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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게임 정책

thelow
댓글: 9 개
조회: 2852
추천: 4
2015-07-18 09:24:58
  게임은 돈을 주고 사는 것입니다. 게임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재 온라인 게임 산업은 기형적인 판매 정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은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썼습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손을 뗀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즐겼던 온라인 게임은 마비노기였네요. 그 후로도 잠깐잠깐 새로이 출시되는 게임이 있으면 플레이 해보긴 했지만, 길어야 한달을 가지 못했습니다.

  우선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전 이걸 강요할 생각도 없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아마도 '이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것 같다.'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게임에는 판매자(운영진)과 구매자(플레이어)가 있습니다. 판매자는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매자는 게임을 다운 받아 그것을 향유합니다.

  여기에서 판매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게임 그 자체고, 또 하나는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게임 그 자체란 우리가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 할 때에 컴퓨터에 다운로드를 받는 그것을 말합니다. 네트워크 서비스이란 그 게임을 실행하고 원거리의 서버에 접속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플레이를 할 때에 소모되는 리소스를 말합니다.

  현재 온라인 게임 정책의 기형적인 부분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정책에서 '게임 그 자체'는 무료입니다. 다운로드를 받아서 게임을 실행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서비스'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이른바 '부분무료'라는 정책으로 무료로 배포하는 게임도 있고, '정액제'라는 이름으로 월마다 서비스를 갱신해야 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이 '정액제'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습니다만, 지금은 어쨋든.

  '게임 자체'와 '네트워크 서비스'를 보고 이야기 했을 때, '부분무료', '캐시 아이템'으로 대변되는 주류 게임 산업의 정책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파는 것은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을 더 화려하게, 쉽게 만들어 주는 추가 컨텐츠'입니다. 그나마 건전하게 보는 관점은 패키지 게임의 DLC를 파는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그러나 더 악독한 경우에는 '게임의 밸런스 자체'를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캐시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으면 애초부터 밸런스가 맞지 않도록 게임을 짜는 경우입니다.

  왜 이런 구조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간단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게임에 돈을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부분무료라는 것으로 플레이어를 모으고, 그들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럼 여기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게임 자체'를 판매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패키지에는 정확한 가격이 있습니다. 게임 하나를 단위로 판매하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 뒤에 패치가 나오는 것은 사후 서비스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건 '게임 자체'가 완성품일 경우의 일입니다.

  '네트워크 서비스'는 어떨까요? 유지&보수 비용 자체를 생각했을 때 현재의 월정액도 비싼 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정액이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것은 '온라인 게임은 완성된 게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월정액에는 서비스를 유지&보수하는 비용만이 아니라 '추가 개발비'도 포함 되어 있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월정액을 구입할 때에는 서비스 이용만이 아니라 그 게임이 차후에 더 발전할 것을 기대하는 기대비용도 포함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만일 이 게임을 플레이어가 중간에 그만 두게 되면 이 '개발비'는 어떻게 될까요? 자원봉사, 성금이라도 한 셈으로 쳐야 하나요? 혹은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더 악독한 것은 캐시 아이템입니다. '월정액'은 그나마 '월마다 그것을 지불한다'라는 한도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캐시 아이템은 물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사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게다가 캐시 아이템은 순수한 '개발비'로 쓰이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개발자는 캐시 아이템을 팔아서 번 돈으로 '새로운 캐시 아이템을 만듭니다.' 무한 연쇄죠. 이래서 이 정책이 기형적인 정책인 것입니다.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게임 정책을 펴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우선 게임이 발매, 즉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때에 '완성된 게임'일 것입니다. 즉 패키지 게임으로 판매가 가능하며 사후에 판매자는 운영&보수 비용만을 부담할 뿐이지 개발비까지 부담해야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건 한국 게임 산업의 구조가 아니라 온라인 게임 자체의 구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온라인 게임은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이 필요합니다. 대작일 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작 온라인 게임은 이제 없고 '한탕주의'만이 남은 것이 현실이죠.

  두번째 조건은 구매자가 지불하는 비용이 순수한 유지&보수, 개발비로 쓰여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이 조건이 충족되면 게임은 순수한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딜 가나 마찬가지처럼 보입니다.

  제가 온라인 게임에서 손을 떼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제가 즐겨하고 실제로 비용도 많이 지불한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한 경험 때문입니다. 당시에 저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고 그 배신감 때문에 다시는 온라인 게임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배신감을 이제는 이해하고 스스로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그 때문에 쓴 글입니다. 이제는 저도 성인이 되었고 스스로 즐길 컨텐츠에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 정당한 값을 매기고 그 값만큼의 재미를 준다면 얼마든지 구매할 의사가 있습니다.

  다만 지금으로선 그럴만한 게임이 보이지 않네요.

  그래서 저는 스팀을 합니다. 기승전스팀

  부끄러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v3 the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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