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진짜 초보를 위한 팁들

제가 처음 배치를 받다가 매치가 이상하게 걸려서 고수분들 사이에서 민폐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욕설과 함께 넌 30등급 쯤 배치 받겠다 노답아 같은 악담을 들었었는데, 30등급 정도면 하위 40%거든요.

중간에 살짝 못 미치지만 중간 계층에 해당한다 이거죠. 무려 30등급인데요.

심지어 아직 영웅리그에 도전하지 않은 유저들을 생각하면 중간이거나 평균 이상의 유저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등급제 게임에서는 플래티넘 정도면 매우 상위권 유저임에도 그게 평타인 것처럼 평가되는데요.

그래서 초보내지는 보통 유저들을 위한 팁들이 사실 진짜 초보나 보통 유저들에게는 너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이 팁은 정말 초보분들이나 보통 유저분들을 위한 팁이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팁과 노하우 게시판에는 좋은 팁들이 많고, 초보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팁도 많습니다.

문제는 그걸 다 따라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껴진다는거죠. 좀 더 단순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드리겠습니다.

1. 1킬 따고 1데스하면 무조건 손해

 물론 이 명제는 틀린 명제입니다. 하지만 옳은 명제라고 생각하고 게임하세요. 저 상황이 어떨 때는 이득이고 어떨 때는 손해일겁니다. 하지만 급박한 순간에 우리에게는 그걸 판단할 능력이 부족합니다. 일단 그냥 0킬 0데스로 가세요. 그걸 반복하면서 승리하다보면 판단할 수 있는 때가 옵니다. '데스하고 킬 했으니까 됬어'가 아니라, '엥 킬 했지만 죽었으니 손해야 ㅜ' 라는 마인드로 게임하세요. 이 마인드가 분명히 당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순간이 많을거라는걸 알지만, 이득이 되는 순간이 훨씬 많을 것이므로 여러분의 승률은 오를 것입니다.

2. 병신짓을 하는 한이 있어도 뭉쳐라

 낮은 수준의 게임을 하다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오더와 플레이가 많습니다. 가장 많이 나오는게 말도 안되는 타이밍에 우두머리를 노린다거나 하는건데요. 어차피 여기에 대응하는 상대팀 수준도 낮기 때문에 그런 말도 안되는 타이밍에 우두머리를 그냥 내주기도 합니다. 게다가 본인의 등급이 낮다는건 솔직히 본인의 판단력도 높지 못하다는거고, 우리 팀의 이해못할 오더가 사실 현명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반대 의견을 내는 것도 좋지만, 이미 팀원들이 그 오더를 따르고 있다면 님도 그냥 따르세요. 그리고 그 결과를 체험한 다음 배우면 됩니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더 높은 등급, 더 수준 높은 게임에서 플레이하시면 되요. 상대 팀 5명 다 살아있는데 벙신 마냥 우두머리 가자고 하면.. 그냥 가세요. 그게 낫습니다. 물론 자신의 올바른 판단으로 우리 팀 다수를 설득하는게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불가능한거 알잖아요?

3. 체력 / 마나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라

 미니맵을 리딩하라거나 하는 초보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팁들과 달리 이건 쉽습니다. 이거 쉽게 적용되는 이유는 낮은 수준의 매치에서 잠깐 라인을 비우는게 그렇게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매치에서 잠시 라인을 비우는게 아쉬워서 영웅의 체력과 우물 쿨이 빠져있지만 차마 집에 못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죠. 하지만 낮은 수준의 매치에서 잠시 라인을 비우는건 게임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체력이 빠지면 바로 우물을 먹어서 쿨을 돌려주고, 우물이 쿨일 때 또 피가 반피까지 내려가면 그냥 집에 다녀오세요. 애초에 이런 플레이를 하면 킬, 데스에서 우위를 점하기 때문에 라인을 비우는 시간에서도 그렇게 손해가 아닙니다. 상대는 죽어서 라인을 비우게 될테니까요. 서로의 스노우볼링이 뛰어나지 않은 매치이고, 약점을 후펴판다거나 하는 플레이가 잘 보이는 매치가 아니라면 라인을 비우는걸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4. 조금 아쉬울 때 빠져라

 우두머리나 광산에서 골렘, 상대 팀 다수가 죽었을 때 우리 팀은 상대 팀 진영을 유린하며 이득을 취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즐거운 시간은 영원하지 않고, 골렘은 죽고 상대 팀은 되살아나게 됩니다. 낮은 수준의 매치에서는 이런 순간에 너무 늦게 후퇴하는 바람에 오히려 우리 팀들이 죽어나가고 본 이득을 고스란히 토해내게 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골렘이 죽은 다음 후퇴하는게 아니라 작은 피가 남아서 곧 죽겠다 싶으면 후퇴하세요. 상대가 골렘을 마무리하느라 시간을 지체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후퇴할 수 있습니다. 되살아난 상대 영웅을 마주보고 후퇴하는게 아니라 살아나기 직전에 미리 빠져주세요. 이득 조금 덜본다고 큰일나지 않습니다. 이때 후퇴핑을 아무리 찍어줘도 정신 못차리는 팀원들이 많기 때문에, 들어갈때 '골렘 딸피되면 빠져요, 누가 후퇴핑 찍으면 걍 바로 빠지죠', '상대 A영웅 부활하면 바로 빠져요'라고 미리 이야기를 해두고 후퇴핑을 찍어주면 한결 낫습니다. 사실 이 플레이가 높은 수준의 매치에서 올바른 플레인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낮은 수준에서는 무조건 올바른 플레이라는걸 장담할 수 있습니다.

5. 상대 팀의 갱킹이 우려된다면 라인 앞으로 나가지 마라

 많은 팁들에서 미니맵 리딩을 운운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자신의 미니맵 리딩을 잘 못한다면, 그냥 위험한 곳까지 안나가면 됩니다. 상대 팀 조합을 보고 은신 영웅이나 갱킹용 영웅이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 아예 포탑끼고 라인 중간을 넘어가지 마세요. 이런 플레이는 당신의 활약에 악영향을 끼치겠지만, 상대 갱킹 영웅에게는 더 큰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그런 영웅들은 갱킹을 통한 활약을 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존재들이니까요. 자신이 앞으로 나가지 못해 경험치를 좀 덜 먹거나 킬을 한두번 놓친 것 같아도 아까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 팀이 더 손해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맵 미니맵 리딩 실력을 키우는게 가장 좋긴하죠.

6. 팀을 위한 픽을 하라

 물론 열심히 게임해서 상위 등급 갈게 아니라면 그냥 지더라도 하고 싶은 픽 하려는 분이 더 많을걸로 압니다. 그럼 그냥 그렇게 하세요. 이기는게 다는 아니겠죠. 다만 괜찮다면 팀을 위한 픽을 하세요. 이 부분에 대한건 이 게시판에 좋은 글들을 쉽게 찾아보실 수 있을겁니다. 개인적으로 노바 같은 영웅은 참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ㅜ

7. 제대로 된 노하우를 연마하라

 이 글의 취지는 엄연히 대다수의 낮은 수준의 매치에 대한 것입니다. 대체로 '이럴 땐 이렇게 하고, 저럴 땐 저렇게 하라'는 팁들에 대해서, 이럴 때와 저럴 때를 구분하지 못하는 유저들을 위한거죠. 그러므로 장기적으로는 이런 글 말고 제대로 된 노하우 글을 정독하며 이럴 때와 저럴 때를 구분하는 환상적인 판단력과 눈이 3개인 것 같은 미니맵 리딩 실력을 갖추시는게 제일 좋습니다. 이 글에만 머물러 있으면 영원히 1등급이 될 수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