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태어났다.
나의 이름은 피오나,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주었다.
FIONA, 그녀의 이야기
옆에선 수많은 동료들이 강한 힘으로 적을 제압해갔다.
나는 그 들의 뒷모습만 지켜보았다.
언제나 무거운 방패와 검 한자루.. 그리고 가끔드는 강력한 해머..
하지만 나에게 남은 것은
동료들의 뒷모습 뿐이었다.
그 들의 뒷모습을 절대 앞질러 갈 수가 없었다.
그러기엔 나는.. 너무 힘이들었기 때문이다.
동료들에게는 따스한 빛과 사람들의 환호성이 일었다.
하지만 나는 그 곳에 있을 수 없었다.
눈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흘러내렸다.
하루는 모리안에게 빌었다.
" 모리안이시여, 제 부탁을 들어주세요 "
나는 그 동안 다물 수 밖에 없었던 입을 열기 전에
나를 향해 쏟아지던 수 많은 연민의 시선을 생각했다.
전혀 따스하지도, 전혀 반겨주지도 않는
그저 그런 연민의 시선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 저는.. 바라는 게 많지 않아요.. 단지 동료들의 앞에서 ..
아니.. 그 들과 함께 싸울 수 있게만 해주세요.. "
흐르는 눈물을 닦고 또 닦았다.
모리안의 대답이 없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울면서 간절하게 빌었다.
" 어째서.. 저는 강해질 수 없는 건가요?
어째서 저는.. 그 들의 뒷모습밖에 볼 수 없나요?
어째서 저는.. "
목이 매였다.
이 말만은 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정이 복받쳐오르는 지금이 아니고선
다시 입밖으로 나올 수 없으리라.
나의 자존심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입을 열었다.
다시 나오지 못할 말일지도 모르니까.
" 어째서 저는 이 곳에 존재하고 있는 건가요?
저를 바라봐주는 수 많은 연민의 시선을 끝끝내
전.. 저는.. 그 시선을 외면할 수 밖에 없는 건가요? "
다시 눈을 감았다.
얼핏 보이는 사람들의 시선.
나에게 연민과 동정의 시선이 아닌,
나를 좋아해주고 웃어주고 나에게 환호성을 보내주었던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마음이 편해져 있었다.
몸이 가벼워져 있었다.
" 이제 다시 눈을 뜰 수 없을지도 몰라요 "
" 괜찮아요 이제 꿈을 꿀 차례니까요 "
" ... 그게 당신의 선택인가요? "
" 네.. 현실은 저에게 너무나도 버거웠어요 "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새들은 여전히 좋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이 곳에 없을 것이다.
" 아쉬운 건가요? "
" 아뇨.. 홀가분해요 "
" .... 지금이라도 결정을 돌릴 수도 있..
" 아니에요... 이젠 꿈을 꾸고 싶어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꿈을..
말했잖아요? 현실은 너무나도 버거웠다고..
난 이제 그 현실을 마주보고 서 있을 용기가 남아있지 않아요.. "
" 그래요.. 많이 힘들었나 보군요.. "
" 네...하지만 이제 조금은 괜찮아 질 것 같아요.. "
난, 푸르른 하늘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았다.
왠지 나 하나 없어도 평화로울 것 같은 세상.
많이 아쉽고 서글프고 힘들었지만
" 그래도 다들 고마웠어. "
----------------------------------------------------------------------------------------->
방패만큼이나 강인하고
아름다웠던 그녀
FIONA, 여기서 잠들다.
201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