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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바인이 가로쉬를 변호한 사연

사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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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9
2020-01-19 23:25:18


 

 


“나의 오크 형제들이여, 내가 여러분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잘 알고 있을 거요. 그러나 우리가 가로쉬를 변호할 자를 오크 중에서 택한다면 얼라이언스가 거부권을 행사할 거라고 나는 확신하오.”

 

고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로쉬가 심하게 타락한 탓에 다른 이들이 종족 전체를 가로쉬와 똑같은 존재로 보게 된 일은 심히 유감스럽소. 오크가 변호인이 된다면 좋든 나쁘든 그가 하는 말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리 없소.”

 

바인은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반대로 생각합니다. 이런 공적인 자리에서 오크가 명예롭게 행동하는 걸 모든 이들이 보게 된다면 오히려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트리그 님은 차분한 언사와 현명한 생각을 하는 분으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바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연로한 오크 아이트리그는 현명한 생각을 하는 머리를 저었다.

 

“대부족장이여, 그대의 말에 참으로 감사하오. 그러나 고엘의 말이 맞소. 나와 고엘, 사울팽은 말을 하고 싶을 때 발언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오. 타란 주가 그렇게 약속했고, 나는 그를 신뢰하오.”

 

실바나스가 말했다.

 

“내가 가로쉬를 변호하겠소. 가로쉬와 내가 반목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얼라이언스는 내가 그에게 너무 가벼운 판결을 요구한다고 비난할 수 없을 것이오.”

 

볼진이 대답했다.


실바나스가 말했다.

 

“보시오, 대족장.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가로쉬가 목이 잘리는 운명을 맞이하지 않고 이곳에서 나가기를 원치 않소! 당신도 알잖소! 당신이 한때 직접 말하기로…….”

 

볼진은 실바나스의 말을 끊었다. 낮은 목소리는 경고 조였다.

 

“내가 예전에 했던 말이 무엇인지는 내가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소, 실바나스여. 목이 잘린 채 죽어가도록 버려졌던 자는 당신이 아니라 나요. 나는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가 가로쉬의 지배 아래에서 고통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소. 하지만 천신들께서 필멸의 존재들이 하듯이 최대한 공정한 재판을 열려 하신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소. 나는 이 일에 적합한 자가 단 한 명 있다고 생각하오. 호드와 얼라이언스 모두에게 존경을 받고, 가로쉬에게 아무런 애정도 없지만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으며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 말이오.”

 

볼진은 바인을 바라보았다.

 

바인은 영문을 모른 채 잠시 동안 트롤이 자신의 의견을 물어본 거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그 의미를 깨달은 바인은 고함을 질렀다.

 

“나 말이오? 대지모신께 맹세코, 가로쉬는 내 아버지를 살해했소!”

 

로르테마르가 말했다.

 

“당신은 대족장께서 말한 요건을 갖추고 있소. 가로쉬가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호드에게 충성을 바쳤소. 가로쉬가 호드 역시 해치고 있다고 믿기 전까지 말이오. 얼라이언스는 많은 염탐꾼을 두고 있으니 알겠지. 그리고 당신은 여군주 프라우드무어와도 좋은 관계였소.”

 

바인은 이 일을 막아 달라 애원하는 눈빛으로 고엘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고엘은 미소를 지었다.

 

“타우렌은 언제나 호드의 핵심이었소. 누군가 가로쉬를 설득력 있게 변호할 수 있다면, 그건 바로 그대일 거요, 나의 친구여.”

 

바인이 쏘아붙였다.

 

“나는 가로쉬를 변호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나도 원합니다. 가로쉬는 백번 죽어 마땅합니다.”

 

“그들이 우리의 말을 듣게 하시오.”

 

이제까지 말없이 있던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연로했지만 깊고도 강한 힘이 느껴졌고, 날카로운 고통이 배어 있었다. 사울팽이 말했다.

 

“죽어 마땅한 가로쉬의 포악무도한 행위를 나열해서 퍼부어대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오. 누가 재판관과 배심원이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도록 만드느냐가 관건이오. 가로쉬 때문에 큰 고통을 받은 사실을 모두 아는 상황에서 바로 그를 위해 차분하게 심사숙고 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은 오로지 그대만이 할 수 있소, 바인 블러드후프.”

 

“나는 전사이지 사제가 아닙니다! 부드럽고 듣기 좋은 말이나 심금을 울리는 언변을 하는 이가 아니란 말입니다.”

 

고엘이 말했다.

 

“가로쉬 역시 전사요. 좋든 나쁘든 그대는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이들 중 가장 적합한 대표요.”

 

바인은 이를 갈며 볼진을 바라보았다.

 

“내가 가로쉬가 대족장이었을 때 호드와 대족장에게 충성을 바쳤다면, 분명 당신에게도 충성을 바칠 수 있을 거요. 당신은 언제나 그럴 만한 분이기 때문이오, 볼진이여.”

 

볼진은 타우렌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명령하는 게 아니오. 당신은 마음 가는 대로 해야 하오.”

 

(중략)

 

상황은 실바나스 윈드러너가 바라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조금도 그렇지 않았다.

 

실바나스는 우선 그들이 여기에 모인 이유가 가로쉬를 죽이는 탐나는 임무를 누가 수행할지 정하기 위해서이기를 바랐다. 그것은 실바나스뿐만 아니라 호드의 모든 일원, 심지어 자비로운 고엘마저도 분명히 바랐던 사실이었다. 가급적 천천히, 하지만 엄청나게 심한 고통이 따르는 죽음 말이다. 

 

바리안 린은 이미 너무 오랫동안 이 즐거운 결과를 늦춰왔다. 천신들이 철저한 재판을 원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가소로웠다. 천신들과 타란 주조차도 가로쉬가 유죄라고 인정하지 않았던가. ‘정의나 복수심에서 비롯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개념을 받들어 시간과 노력을 계속 쓰는 건 너무나 구역질이 났다. 실바나스가 보기에 이 재판의 유일한 장점은 어떻게든 발언할 기회를 얻어 가로쉬가 저지른 죄의 증거들이 하늘 높이 쌓인 가운데 자신이 겪은 진실도 증거 중 하나로 더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뿐이었다.

 

실바나스는 판다렌들이 파슈아로 타란 주를 선택한 사실이 좋았다. 아마도 타란 주는 사형선고를 받아들일 유일한 판다렌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까지 실바나스가 관찰한 다른 판다렌들은 대부분 가로쉬를 풀어주고 그 목구멍에다 맥주를 퍼부은 뒤 술에 취한 오크가 결국 흐느껴 울며 미안하다고 말하도록 놔둘 것 같았다.


실바나스는 자신이 변호인으로 선출될 거라 기대하지 않았고, 볼진의 말대로 다름 아닌 고소인이 더 어울린다는 점도 알았다.

 

하지만 바인이라니?이제껏 보아온 전사 중 가장 차분한데다 온순한 종족 출신인 바인을 변호인으로 선출하다니?

 

전부 미쳤군. 바인에게는 가로쉬의 죽음을 바랄 이유가 실바나스보다 더 많았다. 자신에게 아서스가 죽어 마땅하듯, 바인 역시 개인적으로 가로쉬가 죽어 마땅했다. 그렇지만 타우렌이 이 임무를 받아들인다면 아마도 변호를 상당히 잘해서 모든 이들이 가로쉬를 죽이기는커녕 꽃이나 주고 싶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바인은 귀를 축 늘어뜨린 채 무겁게 한숨을 쉬었다. 이윽고 그가 말했다.

 

“이 임무를 수행하겠소. 어떻게 해내야 할지 정말로 모르겠소만.”

 

실바나스는 냉소로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걸 참느라 무단히 애썼다. 지가 논의 중 끼어들었다.

 

“얼라이언스는 고소인을 정했습니다. 여러분 역시 준비가 되셨다면 다시 경기장으로 가시죠.”

 

그들은 지를 따라 눈 덮인 길을 다시 돌아갔다. 이미 와 있었던 얼라이언스 대표들이 고개를 들어 맞수인 호드를 응시했다. 타란 주는 모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윽고 두 무리에게 말했다.

 

“여러분 각자는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대족장 볼진이여, 가로쉬 헬스크림을 변호하기 위해 누구를 택하셨습니까?”

 

가로쉬 헬스크림을 변호한다니, 그 말 자체로도 기분이 나빠질 만했다.

 

볼진이 말했다.

 

“우리는 타우렌 종족의 대부족장 바인 블러드후프를 택했습니다.”

 

“얼라이언스는 어떠십니까? 여기에 반대하지 않으십니까?”

 

바리안은 검은 머리를 돌려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말하는 이가 없었다. 볼진이 예상했던 대로 얼라이언스 중 다수가 진심으로 만족한 듯 보였다. 실바나스가 믿을 수 없게도 바리안의 자식은 심지어 살짝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 바리안이 선언했다.

 

 

얼라이언스는 명예로운 평판을 지닌 블러드후프를 변호인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전쟁범죄: 광기의 끝 中

 

 

오그리마 공성전이 끝나고 가로쉬에게 걸맞는 심판을 내리기 위해서 위대한 천신회와 판다렌은 한쪽 진영만이 아니라 양쪽 진영에서 각자 고소인과 변호인을 준비하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호드의 수장들은 걸맞은 인물들을 위하고자 하였는데, 일단 고엘이나 아이트리그 같은 인물들은 그에 걸맞는 능력이나 인망은 있지만 하필 가로쉬가 오크제일주의를 주장했던 이후로 편견을 피할수는 없기에 다른 종족에서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대족장인 위치나 생전에 가로쉬와 항상 사이가 나빴던 볼진은 변호인이 되기에는 힘들었지요.

 

일단 실바나스가 본인이 변호사가 되겠다고 가장 먼저 말을 꺼냈다만, 고소인 뺨치는 원한이 가득했기에 바로 기각. 결국 얼라이언스와 호드 모두에게 존경을 받으면서도 가로쉬와 큰 악연이 없는 인물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저 역할에 가장 걸맞는 이는 다름이 아니라 타우렌의 수장인 바인 블러드후프였지요.

 

저런 평가 자체는 명예로울지 몰라도 과거 가로쉬에게 부친 케른 블러드후프를 비롯한 수많은 사랑하는 이들을 가로쉬 덕분에 잃었던 바인은 당연히 정색하면서 거절을 하고자 했지만, 얼마전에 실버문 건으로 갈등을 빚었던 로르테마르나 존재 자체가 개노답인 갤리윅스를 세웠다가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것이 당연하였기에 결국 그 임무를 받아들였지요.

 

얼라이언스에서는 호드만큼이나 바인을 싫어하는 인물도 드물었기에 바로 변호인으로 채택이 되었고, 정말 놀랍게도 바인은 가로쉬에 대한 악연이나 감정을 배제하고 변호인으로서는 충실하게 가로쉬를 변호했습니다. 고소인인 티란데의 날카로운 지적을 막아내고, 옆에서 도움도 안되면서 찡찡거리는 가로쉬의 입을 적절하게 막으면서 합당하면서도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는 바인의 변호는 많은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지요.

 

결과적으로 "난 아무것도 반성 안하지롱~!"라면서 자폭한 개노답 가로쉬와 레시온의 뻘짓거리 및 무한용군단의 개입이 겹쳐지면서 재판의 결과는 영원히 미결로 남았지만 원수나 다를게 없는 가로쉬를 저렇게 위해 노력했던 바인의 인성에는 그저 감탄만....

Lv62 사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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