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대성당이 그렇듯 낭트 대성당도 거대한 청동문-은 열리지 않고 그 문에 달린 자그마한 쪽문으로 출입구가 나 있었다. 프랑수아만 없었다면 청동문을 이리저리 만져보고도 싶었지만 레이디 체면에 그럴수도 없고...어쨌거나 프랑수아를 따라 성당 내부로 들어오자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폐에 스며들었다.
"우와....."
공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영국 대성당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내부구조물의 정교함이란! 천정에 새겨진 별들과 달, 태양과 천사들은 흡사 정말로 천국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주....
"후아아아암~"
...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수아의 매너없는 하품때문에 금새 지옥으로 떨어졌다.
"아하하 미안~ 최근 피곤해서 말이야!"
네..네..어련하시겠어요...
"아...아뇨 그럴수도 있죠....하하하..."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답변했고,
"너 사실 속으로는 '저자식 매너 더럽게 없네!' 라고 생각했지!?"
뜨끔.
"아..그.."
내가 뭐라고 대답하려는 찰나.
"하하하~ 그럴리없지, 농담이야 농담, 너무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지 말라구~"
...이녀석. 어쩌면 상당한 난적일지도 모르겠다.
"아참, 레니아씨, 요즈음 이 대성당에 유령이 출몰하고 있다는 소문, 알아?"
"아...아뇨..?"
알리가 없지.
"음..사실은 말이지...요즈음 자정마다 커튼 처럼 생긴 유령들이 수상한 상자를 들고 성당을 들락거린다는 소문이야...그리고 그 상자속엔.."
"꿀꺽."
"시체가 들어있다는 소문이야!"
"꺄악~"
피식.
"저...정말이에요?"
나는 정말로 무서운듯 성당 내부를 두리번 거렸다.
"흠흠, 아가씨가 듣기에는 너무 무서운 이야기였나? 더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고, 이제 곧 점심시간이니까 나랑 점심어때? 이곳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점을 알고 있다구!"
녀석이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외쳤다. 화기애애한 것 까진 좋은데...성당의 사제라든지 수녀라든지가 쳐다보고 있다구...
"네...아..안그래도 배가 고팠는데...안내해주시겠어요?"
일단 저 내리꽃히는 시선부터 피하고 보자.
"좋~아! 내 안내해주지!"
발걸음도 힘차게 되돌아 나가는 프랑수아. 끝까지 사제와 수녀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포고꾼 같은 것 하면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아...하아..."
얼마나 걸었을까. 내가 구지 '연약한 척' 안해도 숨이 가빠질 정도로 걸었다. 그것도 100% 언덕...완만한 경사라고는 하지만 *아름다운* 프랑스의 햇살-불과 10분전까지만 해도 그랬다.-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걷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은..
"여기야!"
헉.
"왜그래? 들어오지 않고?"
분명히 간판에는...
"이 곳이 낭트에서 가장 괜찮은 주점인 '바다의 노래'야 그렇게 비싼 식당은 아니지만 경치도 좋고 맛도 좋아. 레니아 같은 레이디에게는 딱이지!"
칭찬따위는 아무래도 좋아. 여..여기들어갔다간...클라비스들에게 무무무무무무지 무지한 오해를 사게된다구!
"아..새..생각해보니 배가 별로.."
나는 재빨리 뒤돌아서서 걸어갈 채비를 했지만...
"괜찮아 괜찮아, 내가 쏠게!"
그의 손에 잡혀 반 강제적으로 끌려가게되었다.
딸그랑, 딸그랑
이건 상당히 의외다. 문을열자 문에 달린 알림 벨이 조용히 울릴뿐, 주점 내부는 꽤 차분했다. 한곳만 빼고.
"술 더가져와!!!"
"여기도 술 더!!"
베르츠와 길리엄이 술을 몇통씩 쌓아두고 입에 술을 *퍼넣고*있었다. 다른 선원의 모습들도 보였지만 정작 클라비스는 어디로 갔을까....아니, 잠깐 오해하지마! 난 클라비스에게 관심있는게 아니라고!
"자자, 여기있습니다. 천천히 드세요!"
주점 주인의 아들로 보이는 청년이 술을 몇 갤런 더 가져와 선원들 앞에 놓자 그들은 다시 조용하게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시각적으로는 전혀 조용하지 않았지만.
벌컥벌컥
그렇다. 그들은 병째로, 혹은 통째로 술을 입에 퍼넣으며....출항하기 전에 한방울이라도 더 술을 마시려는 처절한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벌컥'거리는 소리 이외에 청각적으로 거슬림은 없었으나 시각적으로 결코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자자, 우리도 자리를 잡자고!"
눈치없는 프랑수아가 좋은자리를 물색할 무렵
딸그랑.
또한 명의 손님이 들어왔다. 클라비스! 그와 나의 눈이 딱 마주쳤다. 프랑수아와 손을잡고있는-정확히는 손목을 잡혀있는-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어?"
그제서야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프랑수아가 클라비스쪽을 돌아봤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영국 해군 라니마 소령이 브르타뉴 공자님께 인사드립니다."
그가 모자를 벗고 다리를 뒤로 잡아빼는 대륙식 인사법으로 프랑수아에게 인사를 건냈다.
잠깐, 뭐어어어어어어어어어? 여기있는 이 반쯤 얼빠진 프랑수아가 브르타뉴 대공의 아들이라고!!!?
"....."
프랑수아는 말없이 목례로 대답한뒤 나를 데리고 창가쪽 자리에 앉았다.
그가 답례하자 클라비스도 곧 라이쳐스니스 호의 선원들이 있는 곳으로 가 앉았다.
"저..저어..."
나는 상기된-내가 느끼기에-표정으로 프랑수아에게 전모를 물었다. 여성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로 경제적이며 확실한 약간 높고 조용한 톤의 '저어'로.
"와하하하하 대공 아들이라고 해도 넷재아들에다가 난봉꾼으로 소문났는걸! 신경안써도 돼!"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나 그렇지 신경 안쓰게 생겼냐...
"자아 그럼..메뉴판을 보실까나~레니아 것도 내가 골라줄게"
즐겁게 흥얼 거리며 메뉴판을 뒤적이는 프랑수아. 뒤쪽으로 라이쳐스니스의 선원들이 나를 따갑게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우우우우, 부끄러워.
어.쨌.거.나. 이거 상상외의 수확인걸~ 럭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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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입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작년에 Lenia 소설을 연재하던 클라비스라고 합니다. 대항에 복귀하게 되면서 다시 이어서 쓰게되었습니다. 그간 학업이다 뭐다해서 실력이 더더욱 엉망이 되었지만, 그래도 기억해 주시는 팬 (로안님이라고 말 못합니다.)이 계시기에 건필해보기로 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