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의 선고.
참 강력한 마법이지. 걸린 자는 죽기 직전까지 발광을 하다 결국 허망한 눈을 하고선 날 바라보았어.
곧 영혼이 빠져나간 빈 껍데기가 되었고 말이야
헌데, 넌 왜 아무렇지도 않은거지?
어쩨서 소리 지르고 절망하지 않지?
아무리 여신놈들의 힘으로 다시 살아날수 있다지만 너무나 침착해.
아니, 오히려 죽음을 경험해본 자들이야 말로 그 끔찍함을 알기에 죽음을 벗어나려 몸부림치건만...
너같은 성직자는 더욱 자주 다치고 죽었을텐데.
그래. 내가 마지막에 죽음의 선고를 취소했다.
궁금한건 못참아서 말ㅇ...
뭐라고 했냐
...고맙다고? 고마워?!
이 무슨... 어이, 넘겨짚지말라고.
난 널 죽일거야.
...잠깐이라도 고맙다라.
그래, 이몸처럼 관대한 마족도 없지.
넌... 오라클!! 오라클이로군!
그럼 죽음의 선고를 쓸줄 아나?
아, 그정도까진 아니라고?
아까도 말했다싶이, 죽음의 선고는 참 매력적인 마법이지
이몸에게서 나온 마법이니 말이야.
몰랐나? 하하하!!! 그런 강력하고 끔찍한 저주는 여신들이 만들지 않았어
그때 여신중에... 누구더라. 죄다 가슴만 커서 모르겠네.
아무튼 그중 하나가 나에게 알려달라고 했었지.
뭐, 그 학구열이 놀라워 알려줬지.
구역질을 하면서도 끔찍한 저주의 단어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더군.
나중에 알고보니 그 파훼법도 만들었더라.
허참ㅋㅋㅋ 그래도 그 저주의 글을 해석하려 낑낑거렸을 여신을 생각하니 불쌍하기도 하고, 일방적으로 죽기만 하면 재미도 없잖아? 그냥 뒀지.
최근 죽음의 선고가 많이 약해졌지? 그렇지?
예전엔 필사의 마법이었지만... 그 근원인 이몸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해서 그걸 해제하기 쉬워졌다고 하더라.
흐으... 아쉽게 됬지만, 성능은 그대로니 뭐.
그래서... 넌 오라클이면서...
숫자쟁이구나!! 와 진짜 오래간만에 보내
자, 여신의 전차를 꺼내봐. 여신들이 볼수있게 낙서좀 하게.
...에게? 뭐야. 이건.
이걸 전차라고 니들한테 줬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이건ㅋㅋㅋㅋㅋㅋㅋㅋ 걔네도 진짜 힘든가보구나 요즘
없는 부품이 몇개야 이거.
솔직히 이몸도 여신들이 전차를 여러대 끌고오면 쉽사리 장난치지 못했었는데
이젠 전차가 아니라 자전거구만 자전거.
여신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참 당돌한 성직자로세.
...그래도 여신이 기뻐하겠군. 이몸 앞에 선 다른 계시자들은 살아보려 이몸의 육신을 찬양하고 내 말에 맞장구치며 여신들을 깎아내리고 폄하했어. 물론 그녀석들은 전부 죽었지.
...보기 드문 좋은 눈을 하고있군.
공포가 느껴지고 불안해 하지만, 숭고해.
얼마전에 비슷한 눈을 한 스카웃을 보았지.
저주를 걸고 가끔 살펴보는데 참..
정찰만 하니 이건 뭐. 재미가 없어.
진짜 늙어 죽을지도.
뭐? 그걸 내가 왜 말해줘야하지?
네 앞에 있는 존재가 무엇인지 벌써 까먹은게냐?
근데... 그랬던것 같기도 하네.
목걸이를 하고 있었던거 같아.
아... 혹시 너...
맙소사!!!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이 녀석을 기억하나?
내 쉐도우다.
그래. 그때의 오라클이 너였군.
이 무슨 인연의 장난이란 말인가. 여신도 참 무심하지
하하하하하....정말, 정말 재밌어!
너도 특별히 살려주도록 하지. 간단한 저주와 함께 말이야
물론 기억은 없에줄거야.
---너의 무의식 깊은 곳에 저주의 마지막 단어를 남겨주마. 이제 넌 죽음의 선고...아니 "파멸의 선고"를 쓸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이몸이 공허를 떠돌며 느낀 분노의 정수이며, 결코 풀리지 않는 완벽한 저주이지. 그리고 너의 가장 소중한 것은 그 저주에 당해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물론 그 소중한 것은 생명뿐만 아니라 생각, 개념, 문화 같은 것들도 포함되지만...
난 대충 알것 같군.
아하하하... 내 저주를 내가 완성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군.
자, 가도록 해라. 가서 이 몸의 힘을 그대로 받은 파멸의 선고를 맘껏 쓰도록 해라.
넌 그것이 무엇을 파멸시킬진 전혀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하하....아하하하하하하하
성게 문학 - 이 몸이 돌아왔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