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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글] [수능후기] 참으로 많은 걸 배웠습니다

아이콘 군주자락서스
댓글: 25 개
조회: 373
추천: 13
2010-11-19 22:52:36

 

 

 

 

 

 

 

 

 

 

 

 

 

 

재수기간 동안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비록 정말 후회하지 않을 만큼 공부에 열중했던 것은 아닙니다.

 

 

제 성격상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곳에 정말 죽어라고 달려들 정도의 의지를 가지지도 못했고,

 

 

정말 죽어라고 해야겠다는 의무감에 시달리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서울대학교를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큰집의 장남이기에

 

 

평소에는 애써 태연한 듯이 살지만

 

 

제가 느끼는 부담감은 제가 느꼈던 것보다도 훨씬 거대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재수라는 길을 선택했기에

 

주변의 시선이 그렇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없었습니다

 

 

 

 

작년 6월 모의고사가 1112223이 나왔었고

 

 

작년 9월 모의고사가 1122112가 나왔었습니다.

 

 

 

사실 저는 영어가 구멍입니다.

 

영어에 대해 남모를 컴플렉스도 갖고 있는데

 

 

작년 69월 모의고사가 이상하게 대박으로 나와줬기에

 

주변에서도 거의 중앙대쯤은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능시험장에서 작년에

 

21443334를 가져왔고

 

 

부모님의 뜻으로 대충 상향 넣었다가 재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충 맞춰 갈 생각이었는데 재수를 하게 되니

 

 

정말 공부고 뭐고 하기 싫어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재수기간에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시까지 학원이었지만

 

 

외출 후 pc방

 

조퇴 후 pc방

 

 

정말 많이 다녔습니다.

 

 

 

이번 6월 9월 언어모의고사가 100점이 나오면서

 

 

 

언어쪽에 대해 약간 자신감을 과하게 가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영어도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나름 제 마음속에서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이런 것 저런 것이 작용해서

 

수능 전날에 정말 엄청나게 긴장했습니다.

 

 

정말 최악의 결과만 머릿속에 그려졌고,

 

변명의 구실을 찾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재수생이 밸게라니!)

 

 

 

 

 

이번 수능의 현재 컷으로 봐서

 

제 예상 등급 컷은

 

 

213112입니다.

 

영어는 3등급을 목표로 잡았기에 선전했다고 생각하고

 

 

언어는 망쳤습니다.

 

하지만 불안했던 수학이 1등급 안정권으로 나와줬고,

 

 

인서울은 무난하게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과에서

 

스카이서성한중경외시가 아니면

 

사실상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에

 

 

하위권 대학에 진학해서 학점관리해서 유학하는 방향으로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재수하면서 배운 것은

 

 

언수외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대해 중요한 것들에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비록 성적은 기대했던 목표치 - 113222에 약간 부족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배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언수외탐같은 교과서적 지식이 아닌

 

 

부모님의 사랑, 그리고 노력이 가지는 가치 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은 수능이 끝나면 2교시 후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시간에 가져온 도시락을 열었습니다.

 

어머님의 응원 쪽지가 들어있었고,

 

정말 정성과 사랑과 응원이 담겨있는 것이 느껴지는 도시락이 보이더군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하지도 않았고,

 

늘 기대했던 길과는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가는 자식에게

 

 

이렇게까지 뒷바라지를 하셨다는 게 힘드셨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동안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재수하면서 제일 힘든 것은 저였겠죠.

 

 

하지만 주변인들도 정말 힘들었을 거라는 걸, 시험장에서 깨달았습니다.

 

 

 

 

 

 

비록 성적은 원했던만큼 나와주지는 않았지만

 

미련과 아쉬움은 없습니다.

 

 

재수라는 길을 걷게 된 데에 후회는 없습니다.

 

 

 

저는 고3까지

 

앉아서 3시간 이상 공부해본 적이 없습니다.

 

 

늘 피씨방에 다니고

 

늘 게임을 하며

 

늘 놀러만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작년에 인서울 하위권에 그냥 하향지원으로 가버렸으면

 

 

이만한 인생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을까요?

 

 

 

비록 제 의사는 아니었지만 저는 재수라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또한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1년이 제게 깨우쳐준 가치가

 

앞으로의 제 인생에서 영원히 기억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수능시험 응원해준 밸런스 놀이터의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이곳에는 정말 다양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모두 인생의 선배로서

 

해주셨던 조언들, 경험담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선배분들의 참고서로서,

 

제 삶이라는 여정의 북극성같은, 방향성의 지표가 되어주시겠죠.

 

 

 

다시한번 여러분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 밸런스 놀이터

Lv76 군주자락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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