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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군단'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

쇠고기
댓글: 36 개
조회: 5581
추천: 62
2017-12-28 19:14:52
*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임을 밝힙니다.

안녕하세요. 부족한 글솜씨이지만 이번 확장팩인 '군단'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가 어떤 것인지 의견을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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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이야기는 크게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반목을 중심으로 두고 매 확장팩마다 고대신이나 불타는 군단, 스컬지같은 거대한 악역 세력들이 등장하여 크고 작은 전투와 갈등을 빚어냅니다. 강철 호드는 그냥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요번 군단 확장팩에서는 불타는 군단이 결국 종말을 맞이하는 최후의 성전을 그려냈습니다. 과연 블리자드는 불타는 군단을 스토리 라인에서 제외시킴으로서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하려 하는지 4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1. 카드가



 군단 확장팩이 한국에 발매되기 거의 두달 전 쯤 '전조'라는 한 애니메이션이 공개되었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으로 군단이 아제로스에 본격적으로 침공을 개시하자 이에 카드가는 카라잔으로 찾아가 군단을 격퇴하기 위한 지식을 찾습니다. 그러다 메디브의 환영이 나타나 한 책을 건네주며 이 책 안에 그 힘이 숨겨져있다고 이야기하죠. 하지만 그 책은 함정이었고 메디브의 환영은 변장한 나스레짐이었습니다. 이에 카드가는 군단의 졸개가 되지 않겠다며 나스레짐을 단숨에 처치합니다.

 카드가는 아제로스에 닥쳐온 크나큰 위협인 군단을 격퇴하기를 원하지만 자신에게 아무런 이유도, 경유도 없이 주어진 힘을 마구잡이로 이용하지 않습니다. 선택받은 운명과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거부한 카드가는 굳은 신념으로 다가오는 유혹들을 뿌리쳐내고 군단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힘이라 믿습니다. 이후 얼라이언스의 국왕 바리안 린에게 날아가 도움을 요청하죠.

2. 안두인 린



 안두인 린은 이번 군단 확장팩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캐릭터입니다. 판다리아 까지만 해도 오직 평화만을 부르짖던 비둘기파의 대표주자였던 안두인은 군단 확장팩에서 아버지 바리안 린을 잃고 현실로 닥친 큰 문제에 직면합니다. 말 뿐인 평화는 지킬 수 없다는 것이죠. 얼라이언스 전용 퀘스트 '왕의 길'에서는 이러한 안두인의 고민이 담긴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백성들 사이를 염탐하며 자신과 아버지 바리안의 차이점을 인식하고 그 사이에서 고통스러워 합니다. 유약하고 나약한 자신의 평화주의는 백성들을 결코 지킬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결국 스톰윈드 왕궁 자리를 비운 안두인은 바리안이 사망했던 살게라스의 무덤 앞 까지 찾아와 그의 유품인 샬라메인을 주워듭니다. 아버지의 환영에게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안두인. 바리안은 '왕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하라고 아들의 어깨를 잡아주며 이야기합니다. 이에 현실로 돌아온 안두인이 주워든 샬라메인은 용살검의 붉은 빛이 아닌 성스러운 빛의 하얀 광채를 내뿜으며 안두인이 각성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냅니다.

 안두인은 아버지와 겐 그레이메인의 어시스트를 제대로 받으며 영웅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그것은 바로 변화하는 것이죠. 바리안 린은 대격변때까지만 해도 거의 가로쉬와 맘먹는 전투광이었습니다. 호드와의 연합은 항상 뒷전이고 오크의 뚝배기를 따고 싶어하는 국왕이었죠. 하지만 판다리아를 거쳐가며 바리안은 자신의 아들인 안두인에게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이는 군단 첫 시네마틱 영상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안두인처럼 평화가 가장 고귀한 소망임을 알고 인내와 관용과 신뢰(이는 호드를 대하는 바리안의 태도만 봐도 잘 드러납니다.)를 배웠다고 나레이션으로 등장합니다.
 이렇듯 변화한 아버지를 따라 안두인 역시 변화함으로서 군단에 대한 대비를 마치고 더 나아가 군단 이후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나타난 모습으로 보아 예전의 안두인과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3. 일리단 스톰레이지


7.3 패치에 공개된 '힘의 선물을 거부하다' 영상은 많은 이들에게 사이다를 뿌렸습니다.
 
 태초의 나루인 제라는 군단 확장팩 초기부터 계속해서 일리단 과거의 행적을 두둔하고 정당화 시킴으로서 워크래프트 시리즈 최고의 세탁기라는 굴욕적인 칭호를 얻은 인물입니다. 고대의 전쟁부터 불타는 성전까지 이어진 일리단의 행보는 플레이어에게 결코 곱게 보여질 이미지의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러한 일리단의 행적들을 열심히 세탁하려던 제라가 결국 7.3패치때 아르거스에서 부활합니다.

 제라는 일리단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지 말고 빛의 힘을 받아들여 빛의 용사가 되라고 꼬드기지만 외골수 일리단은 당연히 거부합니다. 이에 제라는 강제로 일리단을 붙잡고 힘을 주입하려 하나 결박에서 풀려난 일리단의 안광을 맞고 가루가 되어 부서지고 맙니다. 투랄리온은 눈이 돌아가 자신의 무기로 일리단을 공격하지만 일리단은 한손으로 검을 막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 릴 구원하려는 건 우리 자신뿐이다."
이 일리단의 대사는 1에서 이야기 했던 카드가의 이야기와 유사합니다. 일리단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물론 제라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었지만)을 거부하고 빛의 힘을 내치며 자신의 신념과 힘을 믿습니다. 또한 그 전 패치였던 살게라스의 무덤에서는 킬제덴을 잡고 나서 살게라이트 쐐기돌을 이용하여 아르거스와 아제로스를 잇는 포탈을 만들어내죠. 이는 운명의 손을 잡아 끌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보아 일리단의 가치관은 스스로의 직관을 믿으며 그대로 행동하라는 것과 같습니다. 

4. 벨렌



 벨렌은 안두인 린처럼 이번 군단 확장팩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인물 중 하나입니다.
아르거스가 악마들의 침공을 받고 킬제덴과 아키몬드가 만아리로 변해 수 많은 드레나이들을 학살하던 당시 벨렌은 자신의 가족도 버려둔 채 아르거스를 등지고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 이후 벨렌과 드레나이들은 킬제덴에게 쫓기며 많은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그 동안 벨렌은 계속해서 빛에게 기도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군단 확장팩에서 자신의 아들을 킬제덴의 계략으로 잔혹하게 잃고 난 후 그는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로부터 도망가기만 했던 삶을 벗어 던지고 일리단의 의견을 따라 정해진 운명 따위는 잊어버리고 스스로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한다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아르거스를 탈환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안토러스에서 살게라스가 봉인 당하고 기나긴 성전은 마무리를 맺습니다.

 벨렌은 성전의 종식을 바라보며 일리단에게 "우리의 승리는 운명이 쥐어준 것이 아니였다." 면서 자신이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이야기 하고, 그 전까지만 해도 우유부단한 벨렌을 비꼬던 일리단은 벨렌의 말에 만족한것 처럼 미소를 지으며 살게라스의 간수로 남습니다.


 네 명의 인물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갔다는 것이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우연한 일로 찾아온 힘을 받지 않고 자신의 신념만으로 목표를 이루어 낸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결심이 모여 불타는 성전을 종식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는 npc들과 같은 인물들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닌 플레이어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격전의 아제로스 이후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잘 모르겠지만 힘을 잃은 용의 위상들과 살게라스와 함께 봉인돈 판테온 티탄들 등 앞으로 아제로스의 용사들을 도울 조력자들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용사들이 카드가와 안두인과 벨렌처럼 그러한 힘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결단력으로 싸운다면 곧 들이닥칠 공허의 군주들도 물리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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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 확장팩은 여러모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확장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토리 제작진들이 적어도 한 줄기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에 군단 이야기를 천천히 훑어보니 그래도 기본이 되는 뼈대는 세워두고 제작한 것 같아 드레노어의 뭐시기 하는 이상한 확장팩에 비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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