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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부) 쿠르잔 남부 : 절망속에 핀 희망편

황미룡
댓글: 2 개
조회: 1302
추천: 7
2024-01-27 01:39:36
아마트
우리는 아베스타였다. 사이카 아래 카제로스에게 복수하자는 맹세와 혼돈의 힘을 사용하지 않는 절제의 신념을 가지며 살아갔다. 어느 날, 나는 보았다. 사이카가 잠시 가면을 벗은 모습을, 그 얼굴은 분명 혼돈에 잠식된 것과 비슷했고 마치 악마가 되다 만듯한 진행이 멈춰버린 어중간한 얼굴이었다. 지금은 쓰지 않지만 그는 혼돈의 힘을 제어하고 다스리는 법을 알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시간이 흘러 사이카와 우리는 끝끝내 서로 다른 절제의 신념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혼돈의 조각에 내제되어 있는 악마의 힘을 왜 다스리지 못한단 말인가? 오랜 세월동안 절제를 통해 강한 정신력을 밑바탕으로 그 악마의 힘마저도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의심치 않았고 괴물이 되지 않는 선까지 절제할 수 있다 믿었다. 

사슬전쟁 이후 세이크리아는 우릴 보고 악마라며 무자비하게 핍박하고 학살했다. 그 광기를 피하고자 스스로 아무도 살지 않는 저주받은 땅에 왔건만 죽여도 시원치 않을 세이크리아 놈들과 손을 잡고 이 땅에 들어서게 하였다. 그것만은 용납할 수 없었고 인내심의 한계에 부딪혔다. 이제부터 그들은 동족이 아니다. 우리는 아베스타를 벗어나 아마트라 불리게 될 것이다. 

우리 아마트는 페이튼을 벗어나 카제로스가 봉인된 쿠르잔으로 향했다. 악마의 힘을 우리의 힘으로 만들고 이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반인종족으로 만든 장본인, 카제로스가 부활한다면 우리 아마트가 복수를 할 것이다. 이것이 아마트의 신념이자 맹세다. 


아사르와 비누스
같은 신념과 맹세로 뭉친 우리는 페이튼보다 더 혹독한 환경과 화산에 봉인된 카제로스의 영향까지 극복하며 살아갔다. 쿠르잔 일대의 지역을 넓혀 아마트의 것으로 만들었으며 악마의 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절제하며 힘을 다스리는 우수한 전사들이 많이 늘어났고 그만큼 세력이 커지며 강해졌다. 서로가 안타레스 화산을 응시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아 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영원할 것 같던 아마트에 분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데런의 수가 늘어나니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도 늘어났고 악마의 힘을 왜곡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극단적인 데런들이 생겨났다. 사이카에게 신념의 차이로 반항했던 우리의 모습이 비춰졌고 그의 심정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런던 어느날 데런이 데런을 잡아먹는 최초의 식인 사건이 일어났고 그 사건을 계기로 아마트는 분열했다. 사이카의 신념이 옳았던 걸까...

세트는 아마트를 나와 비누스를 만들었고 그녀를 따르는 무리들이 비누스가 되었다. 비누스는 이제 눈치 보지 않고 동족을 포식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게 자행했으며 반기를 든 자들은 모두 식량이 되었다. 그들은 카제로스의 복수도 잊었다. 악마의 힘을 절제하지 않고 선을 넘어 본능만 남아버린 괴물이 되었고 데런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그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하니 차라리 카제로스를 따라 악마의 구성원이 되는 쪽을 선택했다.

아마트가 쌓아 놓은 모든 것이 파국으로 끝나려는 순간, 영웅 헤누트가 나타나 광기에 물든 비누스로부터 많은 동족을 구했고 끈질긴 습격에도 헤누트는 우리가 망명하여 처음으로 정착해 터를 잡은 곳, 구원이란 뜻으로 만든 도시 엘네아드를 지켜냈다. 

아마트의 신념과 맹세를 이어나간 생존자들은 엘네아드를 비누스로부터 지키며 살아왔고 아마트라는 이름을 버리고 아사르라 불리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하나였던 아마트에서 지금은 아사르와 비누스로 분열되어 서로의 구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쿠르잔에 살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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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들의 모임
기에나 여신의 정화의 힘으로 붉은 파도와 붉은 액체를 쿠르잔 인근 해역으로 몰아내고 바다는 정화되어 안정화 되었다. 계승자검은이빨, 노틸러스에서 마법의 망원경을 통해 쿠르잔을 막고 있는 실마엘 장벽을 살펴보고 있었으며 아만이 게이트를 열고 일행 앞에 나타나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며 프레테리아 섬으로 향했다.

섬에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수장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기에나의 성물 여신의 눈물을 얻어 기적을 일으킨 계승자 일행을 보고 감사의 인사를 표했고 본격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논의를 열었다. 샨디는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며 카제로스의 부활이 임박하여 아직도 그 영향력과 기운이 강대해지고 있는 만큼 독기가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 우려했다. 

실리안아르데타인이 보낸 정보를 통해 실마엘 장벽 너머 쿠르잔 해역 내부에는 아직도 많은 독기가 있다는 보고를 들려주었고 아제나루테란이 생전에 남긴 말을 전해주었다. 카제로스는 언젠가 안타레스 산에 있는 자신의 육체를 찾을 것이고 그 시기가 지금일 것 같다라고 하였으며 니나브빛의 가디언들을 찾고자 애니츠에 들려 를 찾아보았지만 그곳에도 없었다며 걱정하였다.

각자의 의견을 통해 그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쿠르잔 상륙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했다. 상륙에 대한 일로 모두가 이런 저런 말이 오고 가던 중에 진저웨일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아크를 개방하면 될 일 아니냐며 모든 의견을 잠재웠다,

샨디는 제자의 말에 아크의 개방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일침했다. 전 계승자 루테란도 오랜 심사 숙고끝에 개방하였고 개방의 모든 과정은 베일에 쌓여있다며 열쇠 이외에 뭔가 다른 조건이 더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추측을 하였다. 



주시자의 부름
한참 아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찰나 계승자와 아만의 몸에 빛이 일어났고 둘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둘은 주시자의 부름에 트리시온으로 갔고 500년만에 드디어 계승자와 로스트아크가 함께 이곳에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주시자 베아트리스는 둘의 모습을 보며 평소와는 다르게 상기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아만은 처음 당도한 트리시온을 둘러보며 주시자와 안치된 아크들을 바라보았다. 



주시자는 루테란이 남긴 말을 전하기 위해 둘을 부른 것이었다. 루테란은 카제로스가 다시 부활할 것이란 예상과 함께 자신이 비튼 운명에서 주어진 단 한번의 기회에 카제로스를 소멸시킬 수 있으며 그 기회의 순간은 오직 현재의 계승자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주시자의 말을 들은 아만은 계승자에게 전에 자신이 말했던 아크를 개방해 카제로스를 돕는척 불완전하게 부활시키자는 계획을 기억하냐며 물었고 계승자는 그 기억을 떠올렸다. 아만은 아무래도 자신의 계획이 루테란이 말한 그 기회일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 

베아트리스는 잠시 망설이며 아만을 바라보다 말을 꺼냈다. " 머지 않아 당신의 용기가 필요한 때가 올 것입니다. "
아만은 주시자의 말을 듣고 몸이 경직되며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 했다. 오래전부터 마음의 준비는 해왔지만 그녀의 입에서 직접 이런 말을 들으니 더욱더 실감이 났고 엄청난 압박감이 들었다. 용기... 

그날이 오면 자신이 내려야 하는 결정에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지만 지금도 전신에 흐르는 긴장감과 초조함, 뭔가 자신을 억눌리게 하는 무섭고 슬픈 감정을 걷잡을 수 없어 도망치고 싶은데 그날의 나를 마주한다면 용기 하나만으로 극복하여 해낼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아만은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계승자에게 쿠르잔 상륙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프리테리아 섬으로 돌아가자 하였다.




전초기지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난 계승자와 아만은 수장들에게 트리시온에서 있었던 말을 전했고 마저 하지 못한 논의를 이어나갔다. 실리안은 쿠르잔 앞 바다에 거대한 실마엘 장벽이 촘촘하게 둘러 싸여있어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조그마한 틈도 없다 하였고 설사, 장벽 너머 내부로 진입한다 하더라도 현재 쿠르잔 안쪽 상황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하자 렌이 나서며 자신이 쿠르잔의 데런이고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알고 있다며 전에 일어난 상황들에 대해 들려주었다. 

바르칸베히모스에게 때가 되었다며 쿠르잔을 평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베히모스는 혼돈의 가디언들을 이끌고 아사르의 데런들이 살고 있는 엘네아드를 습격했으며 가디언들의 침략만으로도 버거운데 그 틈을 노려 비누스까지 가담했다.



쿠르잔에 머물고 있던 세이크리아 사제들과 힘을 합쳐 싸워보았지만 수와 힘에서 큰 전력 차이를 보이며 학살을 당했고 아사르 데런인 렌과 카리오는 갑자기 일어난 혼란의 틈 속에서 후퇴를 거듭하다 벼랑 끝에 몰리자 곁에 있던 카리오가 렌을 살리기 위해 쿠르잔 절벽 밑 바다에 떨어뜨렸다.

그날의 처참했던 일과 검은이빨에게 도움을 받아 현재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들려주었고 렌의 말을 들은 수장들은 잠시 침묵했다. 쿠르잔 안의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비참했고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졌다는 걸 알았기 떄문이었다. 샨디는 하루빨리 쿠르잔에 상륙하여 연합군이 머물 거점을 마련하고 싶었다.

샨디는 렌에게 연합군이 머물 최적의 장소가 있는지에 물었다. 렌은 엘네아드에 대해 소개해줬고 아사르가 살았던 곳인 만큼 기본적인 틀은 다 구성되어 있으며 그곳을 거점으로 삼는다면 안타레스 산맥으로 이어지는 길목이 있으니 가장 알맞는 최고의 장소라 알려주었다. 

샨디가 연합군이 머물 전초기지를 빨리 마련하려는 것은 병법에 있어 기본중에 기본이었기 때문이었다. 일찍이 안전하고 넓은 곳을 거점으로 삼아 전초기지를 세운다면 그곳에서 체계적인 명령하달, 군의 정비, 의식주 해결, 지리와 지형 파악, 보급로의 길을 만들 수 있으며 적군의 동태를 살피는 등 이 모든 것이 전초기지에서 이루어지며 군의 공방태새와 정보전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쿠르잔으로
문제는 실마엘 장벽이었다. 쿠르잔에 들어서려면 그 장벽을 허물고 들어서야 하는데 그 어떤 물리적인 공격에도 끄덕없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 진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렌은 조그마한 빈틈의 공간이라면 실마엘을 조종하는 자신의 능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알려줬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아만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며 반박했다. 실마엘은 조화와 혼돈으로 이루어진 결정체라 조종하는데 있어 조금이라도 균형이 무너지면 시전자가 목숨이 위험할수도 있다 말했다. 그러나 렌의 능력 외에 방법이 없었기에 쿠르잔 내부로의 진입은 그녀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내부로 진입하면 바다에 퍼진 독기가 문제였다. 

렌은 계승자가 지니고 있는 여신의 눈물이라면 독기들을 정화해 실마엘로 만들어 부수고 들어가면 된다고 하였다. 검은이빨은 알데바란의 바다를 버틴 검은 이리호라면 충분히 그 안을 무리 없이 돌파하여 쿠르잔 항구에 무사히 입항할 수 있을거라 자신했다. 

한번 정해진 결정은 빨리 이행해야 하는 법, 검은이빨은 렌에게 약조한대로 쿠르잔에 보내주겠다는 말로 같이 동행하기로 하였고 계승자와 아만도 그 동행의 길에 참여했다. 이렇게 검은이빨의 해적단, 계승자, 아만, 렌은 검은 이리호를 타고 쿠르잔을 향해 바다를 건넜다.



불길한 기운
쿠르잔 해역에 도착한 일행은 거대한 실마엘 장벽을 바라보았다. 실로 가까이서 보니 엄청난 크기게 압도 당했고 마치 하나의 빨간 산맥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렌은 앞으로 다가서며 실마엘을 조종해 벽을 허물었고 배 한 척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크기의 진입로를 만들어냈다. 

좁은 길목인 만큼 배를 조심히 운항하며 전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내부로 들어서니 수많은 독기가 바다 위에 퍼져 있었고 계승자가 지닌 성물로 배에 방벽을 둘렀다. 렌의 예상대로 성물의 힘에 닿은 독기들은 실마엘이 되어 고체 상태로 이루어졌고 독기를 부수며 무사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독기에 물든 악마들이 배를 습격했지만 배 안에는 일당백들의 전사들이 있었으니 쿠르잔으로 가는 길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악마를 헤치우다 보니 어느새 실마엘 사이로 대륙이 보이기 시작했고 드디어 베스페르 지역의 항구, 누트 정박지에 입항한 일행은 처음으로 쿠르잔에 당도해 항구 앞에 있는 음산한 배경을 둘러보았다.



무사히 도착한 계승자는 환영의 목걸이를 이용해 샨디와 연락을 하려 하였지만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간섭을 받아 연락이 끊겼고 이를 본 검은 이빨은 실마엘이 다시 장벽을 세워 진입로를 막기 전에 자신이 직접 소식을 전하겠다며 배를 타고 떠났다. 

렌은 아사르의 데런들은 강인한 전사들로 엘네아드를 뺏기고 흩어졌지만 베스페르 지역에서 베히모스와 혼돈의 가디언들에게 맞서 결사 항전을 하고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고 연합군이 도착한다면 분명 아사르의 데런들이 든든한 아군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아만은 해변을 둘러보며 이곳 쿠르잔에도 세이크리아에서 파견된 사제들이 있었다며 항구 근처에 성당이 있을텐데 어째서 돌아다니는 사제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며 수상해 했다. 

쿠르잔 대륙의 초입임에도 불구하고 불길한 기운과 함께 귓가에 정체 모를 이상한 속삭임이 들려왔고 이곳이 말로만 들었던 카제로스가 봉인된 대륙이라 그런지 환영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생각하는 계승자였다. 항구를 벗어나 주변을 탐색하던 중 일행 앞에 검은 바위가 놓여져 있었다.



렌은 쿠르잔에 이런 바위는 없었다며 의아해 했다. 검은 바위에서 부정한 기운이 흘러나왔고 속삭임의 근원지가 바로 이 바위에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다른 대륙과 남다르다 생각했던 계승자는 렌이 처음 보았다는 말에 원래 이런게 아니라 최근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검은 바위
검은 바위를 조사하던 일행은 카제로스의 기운이 담긴 바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기운은 갑자기 일행들을 엄습했고 몸이 경직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계승자가 지니고 있던 기에나의 성물은 그 기운에 반응하였고 경직된 몸을 다시 풀어주었다. 렌은 바위의 기운에 반사적으로 반응하여 정화되는 성물의 힘을 보며 검은 바위를 없애보자 하였고 계승자는 성물의 힘을 담아 가까이 가자 바위는 진동과 함께 흔들리더니 사라져 버렸다.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리자 일행은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갔고 성당 계단 밑에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쓰러져 있는 세이크리아 사제를 발견했다. 사제는 거친 숨을 내쉬며 데런들이 공격했고 재료라는 말과 검은가시나무 성당에도 바위라는 말을 남기고 숨이 끊겼다. 렌은 쿠르잔의 데런들은 그동안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기에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헤쳤을리 없다고 말했지만 그건 모를 일이었다. 

일행은 정확한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계단 위에 있는 검은가시나무 성당 입구를 바라보았다. 입구의 문만 보아도 해변에 있는 부정한 기운보다 더한 것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만 같았다. 발걸음을 옮겨 성당 안으로 들어서자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피비린내와 함께 또 한명의 쓰러진 세이크리아 성기사를 보게 되었다,

성기사의 사체를 조사하니 짐승이 할퀸 것처럼 깊게 패여 살이 도드라져 있었다. 피 냄새가 진동하는 곳을 향해 더 안쪽으로 들어서자 아직 마르지 않은 피가 보였고 누군가가 끌고 간 흔적이 보였다. 피가 마르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인 것이었다. 

끌려간 흔적을 따라 본관 입구에 들어선 일행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데런이 쓰러진 사제를 먹고 있었고 포식하는 데런들을 보며 흐느끼는 또 다른 데런의 무리가 위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일행은 일제히 공격하여 들어오는 데런들에 맞서 싸워 처치했다. 이 데런들의 생김새는 인간의 외형이 아닌 악마들과 같은 괴물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렌에 의해 쿠르잔에 살았던 데런들의 역사를 알게 되었으며 그들이 말로만 들었던 비누스의 데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본관 안에도 밖에서 보았던 검은 바위가 놓여 있었다. 마찬가지로 검은 바위에 가까이 다가가자 부정한 기운과 함께 속삭임이 들려왔고 반사적으로 성물의 힘이 기운과 속삭임을 차단시켰다. 

다시 한번 성물의 힘에 감탄하고 있을 때 본관 위에서 살아있는 생명체의 소리가 들려왔고 데런이 아닌 인간의 외침인 것 같자 드디어 생존자를 보겠구나 하는 생각에 일행은 급히 그곳을 향해 뛰어갔다. 




지옥의 경관
본관 위에는 쓰러진 사제들과 아사르 데런들이 보였고 그 사이에 비누스에게 대항하는 사제 한 명이 보였다. 생존자가 있는 곳에 도달하여 빨리 합세하려 하였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 사제도 비누스에게 죽임을 당했으며 비누스들 앞에 검은 바위가 놓여 있었는데 지금까지 본 바위와 다르게 빨간 빛이 감돌고 있었다. 그들은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흡수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일행은 많은 이들을 죽게 한 살육자들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이곳에 있는 비누스들을 응징한 후 처음 보는 빨간 빛의 바위 앞에 다가갔다. 바위 앞에 선 일행은 두 눈의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위 안에 분명 데런이 갇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승자는 바위 안에 갇힌 데런을 구해주고자 성물의 힘을 이용해 바위를 부섰지만 그 안에 있던 데런은 이미 숨이 끊긴 상태였다.



갇혀있는 데런은 아사르였고 바위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렌은 믿을 수 없었다. 바위 안에 갇힌 자는 자신과 같은 아사르의 동료였다. 이곳 쿠르잔에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일행은 해변에 있는 성당을 벗어나 베스페르의 저주받은 땅에 들어섰다. 

저주받은 땅의 넓은 평원에 도착한 일행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절망을 보고 있었다. 마치 지옥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모든 일대에 검은 바위가 놓여 있었고 그 바위 앞으로 수많은 데런의 시체들과 피로 늪을 이루고 있었다. 렌은 시체들을 보며 단번에 마을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비누스들이 모든 지역에 검은 바위를 설치하고 부정한 기운과 속삭임을 퍼뜨려 아사르들을 유인한 것으로 보였다.



랜은 무릎을 꿇은체 비통해하며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눈물을 쏟아냈다. 마치 모든게 자신의 탓으로 느껴졌고 이들을 보호하지 않은 것에 대한 큰 죄책감을 가졌다. 아만은 렌을 보며 당신의 탓이 아니니 자책하지 말라며 위로하였는데 어쩌면 아만은 렌을 보며 예전에 자신에게 있었던 비극적인 일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절망의 베스페르(1)
기운을 차린 렌은 모두를 위해 복수를 하고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하며 들끓는 분노를 잠시 머금었고 동료들의 혼돈의 조각을 회수하더니 시체를 뒤지며 무언가를 또 찾으려 했다. 그녀는 시체의 품에서 돌을 꺼냈고 계승자와 아만에게 이것은 아사르의 돌이라며 쓰임새를 알려줌과 동시에 데런들은 죽어 시간이 지나면 시체는 사라지고 혼돈의 조각만 남게 되는데 아직 시체는 그대로 있다며 이것은 이런 일이 벌어진게 얼마 되지 않은 것이니 생존자들이 있을 거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사르의 돌 : 어른이 된 아사르라면 모두가 지니고 있는 물건으로서 먼 곳에서 서로를 찾을 때 쓰이며 가까이 있을수록 빛이 난다. 아군인지 적군이지 구별할 수 있고 돌을 깨뜨리면 신호탄의 역할을 한다. 

용도에 대해 알게 된 계승자와 아만은 렌이 건낸 아사르의 돌을 소지하였고 혹시나 있을 생존자들을 찾기 위해 각자 흩어져 수색에 나섰다. 베스페르의 재모래 언덕으로 향한 계승자는 낯선 데런과 마주하였고 그 데런은 처음 보는 외지인을 보며 경계 했지만 그가 들고 있는 아사르의 돌과 렌의 소식을 듣고는 경계심을 풀었다. 계승자와 마주한 데런은 렌이 말했던 카리오였다. 그는 렌의 소식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론 돌아오질 않길 바랬다.



카리오는 쿠르잔에서 일어난 그간에 일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비누스들이 전 지역에 부정한 기운이 담겨진 바위를 세웠고 베히모스의 복수를 위해 흩어진 생존자들을 위한 집결지를 마련했다는 정보를 주었으며 지금 그 접선 장소로 향해 가고 있으니 같이 가자 하였다.

접선 장소로 가는 길목에 카리오를 기다리다 가디언들의 습격에 죽어가는 아사르와 마주하게 되었지만 이내 숨이 끊겼고 카리오는 눈물을 흘렸다. 렌처럼 자신이 그들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과 상실감을 느꼈고 자신이 좀 더 강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 자책하였다. 그는 모두를 지키고 복수를 하기 위해선 자신이 강해지면 될 일이라며 자신을 위해 아사르들이 기다리고 있을 주둔지로 향했다.




절망의 베스페르(2)
주둔지에 도착했지만 보이는 건 아사르와 세이크리아 사제들의 시체들, 그리고 가디언들과 비누스의 시체들도 보였다. 카리오가 마련한 접선장소는 세이크리아의 주둔지였고 가디언들과 비누스의 습격으로 인해 모두가 죽음을 맞이한 듯 보였다. 허망하게 시체들을 바라보는 카리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자 그는 모든걸 내려놓았다는 듯이 오히려 지금 기분이 최고라며 이제 생존자를 찾는건 포기하겠다는 말을 하고는 바닥에 흐트러진 혼돈의 조각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리오가 계승자에게 렌을 불러달라 요청하자 계승자는 돌을 쪼개어 신호탄을 쏘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렌이 이곳에 당도했고 다시 만난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재회의 기쁨을 맞이했다. 



렌은 카리오의 몸을 보았고 아사르의 갑옷이 아닌 악마화가 진행되고 있는 몸을 바라보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묻자 나 뿐만이 아니라는 말로 화제를 돌렸다. 그는 흩어진 생존자들은 찾기 어렵고 아사르의 타무트도 지금 행방이 묘연하니 점령당한 엘네아드는 희망이 없다며 갈무리를 놓았다. 

+ 타무트 : 아사르를 통솔하는 수장이며 렌의 아버지이다. 

카리오는 렌에게 생존자를 찾는건 포기하고 너는 강하니 모두의 복수를 위해 도움이 되어 달라며 동참하길 권유했다. 선하고 정의로우며 약한 자를 위해 그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카리오가 생존자를 찾는걸 포기하자는 말에 렌은 혼란스러워하다 이상해진 그에게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렌은 생존자도 찾고 모두가 힘을 합쳐 베히모스에게 복수를 하고 후엔 카제로스도 죽이자는 말로 반문하자 카리오는 아사르의 뛰어난 전사들도 저급한 가디언들 따위에게 모두 죽었고 바위로 인해 자기 한 몸 건수하지 못하고 있는 판국에 연합군들이 온다한들 혹독한 환경, 카제로스의 영향과 화산에서 들려오는 끔직한 비명을 적응하고 살아간 아사르들도 지금 다들 견디지 못하고 죽는데 온실 속에 자라난 화초들이 도움이 되겠나며 어떻게 복수를 하고 카제로스를 이기냐고 엄포를 놓았다. 

복수는 오로지 강한 힘을 가진 자만이 이룰 수 있는 있는 것, 카리오는 렌에게 너는 복수를 할 맘이 없구나 라며 비꼬았고 자신 혼자서 복수를 할테니 평생 패배자들이나 구하라는 말을 남기며 주둔지를 떠났다. 힘을 합쳐도 모자란 상황에서 그는 그렇게 떠나버렸고 계승자와 렌은 그가 점점 악마의 힘에 잠식되어 가는 게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구원자
계승자는 렌에게 분명 살아있는 생존자는 있을 것이라며 포기하지 말라고 독려했다. 그녀는 생존자를 찾고 어떻게든 연합군을 상륙시켜야 할 목적이 있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계승자는 이곳 주변에 혹시나 있을 생존자들을 찾고자 아사르의 돌을 부서 신호를 올렸다. 그리고 화답하듯 다른 곳에서 신호가 터졌고 계승자와 렌은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신호가 터진 곳엔 아만이 있었고 그의 곁에는 아사르의 시체들과 함께 넋이 나간 생존자와 같이 있었다. 그 생존자의 이름은 아사르의 하라키였다. 렌과 하라키는 서로를 알아보았다. 하라키는 일행들에게 정신이 멀쩡할 때 이곳을 떠나라며 당부했다. 그는 바위로 인한 속삭임으로 모두 미쳐버려 서로를 죽이는 광기를 보았다며 절규했고 아만의 신성력으로 잠시 정신을 차린 상태였지만 다시 들려오는 속삭임으로 인해 고통스러워 했다,

계승자는 성물의 힘으로 그를 온전한 모습으로 돌려주었다. 시간이 지나도 더 이상 속삭임이 들리지 않자 하라키는 계승자를 보며 신이 절망 뿐이 이곳 쿠르잔에 구원자를 인도하여 빛으로 짙은 어둠을 거두러 오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희망을 품었고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 속삭임만 들리지 않는다면 생존자들이 뭉쳐 다시 싸워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며 품에서 하나의 전단지를 계승자에게 건네 주었다.

전단지의 내용은 아사르의 이 쓴 글로 전역에 퍼진 바위로 인해 안전지대는 사라지고 있으니 더 늦기 전에 베스페르에 있는 아사르의 전사들이 한번에 들이닥쳐 바위를 없앤다면 타개 할 수 있을 거라며 생존자들은 캠데트 언덕으로 모이라는 내용이었다. 
 



스스로의 죽음
렌은 작성자의 이름을 보고 기뻐했다. 헤셈, 카리오, 네페르는 어릴적부터 자신과 함께 자란 친구들이라며 들떠 있었다. 렌은 계승자에게 그곳에 있을 그녀를 도와야 한다며 어서 가자며 재촉했다. 캠페트 언덕에 도착한 일행은 누군가 놓고 간 짐과 아사르의 돌, 문서를 보았고 근처에 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인지 의아해 했다.

계승자는 문서를 꺼내 그 안에 적힌 내용을 보았다. 비누스에게 발각되어 생존자들 중 몇몇이 잡혀갔고 그들을 구하고자 비누스를 쫓아갔으나 거대한 집게발과 꼬리를 가진 가디언이 가로 막았다. 가디언을 상대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아사르의 전사들은 반을 잃었으며 남은 생존자들끼리 숨어 지냈지만, 밤 낮 가리지 않고 속삭임이 들려와 고통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렌은 굳어진 표정으로 눈동자를 떨며 부서진 가면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계승자와 아만에게 가면의 의미에 대해 알려주었다.



아사르의 가면 : 아사르가 평생 단 하나만 지는 물건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만 기억으로 남겨둔 체 더 큰 힘을 이끌어내기 위해 절제하지 않고 선을 넘어 악마가 되고자 하는 각오를 하였을 때 쓰는 가면이다. 그리고 끝내 욕망과 본능만 남는 악마성의 증상이 보이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아사르의 가면을 썼다는 것은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각오했다는 것으로 그만큼 상황이 위급했다는 것인데 렌은 초조하고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수상한 인기척이 들리자 일행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급히 달려갔다.

폐허가 된 유적지로 향하는 길목에서 한 소년이 불안해하며 몸을 떨고 있었다. 소년은 외지인들을 보며 경계했지만 일행들 사이에서 렌을 보자 참고 있던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붙잡고 도와달라는 말을 했다. 소년의 이름은 헤슬라, 헤셈의 동생이었고 비누스와 가디언들의 습격으로 인해 헤셈이 생존자들을 구하고자 이곳에 놔두고 간 것이었다.

헤슬라는 헤셈이 향한 위치를 알려주었고 일행은 폐허가 된 유적지로 갔다. 그곳엔 아사르의 시체들로 가득했고 시체들 사이에서 죽어가는 아사르의 리시아를 살려보려 성물의 힘을 썼지만 시작된 죽음을 막을 수 없었다. 이곳에 있는 아사르들은 타인에 의해 죽은게 아니라 악마가 되기 전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녀가 버틸 수 있는 이유
어디선가 헤셈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일행은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갔다. 목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쓰러진 비누스의 시체들이 보였고 유적지 안쪽에 홀로 서 있는 그녀가 보였다. 렌은 헤셈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얼굴과 몸은 악마화가 진행되고 있었고 전에 보았던 카리오보다 더 심각한 상태였으며 다행히 렌은 알아보았지만 곁에 있던 하나 뿐인 동생 헤슬라를 적으로 간주해 공격했다.

헤셈의 급작스런 행동에 렌은 급히 그녀를 막아섰고 우리는 악마가 아니라며 크게 다그쳤다. 몸을 부여잡고 아파하는 비누스의 모습이 흐릿해지며 사라지자 자신의 동생 헤슬라의 모습이 보였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헤셈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몸부림치며 눈물을 흘렸다. 헤셈은 렌에게 자신을 죽여달라며 애원했고 렌의 창을 빌려 자신의 목에 겨눈 뒤 스스로 자해했다. 렌은 스스로 자해하여 쓰러진 친구를 보고 충격을 먹었고 헤슬라는 쓰러진 누나를 보며 절규했다.



베스페르 전 지역에 있던 아사르의 시체들, 그리고 이곳에서 벌어진 일을 겪으며 렌은 정신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었다 해도 무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이런 절망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같이 함께 동행하고 있는 계승자와 아만 때문이었다.

생존자를 찾기 위해 다른 곳을 수색하던 아만이 신호의 빛을 보내자 계승자는 헤셈 곁에 있는 렌을 두고 먼저 아만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만은 바닥에 쓰러져 죽어가는 아사르를 살리고 있는 중이었고 치유를 받고 있는 아사르는 죽게 내버려 달라며 불만을 토해내고 있었지만 아만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아만은 자신의 일을 끝낸 후 렌과 헤슬라과 있는 곳을 향했고 계승자는 성물의 힘을 써 쓰러져 있는 아사르를 정화했다. 정신을 차린 아사르는 왜 살렸냐며 다시 속삭임에 미처 서로를 죽이거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게 뻔하다며 원망의 말을 쏟아내다 잠시 멈칫 거렸다.

머리속을 휘집던 속삭임이 사라졌고 온전한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아만과 함께 계승자가 있는 곳으로 달려온 렌은 되살아난 아사르가 자신의 친구 네페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오랜만에 기쁨의 감정을 느꼈고 살아난 그를 보며 안도했다. 그리고 렌은 계승자와 아만을 보며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가졌고 말로 표현 못할 따뜻함과 안정을 주는 친구이자 동료로 마음 깊이 각인되고 있었다.  




희망의 답
서로의 안부를 물은 후 네페르는 베스페르 전역에 있는 검은 바위의 정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고 그 바위는 비누스들이 카제로스의 기운으로 만든 혼돈의 결정이라는 것이며 그들은 혼돈의 결정으로 더 강한 효과를 보기 위해 아사르를 희생시켜 어떤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지 알려주었다. 

+ 혼돈의 결정 : 속삭임과 함께 카제로스의 기운이 혼돈의 조각을 자극해 데런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악마의 내면성을 이끌어내고 절제의 신념을 가진 아사르에겐 치명적이나 이미 악마가 되어버린 비누스에겐 강한 힘을 얻는 매개체로 쓰인다.

+ 강화된 혼돈의 결정 : 아사르를 산채로 잡아 혼돈의 결정과 융합한 것으로 속삭임이 더 크게 들리고 카제로스 기운을 더 증폭시킨다. 데런들이 중점적으로 기운에 작용되어 영향을 받았다면 강화 결정은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가 기운에 작용돼 영향을 받는다. (인간과 악마 반반 섞인 데런으로 인해 모두가 영향을 받아 작용되는 것일까)

대화가 잠시 끊기자 아만은 스스로 자해했던 헤셈을 살렸다며 알려주었다. 계승자는 정황이 없어 하셈이 죽었다 판단해 방치하고 가버린 자신의 과오를 돌이켰고 동시에 아만에게 고마워했다. 이제 그녀도 성물의 힘으로 정화시키면 되는 일이었다.

헤셈의 소식을 들은 네페르는 자신과 같은 처지였다는 걸 알게 되었고 뒤이어 말을 이었다. 비누스들은 여러명의 인원들을 혼돈의 결정과 융합하여 거대한 혼돈의 결정을 만들었고 크기 만큼 흘러나오는 증폭된 기운의 범위, 영향
력, 속삭임은 더 크게 들린다 하였다. 



네페르는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엘네아드를 수복하려는 과정에서 악마와 비누스가 결탁했다는 걸 알았고 비누스의 수장인 세트까지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과 그동안 그들과 싸우면서 거듭되는 좌절로 인해 두려움에 지배당한 패배자이고 희망이 없다며 스스로를 깍아내렸다.

그리고는 혼돈의 결정만 없었더라도 라는 말을 흐릿하게 꺼내며 슬쩍 일행들을 쳐다보던 찰나, 렌은 네페르에게 더 이상 걱정하지 마라며 혼돈의 결정을 없앨 수 있다 말을 건넸다. 네페르는 그 말을 듣고 싶었다. 데런인 아만의 신성력, 계승자로부터 일어난 속삭임의 해방, 절망 뿐인 쿠르잔에 신이 보낸 구원자들이라 생각하며 은연중에 기대를 걸었던 네페르는 렌이 말한 그 희망의 답을 듣고 싶었던 것이었다. 

네페르는 거대한 혼돈의 결정이 북쪽에도 있다 알려주었고 그동안 어떻게든 혼돈의 결정을 없애려 노력했지만 그 어떠한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았는데 결정을 없애버린 이들의 능력에 감탄했고 계승자가 이제 모두 살수 있다는 그 한마디에 힘을 얻은 그는 전초기지에 생존한 아사르의 전사들이 있다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그릇된 신념과 선택
렌은 네페르가 말해준 그 북쪽이 메마른 대지의 통곡일 거라며 계승자와 아만을 안내했다. 독기에 잠식된 대지의 입구 너머 혼돈의 결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주위에 있어야 할 비누스는 보이지 않았고 독기에 잠식된 악마들만 보일 뿐 스산한 느낌이 들었다. 

혼돈의 결정을 없애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던 중 아사르와 비누스의 시체가 한데 얽혀 쓰러져 있었다. 의아한 점은 가슴에 있어야 할 혼돈의 조각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렌은 이들의 상처를 보며 비누스는 욕망과 힘에 미쳐버린 자들이기 때문에 비누스들 중에 한 명이 혼돈의 조각을 회수한 것이라 생각했다. 

좀 더 단서를 찾아 보던 중 누군가가 흐느끼며 웃는 소리가 들리자 일행은 그 웃음소리를 향해 이 일과 어떤 관련이 있을거라 생각하며 그곳을 향했다. 카리오는 비누스의 가슴에 있는 혼돈의 조각을 파내며 웃고 있었고 그를 몰래 추적하며 모든걸 목격했던 아사르의 게메트는 이제 그만두라며 말렸다.

카리오는 손에 들고 있는 혼돈의 조각을 흡수하여 자신의 힘으로 만들었고 게메트는 이곳에 합류하기로 했던 생존자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설마 이곳 생존자들도 네가 죽였냐며 추궁하자 카리오는 눈을 굴리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어차피 죽을 자들이었고 강해지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남은 생존자들을 바치라는 말과 함께 결국 절제를 풀고 선을 넘어 악마가 되어버렸고 게메트를 공격했다.



더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당도한 일행은 괴물이 되어버린 카리오와 싸워 제압했고 싸움에서 진 카리오는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카리오는 오로지 복수를 위한 열망으로 인해 강한 힘을 추구했다. 그 열망은 곧 혼돈에 잠식되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할 비윤리적인 길을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아마트때부터 이어진 아사르의 신념을 버리고 악마가 되어 버린 그의 끝은 비참한 최후 뿐이었다.



악마가 되어버린 카리오, 그는 렌에게 너도 나처럼 복수하고 싶잖아 라는 말을 하자 렌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 온전한 나인 상태의 아사르의 전사로서 복수하고 싶다며 답했고 카리오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살아남아라는 말을 남기며 세상을 떠났다.




절망속에 핀 희망
카리오가 마련한 집결지에서 숨어있던 생존자들이 일행이 있는 곳으로 모여들었고 렌이 무사하다는 것과 이곳에 찾아와 준 그녀를 반기며 기뻐했다. 모두가 기뻐하고 있을 때 게메트는 렌과 같이 있는 외지인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났다. 

자신을 제외한 이곳 아사르들은 데런들 또는 세이크리아 사제들만 보며 살아왔고 평소의 쿠르잔때도 외지인이 방문하지 않는 곳이며 더군다나 카제로스의 기운이 들끓어 혼란과 절망 뿐인 이 시기에 스스로 찾아온 외지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게메트는 계승자와 아만을 보며 왠지 묵은 속을 깨끗이 해소해 줄 비범한 자들 이고 같이 꼭 협력해 나아가야 할 상대라고 생각했다. 

계승자와 아만은 생존자들에게 다가가 간단한 자기 소개를 가져갔다. 아사르의 프타는 계승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녀는 엘네아드를 나와 게메트와 같이 생존자들을 지키고 있었고 어느 날 카리오에게 연락이 닿아 이곳으로 온 것이라 하였으며 이미 이 전역은 안전한 곳은 없는데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그에게 속은 것에 대해 반성했다. 하지만 끝까지 의심을 놓지 않고 숨어있던 것은 칭찬할 부분이었다.



아만은 혼돈의 결정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어리고 약한 아사르들에게 신의 힘으로 범위를 넓혀 신성력을 부여하며 잠시 안정을 찾게 했다. 게메트는 아만을 보며 비범한 자임을 알고 있었지만 신성력을 쓰는 데런이면서 알 수 없는 그의 힘은 예상한 것보다 더 대단했기에 놀라워 했다. 



기뻐하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아사르들, 곁에서 나의 동료라며 추켜 세워주는 렌, 자신 주위로 모여들어 반겨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아만은 자신의 본문과 틀어진 방향을 바로잡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참으로 오랜만에 따뜻한 감정이 들었다. 



계승자는 웃고 있는 아만을 보고 뿌듯해하며 다시 프타와 말을 이어나갔고. 엘네아드의 수복과 연합군의 쿠르잔 상륙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녀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엘네아드까지 당도하기도 전에 곳곳에 놓인 혼돈의 결정으로 인해 다시 미쳐버릴 것이기에 소용없다 하였고 설사, 연합군이 상륙한다 해도 마찬가지로 그들도 카제로스와 싸워보기도 전에 버티지 못하고 미쳐버릴 것이라며 혼돈의 결정을 없애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하였다.

계승자는 그녀의 단호한 말에 기다렸다는 듯 당당히 거대한 혼돈의 결정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본 아만과 렌도 계승자의 뒤를 따라 나섰고 뒤로 돌아 자신만만한 얼굴로 아사르들을 쳐다보았다. 거대한 혼돈의 결정에서 엄청난 부정한 기운이 흘러나왔으며 그 안에 많은 인원의 아사르들이 희생되어 있었고 계승자는 그들을 위해 묵념을 취했다. 

아사르들은 결정 앞에 선 계승자를 보며 기겁한 표정을 지었고 계승자는 희생된 그들의 안식을 위해 성물의 힘으로 거대한 결정을 부서버렸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본 아사르들은 극복할 수 없는 불치의 병을 단번에 말끔히 나은 듯한 느낌을 받았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절망에서 다시 희망을 품었다. 포기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뒤엎어버리는 계기 속에 죽은 아사르들을 위해 다시 복수하겠다며 싸우고자 하는 의지의 불씨가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게메트는 계승자가 거대한 혼돈의 결정에 걸음을 옮길때부터 이런일이 일어날지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었다. 계승자도 역시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예상을 뛰어넘자 미소를 띄었다. 예전에 처음 보았을 때도 놀라웠지만 이번에 보여준 능력은 실로 압권이었다. 이곳에 나타난 계승자와 아만... 게메트는 그 둘을 보며 혼탁한 이곳을 맑게 개워주고 어둠을 밝혀줄, 등불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이 되어 세상을 밝혀줄 인물들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 2부 마침 -
1부) 쿠르잔 남부 : 여신의 눈물편

Lv42 황미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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