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2월에 야심차게 선보인 '최초의 공간 컴퓨터'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의 생산량을 크게 줄였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미국 IT 전문 미디어 더 버지(The Verge)는 24일, 애플이 비전 프로의 수요 감소로 인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출하량 예측을 큰 폭으로 줄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로 알려진 쿼 밍치(Ming-Chi Kuo)는 "비전 프로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 출시되기도 전에 주문을 줄였다"라며, "애플이 70만에서 80만 대로 예상했던 기존 수요 예측치는 현재 40만에서 45만 대까지 절반가량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비전 프로 헤드셋의 수요가 회사의 초기 예상 수치에 크기 미치지 못한 셈이다. 아직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의 출시 계획도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로선 출시 전개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월 2일에 출시된 애플 비전 프로는 가장 저렴한 선택지인 256GB 모델이 3,499달러, 한화로 약 480만 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애플이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공간 컴퓨터'란 어떤 모습인지, 새로운 기술을 먼저 접하고 싶어하는 전세계 얼리어답터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수요 감소에 직면하며 애플은 헤드셋 판매량 계획을 큰 폭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기술적 우수성은 어필했으나, 경쟁기에 비해 너무 비싼 가격 정책과 무거운 무게, 제한적인 호환성 등 여러 문제에 발목을 잡혀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애플이 비전 프로의 사례를 발판 삼아 고가형 하이엔드의 노선을 버리고, 다가오는 2025년에는 저가형 MR 헤드셋을 주요 타겟으로 삼게 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과연 애플이 보여줄 다음 세대의 '공간 컴퓨터'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계속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