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블리즈컨이 3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니 뇌피셜을 풀가동해 추측글을 써보겠습니다. 글의 전개는 대부분 상상의 나래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7.3.5 패치쯤에서 안토러스 불타는 왕좌가 출시되고, 티탄 아르거스 및 살게라스와 결착을 짓고 일리단과 빠이빠이 한 다음 아제로스의 용사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살게라스가 단말마로 실리더스에 놓은 칼집입니다. 카드가가 예측하길 야심만만한 세력들이 상처에서 뿜어나오는 아제로스 생혈의 힘을 노리고 달려들 것이며, 실제로 그렇게 되리라는 것도 쉽게 내다볼 수 있습니다.
상처는 제 2의 영원의 샘이라 불릴 만 하지만 사실 우리가 아는 샘보다는 훨씬 위험한 상태입니다. 본래 영원의 샘은 이샤라즈가 뽑히면서 남은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티탄 수호자들이 상처를 세심하게 돌보면서 균형을 맞춘 형태이기 때문에 아제로스 표면에 안정적으로 생명의 힘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지표의 틈으로 분출하는 생혈을 막을 마법의 수호물을 세웠다고 합니다)
만약 이 조치가 없었다면 비전 에너지 격류가 그대로 칼림도어 중심부에서 흘러나와 아제로스 전체를 파멸로 몰고 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곧 실리더스에 생길 깊은 상처가 딱 그때의 상황과 똑같습니다. 이걸 노리는 하이에나들도 문제지만, 빨리 상처를 아물게 하지 않으면 상처에서 뿜어 나올 마력에 아제로스가 점점 침식되어 갈지도 모릅니다.
저는 아마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제로스에 남은 티탄의 잔재들이 실리더스 쪽으로 집결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과거에도 영원의 샘을 만든 전력이 있는 티탄 수호자들이 오딘과 라를 필두로 다시 한번 대공사를 위해 모일 것이고, 또 힘이 거의 없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용군단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위상들도 실리더스 쪽으로 올 거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흐르는 모래의 전쟁을 지원하려고 용군단들이 전력을 파견한 적이 있었지요.
만약 이렇게 진행된다면 제가 주목할 부분은 오딘의 그 성깔이 또 일을 벌이는가입니다.
오딘은 애초에 위상들을 못마땅해했습니다. 원시적인 생물체들이 티탄의 창조물을 제치고 아제로스를 수호할 자격이 없다고 여겼고, 아무리 우겨도 남들이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까 아예 울두아르를 똑 떼어서 위상이고 뭐고 자기의 독자적인 아제로스 수호집단을 양성할 요새로 만들었습니다.
만약 알렉스트라자나 칼렉고스 등이 예전에 놀드랏실을 만든 것처럼 상처를 안정시키기 위해 뭔가 하려고 한다면, 오딘이 거기에 퇴짜를 놓으면서 '니네 위상들 중 하나가 황혼의 시간 불러온다고 애 많이 썼는데 또 그런 꼴 보자고?' 라는 식으로 엿을 날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러면 위상들은 '응 로켄 ㅋ' 정도로 대응하면 되겠지만, 아무래도 위상의 힘이 이제 거의 없다 보니까 강경한 오딘과 발라리아르의 뜻을 거스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또 용군단 말고도 얼라이언스와 호드가 당연히 전진기지를 구축할 것이고, 불쌍한 세나리온 의회도 세나리온 요새는 날아가겠지만 어쨌건 이런 류의 일에 빠질 수 없는 집단이니 많은 인원들을 보낼 것이고 뭐 그 외에도 이곳저곳에서 숟가락 얹을 거 없나 대표들 파견할 것 같은데, 오딘이 이런 세력들을 기꺼워할지는 의문입니다. 이건 티탄벼림 일이니 다 꺼져 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잘아타스가 말하길 '오딘은 대단한 적이었죠. 자기 오만에 스스로 무너지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로켄의 마지막 말을 따를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세요' 라고 하는데 이 말은 고대 신 세력이 오딘의 독단적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고, 로켄이 헬리야를 꼬드겼듯이 앞으로도 오딘의 그런 성향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어쨌든 오딘 말고도 아제로스의 생혈을 차지하려 목숨걸고 싸울 위인들은 넘쳐나고, 실리더스에서 벌어질 이런 이권 다툼은 고대 신들에게는 물론 대환영입니다.
사실 실리더스에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두고 고대 신 크툰의 움직임을 빼놓고 말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실리더스는 안퀴라즈 바로 앞이고 크툰의 홈그라운드나 다름없습니다. 비록 아제로스 연합군이 크툰의 육체를 한번 죽이긴 했지만, 크툰은 죽어서도 여전히 초갈과 황혼의 망치단을 조종해 여러 일을 꾸미고 있으며 그 공허 정수는 여전히 안퀴라즈에 남아 있기에 언제든지 부활이 가능한 상태로 보여집니다.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이었는데, 이제 앞마당에서 석유가 펑펑 터지고 있으니 만약 크툰의 전체 감옥 중 일부라도 살게라스의 검에 파손되었다면 그 틈으로 비전 생혈이 흘러들어가 육체를 순식간에 살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살아나는 정도가 아니라, 만약 살게라스가 지하감옥을 좀 많이 부숴줬다면 과거 검은 제국 시절의 산만큼 거대했던 전성기 모습의 일부를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뭐 그래서 일단 부활에 성공했다고 치면, 당장 퀴라지와 느라키들을 실리더스에 모인 각종 세력에게 쏟아부을 수도 있겠지만..
필멸자 우습게 보다가 한번 된통 당한 경험이 있으니, 일단 오딘이나 겐 실바나스, 래시온, 마가타 등 갈등의 키가 될 만한 녀석들을 살살 부추기면서 내분을 유도하지 않을까 합니다. 군단이라는 공통의 적에 맞서 단결해 불가능한 일을 해낸 군단척결군의 일원들은, 이제 고대 신의 공작으로 분열되면서 축적된 힘을 서로에게 돌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상처를 두고 싸우는 사이 크툰은 꾸준히 지하에서 촉수를 뻗어 에너지가 끊임없이 방출되는 곳을 잠식하고, 최종적으로는 상처에서 나온 힘을 다루려던 모든 세력이 크툰의 광기에 오염될 것입니다.
유저들은 군단 막바지 혹은 다음 확팩 초반에 실리더스에 가서 일하다 고대 신의 영향력에 들어갈 위기에 놓이지만, 어찌어찌 탈출에 성공하고 크툰의 광기어린 지배력에 저항할 실마리를 얻기 위해 제이나가 있는 쿨 티라스로 가서 고대 신과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에 있던 왕국을 탐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서진 해변처럼 확팩 종반부에 크툰에게 진정한 죽음을 안기기 위해 실리더스에 돌아오게 됩니다. 그때쯤이면 아마도 실리더스 전체가 크툰으로 뒤덮여 있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