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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망한 게임을 즐기고 있는가?

아이콘 에구구
댓글: 43 개
조회: 2983
추천: 5
2007-04-14 18:40:31
우리는 지금 망한 게임을 즐기고 있는가?


대항해시대온라인을 즐기는, 그리고 대항해시대온라인 인벤을 자주 방문하는 한사람으로써 가끔씩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이 게임은 망했다!"는 뉘앙스의 게시물들을 읽다 보면 가슴이 아프다.더군다나 최근 CJ엔터테인먼트 측에서 공공연하게 "대항해시대온라인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한동안 일부 유저들은 상당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사실인가? 우리는 정말 수명이 다한 배를 타고 망망대해에서 난파하기만을 절망적으로 기다려야 하는 표류선원들일까?


부정론자들의 가장 큰 주장은 이용자의 적음이다. 뭐 가끔 보석거래의 성지인 실론이나 캘리컷도 텅 비는 사태가 벌어지니 일견 그럴만도 하겠다. 그리고 뭐 퀘스트를 할려고 해도 공유해줄 사람이 없으니 막막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 정도로 사람이 부족한 것일까?


나는 유저수가 제우스섭 다음으로 많다는 가이아섭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뭐 가이아섭이 그렇게 인구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해전이 벌어지면 양측에서 약 150명씩 300명 가량의 유저가 격돌하곤 한다. 가이아섭의 국가전 양상은 솔직히 그다지 치열한 편이 아니고 대해전 참가율도 낮기 때문에 참가율을 50% 정도로만 잡아도 유저는 600명 가량 되고 투클라이언트라던가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결재유저는 어렵지 않게 천명을 돌파한다. 서버 네개를 통틀면 적어도 3000~5000명 가량의 유저가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들이 매달 약 15000원씩은 지불하는 셈이니 CJ엔터테인먼트는 대항해시대를 통해 매달 아무리 못해도 오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이 정도면 대단한 액수는 아니더라도 서버를 운용하는 자금은 나오지 않을까? 물론 최저 수익을 가정한 거지만 말이다.


오픈 베타 때에는 미어 터지지 않았냐, 일본 섭에서는 리스본 앞바다에 200명이 우글대지 않느냐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다. 물론 오픈 베타나 일본섭에 비하면 유저수는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오픈 베타 유저수는 허수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난 그 공짜만 밝히는 시체청소부같은 무리들에 대하여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일본섭 유저가 많은 건 사실이나 일본섭 유저들은 한국섭 유저들처럼 공격적이고 도전적이지 않다. 돈벌이를 위해, 군렙업을 위해 오지에 짱박히고 해적들과 피튀기게 싸우는 누구들과는 달리, 좀 더 덜 벌고 덜 발견하더라도 편안하게 게임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비중이 좀 높은 것 뿐이고, 그것이 단순한 특정해역에서의 유저수 차이일 뿐이다.


뭐, 만남 자체를 소중히 한다고? 그보다는 안되는 스킬랭 공유해 주고, 안되는 모험렙, 모험명성 때문에 못 띄우는 퀘스트 띄워줄 사람과의 만남 자체를 소중히 하는 것이겠지.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게임의 홍보를 통해 유저들을 더 모을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과연 알린다하여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날까? 오픈 베타때 그 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난 주변에서 한달 이상 연속해서 오픈베타를 즐기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대항해시대온라인은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대중성있는 게임이란 이야기일까. 과연 대항해시대의 대중성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이런 게임을 두고 홍보를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중이떠중이들을 끌어모으고, 그런 어중이떠중이들이 결국 게임에 적응 못하고 돌아서면서 "대항해시대란 게임 더럽게 재미없더라!"며 흘리게 될 악평은 게임을 살리는 게 아니고 오히려 이 게임을 즐길 자질이 있는 잠재적 소비자들의 발길마저 돌려놓을 게 아닌가!


그럼 게임을 좀더 그럴 듯하게 대중성 있게 개조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게임에 잘 적응해서 플레이하던 사람들은 뭐가 되는가? 대항해시대를 즐기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20대 후반을 넘어선 사람들이다. 어제 심심해서 조사해보니 25세 미만은 유저의 30%도 안되더라. 그리고 그런 나이든 사람들은 대항해시대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굳이 현란한 컨트롤과 뛰어난 반사신경이 아니더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좋고, 전투를 하지 않아도 투자같은 행동을 통해 국가전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죽이고 죽느라 아둥바둥하지 않아서 좋다고. 게임을 개조하자는 사람들의 주장은 저렇게 다양한 이유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는 컨트롤 나쁜 아저씨들에겐 치명적인 것이 된다. 몇 줌이나 될 지도 모르는 어린 뉴비들을 위해 우리 아저씨들, 부담없이 결재할 경제력이 있는 우리 아저씨들이 게임을 떠나는 것을 바라는가?


더 할말은 많으나 글솜씨가 형편없어서 더 썼다간 뭔 말인지 나조차 못알아보게 생겨서 이만 줄인다. 그래, 우리는 그다지 인기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 게임을 퍼블리싱한 게임사도 초보에 실수투성이라 제법 괜찮은 기회를 여러차례 놓치고, 운영도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난 지금까지 많은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이 정도로 성실한 게임사-내가 만난 게임사들이 정말 개가 비웃을 정도로 형편없는 게임사만 있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아직도 수천명이라는 유저가 게임상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런 게임에 대해 망했느니, 어쨌느니 끝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숙달된 인벤러

Lv86 에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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