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라뎃 영상 몇개 보고 드는 개인적인 느낌
= 게임을 only 자기 입장대로 끌고 가려 함. 자기 생각에서 벗어난 플레이 하면 굉장히 싫어함. 이건 사람들마다 스타일이 다 다른 문제이긴 함. 반대로, 난 개인적으로 내가 전면에 나서서 게임을 좌지우지 하는 것 보다는 꾸준히 내 할 거 실수 없이 잘 해서 팀적으로 차곡차곡 플러스 시키는 것을 선호함.
저라뎃은 정 반대임. 팀한테 핑을 오지게 찍어서든 채팅으로든, 동선이든 팀의 모든 역량을 자신을 받쳐주는 데에 쓰게 하려 함. 그러면 사실 정글 성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반해, 라이너는 조금씩 손해를 계속 보게 됨. 라인 경험치 차이이든, 포탑 골드가 누구에게 더 많이 귀속되는가의 차이이든, 핑을 오지게 찍어서 라이너가 정글 싸움 봐주게 해서 라인전 집중 못하게 하는 것이든. 어떤 측면이든 간에 라이너는 자신의 것을 조금씩 떼어서 정글한테 주는 식이 되서.
그러나 그렇게 라이너가 투자한 것을 훨씬 초과해서 정글 성장 차이가 아주 커지고, 그걸 이용해서 직접 우리 정글이 상대 정글 계속 뚜드려 패거나, 어느 상황이든 정글 위주로 상황을 만들면 게임 전체는 유리하게 되고, 정글 차이는 점점 압도적이게 되어서 게임이 기우는 건 당연함. 저라뎃은 이런 거 정말 잘 이용해서 거의 황제?같은 느낌 나는 정글 스타일인 거 같음.
그런데 만약 팀원이 그렇게 희생하는데도 쓸데없이 던져서 죽고 제압킬 주고 하면 게임을 이길 수가 없음. 다른 팀원의 많은 것을 빼앗고도 그거 가지고 암것도 못하면 트롤일 뿐임. 결국엔 다른 팀원들이 조금씩 밀리는 건 당연하고, 정글이 많이 잘 해야 함. 주식으로 비유하면 지분 50%이상의 최대주주인데, 이런 사람이 판단 잘못하면 회사는 골로 가는 것처럼.
나는 몇년 전에 롤을 처음 시작할 때, 원딜로 했었고 처음 몇 달 브론즈였음. 이상하건, 평균 킬은 10근처였고, 데스는 3 이하였음. 딜도 많이 넣는 편이고. 그런데 게임은 계속 졌음. 그게 팀 탓이라고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음. 분명 딜 잘 넣고, 잘 안 죽고, 성장 잘 하는데 왜 질까가 의문이었고, 좀처럼 실력이 안 늘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원딜이 정말 안 죽고 사리면서 cs 다처먹고 정글 다빼먹고, 하는 것까진 좋지만, 앞에서 나서서 압박적으로 하지도 않고, 상대 스킬은 우리팀이 다 받게 하고 나만 편하게 딜 넣을 수 있는 상황에서만 싸웠던 듯. 팀원한테 부담은 다 떠밀고 혼자서만 겉으로 보기엔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킬뎃, 딜량, 성장 이런거만 다 가져가는 스타일이었던 거 같음. 이런 식으로는 절대 게임을 이길 수가 없음. 보이지 않는 십트롤인 거임. 팀 전체가 가져갈 파이 전체 중에서, 내가 많은 양을 가져가면 그것 만큼 해야 함. 다른 팀원들은 못 가져가는 만큼 못 하게 되어 있음.
아주 옛날 글에도 썼던 거 같은데, 재작년 정도 때 누누를 많이 하면서 느꼈던 게 있음. 그 전까지는 하드캐리형 육식 정글만 하다가 누누가 승률이 워낙 높았던 때여서 누누를 좀 해봤는데, 신기하게도 그토록 그브, 킨드 같은 거 할 땐 내가 죽어라 열심히 싸우고, 갱킹, 역갱생각 치열하게 해야 겨우 이겼었는데, 그에 반해 누누는 딜은 없고 성장도 크게 안 되는 챔인데도 너무 쉽게, 그것도 다이아에서 70%승률 찍어가면서 이기는 거였음. 상대 정글 위치 계속 찾아주고, 갱킹 못 가게 귀찮게 해주고, 주도권 있는 라이너 쪽으로 와드만 좀 해줘도 팀원들이 알아서 이겨 놓음. 물론 그 당시에는 누누가 꽤 좋은 편이긴 했지만, 그토록 웬수같고 게임 이해도도 없고, 지가 짤리면서 팀탓하는 트롤 아군들도 결국 자신들이 하기 편한 환경에선 충분히 다들 게임을 이기게 한다는 거임. 뭐 당연한 거임 어차피 비슷한 실력인 애들이 매칭이 되는 거니까, 더 하기 편하면 상대보단 더 잘하는 게.
롤을 잘 하고 싶으면 내가 지금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고, 내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를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음. 팀적으로 생각을 해야 함. 단순히 A하면 B하는게 더 낫다! 하는 단편적 지식 좀 쌓아서는 실력 잘 늘질 않음. 그리고 남의 것을 어설프게 따라 하는 것도 별로 실력엔 도움 안 됨. 본인 자신의 플레이와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고 봄.
저라뎃은 교전 상황에서 스킬을 아주 잘 쓰는 거 같음. 상대 스킬도 어떻게 쓸 지 다 이해하고 있어서 중요한 교전 상황에서 스킬을 허투루 쓰거나 막 다맞거나 하는 경우가 잘 없는 거 같음. 나는 그렇게 순간순간의 스킬 판단이 좋지 않아서, 이 사람 처럼 팀의 역량을 자기한테 투자하게 해서 내가 큰 다음, 내가 다 패고 다니는 식은 못 하겠음. 팀이 투자한 만큼 값을 전혀 못할 거 같음. 맞을 거 다 맞고, 스킬도 좀 막 쓰는 편이고, 순간의 킬욕심에 막 하는 경우도 있어서.
대신 나는 상대 정글 위치를 계속 찾아주고, 내 정글 좀 못먹더라도 상대 정글하고 같이 망해서(?) 상대 정글이 영향력 별로 행사하지 못 하게 하고 유리한 라인 쪽 위주로 시야 확보해주고, 더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으로 점점 게임 이해를 넓혀 왔음.
미게에 언급하면 안 되는 ㄷㅍ라는 플레이어 영상을 많이 봤던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본인이 라인전을 잘하는 것도 있고, 스킬도 환상적으로 잘 쓰기도 함. 보통은 이런 점들이 화려하고 눈에 띄겠지만, 그것보다도 내 눈에 띄는 거는 '아 적 정글 윗쪽에 있을 텐데. 그러면 우리팀 X가 위험하겠구나, X는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거 같은데, 그러면 내가 적 정글 가는 길목에 와드 박아줘야지', '우리팀 누가 뭘 하는데, 스킬을 어떻게 쓰는데, 챔프가 Y인데,~~ 그러면 나는 뭘 해 줘야겠다.'이런 것들이었음. 본인이 본인 라인에서 잘하는 것도 잘 하는 것이지만, 그러면서도 걍 애초에 팀 전체를 싹다 받쳐주니까 10명 게임 중에서 단 한명이 그렇게까지 팀 전체에 영향을 크게 주고 승률이 그렇게 나오는 거라고 봄. 나는 스킬이나 교전은 그렇게 잘 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측면들을 잘 이해하면서 게임하자는 쪽으로 스타일을 선택했음.
결국 게임이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해서 명확히 본인이 이해하고, 자신한테 착 맞는 방식 쪽으로 실력을 늘려가야 된다고 봄. 롤도 그렇고, 다른 일들도 사실 그러한데, 보통 배울 때 유명하고 잘 하는 사람이 하는 걸 보고 배우는 일이 많음. 그런데 그게 하나의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 최고의 수준에서도 정 반대의 방식을 택하는 일도 허다함. 내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그러한 방식들을 다 면밀하게 봐 보고, 직접 해보면서 아 나는 이렇게 하는구나, 저 사람과의 차이는 이렇구나, 그러면 난 저렇게 보다는 조금 다르게 하는 게 낫겠다 이러면서 본인한테 맞는 방식을 점점 머릿속에 명확히 그리는 게 좋다고 봄. 계속 이리저리 보완하면서 자신만의 생각들이 확실해져가면 그게 곧 실력이 느는 거라고 봄.
농구를 좋아하는데 조던의 슛폼과 르브론 제임스의 슛폼은 아예 다름. 몸이 다르고, 슛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느낌, 경험, 마인드, 연습 과정 다 다르니까 당연히 다른거임. 그렇지만 아마도, 두 선수 모두 자꾸 이리저리 비교하고 교정하고 연습해가면서 자신의 것을 확고히 만들어 가면서 그렇게 뛰어난 실력을 얻은 사람들일 것임. 세계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도 각기 관점이 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인식 범위 한도에서만큼은 대상에 대한 명확한 이해+내가 그것을 어떻게 대하고 있고 그것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에 대한 이해가 있다고 봄. 롤 잘하고 싶으면 고민을 많이 하셈.. 잘 하는 사람들의 게임을 볼 땐 그냥 저렇게 해야지가 아니라, 왜 저렇게 하고 저 사람이 어떠한 관점으로 하고 있는지, 저 사람의 시야에 보이는 것은 무엇인지를 전부 이해해야 내 것이 됨. 단순주입식으론 안 늘음.
보니까 요새 저라뎃이 가장 핫한 정글 플레이어 같고, 여러 정글러들의 게임 방식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거 같음. 나는 저 사람의 영상들을 좀 보면서 아 저런 식으로 게임을 굴리는구나 하고 새로운 방식과 관점을 알게 되었음. 그렇지만 나는 내가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단순히,, 나도 저렇게 해야지 혹은 난 저건 못해.. 하지 않을 것임. 어설프게 겉으로 보고 '저렇게 하는 거구나'대충 판단하고, 따라하니까 욕 먹는 그브들이 마구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함. 나라면 저 사람의 시야에 보이는 게 뭐고, 어떤 식으로 하려 하는지 이해하려 할 것임. 그리고 실제 내가 게임 할때 그런 것들을 상기하고 그렇게 해보기도 하고, 다르게 해보기도 하면서 아 이렇게 하면 이런 식으로 되는구나,, 저런 식으로 하면 저렇게 되는구나.. 하면서 직접 확인해보고 나의 관점을 만들 것임.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야 실력이 는다고 생각함.
인간이 뭔가를 잘 하게 되는 과정은,, 뭐 1만 시간의 법칙이니 하고 단순히 시간을 많이 쓰면, 혹은 잘하는 사람의 말을 암기한 후 그대로 하면...과 같이 되는 게 아니라고 봄. 마치 자전거를 타거나 키보드 타자를 치거나 할 때 우리가 '~하게 움직여야지' 하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마치 내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듯, 100% 내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야 자유자재로 잘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함.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한 과정은, 단순히 많이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머릿속에 드는 막연한 생각들, 다른 사람들의 알쏭달쏭한 말들을 계속 직접 시험해보면서 점점 명료하게 조탁해가면서 자신의 뚜렷한 관점을 획득하는 것이라 생각함.
수업 보강오라 해서 갔더니 똑같은 강의 또 하길래 노트북으로 걍 유튜브 보다가 써봄. 롤은 요새 가끔만 하지만 한때 ㄹㅇ 잘하고 싶어서 공부하듯 연구하듯 많이 고민해봤던 기억이 나서.
그냥 의견 1 정도라 생각해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