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페이커, 살아있는 전설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19개 |



'페이커' 이상혁 선수(이하 페이커)의 '리그 오브 레전드' 전설의 전당 헌액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지난 6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개최됐다. 앞서 라이엇 게임즈는 올해 신설한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자로 페이커를 선정했다.

페이커 전설의 전당 헌액식은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아시아태평양 e스포츠 총괄 개회사를 시작으로 존 니덤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사장, 이정훈 LCK 사무총장의 축사, 마티아스 바이틀(Mathias Vaitl)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 전용준 캐스터와 윤수빈 아나운서가 간단한 대화를 진행하고 'HOL(Hall of Legends) 저지' 사인식, 'HOL 트로피' 전달식이 이어졌다.



▲ (왼쪽부터) 오상헌 총괄, 존 니덤 사장(영상), 이정훈 사무총장,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

오상헌 총괄은 "페이커는 선수로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고, 인간으로서도 팬들이 추앙할 만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 왔다"며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최초의 전설의 전당의 초대 헌액자를 선정할 때, 독립적인 투표인단의 선택은 당연하게도 페이커였다"라고 축하했다.

존 니덤 사장은 "페이커라는 이름은 e스포츠의 대명사가 됐다"며 "페이커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를 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즈(롤드컵)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하며, 라이엇게임즈를 대표해 축하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훈 사무총장은 "2013년 데뷔한 이상혁 선수는 그해 월즈에서 우승하며 로열로더를 달성했고, 15~16시즌 연달아 월즈 우승, 16~17시즌 MSI 연속 우승을 이루며 전성기가 쭉 이어지는 듯했다"며 "하지만, 그 후에 세계 대회 우승까지 성과가 닿지 못했고 특히 2023년 손목 부상을 겪으며 선수 생활에 큰 위기를 겪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모두가 페이커의 시대를 의심할 때, 이상혁 선수는 대단한 서사를 만들어냈다"며 "2023년, 한국에서 열린 월즈에서 LCK 중 홀로 남은 T1이 가장 마지막에 웃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3년 막내였던 선수가 10년이 훌쩍 넘어 가장 나이 많은 선수가 되어 세계 정상에 오른 모습을 보며 스스로 울컥할 만큼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페이커는 꾸준히 기부를 하고, 최근 유니캐스터(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해 '페이커 패키지'로 화제를 모으며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큰 도움까지 줬다"며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이상혁 선수는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전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일무이, 전무후무라는 수식어를 사용해도 표현이 모자란 선수인 페이커의 전설의 전당 축하를 '모든 길은 페이커로 통한다'라는 말로 끝낸다"고 덧붙였다.



▲ 행사장 한쪽엔 페이커의 결정적 순간들이 작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이하 작품명: 설명)



▲ 고전파: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데뷔하는 모습을 게임 로딩 개념의 픽셀로 표현



▲ 미러 매치(mirror match): 페이커 명장면 중 하나인 '류또죽' 직후의 모습



▲ 이상혁: 빈틈이 없을 것만 같았던 페이커가 패배와 좌절 앞에서 눈물을 보였던 순간



▲ 골든 로드: 2023 월즈에서 징동의 골든 로드를 저지하겠다는 포부



▲ 원 팀(ONE TEAM): 다섯 명이 하나로 뭉친 T1



▲ 페이커: 악평을 쏟아내는 사람마저 침묵하게 하는

메르세데스 벤츠는 T1 공식 후원사다.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는 "지난해 페이커가 네 번째 월즈 우승컵을 직접 봐서 감명 깊었다"며 "벤츠는 초대 헌액자가 페이커라는 알게 된 순간부터 어떻게 보탬이 될까 고민했었고, 자동차 제조사로서 페이커와 같은 장인 정신을 담은 제품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벤츠는 마누팍투어(manufaktur, 개인 맞춤형 제작) '메르세데스- AMG SL 63 4MATIC+'를 페이커에게 증정했다. 이날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는 페이커 헌정 아트워크와 함께 자동차 키를 전했다. 그는 "페이커에게 이 차의 키를 직접 전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 벤츠로부터 헌정 아트와 자동차를 받았다



▲ HOL 저지에 사인한 페이커, 백넘버 1은 초대 헌액자를 뜻한다



▲ HOL 트로피의 푸른 조각은 그동안 페이커가 부순 넥서스 파편을 상징한다



▲ 페이커를 축하하는 T1 선수들(왼쪽부터 케리아, 구마유시, 오너, 제우스)


페이커, 전설의 전당 Q&A
헌액식 행사 중 전용준 캐스터, 윤수빈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아 가벼운 대화를 진행했다. 이후 행사가 끝난 뒤에 기자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 (왼쪽부터) 전용준 캐스터, 페이커, 윤수빈 아나운서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자에 오른 소감이 궁금하다.

= 날짜(6월 6일, 현충일)도 그렇고, 공간도 뜻깊어 더 의미 있는 거 같다. (공개된 축하 영상에서) 많은 분이 축하 메시지를 남겨주셨을 줄 몰랐는데, 굉장히 감동적이고 감사하다.


페이커만을 위한 아이템, 자동차, 아트워크, 헌정 스킨까지 나왔다.

= 이렇게 많은 것들이 준비됐을 줄 몰랐다. 계속 볼 때마다 뭔가 새롭게 나오더라. 놀랍고, 감사하다.


벤츠를 받았다. 누구를 태울 것인가?

= 태우고 돌아다닌 경험이 많지 않다. 팀원들을 태우고 싶다.


2인승이던데.

= 이번 섬머 시즌에서 캐리해준 선수를 태워드리겠다.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어떤 기록이 가장 소중한지?

= 이전 인터뷰에서 종종 말했지만, 기록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기록에 연연하기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월즈에서 많은 분이 축하해주고 좋아해 준 기억이 있어서 (작년 월즈) 우승이 가장 뜻깊다.


혹시 본인의 첫킬 영상을 돌려본 적이 있나?

= 직접 본 적은 없으나, 주위에서 보여준 적은 있다.


혹시 그때 챔피언을 기억하는지?

= 니달리를 픽했고, 앰비션 선수가 카직스였다.


앰비션이 페이커의 첫킬임을 자랑스러워하더라. 한 말씀 전한다면?

= 본인이 죽은 장면을 말하기 쉽지 않을 텐데, 그것도 대단하다 생각한다.




'페이커 어록'도 많다. 가장 마음에 드는 어록이 있다면?

= 지난해 멘트들은 다 좋았던 거 같다. 특히 월즈 때 멘트들. (모든 길은 결국 저를 통합니다, 내가 넘겨줄게, 네 번째 우승은 우리 팀을 위한 것) 네 번째 우승 멘트를 많이 좋아해주셔서 나도 좋다.


옛날 '브로콜리혁'이 앞구르기를 했던 게 기억난다. 왜 굴렀나?

= 요즘 그런 퍼포먼스가 많이 없긴 하지만... 그때는 어떻게 했나 싶다.


또 구를 계획이 있는지?

= 즉석으로 하는 편이라, 지금은 잘 모르겠다.


페이커 하면 냉철하고 명상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페이커도 감정의 동요가 있나?

= F 성향(MBTI에서 감정형)이 좀 있는데,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들을 많이 해보고 있다. 멘탈 관리를 하려고 노력한다.


멘탈 관리의 노하우가 궁금하다.

= 명상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많이 배워야 한다고 여긴다. 최근에는 관련 논문도 많으니 찾아보고, 명상을 공부하고 있다.


슈퍼스타의 삶을 살고 있다. 슈퍼스타의 삶은 어떤가?

= 해가 갈수록 e스포츠 시장이 커지다 보니까, 관심도 많이 받는 거 같다. 길에서도 많이 알아봐 주신다. 알아봐 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이렇게 저를 축하해주기 위해 많은 분이 온 것도 감사하다. 때론 불편하지만, (유명세에 따라) 당연히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감사한 마음이 크다.


혹시 혼밥(혼자 밥먹기)도 하나?

= 훠궈집 혼밥을 한다. 지난해 훠궈집에 가고 싶었는데, 같이 먹을 사람이 없었고, 혼자 먹는 것도 재밌을 거 같았다.




이번 헌정 스킨을 어떻게 봤나?

= 스킬 모션도 좋고, 특히 아리 유저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 개인적으로 제작 과정에 어느 정도 참여해 뿌듯하다.


아리 귀환 때 '쉿'이 나오더라.

= 요즘 팬분들이 '따봉'보다 '쉿'을 더 좋아해 주시는 거 같아 의견을 냈다.


미드 근본챔은 오리아나라고 했었는데, 페이커가 가장 사랑하는 챔은 무엇인지?

= 아지르를 많이 해서 애정이 간다. 사실, 그렇게 애정하진 않지만... 너무 많이 해서 아지르다. 근본은 오리아나, 최애는 아지르다.


지치지 않고 큰 업적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 예전에는 돈이었다. 18살에 데뷔할 때 월급을 200만 원씩 주시더라. 그게 좋았다. 요즘에는 그런 것보다... 팬의 사랑을 받는 일이 흔치 않다. 이 부분이 오랫동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요즘에는 팬분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게 동기부여가 된다.




팬들을 볼 때마다 어떤 생각인지?

= 뿌듯하고 흐뭇하다.


기억나는 팬의 선물이 있나?

= 우리 집이 팬의 선물로 꽉 차 있다. 집을 조금 크게 갖춘 것도 팬들의 선물을 보관하기 위해서다. 종종 정성이 엄청 느껴지는 큰 선물이 있다. 그것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집을 크게 마련했다.


아, 집이 큰 이유가 선물을 보관하기 위해서였나?

= 맞다.


페이커의 할머니는 전 세계에서 롤을 가장 잘 아는 할머니로 유명하다. 요즘도 훈수를 두시나?

= 요즘에는 훈수를 주시지 않는다. 몇 번 메신저로 '운수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정도만 보내신다. 꽃 사진도.


지난 10년을 스스로 평가해 본다면?

=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미숙하고... 생각하는 것도 지금이랑 많이 달랐다. 많이 성장한 거 같고, 스스로 만족스럽다.


페이커의 앞으로 10년을 어떨까?

= 계속해서 시련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이겨내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 생활이 잘 되기만 할 수는 없다. 앞으로 10년 동안 계속 길을 모색하고 발전하는 게 지난해부터의 목표였다. 그런 목표를 갖고 꾸준히 열심히 할 거 같다.




지난 10년간 여러 은사, 라이벌, 동료를 만났다. 기억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 내게 있어서 은사는 '꼬마' 김정균 감독이다. 데뷔할 때부터 꼬마 감독과 같이 활동했고,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았다. 덕분에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라이벌은 많았다. e스포츠 자체가 오래 안 되어서 라이벌이 자주 바뀐다. 한 명만 고르기는 어렵고, 최근에는 젠지와 주요 무대에서 많이 만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저랑 상대로 만나는 '쵸비' 정지훈 선수와 다른 많은 선수가 라이벌로 계신 거 같다.

인상 깊은 동료는 지금 팀원들이다. 다들 개성이 강하다. 가장 오래하고 있고, 정도 많이 들었다. 올해 많은 업적을 같이 이루고 싶다.



이전과 달리 전설의 전당 헌액자로서 섬머 시즌과 월즈를 맞이한다. 전 세계 유일무이한데, 이전과 마음가짐이 다를까?

= 헌액은 과거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자리다. 앞으로의 정규 시즌은 과거의 기록과는 전혀 상관없다. 매 시즌 새로운 길을 닦는 거로 생각한다. 이전 업적을 뒤로 한 채, 계속 앞으로 나아갈 거다. 앞으로의 경기에 집중하겠다.


벤츠와 오랜 기간 함께한다. 벤츠의 어떤 점이 페이커와 닮았다고 생각하는지?

= 계속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 게이머에게 중요한 순발력이나 반응속도가 닮았다고 생각한다.


과거로 돌아가, 페이커는 과거 아마추어 때 '고전파'로 유명했다. 당시 어떤 마음으로 프로에 데뷔했나?

= 당시에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리스크(위험)였다. 프로게이머로 데뷔하면 학업과 병행이 안 되어서 엄청 위험했다. 그때 프로게이머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누구나 해볼 수 있는 경험이 아니고, 실패하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거로 생각했다. 이것을 높은 가치로 두고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거 같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등 '리그 오브 레전드' 성장세가 높다. 'LoL' 성장에 본인이 어떤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어떤 기여를 할 생각인지?

= e스포츠의 성장은 예견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게임에 대한 관심도 전 세계 중 가장 높고, 그만큼 관심받는 스포츠는 반드시 성장할 거로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기여한 게 있다면, 프로로서 내가 할 몫을 하고, 좋은 팀과 환경에서 우승을 한 게 나의 기여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프로 선수로서 계속 열심히 하는 게 e스포츠판을 위한 최우선 활동이라 여긴다.


페이커의 목표가 과거 돈에서 명예로 바뀐 거 같다.

= 지금은 명예보다 팬을 위한 자아실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로게이머로서 가장 큰 명예는 당연히 우승이고, 그 가치가 많은 사람에게 어떻게 평가되는지가 중요하다. 나라는 선수가 어떻게 평가받는지가 명예라 여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평가했을 때 자신에게 얼마나 만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많은 청소년의 롤모델인데, 혹시 선한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 말과 행동을 좀 생각하고 하는지 궁금하다.

= 어렸을 때부터 신중한 성격이어서, 프로게이머나 공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항상 어떤 말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를 생각했다.

게임을 보는 층이 어리다. 어릴수록 매체 영향력을 많이 받기에,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 의식하기보다는 개인적인 가치관적으로 절제하고 바람직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거 같다.


섬머 시즌이나 월즈 외에 사우디 e스포츠컵을 앞두고 있다.

= 나도 사우디는 처음 가본다. 사우디라고 하면 돈이 많은 국가라는 인식이 많고, 이번 e스포츠 대회도 돈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거 같다. 나는 그것보단 e스포츠가 성장하고 있단 것이 보인다. 사우디에 가서 현지 분위기도 보고, 새로운 대회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다. 재밌을 거 같다.


축구나 야구 등 다른 스포츠 통틀어서 현역 선수가 명예의 전당, 또는 전설의 전당에 헌액되는 게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한다. 스스로 어떤 의미라 생각하는가?

= 다른 스포츠에 관심을 두기 어려워 명예의 전당, 전설의 전당 시스템을 잘 모른다. 다만, 은퇴 전 헌액되는 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봤지만... 아직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나마, 나를 많은 분이 인정해 주시고 좋게 바라봐주셔서 뜻깊은 헌사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T1과 처음부터 지금까지 같이하고 있다. 이제는 어떻게 보면 파트너다. 앞으로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 T1은 입단했을 때부터 굉장히 좋은 구단이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함께 하면서 더 돈독해졌다. 지금은 T1의 선수가 아닌, 일원이라 여긴다. 서로 좋은 관계로 많은 팬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그런 가치를 계속해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계속 T1과 함께하는 이유는?

= e스포츠판, 롤판이 굉장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산업적인 성장도 급격하게 일어났다. 나도 중간중간 팀 이적을 고민하는 순간도 많았다.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T1이 생각하는 가치가 맞았다. 롤판에서 LCK 수준이 가장 높기도 하고. 여러 가지 요소가 합쳐졌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리프트 라이벌즈 행사나 5세트 블라인드 픽 등, 사라진 아이템이나 방식 중에 되살렸으면 하는 게 있나?

= 어떤 시스템에 대해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다만 최근 LPL에서 이전 세트에 선택한 것을 픽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피어리스 밴픽)가 생기면서 다양한 변화가 시도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보는 분들 입장에서 엄청 재미있는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시청자가 재밌어야 한다고 본다. 시청자가 재밌어하는 시스템 도입은 좋다고 생각한다.


본인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다음 전설의 전당에 누구를 뽑을 것인가?

= 일단 커리어나 실력이 가장 우선시될 거로 생각한다. 다음은 누구일지 잘 모르겠다. 투표권이 있어도, 나도 내가 누구를 뽑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1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지난해 월즈 징동전 장면(내가 넘겨줄게)을 많은 팬이 좋아해 주셔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되는 거 같다.


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동기부여라고 했는데, 바뀐 계기가 있나?

= 작년이었나... 스스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책을 읽고 가치관을 생각했다. 돈이나 명예는 한시적이라고 본다. 그것을 쫓다 보면, 더 큰 돈과 명예만 보게 되는 거 같다. 나는 많은 팬이 나를 통해 성장하는 걸 좋아한다. 배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부정적이고,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것과 거리가 멀다고들 많이 생각한다. 그런 와중에 내가 좋은 영향력을 어떻게 펼칠지 고민하고 생각했다. 앞으로 실천해 그런 가치관을 가지려고 한다.




'페이커 신전'에 가서 직접 팬과 만나고 인사할 계획이 있는지?

= 사실 비밀인데, 한번 가볼까 생각한다. 다만, '신전'이라는 단어가 개인적으로 많이 부담스럽다. 많은 분이 '대상혁 예배'를 한다고 하는데...


헌액에 팀원 반응이 궁금하다.

= 프로게이머들이 표현에 서툴다. 직접 표현하지 않아도, 아까 무대에서 선수들 얼굴이 굉장히 뿌듯해 보였다. 거기서 축하받았다고 생각한다.


혹시, 페이커를 목표로 하는 아마추어, 2군 선수들에게 조언한다면?

= 나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나처럼 될 수 있다는 말은 못 하겠다. 좋은 선수가 되려면 분석하고, 노력하고, 남들보다 게임 생각을 더 해야 한다. 어쨌든 경쟁이다. 본인만의 강점을 많이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힘든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하다.

= 프로 생활을 하면서 굴곡이 굉장히 많았다. 이겨내면서 성장했는데... 다른 분들도 어려움을 극복했던 나를 보며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편지를 많이 받는다. 나를 보며 힘든 역경을 이겨냈던 이야기들을 읽으면 뿌듯하다. 의미 있는 프로 생활을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팬분들에게 감사하고, 덕분에 열심히 활동할 힘을 얻는다.


'HOL 저지'에 사인할 때 순간 어떤 감정이었나?

=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유니폼이라 뜻깊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어떤 물건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와닿은 거 같다. 많은 분에게 축하받을 수 있는 게 가장 뜻깊은 유니폼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페이커에게 '리그 오브 레전드'란?

= 개인적으로 'LoL'로 성장했고, 주변 분들도 나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하더라. 그게 가장 의미 있는 거 같다. 주변 분들에게 영감을 드리는 것. 10년 넘게 했다. 다른 분들은 길다고도 하지만, 나는 짧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더 기니까. 그 순간 의미 있는 경험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삶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LoL'이라 생각해서, 감사하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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