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플레이와 리니지의 플레이
두가지의 동기는 유사하지만, 그 양상은 매우 상이하죠.
두 게임의 공통점은 폭력과 정치의 허용과 공존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의 다양성을 인정하죠.
그것이 사기거나, 물리력이거나, 정치 혹은 외교적 능력이거나, 그 어떤 방향의 플레이에 대해서
(리니지는 일부 제한적이지만) 대부분의 플레이 스타일을 포용하거나 흡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사한 게임이라고 보기는 매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게임의 포멧이나 스캐일의 문제가 아니라
코어 시스템의 방향성의 상이가 핵심이죠.
첫째로, 리니지는 모든 것을 확률에 기반합니다.
아이템 드랍 뿐만 아니라, 인챈트 및 대부분의 시스템이 이 "확률성"에 기초해서 운용됩니다.
하지만, 이브 온라인에서는 소위 말하는 사냥 "랫질"로 얻게 되는 아이템의 확률성 기반은 부수적이죠.
모든 아이템을 개인과 집단이 생산 및 유통할 수 있으며, 아이템 생산성의 기반은 개발사가 아니라
"게이머 집단" 입니다.
그런 차이로, 리니지의 시스템은 매우 폐쇄적이고 게이머 개개인들이 알아 낼수 있는 것은
추측과 실험을 통한 통계적 내용들 뿐입니다.
하지만, 이브 온라인의 시스템은 북미 게임답게 공식 포럼, 사이트, 위키등에서 폭넓게 개방되어 있으며
공유되어지고 있죠.
둘째로, 아이템의 재화적 가치입니다.
리니지에서 전투나 전쟁시에는 가장 최상급의 아이템을 둘둘 두르고 나가게 되지만
이브에서는 가장 싼, 그리고 가장 가격대비 효율적인 아이템들을 사용합니다.
전자는 아이템이 곧 게임의 핵심 컨텐츠가 되지만, 후자는 아이템은 수단일 뿐입니다.
전자의 아이템은 개발사의 기획방향에 따라 소폭 혹은 장기간에 걸쳐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현금성을 띄며, 유저 개개인이 재산으로 영속성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자는 아이템이란 언제든 파괴당할 수 있으며, 게임을 즐기는데, 혹은 컨텐츠에 진입하거나 참여하는데
필요한 수단일 뿐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이템의 영속성을 믿지 않죠.
이 두 차이가, 리니지와 이브 혹은 북미식 마인드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찌보면작은 차이지만, 이러한 작은 인식의 상이가, 플레이어의 활동의 방향성을 얼마나 다르게 보여줄 수 있는가
하는 가장 좋은 지표가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대부분 한국의 게임사들을 폐쇄지향입니다.
게이머 대부분이 실질적으로 게임의 운영이나 기획에 관여할 가능성은 제로 입니다.
그러나, 이브는 그들의 운영을 유저 대표단에 의해 감시 당하고 있는 실정이죠.
물론 이것은 어쩌면, 부정하고 비판하면서도 따라가는 사람들과
아니다 싶으면 뒤짚어 엎어 버리거나, 떠나 버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