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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버워치 단편]그녀가 기억하지 못할줄 알았다.

kundi
댓글: 5 개
조회: 4496
추천: 6
2017-12-13 10:52:19






몇해전 그 해 겨울은 굉장히 추웠고, 동생 녀석이 갑자기 쓰러졌다. 집에만 틀어박혀 만화나 보는 형편 없는 녀석이었지만 혈육이라고는 그녀석 뿐이었기에 겨우내 녀석을 돌볼수 밖에 없었다. 동생은 종합병원에 입원 했고, 난 빠찡코를 마치면 항상 병원에 들렸다.

처음에는 그 층의 복도에서 스치듯 지나쳤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눈에 확 띄는 사람 이었다. 나는 간절히 그녀가 동생 녀석의 담당 의사가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내 바람이 이루어진 것인지 마침내 그녀가 병실에 찾아 왔다. 그녀가 병실에 들리면 형광등의 밝기가 밝아 지는 느낌이었고, 모든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이런 저런 설명을 하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동생 녀석이 잠이 들려고 하면 후두부쪽 마개를 뽑아 오일이 흘러 내리게 했다. 입이 조금 큰 편 이었는데, 말을 할때 마치 뽀뽀를 날리는 것처럼 움직이는 입모양이 참 매력 있었다. 

분명 반한것 같은데, 말을 걸 기회가 없었다. 복도에서는 언제나 다른 의사들과 함께 북적였고, 병실에 들릴 때는 다른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있어서 기회가 없었다. 동생 녀석이 많이 회복 해서 퇴원 할때가 다가오니까 더 아쉬워 졌다. 

열심히 기회를 찾았었다. 운이 좋은날인지 그날은 빠찡코에서 이만엔 이나 딸수 있었다. 꽃과 향수를 사고 병원에 들려서 그 의사의 동태를 확인 했다. 동생 녀석은 내가 그렇게까지 병원에 열심히 찾아 올줄 몰랐다며 좋아 했다. 사실 처음에는 동생 녀석과 친하다는 '송하나' 라는 아이돌이나 구경할 심산 으로 들린 것 이었는데, 퇴원하는 그날까지도 그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서두르기로 했다. 어차피 까여도 이제 볼일도 없을 사람이니, 조금 과감하게 시도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 했다.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하는 타이밍을 노리기로 했다. 혹시라도 다른 의사나 간호사들이 지나다 발견되면 창피하겠지만, 이제 볼일도 없으리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시도하기로 했다. 

"곤니찌 아니 아,안녕하세요?"

"네?아! 겐지 환자 보호자님! 안녕하세요."

사실 인사는 이미 동생 병실에서 했으니까 다시 안녕하냐고 물은건 참 어색 했다. 그덕에 잠시 정적이 흘렀고, 그녀는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나를 응시 했다. 그 얼굴이 너무 예뻐서 말문이 막혔다.

"스고이...아름다우시네요."

"네?"

너무 한심했다. 갑자기 멀리서 수근대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멍청한 행동은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닫게 하며 입을 벌리게 한다. 그리고 그 입에서는 다시 멍청한 소리가 나온다. 아득해지는 정신속에서 아둥바둥 다음 할말을 내뱉으려고 하는데, 그녀가 먼저 그 고운 입술을 움직인다.

"저 남자친구 있는데..."

"네."

창피해서 퇴원 수속도 받지 않고, 집으로 가버렸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까 그렇게 끝날 줄로만 알았다. 머지않아 동생 녀석에게 연락이 와서 결국 다시 병원에 들려야 했다. 데스크에서 퇴원 수속을 받으려 할때 간호사들이 날 보며 웃음을 참고 있었다. 멀리서 걸어 오던 의사 선생님은 날 발견하고는 황급히 걸음을 돌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세월이 지나 동생 녀석은 히키코모리에서 탈출하더니 오버워치 요원이 되었다. 요원이 된 녀석은 임무중에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잦았는데, 아무리 큰 부상을 입을때도 말끔히 치료 되서는 돌아 왔다. 얼마나 명의이길래?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 나는 오버워치 본부를 찾았다.

동생이 치료 받고 있는 의료 센터로 향하던 도중에 예전에 그 의사선생님을 발견했다.

나만의 기억일 것이라고 생각 했다. 굉장한 미모였으니,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대쉬 했을지를 생각 하면, 당연히 나는 기억하지 못할것이라 생각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 얼굴을 빤히 보더니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는 황급히 발걸음을 돌렸으면서 지금은 비웃듯 나를 보고 웃는다.

다른 간호사들은 의아해 하는데, 유독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한 간호사가 같이 웃는다. 그때 같이 있었던 사람인가 보다. 망할. 기억하는 사람이 하나 또 있다.

"더 예뻐지셨네요."

"어머. 정말요?"

"그냥 하는 소리에요. 제 나이쯤 되면 인사대신 그냥 나오는 말이에요. 근데 성함이 앙겔라 치글러 맞으신가요? 원래 알고 있었던것은 아니고, 방금 명찰을 확인 했거든요. 실례가 안된다면 제 이름을 알려 드려도 될까요? 제 이름은 시마다 한.."


또각 또각. 멀어져 가는 구두 굽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진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동생의 병실에는 더 이상 들리지 못했다. 겐지야 고멘. 내가 너무 바빠서 들리지 못했다는 말은 거짓말이었어.

그녀가 기억하지 못할줄 알았었다.





이미지 출처 baimonar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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