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사실 여기에 글을 쓰는것은 처음입니다.
오늘 뭘 얘기하고 싶냐면, 개인적으로 롤이 지루해졌다는 것에 대해서, 시즌2의 추억 팔이와 함께 지루해진 이유, 밸런싱, 등등에 대해서 말하고 싶습니다.
막상 쓰려니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머뭇거려집니다. 최대한 짧으면서도 좀 길게 쓰고 싶네요.
롤이 지루해졌다는 것은 최근 대세를 달리고 있는 특정 메타. 메타를 주도하는 챔피언들. 이 두가지가 이유이겠고 이 두가지의 원인은 밸런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항상 주변분들에게 밸런싱에 대해서 말하면 돌아오는 답은 거의 비슷합니다.
'던파 메이플 보다는 낫다.' '챔피언이 100개가 넘는데 하나하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냐.' '걔들도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는거다.' '니가 못하는걸 밸런스 탓으로 돌리지마라.' '니 손이 딸리니까 안맞는 밸런스를 탓하는 거 아니냐.'
어떻게 보면 맞는 말도 있지만 그래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우선 특정 게임의 밸런스와 질을 비교하는 것 자체는 용납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저는 도타2가 더 밸런스 좋겠다고 말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리그오브레전드가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이 생겼고 그 이유의 원인은 밸런싱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게 '문제'인 것은 확실합니다. 다른 게임과 비교하는 것은 오류죠.
챔피언이 100개가 넘는데 하나하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냐는 말은 오히려 좋은 지적입니다. 밸런스도 못맞추면서 챔피언을 100개가 넘게 만들었으니까 혼이 나야죠.
플레이 가능한 챔피언이 116개나 되지만, 게임 내에서 항상 밴을 당하는 챔피언은 10개 이하이고 픽되는 챔피언도 밴을 제외한 유력 챔피언으로 밴픽단계에서 선호되는 챔피언이 약20개 정도입니다. 제 생각에는 오히려 '선호되는'챔피언으로 따지자면 20개도 채 안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수가 선호하는 챔피언의 존재는 강제적으로 다른 챔피언에 '트롤' '고인' '비주류'라는 칭호가 붙게 하고 이것은 플레이하는 유저에게 고스란히 감정적으로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감정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냐면, 선호되는 챔피언을 하면 되는데 왜 굳이 비주류, 고인을 할까. 왜 그렇지? 저 사람은 왜 고인을 할까. 나는 왜 지금 비주류 챔프를 할까. 라는 심리를 전달합니다.
'비주류' '고인'인게 중요하냐? 하고 싶은 거 잘하면 되는 거 아냐? 라고 말씀하시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정작 비주류챔프를 플레이 하는 사람에게는 말이 안되는 말입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주로 플레이하던 챔피언이 어느순간 '고인'딱지를 달면 괜히 픽밴창에서부터 눈치가 보이게되고 내가 이 챔프를 해도 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감정적인 문제 말고 성능적인 문제로 파고들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챔피언을 플레이해야 하는 이유의 부재.
현재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메타가 있고 이 메타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챔피언은 매우 한정되어있는데 굳이 그 이외의 챔피언을 선택하면 시작부터 팀에게 불리한 조건을 안겨주는 셈입니다.
현재의 밸런싱에 확실히 문제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럼 밸런스를 조정해가며 신챔프를 늦게 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라이엇은 챔피언 출시를 마케팅용으로 사용합니다. 물론 비슷한 류의 게임이 대부분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롤은 그 정도가 심해서 최근에는 바뀌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2주에 한번씩 신챔피언을 공개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밸런싱에 별 무리가 없을거라고 생각했으나. 2주라는 시간은 늘어나느 챔피언의 밸런싱을 조절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됐죠.
또한 챔피언을 마케팅용으로 사용하다보니 챔피언의 성능, 이것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혹은 이 챔피언이 현재 롤의 세계관 내에서 어떤 설정을 갖고 있는가 하는 챔피언 자체의 설계에 미숙한 면을 보여줍니다. 챔피언이 나올때마다 너무 op라서 너프가 절실하다던지 스킬과 스탯, 챔피언의 플레이스타일이 너무나도 부조화스러워서 당장이라도 리메이크가 필요하다던가. 대표적인 예로 저는 퀸을 들겠습니다. 물론 퀸을 수백판씩 플레이하고 상위에 랭크된 장인들에게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퀸이 나온다고 했을 때, 그리고 나와서 플레이 할 때까지 살펴 본 결과. 이 챔피언은 '애초에 개발도 제대로 안 끝난 상태에서 기간에 맞춰 부랴부랴 출시' 했다는 측면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물론 밸런싱 담당팀도 본인의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죠. 그런데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단 밸런싱 자체가 챔피언 하나에 주목하는 너무나 1차원적이고 어처구니 없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모렐로의 밸런싱관련 답변이나 패치내역을 보면 '특정 챔피언의 특정 스킬이 너무 괘씸하기 때문에 조치가 필요했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령 cc를 맞아도 도망가거가 에어본을 띄워버리는 자르반의 eq라던가(딱히 상대편에 자르반이 있을 때 싫은건 아닙니다.) 점멸로 도망쳤는데도 불구하고 제압해버리는 스카너의 궁 판정이라던가(개인적으로 그것만 빼면 스카너는 리메이크 이전에도 충분히 사기챔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조그마한 부분에 대한 수정이 필요했을 뿐이지 챔피언 자체를 관에 넣어버리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라이엇은 특정 챔피언이 무엇때문에 갖고있는 성능에 비해 게임 내에서 강해지는가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는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원하는 밸런싱이란 강력한 특정 메타의 존재가 아니라 특정한 메타를 부술 수 있는 또다른 메타, 그리고 그 메타를 부술 수 있는 또다른 메타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하는 밸런싱입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현 메타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가 있겠네요.
제가 생각하는 현제 메타는 간단하게 무조건 강력한 챔피언을 골라서 내 라인을 내가 죽여버리겠다는 식으로 밀어붙인다음에 정글러와 로밍 온 라이너를 데리고 타워를 하나하나 뿌셔서 챙긴 이득으로 유리한 운영을 통해서 넥서스 까지 계속 밀어붙이는 느낌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롤 자체의 정석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시즌2의 경기를 언급할 이유가 생깁니다.
무조건 강력한 챔피언은 우선 시즌2에는 없었습니다. 초반과중반에 템이 없어도 그냥 쎈 챔피언은 있었지만 결국 후반에 가면 힘이 과도하게 빠져버리는 챔피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강한챔피언을 골라 라인을 죽여버리겠다는 플레이, 초반에는 약하지만 후반에 좋은 챔피언을 골라 수비적으로 하는 플레이가 있었고 라인을 당기는 방법, 미는 방법과 함께 프리징이라는 라인관리에 있어서 다양한 방식이 존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글러의 갱킹과 라이너의 로밍이란 우리팀이 당긴 라인에 기습을 가하는 행위였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적극적인 딜교환 후에 이루어지는 다이브는 있었죠. 게다가 운영상 타워를 부셔도 되고 부시지 않고 조금더 라인전을 유지해 더 큰 이득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누구는 시즌2가 30초짜리 한타를 보기 위해서 5~10분의 지루함을 견뎌야 하던 시절이라고도 말합니다만 그것은 시즌3에 비해 이런식의 경기가 많았을 뿐이지 그때도 분명히 라인전이 강력한 챔프와 갱킹 카정이 유용한 챔프를 통해서 초반부터 밀어붙이는 컨셉의 경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즌2 시절의 조마조마한 운영 끝에 화끈한 한타싸움. 시즌3의 초반부터 밀어붙이는 강력함. 두 가지를 적절하게 섞어서 쓸 수 있는 방향으로 롤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즌2가 끝날 때 쯤이 되면서 라인전 강챔프와 초반싸움에 능한 정글러들이 사용되는 것을 보고 시즌3에서는 완벽하게 수비적인 플레이, 완벽하게 공격적인 플레이, 적절하게 섞는 플레이 전부 가능해지고 특정 고인 챔프들의 리메이크가 끝나면서 어느것이 더 나을 것이 없어서 거의 모든 챔피언이 쑥쑥 나오고 여러가지 전술이 펼쳐지는 그런 롤판을 기대했었습니다.
시즌3와 그 특정 메타와 특정 챔피언들에 관해서 말씀드리자면
일단 너도나도 유틸성과 강력함입니다. 생존기가 완벽하고, 풍부하고, 광범위 논타겟팅 스킬로 라인을 푸쉬할 수 있고 등등...
게다가 초반에 수비적인 플레이는 플레이어 본인의 목을 조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바텀라인만 봐도 무조건 라인을 밀어서 2렙을 먼저 찍어야 합니다. 그래서 2렙찍은 두 챔피언이 스킬 네개와 스펠 네개로 서포터든 원딜이든 한명을 1렙인 상대챔피언 한명을 다굴치면 죽거나 디나잉인 것이 너무 당연하고 챔피언들의 스킬 효용성이 거기에 너무 특화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비적 바텀라인은 쓰레쉬의 등장부터 완벽히 없어졌다고 생각됩니다. 요즘은 볼수없는 잔나 애쉬조합이라던지...
또한 이것은 라이엇의 생각없는 챔피언 설계와 밸런싱에 대한 지적으로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타의 강력함을 너프해야 하는데 챔피언에 집중하니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겁니다.
여기서 메타의 강력함을 너프한다는 것에 대해 예를 들면 이런겁니다.
바텀라인전 상황을 예로 들어서 공격적인 초반 라인강캐 조합과 수비적 한타조합의 바텀라인, 그리고 라인강캐 조합팀의 정글러도 육식인 경우 라인 강캐로 푸쉬를 통해 초반부터 타워 압박과 딜교환으로 피를 깎고 정글러를 불러 화끈하게 다이브를 치거나 타워 앞에서 끝장내는 것이 지금이라면
이 메타 자체에게 라인전에 있어서 공평하지만 불리한 조건을 주는겁니다.
예를 들면 타워의 사거리를 넓히거나 공격속도를 높혀서 함부로 타워압박 또는 다이브를 힘들게 만들거나 타워주변에 아군이 위치할 경우 방어력을 올리거나 상대방이 아군타워 주변에 있을 경우 방어력을 깎는다던가, 타워 근처에서 아군이 cc기를 맞을 경우 cc를 건 해당 챔프에게 기존 타워데미지의 1.5배에 해당하는 데미지를 준다거나, 자동적으로 체력이 낮은 적 챔피언을 공격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기존 체제에 변화를 주는겁니다.
이러면 상대방은 푸쉬후에 상대방을 죽이거나 집에 보내서 이득을 챙겨야 하는데 이게 타워효과의 변수때문에 가능할수도 있고 불가능 할수도 있고 완벽한 계산이 어려워져서 수비적인 조합의 경우 타워를 끌어안고도 충분히 cs를 챙겨 상화을 역전시켜버릴 수도 있다던가 아니면 여전히 다이브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강력하게 몰아붙이려면 충분히 할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강력한 챔피언들이 라인을 밀려서 역으로 수비적인 상대팀에게 파워 다이브 갱킹을 선사하게 해줄 수 잇는 위험한 상황이 닥치게되면 게임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제가 말한 타워 능력 변화는 이런식으로 라인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막아 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렇게 되야된다.' 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생각해 본 '챔피언이 아니라 메타를 너프하기'에 대한 예시일 뿐이며 좋은 방법은 라이엇에서 개발하고 해결하는거죠.
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인상찌푸리는 일 없이 하고싶은 챔피언과 하고싶은 플레이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