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재능충이라는 건 부정하지는 않겠는데, 증전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증전은 머리쓰는 게임이 맞다.
내가 지능이 좀 뛰어나서 뭘 하든 머리를 쓰는 거라면 엄청난 자신감을 보여왔고 항상 그에 합당한 결과를 내어왔는데, 로스트아크 증전도 마찬가지더라. 피지컬은 마스터 이상까지 왔을 때 극한으로 닦을 영역이고 마스터까진 극한의 뇌지컬로도 충분하다. 뭐 솔직히 마스터로 마감한 것도 아니고 찍먹해본 거에 불과하지만, 한 시즌만에 마스터를 찍먹해볼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해서 내 실력이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에 스스로 자부심을 좀 가지게 된다.
다들 알다시피 한 시즌만에 피지컬을 극한으로 닦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단, 나는 피지컬을 극한으로 닦는 대신에 극한의 뇌지컬을 보여주기로 했다. 조합 차이를 고려해서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할지, 순간순간의 스킬샷조차 어떻게 쓸지, 어떤 각도로 쓸지, 누구에게 쓸지, 아군을 케어할지 등등 부족한 피지컬을 보완하기 위해 지는 판조차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임했다. 결국, 내가 아직 다른 마스터 유저에 비해 피지컬이 뛰어나지도 않고 판정싸움의 디테일에 부족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라오더라.
대충 이번 시즌에 실버부터 마스터까지 등반하면서 티어별 느낀 소회를 짤막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엔 브실골은 머리를 사람답게 쓰지 않는 거다. 머리를 제대로 쓴다면 그 티어에 있을 이유가 없다.
플래는 유저들 사이의 간격 차이가 워낙 심하기도 하고 수많은 부계정들이 있는 구간이라 그런지 약간 로또 뽑는 느낌이다. 중의적인 의미로 "얘가 어떻게 플래임?"하게 되는 경우가 좀 많다.
다이아부터는 확실히 다르긴 하다. 물론 일부 유저들의 경우 "이 새1끼가 어떻게 다이아임?" 싶은 애들도 있긴 하다. 근데 다이아부터는 기본적인 피지컬도 갖춰져 있고 뇌지컬도 괜찮다고 느낀다. 근데 다이아도 같은 티어 내에서 18층 유저랑 19층 유저랑 수준에 차이가 좀 난다. 다이아에 안주하고 주차하는 애들이랑 다이아에 안주하지 않고 큐 돌려서 결국 올리는 애들 사이에는 확실한 차이가 보인다. 눈앞의 벽을 부술 생각을 할지, 벽을 보고 한계를 느껴 주저 앉을건지는 순전히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 같다.
마스터 이상부터는 뇌지컬도 갖춰져 있고 피지컬도 갖춰져 있는 진짜 극한의 큐가 아닌가 싶다. 나도 마스터까지 올라오면서 다마큐, 그마 껴있는 큐 합류해서 좀 해봤는데 여기부터는 디테일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제대로 사기치는 순간 판이 넘어가긴 한다. 멘탈 나가서 플레이 하는 유저가 있을 경우 다같이 나락가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그만큼 확실히 수준이 높다고 느꼈다.
지금 마스터 뽕 흡입 중이라서 정신이 없긴 한데 오늘 새벽 4시 정도까지 질문 타임 받으려고 한다. "증전에 대해서" 질문할 게 있으면 댓글 달아라. 븅신같은 질문만 아니면 전부 답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