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게임내 진입장벽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첫째는 신규유저의 진입장벽 둘째는 라이트유저의 진입장벽
a. 신규유저의 진입장벽
무엇보다도 우선은 파티가 없다.
이것이 야기하는 몇가지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 인던인 비밀기지렙에 각 클래스의 파티사냥용 주요 스킬들을 배운다. 예를 들어서 창기사의 도발 그리고 밤피르에 갈 즈음에는 포획을 배운다.
새로 배우는 스킬들을 통하여 파티사냥에서의 각자 역할행동을 익혀나가며 재미를 느끼도록 구성되어있다.
오베때부터 했던 유저들은 뭔지도 모르고 몰려다니면서 헤딩을 했었고 그 가운데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가는 재미를 느꼈었는데, 신규유저에 대한 테라의 지원은 오직 경험치버프, 몹 난이도 다운 (특히 싱글퀘스트)등 속성으로 렙업이 되도록 만들어놨을 뿐이다.
그러니 올드유저가 테라를 했던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파티가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쑥쑥 커서는 중견렙이 되었을 때도 올드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테라의 기본 상식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서 장벽을 만난다. 게임 초반을 외롭게 성장하고 어느순간에 확연한 난이도차이로 파티에 폐를 끼치고 있는걸 깨닫게 되거나 타박을 받으면 신규유저들 중 많은 숫자가 발길을 돌린다.
애초에 파티사냥보다 솔플에 인센티브를 주는 속성렙업 과정이 패착인 것이다. 파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듯한 이러한 신규유저를 대하는 태도로는 테라가 시한부 생명인 게임임을 의미하지 않을까?
b. 획귀에서 비롯된 라이트유저의 진입장벽
와우를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획귀의 장점을 아직 잘 모르겠다.
단지, 짐작하는 바로는 획귀의 근거가 되는 것이 와우의 성공(?)인 듯 싶다.
착귀와 획귀에는 물론 장단점이 있을것이다.
라이트 유저에게 테라의 획귀는 결정적인 진입장벽을 만든다.
만렙인던의 12단계 획귀시스템이 가져온 변화는 라이트유저가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스펙의 차이>이다.
하드유저들과 라이트유저간의 스펙의 차이는 나날이 벌어진다.
당장 만렙 파티모집창을 열어보라.
초숙, 숙련, 극딜 등의 표현이 보인다. 여기서의 표현들이 단지 공략법 숙지만을 의미하는가?
솔직히 말해보자.
특정 클래스는 제외하지만 3급7강이 낄 자리가 과연 있는가? 내가 3급7강이라면 선뜻 지원할 수 있는가? 혹은 3급7강이 지원하면 선뜻 받아줄 용의는 있는가? 공팟은 물론이거니와 지인, 길드 안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 되버렸다.
그렇다면 최소 3급7강은 어떻게 마출 수 있는가?
돈 열심히 모아서 6시간 쿨의 던젼에 들어가서 판매하는 아이템을 사서 물건만 집고 대금지불하고 파탈하고 나오는 짓을 몇번 하면 가능은 하다.
이게 획귀인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획귀라면 이런 편법을 전제로 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 편법은 거의 기본으로 깔려있다.
게임내 상황이 이지경인데 현재 테라의 방향은 획귀가 요체다라고 주장한다면 소가 웃을 일이다.
이게 의도된 기획이건, 의외의 결과이건 간에 테라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면 블루훌은 무엇인가 대책을 세우거나 기획을 선회했어야한다.
착귀를 주장하는 이들과 획귀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쟁을 보다보면 획귀를 주장하는 이들 조차, 이대로의 획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와우처럼 ~하게 해주고 ~도 만들고 ~도 나와야하며 블라블라)
테라에서 획귀가 불러온 획기적인 변화는 먹튀와 사기꾼과 더러워진 거래창이다.
차라리 <3급템을 얻으려면 공하검하를 20번 돌아라 그래서 증표를 모으면 상급에서 쓸 3급 원본을 주마 >라고 한다면 납득할 수 있겠다. 다수의 사람들이 3급템을 내부판매 혹은 배달(이제 막혔다지만)로 장비를 마추고 상급을 간다. 그래서 하급파티는 정말 찾기 힘들다. 라이트유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편법을 이용한 후 상급으로 워프해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내가 월급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가정생활)하고 게임에 투자할 시간이 퇴근해서 저녁먹고 최대 4~5시간 정도라고 쳐보자.
그렇다면 하루 검상 공상 한번 돌 수 있다. 그것도 편법으로 장비를 조달한 후에, 수많은 타박을 들으면서 말이다.
깝깝하지 않은가? 이대로라면 라이트유저가 계속 할 맛이 날까? 적어도 일정비율의 라이트유저들을 도태시킬 것이다.
만렙하면 할게없다, 어쩐다 하는 소리 속에는 <나는 하드유저니 남들보다 우월하게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혹은 그게 아니라도 딱히 그것이 가장 잘 먹히는 떡밥이다. 컨텐츠가 없다는 불만을 잠재우는 방법이 <할거 없으면 일단 이거 해봐라 그러면 니가 더 우월해진다> 하는 식의 떡밥 말고는 없는 것이다.
하드유저들이 가야할 길은 스펙차이가 아니라 유저간의 대립이다.
스펙의 차이는 우월감의 이면인 박탈감을 함께 준다.
스펙의 보상이 아니라 명예와 유명세로 보상하는 방법을 주는 것이 하드유저와 라이트유저가 함께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 박탈감보다는 동경을 심어줘야 라이트유저도 함께 간다.
컨텐츠 부재라는 불만을 해결하는 길은 스펙차이를 벌리는 것이 아니라 유저 간의 대립구도 속에서 나오는 단합, 감정대립, 전략연구 등으로 생겨나는 유저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자생적인 컨텐츠를 북돋아주는 방식이 답이 아닐까?
지금처럼 신규유저라는 게임 하부가 비어있는 상태로 상부는 점점 극하드로 치닫는다면...머지않아 지친다, 지겹다, 의미없다, 노가다다 등의 한탄과 함께 게임의 생명은 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