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출시한 파판7 리메이크는 당시 많은 사용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이제는 고전으로 취급되는 파판7을 거의 완벽하게 리메이크했다는 점에서 한 번, 그리고 원작과는 다른 전개를 보여줌으로써 또 한 번 충격을 안겨준 것이다. 이로써 파판 리메이크 프로젝트의 스토리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오는 2024년 2월 29일 출시 예정인 '파판7 리버스'에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원작 팬들이 익히 알던 그 스토리로 전개될지 아니면 리메이크만의 변화를 보여줄지 '파판7 리버스'의 행보에 따라 삼부작의 마지막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시에 앞서 몇 차례 트레일러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무엇 하나 해결된 게 없을뿐더러 오히려 팬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 무엇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 과연 '파판7 리버스'는 어떤 이야기를 유저들에게 선보일 예정인 걸까. 무엇보다 원작에서는 이미 고인이 된 잭스가 '파판7 리버스'에 어떻게 등장할 수 있는 걸까.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고자 도쿄게임쇼 2023을 맞아 스퀘어에닉스 키타세 요시노리 PD, 노무라 테츠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Q, 파판7 리메이크와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그래픽 퀄리티가 더 발전한 것 같다. PS5에 맞춰서 엔진을 교체한 건가.
하마구치 : PS5의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에 힘입어 최적화나 그래픽 퀄리티가 더 좋아진 건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PS5의 강점 중 하나인 빠른 SSD 속도를 살리기 위해 기존의 엔진을 개량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엔진 버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자면,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개량한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5는 아니다.
Q, 전투 시스템의 경우 전작의 것을 최대한 가져와야 했던 만큼, 큰 변화를 주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파판7 리버스'에서 새롭게 추가된 전투 시스템이 있다면?
하마구치 : 인터그레이드 인터미션에서 선보인바 있는 연계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추가됐다. 물론, 다른 것도 있다. 전작에서는 캐릭터 성장과 관련해서 무기 성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여기에 더해 무기 성장을 스킬 트리 형태로 적용했는데 '파판7 리버스'에서는 캐릭터에 성장 트리를 옮김으로써 무기가 아닌 캐릭터 성장에 좀 더 집중하도록 개선했다. 물론, 여전히 무기도 성장한다. 전체적으로 무기와 캐릭터 성장 밸런스에 많을 공을 들였다고 할 수 있다.
Q, '파판7 리버스' 타이틀의 의미와 개발 콘셉트, 그리고 개발 방향성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키타세 : '파판7 리버스'는 삼부작으로 개발 중인 리메이크 프로젝트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미드가르를 탈출한 클라우드 일행이 더 방대한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걸 다루고 있다. 전작과 스토리가 이어지긴 하지만, 전작을 몰라도 즐길 수 있도록 다이제스트를 넣음으로써 전작을 즐기지 않은 유저들도 게임에 몰입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개발 방향성은 스토리와 게임 내적인 부분 크게 2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는데 스토리적으로는 전작에 이어서 세피로스를 쫓아서 방대로 세계로 나가면서 겪게 되는 운명적인 전개가 특징이다. 게임 내적으로는 전투 시스템에 연계가 추가됨으로써 전작과는 다른 배틀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방대한 필드를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점 역시 '파판7 리버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무라 : 리버스의 의미를 이 자리에서 설명해버리면 스포일러가 되는 만큼,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 간단히 말하자면 클라우드와 세피로스, 각각의 관점이나 목적이 투영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Q, 원작과는 스토리가 많이 달라졌는데 '파판7 리버스'에서는 또 얼마나 달라질지 궁금하다. 그리고 팬들이 우려하는 특정 캐릭터와 관련된 전개에도 변화가 생길까.
노무라 : 기본적으로 원작의 큰 줄기는 그대로 따라간다. 다만, 거기에 리메이크 프로젝트만의 새로운 수수께끼나 전개가 추가되는 식이다. 아마 이런 식으로 조금씩 바뀐 것도 있고 PS1로 출시된 원작과 비교했을 때 당시에는 하드웨어의 한계 등으로 자세히 표현하지 못한 부분을 이제는 표현할 수 있게 됐으니 그런 부분에서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특정 캐릭터와 관련된 전개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과 게임을 통해서 알게 되는 건 느낌이 전혀 다르지 않나. 그러니 자신의 눈으로 게임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Q, 레노의 성우 후지와라 케이지가 타계했는데 혹시 성우가 바뀌는 건지 궁금하다. 최근에 공개한 트레일러를 보니 레노가 안 등장하던데 이것과 관련이 있는 건가.
노무라 : 일단 '파판7 리버스'에는 기존 성우인 후지와라 케이지의 목소리가 그대로 들어간다. 암 투병 소식을 들었을 당시가 음성 수록을 개시하기 직전이었는데 대역을 새로 구하는 것도 힘들었고 암 투병 소식을 듣고 성우를 바꾼다는 것부터 개인적으로 기분이 안 좋아서 일단은 그대로 했다.
레노의 등장이 적은 건 사실이다. 트레일러를 보면 알겠지만, 턱스의 새로운 멤버로 이리나가 등장하는데 레노가 부상당해서 이리나가 그 빈자리를 메운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다만, 언제까지고 계속 부상당해 있을 수는 없지 않나. 차기작에서는 새로운 성우를 쓸 것 같다.
Q, 클라우드와 세피로스가 함께 싸우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세피로스의 액션은 어떤 식으로 구현했나.
하마구치 : 세피로스는 니블헤임 파트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조작할 수 있는데 초반이라는 것도 있어서 초심자도 하기 쉽도록 조작 난이도가 굉장히 쉽게 만들었다. 그리고 뭔가 세피로스가 초반이라지만, 세피로스가 고전한다는 게 뭔가 솔저 퍼스트 클래스이자 영웅인 세피로스와는 안 맞지 않나. 그래서 초반이지만, 마치 중반부 캐릭터처럼 처음부터 강하게 설정했다.
Q, 전작의 서브 퀘스트를 보면 단순히 플레이 타임을 늘리려고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맥을 끊는 느낌이 강했다. '파판7 리버스'에서는 이런 부분을 어떻게 개선했을지 궁금하다.
하마구치 : 기본적으로 원작에서 '파판7 리버스'에 해당하는 파트가 미니 게임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더 많이 준비했다. 스토리 전개 중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부터 서브 퀘스트 중 자연스럽게 미니 게임이 발생하는 등 굉장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기존 엔진을 개량한 엔진이라고 했는데 혹시 PS4 발매도 염두에 두고 그런 건가.
키타세 : 2가지 이유로 힘들지 않을까 싶다. 시장성 측면에서 PS4 매상과 PS5 매상을 비교했을 때 PS5가 PS4를 넘어선 상황이다. '파판7 리버스'를 PS5 전용으로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는 '파판7 리버스'가 PS5 전용이라는 점이다. PS5의 SSD 처리 성능이나 조작의 편리성 등을 고려해서 개발한 만큼, PS4에 대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Q, 인터그레이드 인터미션에 딥그라운드와 츠비에트 소속의 바이스와 네로가 등장해 소소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는데 '파판7 리버스'에도 등장하나.
노무라 : 인터미션과 이어지긴 하지만 '파판7 리버스'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지 않나. 아직 소개하지 않은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많은 만큼, 그들과의 만남을 기대해 주길 바란다.
Q,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더 늘었다. PS5로 출시되는 만큼, 전투에 참여하는 캐릭터 수를 늘려도 됐을 것 같다.
하마구치 : 전투에 참여하는 캐릭터 수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3명이다. 다만, 연출에 변화를 줌으로써 전투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동료들이 다 함께 움직인다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필드와 던전을 돌아다닐 때 다 같이 움직이고 전투 시에는 특정 조건하에서 캐릭터가 핀치에 몰렸다거나 하면 대기 중인 교체 멤버가 도와주는 식으로 서포트해 준다. 이외에도 배틀 멤버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도 같이 싸우는 듯한 연출을 통해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Q, 연계 시스템은 배틀 멤버에 포함된 캐릭터끼리만 가능한 건가.
하마구치 : 기본적으로는 배틀 멤버끼리만 연계가 발동한다. 다만,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대기 중인 멤버가 서포트해 줘서 연계를 발동하는 경우도 있다.
Q, 여담이지만, 파판16의 요시다 PD의 경우 해피 엔딩을 안 좋아한다고, 뭔가 재미없다고 한 바 있는데 '파판7 리버스' 개발팀은 어떤지 개인적인 생각을 듣고 싶다.
키타세 : 어디까지나 취향의 얘기지만, 해피 엔딩이냐 슬픈 결말이냐보다는 관계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이 캐릭터들과 함께해서 좋았다, 이런 식으로 여운이 남는 엔딩을 선호하는 편이다.
하마구치 : 개인적으로는 엔딩에서의 카타르시스를 중시하기 떄문에 스토리가 정리되고 해소되는 그런 엔딩이 좋다. 어떤 식으로든 해석될 수 있는 열린 결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노무라 :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생각해 보니 우리 게임은 어딘지 배드 엔딩 같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스토리가 시원하게 해결되는 그런 엔딩이 좋다. 한편으로는 최근에 좀 무거운 뉴스 같은 게 많다 보니 유저들도 해피 엔딩 같은 걸 바라지 않을까 싶다.
Q, 본작의 메인 이미지를 보면 클라우드가 잭스가 더블 주인공인 것처럼 묘사되던데 혹시 잭스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하나. 그렇다고 한다면 본편에서의 비중은 몇 대 몇이라고 할 수 있을까.
노무라 : 잭스에 대한 건 선전부에서 말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는 점 양해바란다.
Q, 트레일러에서 골드소서가 등장해 유저들이 환호한 바 있는데 '파판7 리버스'에서 추가되는 미니게임이 있다면 하나 정도만 소개해달라.
하마구치 : 이거도 선전부에서 말하지 말라고 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긴 힘든데, 일단 원작의 미니게임은 거의 다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자세한 건 TGS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길 바란다.
Q, 전작인 파판7 리메이크의 데이터가 승계되나 궁금하다. 레벨까지 승계되지는 않을 텐데 어디까지 승계되나.
하마구치 : 질문한 대로 기본적으로 레벨이나 능력치가 승계되지는 않는다. 세이브 데이터 특전으로 마테리아가 주어지는 식이다. 아, 그리고 레벨에 대해서 말했으니 하는 말인데 '파판7 리버스'는 1레벨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원작에서 클라우드 일행이 미드가르를 탈출했을 즈음의 레벨로 시작한다.
노무라 : 전작을 안 했어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승계되는 부분이 많으면 '역시 전작을 해야 했잖아!'하고 불만을 살 수 있지 않나(웃음). 그래서 그런 부분은 조정했다.
Q, 끝으로 '파판7 리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한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키타세 :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인 만큼, 원작을 플레이했다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상상하면서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한편, '파판7 리버스'로 입문한다고 해도 다이제스트를 통해 바로 즐길 수 있도록 했으니 기존 팬과 신규 팬 모두 많은 관심 바란다.
하마구치 : 한국 미디어 인터뷰에 앞서 일본이나 북미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일본이나 북미는 오픈월드인지 심리스인지 이런 걸 물어보던데 한국 미디어는 그런 부분은 물어보지 않아서 오픈월드 같은 거에는 흥미가 없는 건가 싶었다(웃음).
전작은 일자식 진행이었는데 '파판7 리버스'는 방대한 필드가 특징인 만큼, 자유롭게 필드를 누비면서 다양한 서브 퀘스트나 미니 게임을 즐기길 바란다. 물론, 전작에서 보여준 드라마틱한 시나리오는 여전하니 이 부분에도 많은 관심 바란다.
노무라 : 파판7 리메이크가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면, '파판7 리버스'는 준비를 끝마치고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드라마가 유저들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많은 기대 바란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는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유저들을 놀라게 할 정보가 아직도 많으니 이 부분에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