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이 돈좀 되니까 일단 중국에서 돈 싸들고 와서 투자가 이루어지는가 하면 국대 대형 게임사들은 죄다 대작대작 하면서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고 또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렇게 해서 한해 뭐 3 - 4조원 규모의 컨텐츠 수출을 하니 뭐니 하면서 괜찮은 게임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근데 문제는 바로 이런 시대의 극심한 개발 양극화다. 간단히 말하면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이 고착화 되는 현상이다.
2015년 한국을 관통한 보편적인 시대정서 "수저론"을 생각하면 되겠다. 사실 양극화는 한국 뿐만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발달한 해외에서도 큰 정치 이슈로 등장할 만큼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한국 개발시장도 예외없이 벌어지는 현상이다.
돈이 많은 회사는 더 좋은 인력과 장비, 개발기간, 마케팅등의 자본논리를 앞세운 시스템으로 시장을 공략해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매출이 나오면 또 외부 투자가 시작되어 더욱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하여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킨다. 수요
충족에서 나아가 시장의 수요를 창출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슈퍼판타지워 처럼 국내에 없던 타일맵 SRPG 장르 (장르 자체는 매우 오래되고 유서 깊다)를 가저와 깔끔하게 만들기만 해도 큰 관심과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이나 작은 중소개발사는 돈이 없어 우수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국내는 고급 개발자로 성장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그만큼 디테일과 스케일이 훨씬 떨어진 카피켓 수준의 게임만을 만들게 된다. 당연히 대부분 매출이 나오지 않으며 투자도 없으므로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고 그냥 사라진다. 망한 게임 회사는 임금체불이라는 악제만 남으며 사업주는 가산을 탕진하거나 빛더미만 남는다. 이미 수 많은 스타트업 모바일 개발사가 망해서 공중분해 되었으며
게임 백서에서 명확한 수치로 재시된 것 처럼 많은 개발자의 1/4 정도가 사라졌다.
이쯤 하면 꼭 "인디게임 화이팅" 하면서 나타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모바일 생태가 초토화가 되면서 워낙 망조가
강해지자 게임 웹진에서 경쟁적으로 무슨 인디게임 탐방이니 인디개발자 인터뷰니 하면서 마치 틈새시장으로 인디게임이
대안이 될것 처럼 바람을 넣고 있다. 대안은 커녕 인디 흉내내다가 신세 망치고, 이력 망치고 개발판을 떠난 사람들이 즐비한 마당에 이런 정보는 오히려 독이 된다.
뭐 인디게임이 돈이 안되네 비전이 없네 이런건 다들 알고 있을 거다. 더 룸즈처럼 확실한 컨셉과 개발력으로 나오는
인디게임은 극 소수고 대부분 취업이 안되거나 다니던 회사가 망해서 할게 없다거나 해서 뭐라도해보자 하는 마음에서
혼자 만드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게다가 이런 개발자들을 성장시킬 만한 테스트 배드나 지원 프로그램은 매우
적다.
당신들이 인디게임을 개발하면 개발자로써 성장은 완전 정지가 된다. 성장도 못하고 그저 스프라이트 조립이나 하면서
나도 언젠가 대박나겠지 아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한계를 느끼는 순간.... 당신들은 그냥 업계 퇴출이 되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그게 바로 척박하고 안습하며 열악하고 엉망인 국내 게임 개발 토양이다.
* 케나다, 북미, 독일 뭐 이런데는 전혀 환경이 다르다. 인디 게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으며 수 많은 시행
착오를 하면서 개발력을 키우는 환경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은 수저 사회라 그런거 전혀 없음
아니 너무 극단적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 직접 인생을 낭비해 주시면서 경험해 보면 된다. 많은 선배와 선임이
비슷한 길을 걸으며 치를 떨고 자영업으로 전환하는게 오늘날 개발판의 현실이다. 주류에서 밀려나면 당신이
어떤 능력과 경력을 가지고 있는지와는 달리 결국 치킨집으로 향하게 된다.
면접을 보면 포트폴리오로 인디게임 경력을 화려하게 들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유니티만 조금 할 줄 알면
1인 개발도 쉬운지라 기획자인데 코딩배워서 인디게임 만들어 출시했어요, 심지어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게임 개발해서
오는 세상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런 게임은 절때 디테일이 뛰어나지 않다. 재미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게임을 할만한
컨텐츠도 극히 부족하다.
이런 인디 개발자들을 보면 정말 개발이라는게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실력이 엉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인디 게임이라는게 대부분 기술보다는 단순한 2d게임에 작고 간단한 실험적인 작품이 많다보니 내부 구조는
단순하고 즉흥적이며 무질서 하다보니 지속적인 개발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자기 혼자 개발하다보니 온갖 노가다 타성에 쩔어서 실무에 적응 하지 못하고 퇴출당하는 사람도 있다.
상용게임 개발은 팀작업이고 고도로 전문화된 영역에서 호흡을 맞추어야 하는 매우 난이도 높은 분야임에도 이런
기본 소양을 배우지 못했으니 당연히 신입으로 입사하여 배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출시했다"는 이유로
경력자 대우를 바라는 사람도 많다.
결국 인디게임을 하다보면 돈벌이는 고사하고 생계조차도 막막한 경우가 많다. 젊고 여유가 많다면 신입으로 인디
개발 경험을 살려서 자신을 어필하고 취업으로 이어지는건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게 안되니까 자신에게
"인디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매몰하지 말라는 거다.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고 차기작을 만드는 인디 개발자를 조금만 살펴봐도 메이저 업계에서 몇년씩 유능하게 활동한
경우가 많다. 결국 인디개발자는" 개발기술을 충분히 가진 경력자"가 아니면 성공을 보장하기 매우 어렵다.
정말 뛰어나고 특출나고 행운이 있어 주목을 받은 인디게임을 만들었다고 치자. 더 수준 높고 더 디테일하고 더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재미있는 게임은 이미 메이저 개발사에서 죄다 개발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생각보다
모바일로 만들수 있는 영역이 무척 비좁아서 인디건 메이저건 결국 내부 컨텐츠 구조는 비슷하고 리소스만 다를 정도로
천편 일률적인 게임만 나오는게 다 이유가 있다. 인벤에서도 지적하듯이 요즘 나오는 뭐 레이븐이니 히트나 뭐니 하는
모바일 액션RPG가 구분을 하기 힘들정도로 비슷한 이유도 대부분 모바일 게임이 할 수 있는 컨텐츠가 정말 몇가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디는 끝까지 상업성과는 동떨어진 인디만의 분야, 퍼즐이나 간단한 스토리 텔링, 슈팅 ,액션같은 정도로
성장이 한정 된다는 거다. 그게 싫어서 돈되는 RPG따위로 눈을 돌리는 순간 인디는 끝이다. 인디게임을 하다보면
고급 기술이나 기법, 개발 시스템을 접할 수 없기때문에 경력자로써 취업도 힘들다. 나이가 많다면 더더욱 힘들다.
나도 개발자를 하고 싶네... 하면서 무슨 RPG만들기같은 툴로 게임을 만들고 관련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것은 좋은데 신입이면 나름 포트폴리오로 인정되지만 경력자 지원에서는 전혀 도움 안된다. 진짜 게임 개발자로
뜻을 펼치고 싶다면 좋은 대학에서 학교 공부 충실히 해야 한다.
이상하게도 개발자 지망생은 "게임을 많이하면, 다양하게 하면, 나도 저정도는 만들겠다" 식으로 우습게 보는 경향이
정말 많다. 근데 나중에 살아남아 성장하는 몇 안 되는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을 보면 "게임 많이 하는 사람들"보다
"공부 잘하는 사람" 이 월등이 많다. 게임 개발이라는게 워낙 복잡하고 입체적이어서 결국 머리 좋은 사람이
재대로 된 게임을 만들기 때문이다. 머리 좋게 하려면 부모님들이 매일 강조하던 " 국영수"로 단련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괜히 학벌 학벌 하는게 아니다.
학벌 = 머리좋음 = 논리력, 사고력 단련됨 = 게임 개발 업무의 핵심 = 일 시키면 잘함 = 취업 유리
(게임 개발이 창의력이 가장 중요하다지만 그건 책임자 즉 PD급 1명 및 기획파트 몇몇 정도면 충분
그래서 당신들이 인디게임 백날 만들면서 창의력, 아이디어, 센스 강조 해 봤자 취업 안되는것)
인디 개발자 그냥 개발자로써 완성된 이후에 도전하는 영역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인디게임은 포트폴리오 수준으로
하고 공부를 해서 취업하기 바란다.
삼삼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