야 케이론!"

 

 

 

 

케이론의 말에는 항상 가시가 돋혀서일까. 소린은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가장 걱정되었던 사람은 세이렌 밖에 없었기 때문이였다.

 

 

 

 

"세이렌- 세이렌! 세이렌!!"

 

 

 

 

"......"

 

 

 

 

마치 세이렌만을 찾던 소린을 흉내내는 듯한 케이론의 말투에 소린은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사과보다 더 붉어져서 그럴까. 그녀의 앵두같은 붉은 입술과 얼굴이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꺄하하. 둘 다 정말 바보야. 일어나. 쉬고 있을 시간 없어."

 

 

 

 

"아... 응."

 

 

 

 

케이론의 말에 소린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무것도 존재 하지 않는 듯 하지만 어딘가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 기분. 

 

 

마치 누군가가 감시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그럴까. 한여름의 끈적끈적한 밤처럼 기분이 불쾌했다. 

 

 

케이론은 이 곳에서 한시 빨리 나가고 싶었으나, 소린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였다.

 

 

 

 

"언니. 꾸물럭 대지마."

 

 

 

 

"하지만 다들 안보이는 걸."

 

 

 

 

"다들 알아서 잘 살아나올 사람들이야."

 

 

 

 

"응... 그래도..."

 

 

 

 

"하아. 언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남들을 찾아다니기 보단 출구를 먼저 찾고 

 

 

이 곳이 어딘지 아는 게 가장 급선무야. 제발 바보같은 생각 집어치워."

 

 

 

 

"으응..."

 

 

 

 

소린은 케이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소린은 평소에도 그랬듯. 케이론을 대하기가 매우 껄끄러웠었다. 

 

 

얼음마녀, 혹은 시체를 먹는 마녀라고 불리는 셰실이라고 한들 남의 입장을 배려해서 말을 해주지만 

 

 

케이론은 단도 직입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말하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게다가 만약 세이렌과 결혼하게 된다면 케이론과는...

 

 

푸식....

 

 

 

 

"뭐야. 무슨 생각해?"

 

 

 

 

"앗앗!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세이렌과의 신혼 생활을 꿈꿔서일까. 

 

 

얼굴이 급격하게 붉어진 소린의 반응에 케이론은 그녀를 살짝 흘겨보았다.

 

 

 

 

"진짜. 오빠나 언니나. 하아."

 

 

 

 

"아하하하하."

 

 

 

 

소린은 어색하게 웃어보였지만 케이론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앞으로 걸어나갔다.

 

 

하지만 몇 발자국 걷던 케이론은 동빙이라도 걸린 듯 자리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오호... 이거. 도플갱어는 아니고. 딱 봐도 인간인데?"

 

 

 

 

눈 앞에 보이는 10여명의 남자 법사와 여자 상인. 모두 같은 모습. 

 

 

같은 차림. 같은 무기를 들고 있었다. 언뜻 보면 도플갱어와 헷갈릴수 밖에 없었다.

 

 

 

 

"너희는 뭐지?"

 

 

 

 

"라우렐 뷘더..."

 

 

 

 

"아르마이어 딘제..."

 

 

 

 

"역시 사라졌던 아이들이구나?"

 

 

 

 

"죽어. 둘다..."

 

 

 

 

"죽어... 죽어..."

 

 

 

 

20여명의 아이들이 모두 죽으라며 소리를 치자 마치 니플헤임의 싸늘한 찬바람을 그대로 받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소린언니!"

 

 

 

 

"응! 블레싱!! 민첩성 증가!! 안젤루스!! 마니피캇!!"

 

 

 

 

소린은 천천히 자신과 케이론에게 여러 보조적인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대 하이프리스트인 소린의 보조마법에 케이론의 머리는 점점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고, 몸이 한결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아숨프티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천사가 날개로 보호하는 듯한 따스한 기분을 주는 

 

 

아숨프티오의 하얀 기류가 자신의 온몸을 뒤 덮었을 때 케이론은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수프라기움!"

 

 

 

 

"좋았어! 간다! 스톰갓..."

 

 

 

 

파악!!

 

 

 

 

"꺄아아아악!!"

 

 

 

 

하지만 그녀의 영창은 끝을 볼 수가 없었다. 누구의 공격일까. 소린도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알 수 있는 건 원거리에서 공격을 했다는 점과 

 

 

두번의 공격으로 20여명의 아이들이 모두 시체로 변해 싸늘하게 이미 식었다는 것 뿐이였다. 

 

 

그리고 케이론은 알 수 없는 힘에 부딪혀 뒤로 나자빠지며 배를 움켜쥐었다는 것 뿐이였다.

 

 

 

 

"흐뉴마!!"

 

 

 

 

"으으읏... 누... 누구야!!"

 

 

 

 

케이론은 보이지 않는 어둠속을 향해 소리쳤고, 소린은 흐뉴마를 한 상태에서 케이론을 치유해주기 시작했다.

 

 

 

 

뚜벅뚜벅.

 

 

 

 

케이론의 말에 반응한 것일까. 어둠속에 있던 정체모를 누군가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왔고, 

 

 

등에 의한 빛에 그녀의 잘 빠진 다리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천천히 천천히 그녀의 모습이 모두 비춰졌고, 그녀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을 땐 

 

 

케이론과 소린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에레메스 가일 Age : 27

 

 

모로크 성문 밖에 버려진 아이였던 그를 어세신 길드의 '가일'이 암살자로 키워냈다. 

 

 

길로틴 문장을 가진 6명의 최강 어세신크로스 중에 하나지만, 

 

 

다른 이들과 달리 그는 길드보다 독단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 

 

 

최근에는 마법학회에서 카트린느 케이론의 신변수호 의뢰를 받았다.

 

 

 

 

어세신 가일은 남의 눈을 피해 갓난아이인 에레메스를 헌신적으로 돌보았다. 

 

 

암살자로 만들 생각도 없었고, 길드에 들여올 생각도 없었기에 자립할 정도가 되면 미련없이 두고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에레메스는 독립할 때가 되었을 즈음 이미 길드에서 어세신 전직을 마친 상태였다. 

 

 

 

가일은 언제나 입버릇처럼 '저 녀석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라고는 말하지만, 

 

 

에레메스가 임무를 받아 나갈 때마다 어린 자식의 첫 수학여행을 챙기는 듯한 

 

 

모습을 본 동료가 이미 한둘이 아닌지라, 모두들 둘의 관계를 알고 있는 듯 하다. 

 

 

 

 

에레메스 가일은 가장 젊은 나이의 길로틴 크로스이자, 

 

 

인간관계의 오묘함에 대해 고민은 많은 20대 청년이었다. 

 

 

그러던 와중 그에게 맡겨진 장기 임무. 

 

 

그는 임무를 받고 길드장의 허락을 받자마자 마치 가출이라도 하는 아이 마냥, 어세신 길드를 뒤로했다. 

 

 

 

(생체 연구소 탈출 이야기) 

 

 

 

'애초에 한명씩 떨어뜨려 놓는 게 목적이었나...' 

 

 

그 묘한 방에서 본능적으로 구출한 아가씨는 이미 침묵과 독에 당해있었다. 

 

 

독은 바로 해독했으나 마법사에게 침묵은... 

 

 

방에 들어가기 전 대통령 관계자라는 녀석이 소지품을 받아가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 에레메스와 셰실만이 끝까지 무기를 소지하고, 다른 이들은 모두 반납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지금쯤 어찌됐을지... 

 

 

소드마스터의 이름을 지니고 있는 세이렌도 장검 한자루도 없인...

 

 

에레메스는 최우선인 마법사 아가씨의 안전을 위해 그녀를 일단 숨기고,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 적의 주의를 자신에게 돌려서 싸울 생각이었다. 

 

 

 

 

적은 많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공격하지 않고 적당히 거리만 벌려 경계했다. 

 

 

놈들의 두목으로 보이는 녀석도 아무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헛된 희생을 막아보겠다는 심산은 아닐테지... 

 

 

라고 생각한 순간 뒤에서 인기척을 느껴 본능적으로 공격을 날렸다.

 

 

 

 

'기공포! 인티머데이트!' 

 

 

 

 

자재창고에서 2명의 그림자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바로 추격타를 날렸지만 놈은 타이밍 좋게 텔레포트했으니 아마 데미지는 입지 않았을 것이다. 

 

 

주변을 둘려보니 사용을 안한지 시일이 꽤 지난 듯 불빛도 없고, 깨진 시험관과 책, 

 

 

그리고 찢긴 종이쪼가리들이 굴러다니는 폐연구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시리도록 고요한 적막이 감돌았다. 

 

 

잠시 후 케이론을 숨겨놓은 장소에서 상당히 떨어졌다는 걸 깨달은 그는, 

 

 

연구실 내의 미미한 바람을 쫒아 달렸다. 

 

 

 

 

'보기 좋게 당했군. 서둘러야..' 

 

 

 

 

얼굴은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카타르를 쥔 그의 손은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셰실 디먼 Age : 27 

 

 

헌터길드의 얼음마녀라고 불리던 셰실, 셰린 자매 중 언니. 

 

 

그런 별명답게 전투에서도 일상에서도 냉정하고 가차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의외로 바느질이 취미지만 솜씨는 좋지 않다. 그래도 손바느질 세트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듯. 

 

 

 

 

부모를 일직 여의고 동생을 먹여 살려야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 순간부터, 

 

 

그녀는 새로운 인간관과 경제라는 것에 눈을 떴다.

 

 

(이 영향은 동생에게 까지 전파되어 동생의 성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어린 소녀의 몸으로 악착같이 동생을 뒷바라지하고 그 결과 자매는 모두 훌륭한 헌터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셰실은 스나이퍼가 되기에 이르러서야 돈보다는 흥미 본위로 임무를 선택하게 되었다. 

 

 

스스로 얼음마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듯 하지만 

 

 

사실 그 별명은 동생인 셰린 쪽에 가깝고 셰실은 핏빛의 악마, 시체를 먹는 마녀라고 불리고 있는 실상이다. 

 

 

 

이 별명은 같이 길드임무를 수행했던 동료들 사이에서 전해진 것으로

 

 

몬스터 시체들의 산 위에서 피한방울 묻히지 않은 채 웃고 있었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피가 차갑게 식는 듯한 싸늘한 분위기가 너무 좋다는 그녀는 아직도 남자친구가 없다. (스토커는 있지만) 

 

 

 

 

(생체 연구소 탈출 이야기) 

 

 

 

 

"누난 별칭이랑 안어울려."

 

 

 

 

"무슨 소리야."

 

 

 

 

"사실은 이렇게 다정다감한걸. 으하하. 근데 바늘쌈지는 왜 들고다녀? 하지도 못하는데."

 

 

 

 

"죽고싶냐? 요즘 너 눈에 보이는게 없는 모양이다?"

 

 

 

 

"아하하하하."

 

 

 

 

"그리고 짜증나니까 그만 좀 따라다녀."

 

 

 

 

"왜?"

 

 

 

 

"당연한거 아냐? 너가 따라다니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디있다고."

 

 

 

 

"난 그래도 누님이 좋은걸!!"

 

 

 

 

와락!!

 

 

 

 

"꺄아악!! 이.. 이자식이 갑자기 왜 껴안고 난리야! 당장 안떨어져!!"

 

 

 

 

"우하하하. 누나도 비명을 지르네!!"

 

 

 

 

"야 이 자식아!!"

 

 

.

.

.

 

 

 

 

또옥... 똑.

 

 

 

 

어디서 새는 물방울일까. 차가운 물방울이 그녀의 얼굴을 두드렸다.

 

 

 

 

"아..."

 

 

 

 

마치 시체마냥 널부러져 있었던 셰실 디먼. 그녀의 옆에는 활 하나가 놓여져 있었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꿈... 인가... 하필 꿈에서도 그 바보녀석을 보다니."

 

 

 

 

셰실 디먼은 눈을 뜨고 보기 힘든 미소를 지어보았다. 꿈에서 보았던 일 때문이였다. 

 

 

갑자기 하워드가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았을 때. 

 

 

남자의 이런 적극적인 스킨쉽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자신도 모르게 짧은 비명을 질렀었고, 

 

 

아무래도 하워드의 힘이 너무나도 막강한지라 결국 그와 하나의 계약을 하고 말았다. 

 

 

앞으로 스나이퍼 셰실 디먼이란 여성은 절대 화이트스미스 하워드 알트아이젠이라는 남성을 피하지 않기로.

 

 

 

 

얼음마녀. 피빛의 악마. 시체를 먹는 마녀라고 불리는 자신에게 어떤 남자도 접근해 오지 않았었다. 

 

 

그녀의 외모에 홀딱 반해서 찾아왔었던 남자들도 그녀와 함께 의뢰를 한번 하면 공포에 질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워드 알트아이젠이라는 남자는 어떤 짓을 한다한들 그녀와 절대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싫은 기색을 했었지만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하워드의 바보같은 짓이 좋았고 재밌었는 지도 몰랐다.

 

 

 

 

"트루사이트!"

 

 

 

 

셰실 디먼은 더 먼 곳을 보며 더 먼곳에 있는 표적을 맞추는 스나이퍼의 기술을 사용하여 주변의 경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상당한 마력소비가 느껴지고, 오랜시간동안 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이 나타나서 그 때 트루사이트를 사용한다면 이미 늦기 때문에 쉴새 없이 기술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스나이퍼. 그들은 적이 자신을 발견하기전에 미리 발견하여 적이 자신에게 오기전에 

 

 

적의 숨통을 끊어 놓는 직업으로 어떤 의미로는 어쌔신 크로스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쌔신 크로스들은 근접전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놀라운 몸놀림을 지녔지만, 

 

 

자신은 근접전에 대해서는 어쌔신 크로스들을 따라갈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득이 자신을 먼저 발견하기전에 자신이 먼저 발견하여 적의 숨통을 끊어 놓는 것이 급선무였다.

 

 

 

 

"없어..."

 

 

 

 

활을 들고 경계를 하는 셰실디먼. 그녀의 오른손에는 활이 들려 있었고, 

 

 

그녀의 왼손에는 손가락 사이사이에 세발의 화살이 잡혀 있었다.

 

 

적이 갑자기 튀어나온다고 해도 바로 공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세이...렌...?"

 

 

 

 

하지만 그녀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세이렌의 시체가 한구 놓여져 있기 때문이였다. 

 

 

싸늘하게 죽어있는 세이렌의 시체. 플레이트는 뭉게져 있었고, 

 

 

주변이 그의 피로 완전히 적셔져 있었다. 너무나도 진한 붉은 색의 피.

 

 

 

 

"쿨럭쿨럭!!"

 

 

 

 

셰실 디먼은 갑자기 나오는 피에 손으로 입을 막았다.

 

 

피냄새가 나지만 마치 기름을 보는 것만 같은 검은색의 액체.

 

 

 

 

"그러고 보면..."

 

 

 

 

셰실 디먼은 곰곰히 생각을 해 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만났던 여타 다른 적들. 

 

 

수많은 이렌드 에베시와 휘케바인 트리스. 그리고 라우렐 뷘더. 

 

 

그들은 모두 복제품이였고, 보통 사람의 피보다 더 진한 붉은색의 피를 흘리고 다녔었다.

 

 

평소 시체를 많이 보았던 그녀는 그들의 피가 이상하다는 것을 단숨에 알아 챌 수 있었고, 

 

 

지금 눈 앞의 세이렌도 진짜 세이렌과는 뭔가 다를 거라고 여자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하하하. 역시 대단한걸. 어렴풋이 눈치라도 챈 모양인가?"

 

 

 

 

"넌..."

 

 

 

 

셰실 디먼은 어둠속에서 나타난 사내를 알 수 있었다. 

 

 

아마 지금 자신이 이렇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을 사내.

 

 

 

 

"트루시엔 알데브란츠."

 

 

 

 

"하하. 짐작했는지 모르겠지. 시체를 먹는 마녀. 그 녀석은 가짜지만 

 

 

진짜가 깨어나기 전 까지는 자신이 진짜라고 생각했던 녀석이지. 

 

 

물론 기억은 진짜에게 모두 주었어. 크하하하하."

 

 

 

 

"나도 마찬가진가...?"

 

 

 

 

"아아. 아니지 아니지. 로드나이트란 녀석은 의외로 잠이 많더군. 

 

 

하지만 로드나이트 녀석만 할 수 있는게 있어서 말이야."

 

 

 

 

트루시엔 알데브란츠는 킬킬대며 이야기했다.

 

 

 

 

"외부와 연락이 필요하거든. 너희는 아주 대작이야. 정말 잘 되었어! 

 

 

이 정도면 모로코 마왕 녀석이 부활한다 한들 걱정이 없지! 

 

 

하지만 말야. 만약 너희가 진다면? 너희보다 더 강한 존재들이 있다면? 

 

 

그래선 안되잖나. 크하하. 그래서 너희들과 싸워줄 여러 녀석들이 필요하거든! 

 

 

물론 그 녀석들이 너희를 이길리는 없겠지만 이긴다면 그 녀석들을 다시 개조해야만 하겠지!"

 

 

 

 

"너...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

 

 

 

 

"위대한 과학의 힘으로 과거의 옛 전설을 막으려고 하는 거다. 

 

 

왜. 미친놈 같나? 응? 하지만 어쩔 수 없어. 하하하하하. 

 

 

너희는 너희 나름대로. 나는 내 나름대로의 정의라는 방식이 있거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어디있어! 다 어떻게 한거야!"

 

 

 

 

"아아. 아직은 자아를 빼앗기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 슬슬 복제품도 풀어 놓을건데 서로 죽이고 죽이고 하다가 죽겠지?

 

 

뭐 너나 에레메스 같이 판단력이 빠르면 누가 가짜고 진짠지 금새 알아챌 수 있을거다. 그럼 수고하라고."

 

 

 

 

"어딜!! 더블 스트레이핑!!"

 

 

 

 

셰실 디먼은 그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그의 머리를 향해 두발의 화살을 쏘아 보냈다.

 

 

 

 

"윌 오브 포그!"

 

 

 

 

"!!!"

 

 

 

 

하지만 그녀의 날카롭고 한번도 적을 놓친적이 없는 화살은 그의 머리까지 닿지 못했다.

 

 

 

 

"이런 무딘 화살로 날 공격하려 했나? 응?"

 

 

 

 

"마... 말도 안돼..."

 

 

 

 

손으로 화살을 잡은 트루시엔의 모습. 셰실 디먼은 그의 모습에 뒷걸음질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촤악!

 

 

 

 

"으윽!!"

 

 

 

 

다시 화살을 던지는 트루시엔. 그가 던지는 화살은 에레메스가 던지는 베넘나이프보다 날카롭고 

 

 

자신의 화살보다 다 빠르게 날아와 다리에 상처가 나고 말았다. 

 

 

왼쪽 무릎을 꿇은 셰실 디먼은 눈을 치켜뜨고 트루시엔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검은 피. 크하하. 크하하하하하하. 한번 보겠어. 너희들의. 너희들의 발악하는 모습을. 응? 

 

 

과연 이미르의 심장이 너희를 이길 것인가! 아니면 너희가 이미르의 심장을 이길 것인가! 

 

 

기대 되는군! 아~주 기대돼!! 크하하하하하!"

 

 

 

 

트루시엔 알데브란츠는 큭 웃은 뒤 앞으로 걸어나갔다. 

 

 

적이 등을 보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셰실디먼은 그에게 어떠한 공격도 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강력한 존재이기에...

 

 

 

 

셰실 디먼. 그녀는 현실적인 여자일까. 아니면 겁이 많은 여자일까. 

 

 

지금껏 자신이 적을 앞에 두고 도망을 쳤던 적이 있었던가. 왜 등을 보인 적을 공격하지 못했을까.

 

 

머릿속으로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너무나도 한심한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날 정도였다.

 

 

 

 

"셰실. 정신 차리자."

 

 

 

 

자기 자신을 위로라도 하 듯 중얼거리는 셰실은 눈을 지긋이 감고는 심심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자신은 절대 이런곳에서 주저앉을 여성이 아니라고 자신을 세뇌시키 듯 이야기한 셰실은 눈을 뜨고 앞을 응시했다.

 

 

 

 

"쿨럭쿨럭! 윽!"

 

 

 

 

하지만 갑자기 가슴팍이 아려오기 시작하더니 셰실의 입에서는 검은색의 피가 흘러나왔다. 

 

 

어째서일까. 자신이 이렇게 약한 여자였던가. 머릿속으로 트루시엔 알데브란츠의 말이 스쳐지나갔다. 

 

 

 

 

이미르의 심장. 이 세계를 창조한 거인. 이미르. 그의 심장이 자신의 심장과 바뀌어져 있다면?

 

 

 

 

세계를 창조한 거인의 심장이 한낱 인간 따위에 불과한 자신에게는 어울릴 수가 없었다.

 

 

 

 

죽음. 

 

 

 

 

알케미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이 호문의식을 거행하다가 실패하게 되면 호문클루스들은 죽는게 일상 다반사였다. 

 

 

자신도 호문클루스들과 마찬가지로 이미르의 심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을 수 밖에 없을 것인가?

 

 

수 많은 과거가 셰실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부터 원정을 떠나기 전까지의 모든 장면이 빠른 속도로 지나쳐갔다. 

 

 

 

 

하나뿐인 동생과 헌터길드의 모두. 

 

 

그리고 동료들 영상이 희미해지면서 눈앞이 어두워지기 시작함을 느낀 셰실은, 

 

 

벽에 손을짚고 쓰러져가는 몸을 간신히 기대었다.

 

 

 

 

'안돼. 이대로 죽을 순 없어.. 정신 차려, 셰실.'

 

 

'이런데서 주저않으면 바보한테 바보소릴 듣게 된다구...'  

 

 

 

이런 때 그 바보자식이 생각이 나다니.. 왠지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 셰실은 

 

 

'아직 농담할 여유가 있는 걸보니 당장은 죽지 않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몸 상태는 그리 시간이 많이 남은 편이 아닌 듯 했다. 

 

 

검은 피로 범벅이 된 셰실의 손이 사력을 다해 붙잡고 있던 활을 놓치고 미세하게 떨렸다. 

 

 

놀란 셰실은 떨리는 손을 간신히 활에 가져다 대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셰실은 확실하게 숨이 잦아들고 있었다. 

 

 

이 어둡고 기분 나쁜 연구실안에서 이런 모습으로 그녀의 귀엔 이미 쫓는 목소리도 발자국도 

 

 

점점 작은 소리로 잦아들어 마치 현실의 감각이 마비되어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죽고 싶진 않아... 모두 어디 있는 거야...' 

 

 

'내게 힘이 있다면...' 

 

 

'누가...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힘을 가지고 싶어? 너와 계약해줄게' 

 

 

피범벅이 된 채 쓰러져있는 셰실의 귀로 바람결에 흘러온 듯한 작은 웃음소리가 머물렀다.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손을 내 뻗었고, 천천히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녀가 의식을 잃기전 마지막으로 그녀의 손에는 너무나도 따스하고 굳은살이 잔뜩 박힌 손이 느껴졌다.

 

 

 

 

 

 

 

 

하워드 알트아이젠 Age : 20

 

 

전설의 대장장이로 불리는 엥겔 하워드의 친동생. 

 

 

형제는 블랙스미스로 전직한 뒤 알베르타에서 굳은 약속을 했다.

 

 

 

 

"훌륭한 대장장이가 되면 만나는 거다!" 

 

 

"그래! 먼저 유명해진쪽이 이기는 거야!" 

 

 

 

그렇게 형제는 '훌륭한 대장장이가 되어 만나자'라며 서로 약속을 했지만, 둘 다 선천적인 바보였던 것이 문제였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그들에게 있어. 당시의 형제애는 이미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화이트스미스까지 전직을 마치고'어둠의 제련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하워드는 

 

 

우연히 프론테라에서 인연이 닿은 셰실에게 반해 일방적으로 그녀를 쫓아다니는 중이다.

 

 

(나름 스스로는 '하드보일드 러브'라고 말하고 있지만, 세상은 그를 스토커라고 부른다) 

 

 

주위 사람들에게 실력은 있지만 가벼워 보이는 행동 때문에 어쩐지 신용이 안 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낙천적인 성격에 오지랖도 넓은 편.

 

 

 

 

(생체 연구소 탈출 이야기) 

 

 

 

퍼엉!! 콰르르... 

 

 

부서진 돌가루에 의한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다. 

 

 

큰소리로 기침을 해대며 하워드는 작은 돌조각들을 발로 찼다. 

 

 

 

 

"켈-룩... 켈룩... 흐아, 흡, 쿨럭쿨럭..." 

  

 

기침을 막기 위해 입과 코를 가렸던 손을 떼자 약간의 피가 묻어나왔다.

 

 

 

 

'검은색... 입속에 찝찝한 맛은 안나는데...' 

 

 

 

 

하워드는 아직 피가 묻지 않은 부분의 장갑소매로 코 주변을 닦았다. 그러자 소매에 검은 피가 흥건히 배어나왔다. 

 

 

눈을 감고 될 수 있는 한 기침을 참으며 가슴을 펴고 숨을 크게 들이셨다. 

 

 

가슴께의 상처가 따끔거렸지만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돌먼지가 약간 가라앉자 하워드가 부순 듯한 거대한 유리실험관과 벽의 일부, 

 

 

바닥 여기저기에 파편들과 함께 널브러져있는 흰 가운복장의 사람들이 보였다. 

 

 

하워드는 그들을 잠깐 바라보고는 뜯어낸 파이프를 손에 고쳐 쥐었다. 

 

 

 

 

하워드가 눈을 떠 처음 본 건, 유리관 밖의 흰 가운복장의 사람들이 

 

 

종이뭉치와 기계들 사이로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이야기하는 모습이였다.

 

 

유리관 안쪽 액체 속이였지만 숨쉬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어서 유리관을 약간 두들겨봤다. 

 

 

하지만 유리관 바깥쪽은 이쪽에 전혀 관심도 없는 듯 했다. 

 

 

 

 

그는 약간 짜증이 났지만 숨을 멈추고 주먹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나서 현재. 그들이 우리를 가지고 무언가 하려고 한다는 건 알았지만, 

 

 

중요한 건 지금의 자신이 멀쩡하다는 것이었다. 

 

 

 

 

항상 주변이 어수선한 자신이 이 정도로 멀쩡하니 다들 무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스스로 자랑할만 건 타고난 체력뿐이었던지라 그렇지 않은 다른 모두의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런 시설을 한 방이 한 두개가 아닌 듯하니.. 하나씩 쳐들어가서..' 

 

 

 

 

곧 이 시설에서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있을(착각이다만) 누님이 떠오른 그는 빙긋웃으며 말했다.

 

 

 

 

'음.. 일단 누님 부터~☆'

 

 

 

 

처음으로 목숨을 걸어도 좋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위험한 일이 생기면 멋지게 지켜주려 원정을 지원했었는데, 고작 이 꼴이라니. 

 

 

'후우. 한심하긴' 이라고 말하는 듯한 셰실의 표정이 떠올랐다. 

 

 

 

 

마음속에 셰실에게 비난을 받고 잠깐 시무룩해졌던 하워드는 마음을 굳게 먹고 바삐 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중 하워드의 귀에는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비웃음 소리.

 

 

 

 

"뭐지? 이 소린?"

 

 

 

 

하워드는 이상한 기분에 앞으로 뛰어나갔다. 자신의 사랑스럽고 인생을 같이한 무기. 

 

 

길로틴을 든 그는 당장이라도 적이 튀어나온다면 공격할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호오. 넌 탈출한건가?"

 

 

 

"뭐냐! 네 녀석은!"

 

 

  

"흐응. 하워드 알트아이젠이라는 좀 골칫덩이라 그대로 잠식 될때까지 기다리려 했건만. 역시 기대 이상이야 너희들은."

 

 

 

"우리에게 무슨 볼일이 있는거지! 네 녀석!!"

 

 

 

"볼일은 아니야. 단지 미래를 위한 것 뿐? 항상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나? 

 

 

대를 위한 소의 희생. 이번의 그 '소'에 해당되는 개체들이 너희들인 것 뿐."

 

 

 

"........"

 

 

 

 

하워드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어둠속에 다리만 보이는 사내가 알것같으면서도 누군지 모를 뿐더러, 뿐만 아니라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뭐. 어차피 네 녀석은 아는게 세이렌이란 놈보다 적으니 이해하기 힘들겠지. 

 

 

그나저나 얼른 가봐야 하지 않나? 너의 소중한 사람이 지금 쓰러져 가는데 말야."

 

 

 

 

"서... 설마 너 이자식! 셰실 누님에게!"

 

 

 

 

"아무짓도. 후후후후. 크하하하하."

 

 

 

 

"거기 꼼짝 말고 있어! 이 자식아! 셰실 누님에게 조금이라도 위해가 가해져 있다간 네 녀석을 죽여버릴테니까!!!"

 

 

 

 

"푸하하하하. 크하하하하. 떠들 시간이 있나?"

 

 

 

 

"으윽!!"

 

 

 

 

하워드는 길로틴을 등에 메고는 앞으로 서둘러 달려가기 시작했다. 

 

 

셰실디먼. 자신이 처음으로 모든것을 줘도 괜찮다고 생각한 여자. 

 

 

그런 여자에게 안좋은 일이라도 생긴다면... 생각하기도 싫었다.

 

 

 

 

"셰실 누님!!"

 

 

 

 

"........."

 

 

 

 

하워드. 그가 도착 했을 때는 셰실은 점점 앞으로 쓰러져 가고 있었다. 

 

 

자신을 본것일까. 아니면 죽기 싫어서 손을 내 뻗은 것일까. 

 

 

셰실은 힘이 없는 손을 앞으로 쭈욱 뻗으며 앞으로 허물어져갔고, 

 

 

하워드는 그녀의 손과 허리를 잡아 쓰러져 가는 셰실의 몸을 안았다.

 

 

 

 

"누님. 누나? 셰실 누나!!!"

 

 

 

 

.

.

.

 

 

 

 

이들 몸속에 심어진 이미르의 심장이 눈을 뜨기 시작하고... 의식이 희미해진다... 

 

 

자신이 누군지?... 나의 임무가 무엇인지?... 그들은 잊혀져 가고... 

 

 

그들이 있는 연구소는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 사건의 모든 원흉은 미소 지으며 그들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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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세이렌..."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장면이 하필 세이렌의 괴롭게 우는 얼굴이라니..

 


나의 섬김 나의 영광 돌려받으시는 주신 오딘이시여...

 

 

정말 이 남자 안되겠다니까요...

 

 

대체 뭘 했는지 갑옷도 다 엉망이네... 

 

 

원정 전에는 내가 그렇게 열심히 손질해줬는데...

 

 

눈만 떼면 이렇게... 더럽히고... 손질해주는 내 마음도 모르고.. .바보...

 


조금 피곤한데... 잠이 몰려와... 


 

세이렌이 옆에 있어서 다행이야. 

 

 

 

착하지... 울지마... 소린... 넌 마가레타의 이름을 이은 수녀잖아... 

 


잠시 입술을 굳게 꺠문다... 파리하게 질린 세이렌의 얼굴위로 눈물이 자욱이 떨어진다.


 

울지말자... 세이렌 앞에선 울지 않기로 그날 약속했잖아...

 

 

 

오딘이시여 오딘이시여...


 

저의 육신과 혼을 갈가리 찢어 당신을 위해 쓰시고 제게는 아무것도 남기지 말아주세요...


 

저의 기도에 감복하시어 상을 내려주신다면 저의 세이렌과 동료들을 보살펴주세요...

 

 

 

파리한 빛이 손에 머물고 곳 빗방울들 사이를 역행하여 거슬러 올라간다...

 

 

일련의 빛무리들을 잠시 바라보던 그녀는 차가운 바닥에 쓰러지며 중얼거렸다.

 

 

 

"사랑해... 세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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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71 익스팬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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