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2위 T1을 3:0으로 격파한 한화생명e스포츠가 이제 1위 젠지 e스포츠에 도전한다.
6일 종각 롤파크에서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전이 펼쳐진다. 17승 1패를 기록하며 정규 시즌 '1황'이라 불린 젠지 e스포츠와 역대 가장 강한 3위 팀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무실 세트로 플레이오프를 돌파하고 있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맞붙는다.
플레이오프 전이었다면 이번 경기의 승부 예측에서 손쉽게 젠지 e스포츠를 고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대부분의 지표와 상대 전적이 젠지 e스포츠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는 하나, 한화생명e스포츠가 플레이오프에 들어서 보여준 폭발력은 정규 시즌에서 만들어진 숫자 이상의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광동 프릭스와 만난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3:0으로 승리한 것은 예상할 수 있는 범주였다. 이미 평균적인 3위를 뛰어넘는 경기력을 증명한 한화생명e스포츠였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하지만, 2라운드는 달랐다. 상대인 T1은 정규 시즌 막바지에 조금 흔들리긴 했지만, 같은 최상위권이자 다전제에서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온 팀이었다. 그만큼 전문가 승부 예측도 호각을 다퉜고, 모두들 풀세트 명승부를 기대했다.
그런데, 한화생명e스포츠의 기세는 T1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은 여러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감탄할 수밖에 없는 과감한 결단과 그에 걸맞은 뛰어난 인게임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3:0 셧아웃 승리를 완성했다. 1세트 역전의 결정적 단초였던 바론 판단은 이 시리즈의 예고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젠지 e스포츠는 디플러스 기아와의 2라운드에서 3:2 진땀승을 거뒀다. 디플러스 기아의 경기력이 정말 뛰어나기도 했지만, 젠지 e스포츠의 경기력도 이전만 못했다. 가장 아쉬웠던 건 아무래도 바텀. 그간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상수 역할을 해왔던 '페이즈' 김수환은 경기 내내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에이밍' 김하람에게 완전히 잡아먹혔다.
정규 시즌 동안 '쵸비' 정지훈와 함께 최강의 미드-정글 플레이를 자랑한 '캐니언' 김건부 역시 '루시드' 최용혁의 눈부신 활약에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과거 소속 팀이 어려울 때 홀로 승리를 만들어내던 '기인' 김기인과 '쵸비'의 슈퍼캐리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긴 했지만, 젠지 e스포츠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만은 아닐 것이다.
상대 전적은 분명 젠지 e스포츠가 월등히 앞선다. 젠지 e스포츠는 이번 정규 시즌을 포함해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무려 매치 15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마지막으로 승리한 건 약 3년 전, 2021 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다.
하지만, 현재 기세로 보면 감히 젠지 e스포츠의 16연승을 속단할 수는 없다. 과연 한화생명e스포츠는 지독한 연패의 사슬을 끊고, MSI와 결승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아니면 젠지 e스포츠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승리하게 될까.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