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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작업장에 대한 고찰

shovelist
댓글: 10 개
조회: 2717
추천: 9
2014-12-10 21:59:52
허락을 맡지 않고 담아온 사진 자료의 경우 출처를 병기하였으며 문제가 있을 시 말씀해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Ⅰ. 서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한국에서 제작된 여타 온라인 게임들과 다른 한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상위권 아이템의 경우 대부분이 획득 시 귀속이라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상위권 아이템을 고가의 현금으로 거래하는 모습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최상위권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직접 PVE 혹은 PVP 콘텐츠에 참여해야 한다. 이는 플레이어가 게임 외적인 요소(특히 현금)를 통해 콘텐츠 소모 없이 게임의 정점에 도달할 수는 없도록 하는 장치이다. 그럼으로써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게임의 수명을 늘리며, 노력과 성취가 비례하게끔 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시스템이 공정하다고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이를 회피할 방법을 찾아냈다. 소위 '골팟'이라고 불리는 관습이 그렇다. 게임 내 화폐인 골드를 다량으로 소지한 플레이어를 '손님'으로 받아 공격대에 참여시키고, 아이템을 경매에 부쳐 골드로 환산한다. 골드는 각종 '게임 화폐-현금 거래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도, 매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현금-골드-아이템'의 간접적인 교환 구조가 성립함으로써 게임 외적인 요소가 게임에 간섭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현금으로 아이템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대에 참여해서 경매를 통해 구해야 한다는 번거로움 때문에 다른 게임에 비해 게임 내 화폐의 현금 가격이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골드가 현금 거래 사이트에서 취급될 수 있는 이유다.

이렇게 골팟이 성행하기 시작한 불타는 성전을 전후로 소위 '작업장'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골팟으로 생겨난 골드 수요를 겨냥하여, 현금을 받는 대신 골드를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한다. 이 작업장들은 골드 수급 방식에 따라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골드 그 자체를 벌어들이는 작업장이고, 둘째는 전문 기술에 투입되는 각종 재료를 채집하여 게임 내에서 거래함으로써 골드를 벌어들이는 작업장이다. 본문에서는 이 두 종류의 작업장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논해보고자 한다.



Ⅱ. 골드를 벌어들이는 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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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 무한 사냥을 통해 골드를 획득하고 있는 작업장 캐릭터 (출처)

대격변 당시 폭풍우 요새에서 골드를 획득하고 있는 작업장 캐릭터들(출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정체불명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들이 필드에서, 인스턴트 던전에서 무한 사냥을 반복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옷감과 더불어 루팅할 수 있는 골드 자체를 노린다. 옷감의 경우는 재료를 채집하는 작업장을 다룰 때 후술하기로 하고, 지금은 골드 수급에만 주목해보겠다.

ⅰ. 골드 과잉 공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뉴스에서 물가 상승, 혹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흔히들 '물건이 비싸진다'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물건이 왜 비싸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즉, 돈이 많아지기 때문에 물건이 비싸진다는 것이다. 돈이 많아지는 것과 물건 값이 비싸지는 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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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는 교환이며, 가격은 교환 가치에 따라 이루어진다. 희소하면 비싸지고, 흔하면 싸진다. 짝짓기를 생각하면 쉽다. 예컨대 위 왼쪽 그림에서 상품과 돈은 1:1로 짝지어졌다. 하지만 오른쪽에서 돈이 두 배로 늘어남에 따라 상품과 돈은 1:2로 짝지어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돈 하나로 상품 하나를 살 수 있었지만, 이제 돈 두 개가 있어야 상품 하나를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돈을 기준으로 보면 상품의 가격 상승이지만, 돈 또한 하나의 상품으로 보면 이는 돈의 가치 하락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돈이 많아지고 흔해져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물건이 비싸지는 것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골드를 수급할 수 있는 방법, 즉 돈이 많아지는 경로가 여럿 존재한다. 사냥을 통해 직접 골드를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잡템에서부터 에픽 아이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아이템을 상점에 팔아 골드로 환산할 수도 있다. 퀘스트 완료 보상, 무작위 던전 및 전장 보상 등으로 게임 내 골드는 꾸준히 증가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골드를 소모시켜야 한다. 경매장 수수료, 장비 수리비, 주둔지 건물 업그레이드에 들어가는 골드, 빠른 날탈 타는 법을 배우기 위해 소모되는 골드 등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블리자드에서 마련한 골드 소모 장치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런 식의 골드 소모 콘텐츠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오리지널 시절 지상 100% 탈것에 천 골드가 소모되고(천골마), 처음 이중 특성이 등장했을 때 이를 배우는 데 천 골드나 들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대표적 골드 소모 장치, 나는 탈것 학습 비용


ⅱ. 인플레이션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경제에 미치는 해악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나쁘기에 블리자드는 이런 장치들을 마련하면서까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할까? 인플레이션의 직접적인 영향은 물론 화폐 가치 하락 및 물가 상승이다. 골팟이 출현한지 오래되지 않았던 불타는 성전 시절, 필자의 기억에 골팟 경매 단위는 50~100골드였다. 최종 보스가 드랍하는 무기나 장신구 정도가 만 골드를 넘을 수 있을까 말까였다. 지금 경매가는 그 시절보다 열 배 넘게 올랐다. 반면 퀘스트 및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골드량은 비교적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골드 수급량은 비슷한데 어떻게 아이템 가격이 이렇게 오를 수 있었을까? 블리자드의 골드 소모 정책 실패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골드 작업장 또한 그 일익을 담당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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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성전 5인 퀘스트 보상 골드(위, 출처)와 드레노어의 전쟁 군주 5인 던전 퀘스트 보상 골드(아래)
차이는 크지 않다

골팟 아이템 물가 상승은 PVE 콘텐츠의 진입장벽을 높임으로써 게임에 새로 유입되는 플레이어에게 난관으로 작용한다. 경매장에 대한 사전 지식 - 즉, 채집 기술 및 형상 변환 착귀템 판매 - 없이 맨땅에서 시작한 플레이어가 만렙을 달성할 때까지 모을 수 있는 골드가 얼마나 될까? 필자는 많아야 1~2만 골드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확장팩 초기 주사위팟이 어느 정도 있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다음 단계 공격대가 열리고 이전 단계 공격대 주사위팟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면 골드 없이 하이엔드 PVE 콘텐츠를 즐기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결국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신규 유입 플레이어 없이 골드를 가진 올드 유저들만의 리그가 되기 쉽다. 기존 플레이어 일부는 현실상의 여러 가지 이유로 아제로스를 떠나게 마련인데, 신규 유입마저 줄어들면 결국 모든 서버의 촌섭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게임의 재미 및 수명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줌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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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팟은 찾기 어렵고, 현질 없이 정상적으로 플레이한 게이머에겐 35만도 어마어마한 골드다 (출처)

인플레이션이 화폐 가치의 하락을 뜻한다는 것은 앞서 여러 번 이야기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의 또다른 해악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불타는 성전 시절 5천 골드를 들고 카라잔에 가면 거의 대부분의 부위를 보라색 아이템으로 갈아입고 나올 수 있었다. 지금의 5천 골드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다. 플레이어가 아무 일 하지 않아도, 작업장에서 골드를 계속 찍어내게 되면 플레이어가 가진 골드의 가치는 뚝 떨어진다. 비정상적으로 만들어내는 화폐의 가치는 사실상 기존 화폐에서 훔쳐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이런 화폐 가치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기존에 골드를 많이 들고 있던 사람일수록 더 크게 입는다.

ⅲ. 소결

골드 작업장은 골드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계속 만들어냄으로써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경제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모두에게 피해를 입힌다. 이는 현실에서의 화폐 위조와 다를 바 없는 악질 행위이다. 최선의 방안은 모든 골드 작업장을 폐쇄시키는 것이겠으나, 현실적인 여러 제약으로 인해 불가능하다면 시스템적인 처방을 꾀해야할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만들어낸 골팟이라는 제도를 비판하거나 현금으로 게임 내 화폐를 구매하는 소위 현질 행위를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필자는 골드의 계정 귀속을 제안한다. 이 극약 처방은 이미 블리자드의 게임 디아블로 3에 행해진 바 있으며 현금 거래의 원천 봉쇄라는 측면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다. 골드의 거래 기능을 제거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현재 별 희소성이 없는 골드라는 자원은 다른 유용한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굳이 에펙시스 수정이나 정의 점수와 같은 화폐를 따로 만들 필요 없이 골드로 통합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기존의 대량 골드 보유자와 신규 플레이어 간의 격차를 늘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경매장 및 플레이어 간 거래도 사라지게 되므로 각종 자원을 손쉽게 자급할 방법도 마련해야할 것이다.

디아블로 3 영혼을 거두는 자 계정 귀속 조치에 대한 호평 (출처)




Ⅲ. 재료를 만들어내는 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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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답보하며 광물을 캐는 작업장 캐릭터 (출처)

골드를 벌어들이는 작업장에 대한 시선과 달리 약초, 광석, 옷감 등을 채집하는 작업장에 대한 인식은 나쁘지만은 않다. 플레이어들의 지루한 노가다를 줄여주고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것이 재료 채집 작업장 옹호자들의 주장이다.

ⅰ. 재료 채집 콘텐츠의 사장

덕분에 요즘은 일부러 약초 및 광석을 캐러 다니고 옷감 노가다를 하는 플레이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오리지널 때만 해도 골드를 벌기 위해 약초, 광석, 옷감 노가다를 하는 플레이어가 꽤 많았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천골마 살 돈을 벌겠답시고 일주일 내내 악령숲에서 지옥 옷감 노가다를 한 사람도 있다. 당시 웬만한 캐릭터들은 생산 기술에 어울리는 채집 기술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게 정석이었다. 예컨대 연금술 캐릭터는 꼭 약초 채집을, 대장기술 캐릭터는 꼭 채광을 배웠었다. 하지만 요즘은 경매장을 통해 재료를 수급하고 생산 기술만 두 개 배우는 경우가 대다수다.

물론 약초 채집에서 재미를 느끼는 와우저도 계십니다

재료 채집도 엄연한 콘텐츠 중 하나였는데 어째서 이렇게 사장되었을까? 각종 생산 기술에 비해 얻는 메리트가 적었던 것도 있지만, 채집으로 얻는 이득이 재료 채집 작업장들로 인해 현저히 줄어버린 것이 크다. 옹호자들의 주장처럼 채집에 지루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채집 재료가 비싼 것은 그 지루한 측면까지 포함시킨 노동의 댓가로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작업장들이 자원을 싹쓸이하여 훨씬 낮은 가격에 경매장에 올리기 때문에 채집 플레이어들은 노력한 만큼의 댓가를 받지 못한다고 여기고 채집을 포기하게 된다.


플레이어들이 눈에 불을 켜고 캐려 들던 오리지널 시절의 꿈풀과
판다리아 당시 녹차 잎의 가격은 별로 다르지 않다 (
출처)

ⅱ. 신규 유입 플레이어의 골드 수입원 파괴

작업장이 없더라면 지루함을 참으며 약초와 광석을 캐서 지금보다 비싼 값에 경매장에 올릴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 대다수는 골드가 없는 신규 유입 플레이어였을 것이다. 신규 유저들에게 골드 마련을 목적으로 채집 기술을 추천하는 경우는 꽤 많았다. 채집 기술은 부자에게서 빈자에게로 골드를 유통시키는 촉매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 역할을 재료 채집 작업장들이 빼앗아갔고, 싸게 올린 재료를 팔아 모은 골드는 현금 거래 사이트를 통해 현질 유저에게로 되돌아갔다. 골드 빈부 격차의 해소 기제가 재료 채집 작업장으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만약 채집 콘텐츠가 제대로 활성화되었다면, 채집 기술은 골팟의 골드라는 진입 장벽을 해소할 열쇠가 될 수도 있었다. 재료 채집 작업장 없이 골드 작업장만 있었다면 아이템 물가가 오르는 것처럼 채집 재료의 물가도 올랐을 것이고, 신규 플레이어들은 채집 재료를 비싸게 판 골드로 골팟에서 아이템을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사진에서 보듯 골드 작업장과 재료 채집 작업장이 동시에 돌아가는 탓에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작 재료의 가격은 그다지 오르지 않았다. 골드가 많은 기존 유저의 경우 싼 가격에 전문 기술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겠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경제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었다.

ⅲ. 소결

재료 채집 작업장으로 인해 일부 플레이어는 이득을 보았을지 모르나,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게임 콘텐츠 일부를 사장시키고 경제 순환 구조를 황폐화시킨 주범 중 하나이다. 블리자드 측에서 이를 인식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확장팩에서 아예 채집 기술의 유무와 관계없이 주둔지에서 약초와 광석을 채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필수적이었던 전문기술의 위상을 격하시킴으로써 그 중요도를 상당히 낮추기도 했다. 다만 그 반작용으로 채집 기술인 약초 채집과 채광의 유용성이 너무 낮아진 감이 없지 않다.

만약 필자가 앞서 제안한 골드의 계정 귀속화가 이루어진다면, 그에 맞추어 제작 재료들 또한 전부 계정 귀속화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제작 기술은 자급자족할 수밖에 없게 되며, 이것이 또 다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 기술의 위상은 지금보다 더 낮아져야 할 것이다. 보석 홈의 개수를 줄이고 일부 문양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등 블리자드는 이미 전문기술의 필요성을 줄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애완동물 대전이나 고고학처럼 부차적인 콘텐츠로만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



Ⅳ. 결론 : 게임 외적 요소 차단의 필요성

어떤 경제에 대한 평가는 그 경제가 얼마나 많은 재화를 창출하느냐뿐만 아니라 얼마나 공정하게 재화를 분배하는가에 의해서도 이루어진다. 돈을 써서 국방의 의무를 피하고, 빽을 써서 낙하산 인사로 들어가며, 부모 잘 만난 것을 우월성의 징표로 삼는 일에 대해 우리는 분개한다. 이는 게임 내에서도 마찬가지여야 하지 않을까? 게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현금의 투입, 소위 '현질'을 통해 최상위권 아이템을 맞추는 것은 이런 행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며, 실제로도 불법이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대리를 통해 랭크 계급을 올린 플레이어들이 욕을 먹는 것과 달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일부 유저들은 현질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한다.

게임에 현실의 요소가 개입하는 순간 게임은 게임이 아니라 현실의 연장선이 된다. 혹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돈도 안 되는 게임이라며 욕하지만, 돈 되는 게임들이 어떤 현상을 겪고 있는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금화하기 쉬운 아이템을 독점하기 위해 사냥터를 통제하거나, 현질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콘텐츠를 즐길 수 없을 정도이거나, 게임에 필수적인 요소를 게임사에서 랜덤박스 혹은 캐쉬로 판매하는 일은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이는 신규 플레이어의 유입을 차단하고 게임의 수명을 심하게 갉아먹는 짓이다. 10년째 계속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흥행에는 이런 게임 외적 요소의 차단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골팟과 작업장의 연결 고리는 긴밀하며, 골팟이 사라지지 않는 한 작업장 또한 남아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골팟을 없애자거나 현금 거래를 이용하지 말자는 의식 운동에 기대기에는 너무 순진한 감이 있다. 필자가 주장한 골드의 계정 귀속화가 지나치게 급진적인 것은 사실이나,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시스템적 처방이 있어야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작업장을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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