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의 여신은 린2의 기획에서 가장 실패한 패치이자 NC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우선 왜 실패라고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1. 패치의 이유
NC가 30개가 넘는 직업군을 8개로 통합하고 새로운 패치를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갈수록 밸런스 유지가 갈수록 어려워지니 새로운 게임에서 새롭게 시작하자. 새로운 판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게임이니 밸런스 맞추기가 쉬울 것이다.
--> 우선 무책임함의 극치다. 새로운 패치를 하더라도 과거의 렙대(85렙 이전)에 머물러 있거나 새로 키우는 사람의 성장 과정은 전혀 고려치 않은 생각이다. 또한, 엔씨가 린2에 늘 하던 앞만보고 달려가는 방식의 절정을 보여준다. 린2 패치는 항상 새로운 패치는 화려하게 하되 이미 해놓은 패치들에 대한 유지 보수는 한 다섯템포 느리게 이루어졌다.
예를 들자면 신탁의 섬의 발러 퀘스트가 헬바운드 입장퀘스트로 하기엔 너무 버겁다는 이유로 배제된 이후 유저들에게 철저하게 외면 받았고 수년만에야 다시 유지보수에 들어갔다. 각종 사냥터의 리뉴얼은 말할 바 없다. 인적이 끊긴지 3-4년은 되야 리뉴얼에 들어간다. 베레스 레이드? 말할 것도 없다 나온지 얼마인데 시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날고 기는 레이드 진행자들도 혀를 내두른다. 환상의 섬 그라테의 큐브(그나마 환섬 코인으로 약간 반짝), 지하 콜로세움, 그레시아 공중전을 통한 수정퀘와 같은 콘텐츠는 만들어짐과 동시에 외면받고 이런게 있는지도 모르는 유저들이 허다하다. 왜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콘텐츠가 저렇게 죽어 나가는데도 앞만보고 달려가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무작정 콘텐츠를 어렵게만 만들고 (쉽게 만들어서 쉽게 공략되면 수치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게 너무 어렵다면 조정을 해야 되는데 새로운 콘텐츠에 목매다느라 그런 과정은 생략된다.
이러한 콘텐츠 낭비는 직접적으로는 게임사의 손해이니 짜증은 나지만 그러려니 하자. 그럼 과연 그들의 생각대로 새로운 게임이랍시고 기존의 린2에 새로운 린2를 이어 붙였는데 밸런스가 성공적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올시다'이다. 밸런스가 맞춰지려면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어야 되기 때문에 지금 미리 말하는 것은 시기 상조이다. 하지만 게임사에서 순진하게 8개의 클래스니 좀더 편해질 것이다라는 생각에는 무리가 있다.
먼저 8개의 클래스를 만들었으되 레어 클래스들이 나오게 된다. 예를 들면 드웝스탯과 드웝 종족스킬을 가진 힐러나 위자, 카마엘 탱, 오크 탱....이런 클래스들은 이번 이벤트에만 나올 수 있는 클래스들인데 궁극적으로 이런 클래스들까지 밸런스를 맞추게 된다면 기존의 33개 클래스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 못지 않은 수고와 노력이 들어간다. 이 클래스들은 궁극적으로 타 클래스보다 세질 수가 없다. 이 클래스가 밸런스를 해칠만큼 세진다면 한시적으로 나온 기형 클래스들을 그냥 놔둘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이 부분에서 밸런스가 안맞게 된다.
거기다 엔씨 린2부서의 "게임이 단순하면 좀 없어 보인다"라는 고정관념이 '종족스킬'이란 것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밸런스는 더 골치 아파지게 된다. 안만들어도 불만 없었을 부분을 오지랍 넓게 만들어서 자기 무덤을 파고 있다. 스탯부분은 어찌할까 고민을 하다 염료를 다양하게 해서 '돈 많은 사람은 스탯 극복 가능 ㅋ'라고 응급 처치를 했지만 결국은 '우리 종족 스탯이 다른 부분에 대한 밸런스 맞출 자신없음 ㅋ'라는 얘기 밖에 안된다. 결국은 동일한 탱 내에서도 시간이 갈수록 종스킬로 인해 끊임없는 불만이 야기될 것이고 또 이를 맞추느라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다.
2) 스킬이 감당이 안되요 ㅜㅜ
장기적인 안목의 부재로 인해 3차 전직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문제이다. 만약 엔씨가 게임의 수명을 길게 봤다면 3차 전직이후 생기는 매 레벨마다 스킬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렙업을 했는데 주는 새로운 스킬은 점점 늘어나고 그렇다고 업했는데 새로운 스킬을 안줄 수도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업할때마다 스킬을 주기 시작하고 이는 감당이 안되는 스킬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많이 생긴다. 무적스킬도 사기성이 보여지자 바로 패치를 한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과거에는 무적스킬 시전 이후에도 공격을 해도 무적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병진같은 스킬을 왜 줬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아직도 무적이란 스킬에 집착하는 것은 더 이해가 안간다.얼터 정도면 충분한데 말이다.)
결국 이번 패치에서 2차 전직대와 마찬가지로 렙업에 따라 스킬레벨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진작에 이렇게 바뀌었어야 했다. 유저들이 새로운 스킬을 배우는 것을 보유하고 있는 스킬의 레벨업보다 더 설레여 하긴 하지만 보유 스킬의 레벨또한 렙업의 목적이 되기에 충분한데 단기적인 안목과 넓은 오지랍으로 스킬을 막 뿌려댔고 뿌린대로 거두는 결과를 보게 된 것이다. 문제는 그 뿌린대로 거두는 결과의 희생양이 개성있는 자신의 클래스를 잃어 버리는 결과로 유저들이 동참하게 되었다는 점이 짜증나는 점이다.
3) 리니지3를 만들면 회사 전체적으로 타격이 클것 같애요.
사실 이번 패치는 리니지3나 다름 없다. 다만 린3를 만들면 린2의 유저들이 대거 이동할 것이 이러한 과정에서 아예 게임을 접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이어붙이기로 만든다면 린3를 만드는 것보다 유저의 탈퇴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뭐 이 판단은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2. 문제점
1) 기존 린2 경제 시스템의 파괴
매 패치마다 기존의 린2의 경제 기반을 쓰레기로 만드는 패치는 부지기수로 일어났다. 아이템 가격의 개폭락이 그 예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앞만보고 달려가는 린2의 행태는 이번에도 여지 없이 드러났다. 렙제한은 막혀있고 즐겨야할 새로운 콘텐츠는 없는 상황에서 파멸데이를 뿌리고 기존 템에 돈을 쏟아붇게 한뒤에 R급템을 미친듯이 뿌린다. 결국 아이템 값은 반토막도 안되는 가격으로 떨어지고 엔씨는 이를 신경도 안쓴다.
장원 시스템의 완전한 파괴. 일반 장원을 즐기는 유저들은 요즘 왜 성에서 장원을 오픈 안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장원은 유저에게도 돈이 되는 콘텐츠였지만 성혈에게도 도움이 되는 콘텐츠였다. 유저가 가져온 열매로 축귀, 축부, 이도인지 등을 사서 쟁에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이도인지를 제외한 어떤 아이템도 수지타산이 안맞는다. 성혈이 귀찮아서 장원을 안하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해야할 경제적 유인이 전혀 없다. 그런데 이번에 구재료의 용도가 뽑기용 재료로 전락함에 따라 장원의 부활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고 보여진다. 새로운 재료로 대체해서 재오픈할 수도 있겠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는 엔씨가 그렇게 할리도 없고, 한다손 치더라도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초반에 말도 안되는 박한 이익을 책정하고 이는 유저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며 결국 유지보수를 안한채 앞만보고 다시 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올림 토큰으로 살 수 있는 노블 강화석의 미친 가격이 이에 해당하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2) 클래스 개성의 상실
앞에서 언급한 부분과 조금 중복 되는데 자신들이 밸런스 조정을 쉽게 하기 위해서 유저들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클래스를 맘대로 칼질해서 자로 잰듯이 제단을 해버렸다. 도미네이터, 네크로맨서, 워스미스, 포츈 등 각각의 개성있는 클래서들이 여기저기 칼질당해서 묻혀버렸다. 소환사들도 종족간의 특징이 달랐는데도 불구하고 이 또한 칼질을 당했다. 이는 유저들의 책임도 조금은 있는 부분인데 엔씨의 책임이 훨씬 크다. 본인들이 밸런스를 맞출 자신이 없고 이러한 부분이 올림피아드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니 클래스 재편이라는 강수를 쓰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도 올림의 무관전 폐지&클전만 유지라는 방법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점이었는데 닭잡는데 소잡는 칼을 쓴것이다. (물론 사람이 적은 섭에서는 클전이 어렵긴 하겠지만, 초 저주 3-4개 섭을 제외하면 영웅을 원하는 클래스가 어떻게든 클전을 돌릴 것이다 부케를 켜서라도)
PVP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올림 무관전을 유지하되 무관전의 보상은 개인명성치나 기타 소모성 아이템이나 토큰으로 보상을 해준다던지 하는 해결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이러한 의견은 많은 유저들이 제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게임사인데 우리가 더 많이 암 ㅋㅋ'라는 고자세를 유지하다보니 결국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엄청나게 크게 만들고 수많은 유저가 오픈과 동시에 퇴출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3) 유저의 평준화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MMORPG게임은 게임내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하는 사람이 1순위로 대접을 받아야 하고, 돈을 많이 투자하는 사람이 2순위로 대접을 받아야 한다.
이건 내가 라이트 유저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 MMORPG의 기본 속성이다. 여기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다. 케릭이 세서 대접을 받을 수도 있고 수많은 사냥경험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이름을 날릴 수도 있고, 레이드 진행자로서 명성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런데 과거부터 점점 심해지는 패치의 양상을 보면 이러한 기본적인 부분을 깨는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SP주문서의 판매로 인해 돈이 시간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과거에는 아이템의 경우도 돈이 아주 많은 사람, 돈이 많은 사람, 돈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 등등과 같이 다양하게 나눠져 있었다면 이번 패치는 돈이 아주 많은 사람 5%와 그렇지 않은 사람 95로 평준화 되는 느낌이다. 예전에 새로운 급의 아이템이 나오면 가격이 미친듯이 비쌌고 이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조차 재밌었다. 그러나 이번 패치에서 정말 발에 차이듯이 떨어지는 아이템들(패치 3일만에 기존 S84급 아이템 가격의 반도 안되는 가격에 팔린다)로 인해 순간적인 기분을 좋을지 모르지만 '나랑 쟤랑 차이가 없는'상황이 와버렸다.
4) 생각보다 쉬운 레벨업과 PVP방식 변화로 인한 문제
이미 패치 2주차인데 서버에 95렙을 바라보는 사람이 대다수인 섭이 부지기수이다. 85렙이 막혀있을 때도 사람들이 답답해 하면서 죽을려고 했는데 지금 이러한 추세는 99렙도 멀지 않음을 보여준다. 99렙대가 되었을 때 이제 어쩌려고 하는 것인지? 물론 라이트 유저들의 레벨은 높지 않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시간당 렙업의 속도면에서는 비정상 적일 정도로 빠르다. 99렙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과연 어떤 콘텐츠를 몇년이나 울궈먹을 것인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렙업이 막히면 할 수 있는 것은 두가지이다. 레이드를 통한 돈벌이와 쟁. 그런데 쟁의 경우 죄퀘가 없어짐에 따라 사람하나 죽이는 것이 정말 큰맘을 먹지 않는 이상 힘들어졌다. 물론 과거에 적혈을 카불하거나 일반 유저를 카불하는 쟁혈의 경우 너무 쉬웠다는 부분은 있었지만 지금의 패치는 초등학생이 수능을 보는 것과 같은 난이도로 올라가 버렸다. (<--개인적으로 패치가 될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늘 그랬듯이 처음에 미친듯이 어렵게 만들고 조금씩 쉽게 만드는 것이 엔씨의 방식이니까. 다만 또 앞만 보고 달려가다 1년뒤에나 패치되면 어떨지 걱정이다.) 과연 라이트 유저들이 99렙을 찍을때까지는 어떨지 모르지만 골수 쟁혈 같은 경우 만렙인데 쟁도 어렵다면 과연 얼마나 이 게임에 남아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
3. 결론
이번 패치에 잘된 부분도 분명히 있다. 7명 파티는 획기적인 시도이고 위험한 시도이긴 했지만 파티 구성의 원활이라는 측면에서 분명히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 또한 외면 받는 클래스를 최소화 한다는 점에서도 괜찮은 패치이다. 다만 외면 받는 클래스들은 85렙 제한이 있을 때 이미 외면 받지 않을 클래스들을 키워놔서 철지난 패치이기도 하고 외면 받는 클래스들 중에는 그 소외를 1%귀족이라는 자신감으로 버티는 유저들이 많다는 점이다. 결론에 장점도 좀 써보려고 했는데 딱히 장점이랄게 별로 없는 패치같다. 클2부터 애정을 가지고 게임을 해온 나도 얼마나 더 게임을 해야 할지 매일매일 고민을 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