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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겜에서 격변, 카게, 김고일씨 만난 썰 -2편

gayfish
댓글: 49 개
조회: 7923
추천: 102
2019-05-27 14:57:50




2. 페가식스 (김고일씨)



페가는 기억도 잘 안나겠지만, 얄궂게도 본인은 페가와 같은 공대를 뛴 적이 있다.
다니던 공대는 막보스를 잡고 약 한달차에 접어드는 평범한 주말파티였다.


파밍공대가 으레 그렇듯 주마다 한, 두 명씩 결원이 생기고
그 자리를 외부인원이나 손님을 채워 가는데, 그 공석에 김고일씨가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 인상은 “말로만 듣던 페가네?” 딱 그 정도 느낌이였다.


그는 이름값을 하듯 공대에 오자마자 비범한 행동을 벌였다.
그 행동이란 골드를 묻을테니 1넴 로그 주작을 도와 달라는 것으로
보스앞에서 공장님이 먼저 말을 꺼낸걸 보니, 이미 들어올 때부터 공장과 쇼부를 친 듯 했다. 


주작이라고 해봤자 별 건 없었다. 그 때 페가는 딜전으로 참여했었고,
막페때 딜러들이 딜을 끊고 보스가 죽을 때까지 페가가 마격을 꼽는식의 주작이였다.
페가가 그때 100을 찍었던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압도적인 자신의 DPS를 공창에 자랑하며 굉장히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던것 같다.


그 후로도 페가의 주작은 계속 되었다.
개인적으로 딱히 거부감이 없었던 이유는, 페가가 오기 전에도 
공대에선 주마다 주사위를 굴려 몇 명씩 로그를 몰아주는 등
일찍부터 공대차원에서 주작을 장려(?) 했었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주작 우선권을 페가가 골드로 샀기 때문이었다.


페가는 주작이 가능한 네임드마다 몇십만씩 골드를 묻었기에
딱히 공대원들의 반발도 없었고, 파밍 일정인만큼 진도 스트레스 없이
다들 하하호호 웃으며 가족같은 분위기로 진행됐던것 같다.


그 와중 페가가 보인 친화력은 인상깊었다.
딱히 공대 사람들이 모난건 아니지만, 그래도 모르는 공대에 들어가면
이미 좆목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외부인원에게 쏠리는 게 일반적이라 
보통 누구라도 눈치를 보게 되는 법이다.


하지만 페가는 일정 내내 공대창으로 말을 쏟아내며
마치 몇 달을 같이 게임한 기존 인원처럼 공대에 녹아들었다.
그렇게 한 주 대타인줄 알았던 페가는 다음 주
그 이후에도 공대에 참여했던걸로 기억한다. (기간으로 따지면 한 달?)


볼 때마다 페가의 모습은 한결 같았는데... 
공대창이나 파티창에 개인적인 사담도 얘기하고,
네임드마다 딜딸치고, 토큰을 로또로 꼬박꼬박 구입하여 판돈 올려주고.. 뭐 그랬다.


공장님은 일정 외 쌀먹팟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 분이였는데
2주차 부턴가 페가가 총대를 매고 쌀먹을 진행했었기에 공대원들도 꽤나 좋아했었던것 같다.
매주 지루하게 진행되던 파밍공대에 페가가 들어오고부터 분위기가 소폭 up되면서,
그렇게 공대일정을 접기 전 한 달 동안은 나름 심심하지 않게 게임을 했던걸로 기억한다.


뭐.. 여기까지가 게임에서 만난 일화고,
개인적으로 본인은 페가에게서 '오정학' 이란 사람이 겹쳐 보였다.


오정학씨가 누구냐? 하면.. 
내가 상경이 꺾일때 즘 중대에 2소대장으로 들어온 소대장의 이름이다.
그는 ROTC를 거쳐 지옥의 땅 양주 깡촌에 부임된 신임 소위로,
텐션높은 부임사와 함께 오자마자 군생활에 대한 열의를 온몸으로 내비친 사람이였다.


그 역시 비범한 첫인상을 보였는데....
부임 이후 당직을 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중대원들을 재운 뒤, 연등시간에 자기 소대원을 쪽방 창고로 불러 치킨과 피자를 먹인 일이였다.


글을 보고 있는 군필자라면 이 상황이 조금 싸하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오정학 소위야 맡은 소대원들과 친목을 다질겸 그런짓을 했겠다만, 
나머지 중대원들이 내무실에 흘러 들어오는 기름냄새를 맡고 손가락을 빨거란 생각까진 못한듯 했다.
거기에 '우리 소대장은 뭐해?' 같은 애꿎은 원망을 듣게 될 다른 소대장의 입장까지도 말이다.


예상대로 다음날 선임 소대장들에게 오정학 소위는 엄청난 쿠사리를 들었고,
(병사간의 갈굼이야 많이 봤지만, 위관급 장교들이 후임 갈구는 건 그 때 처음봤다.)
그 광경을 행정실에서 라이브로 지켜보던 나는
'에혀~ 앞 날 참 고달프겠구나~' 란 생각이 어렴풋 들었다. 그리고 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자기 대원들을 위해 뭔가 독특한 이벤트를 만들어 주도적으로 하는걸 좋아했다.
소대원들이 전역할 때 롤링페이퍼를 만들어 주길 제안하기도 하고,
생일에 이상한 고깔모자를 사 와 씌워주는... 그런 자질구레한 일들이였다.


뭐.. 그냥 있으면 있는데로, 하던건 하는데로 하는게 제일 좋은거라고,
변화를 싫어하던 군대에서 이런 오정학 소위의 행동들은 남들보다 좀 많이 '튀었고'
대부분은 있든 없든 상관없는.. 쓸데 없는 것들이 많았다.


가장 비판을 많이 듣는것은 역시 무분별한 치킨회식. PX 회식이였다.
그렇게 욕을 쳐먹은 이후로도 그는 당직때마다 꾸준히 소대원 배에 기름칠을 했고,
병사와 간부 사이의 얘기를 듣기 싫어도 듣게되는 위치였던
중대행정병인 내 귀엔 하루를 거르지 않고 그의 악담이 들려왔다.


‘오정학 좀 나대지 않냐?’

‘아 걍 쫌 가만히 있지 또 오버하네~’

'또 지 소대만 챙기네'


다른 소대장 뿐만 아니라, 간부, 병사들에게 오정학 소위는 눈에 가싯거리로 보이는 듯 했다.
부대내 평판이 나빠지자 중대장 귀에 그게 들어갔는지 그는 일과중 자주 중대장실을 오갔다.


얼마 후 그가 부임하고 얼마 돼지 않아, 그는 다른 소대장에게 쉽게 말해 '따' 비슷한걸 당하고 있었고,
오정학 소위 본인도 이를 눈치챈 듯 홀로 있을 때 괴로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그간 병사들에겐 스트레스를 숨기며 애써 태연한 모습만 보였고,
중대에서 비아냥을 듣거나 털리는 모습을 가감없이 본 병사는 나밖에 없었기에
오소위는 그런 나를 말동무로 생각했었던것 같다. 


그는 부대내 평판이 나빠지면 나빠질수록,
반대로 소대원들을 더욱 더 과하게 챙겼고 이를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객관적으로 이를 평가하면 그가 소대원을 챙기고 그들에게 인정 받음으로서
중대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했던 것으로 보였다.


오정학 소위도 그렇고 김고일씨도 그렇고,
둘 다 외부에서의 갈등을 애써 외면하고 내면(내부)을 단단하게 다지려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렇게 내부를 단결시키며 정신적 위안을 얻을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 자체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될 순 없다고 본다. 


흠. 어째 페가 얘기가 아니라 오정학씨 얘기로 글을 채운 느낌인데,
다시 김고일씨 얘기로 돌아와서 내가 페가와 오정학 소위를 겹쳐 보게 된 이유는
둘에게 미묘한 공통점을 느껴서이다. 그 중 가장 흡사하다고 느낀점은
바로 물욕(치킨)으로 사람의 마음을 잡으려고 하는 점.
또 긍정적인 열의는 보이나, 그 면이 철저하게 팔 안쪽으로 굽는다는 점이 그렇다.


나 역시 짧은 시간이지만 그와 같이 공대를 뛰었고,
페가가 겜 자체에 보여주는 열정, 열의같은건 조금이나마 느꼈기에
같이 겜하며 레이드하기 괜찮은 사람이라는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인게임에서 긍정적으로 봤던 것과는 다른 페가의 다른면들.
그간 와우에서의 행적. 내로남불식 논리. 패드립. 쓸데없이 강력한 자존심. 고소협박 등
무얼봐도 실망스럽고 대응 역시 추하다는 생각 역시 들지만..


비슷한 성향의 인간이 나날이 곪아가면서 피폐해지는 모습을 
약 반년동안 라이브로 지켜봤던 내겐 
그가 와벤에 보이는 대응이나 글들을 보며
머랄까. 좀 꼬시다는 생각도 있지만 안타깝다는 생각이 같이 든달까?
흠... 좀 김새지만 여까지가 솔직한 내 감상이다.






쓰다보니 노잼됏네요~~  ㅈㅅ헤여~ ㅠㅠ
다음은 카게후미 편입니다~~
마지막편도 구독즐찾 부탁드려요 삐융피융

Lv75 gay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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