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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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낙스라마스에서 간식용 좀비가 처음 공개됐을 때, 대다수의 유저들이 '이 카드를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직업은 사제다'라고 입을 모았죠. 패널티인 적 영웅 5회복을 아키나이 사제를 이용해 데미지로 바꿀 수 있고, 북녘골 하나로 초반을 의지하던 사제에게 2/3스탯은 다른 1코 하수인과 뽀뽀한 뒤 영능으로 치료를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스탯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장동노 못지않게 악명높은 장동간이 나타났죠. 사제의 짧다면 짧은 영광의 시대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기계 하수인을 쓰지 않는 사냥꾼에게조차도, 1턴 북녘골이 부담스럽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간식용좀비가 나타나게 된 배경이죠.
덱이 가벼워지는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간식용좀비를 써야 했습니다. 사제에겐 북녘골 말고 첫 턴에 나갈 수 있는 다른 하수인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러나 반쪽짜리 해결책이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덱이 가벼워지는 문제와 더불어, 어그로덱을 상대할 땐 활약하지만 컨트롤이나 미드레인지를 상대론 크게 의미없는 하수인이 되었죠. 1턴에 간식용좀비가 나와도 상대가 하수인을 내주지 않으면, 2~3턴 정도 적 명치를 때리다 정리당합니다. 그럼 상대영웅 체력은 다시 30이 되죠.
즉 간식용좀비는 1코스트에 2/3의 스탯으로 필드를 잡는 능동적인 하수인이면서, 상대가 같이 하수인을 내주지 않으면 죽메효과로 입힌 데미지가 상쇄되는, 수동적인 하수인이 되버립니다. 급속을 쓰는 노루나, 전사, 도적처럼 초반부터 하수인을 내지 않는 적에겐 활약할 수 없는 게 간식용좀비입니다.
간식용좀비로 미드레인지 하수인을 상대하려면 벨렌의선택같은 버프주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버프주문이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여러분도 잘 알 겁니다. 압도적인힘을 제외하면 벨렌의선택은 현 하스스톤 버프주문 중 가장 효율이 좋지만, 그럼에도 버프주문은 한계가 있죠. 거기다 1턴 간좀이 3턴까지 산다고 보장할 수도 없고, 사제가 마땅히 쓸만한 2코징검다리 하수인이 없다는 것도 한 몫합니다. 권투로봇은 쓸만한 하수인이 못되며, 2코하수인까지 넣으면 사제의 컨트롤덱이 지나치게 가벼워집니다. 안그래도 간식용좀비의 추가로 사제에게 1코스트 카드가 6장이나 강요되는 마당입니다.
결국 간식용좀비는 사제에게 한 줄기 빛이 되었지만 딱 '한 줄기'뿐이었습니다.
8. 간식용좀비 말고도 사제에게 희망을 주는 다른 카드가 있습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저는 그 중 핵심적인 카드를 먼저 언급하고자 합니다. 간식용좀비와 함께, 앞으로 소개할 하수인들은 모두 사제가 이 주문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마이충'님이 올린 길블린사제덱입니다. 2코에 길블린을 올리고 3코에 벨렌의선택을 발라 필드싸움에서 앞서가려는, 사제의 영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고민한 모습이 보이는 덱입니다.
근데 이렇게까지 해도 결국 컨트롤사제는 아직까지 방향을 못잡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사제가 이득보는 상황은 콤보를 통한 카드연계인데, 핸드에 2장이 딱 잡히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이거다!'싶은 덱보다는 기본적으로 넣어야 하는 카드에서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몇 장씩 넣고 빼고 하는 식의 덱이 현재의 컨트롤사제입니다. 어떤 확실한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답을 찾아나가는 중이죠.
사제를 가장 좋아하고 또 가장 정답을 잘찾는 제타롯의 3월 전설달성 사제입니다.
벨렌의선택이 없는 걸 보면 지금까지 설명한 제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간식용좀비와 교회누나를 2장씩 넣어서 어그로덱을 대비하면서 볼진, 검귀 등으로 컨트롤덱끼리의 싸움도 할 수 있게 만들었네요. 모든 랭게임 덱이 그렇듯, 고루고루 승률을 거둘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어느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지지 않은 좋은 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덱이 정답은 절대 아닙니다. 제타롯도 방송에서 계속 덱을 바꾸면서 연구하고 있죠.
안타깝게도 그 어느 덱으로도 사제가 상위권으로 치고 갈 순 없는 게 현재 메타에서 사제의 입지입니다.
사제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죠. 내가 할 땐 그렇게 재밌는데, 내가 당할 땐 부들부들합니다. 오리 때부터 사제는 상위권보다 하위권에 머무른 시간이 길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사제를 좋아하고 아끼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사제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독특한 컨셉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사적이라고 욕을 먹는 것까지)
마지막으로 4월에 나올 검은바위 확장팩에선 사제가 관뚜껑을 부술 수 있길, 최소한 문짝에 금이라도 낼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