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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가로쉬의 만행을 들었을 때 스랄이 간섭하지 못한 이유.

사디스트
댓글: 18 개
조회: 2546
추천: 8
2018-05-25 23:35:12
(전략)

“젊은 친구여, 전갈을 모두에게 읽어주게나.”

스랄이 조용히 말했다. 전령이 차분하게 숨을 가다듬었다.

“이 어지러운 대륙, 아니 아마도 전 아제로스의 평화에 재앙이나 다름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무거운 마음으로 전하오. 가로쉬가 호드의 군대를 규합하여 북부감시 요새로 진격했고 그곳을 초토화시켰소. 그런 다음 그는 얼라이언스의 군사가 테라모어 방어를 위해 모일 수 있도록 며칠을 기다렸소. 우리의 군대와 전함에 맞서기 위해 테라모어는 7군단 함대와 이름난 전략가들을 불러들였소. 그중에는 마커스 조나단, 샨드리스 페더문, 베리사 윈드러너, 오브리 제독도 있었소. 호드는 용감하게 싸웠으나 패배한 듯했소. 고엘, 가로쉬는 북부감시 요새 침공 때, 승리를 위해 용암거인을 속박하여 부렸소. 그리고 테라모어를 파괴하기 위해 가로쉬는…….”

모여든 사람들은 너나없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고 그 광경을 보고 전령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곳에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비록 대의를 위해 각자 진영을 뒤로 하고 왔으나, 충성심만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주술사로서, 전쟁을 위해 정령을, 그것도 그런 종류의 정령을 속박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테라모어를 파괴하기 위해’라는 말이 더 이어지지 않고 있었다.

“계속하게.”

스랄이 단호하게 말했다.

“테라모어를 파괴하기 위해 가로쉬는 푸른용들에게서 유물을 훔쳐내어 이제껏 만들어진 가장 강력한 마나 폭탄의 동력원으로 사용했소. 테라모어는 완전히 무너져서 비전 마력의 폐허가 되었고, 정찰병의 보고에 따르면 그 도시 안에는 살아남은 자가 없다고 하오.”

‘살아남은 자가 없다면…… 제이나가, 나의 친구이자 끊임없이 평화를 부르짖던 그 목소리가 죽었다는 말인가.’ 

스랄은 제대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아그라가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스랄은 주먹을 너무 세게 쥔 나머지 아픔을 느꼈다. 아그라는 계속 그의 손을 잡고 애정과 지원을 나타냈다. 아그라는 그의 심장을 찌르는 고통을 다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나지막한 흐느낌이 들려왔다. 모여든 드레나이 중 하나가 트롤 친구에게 기대어 울고 있었다. 트롤은 부드럽게 드레나이를 안아주었으나 그의 표정에는 분노가 떠올라 있었다. 모두가, 스랄이 알기에 평화를 반대하던 이들마저 충격에 빠져들었다. 그런 악의적인 학살은 호드에 명예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무모함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었다.

놀랍게도 들을 소식이 더 남아 있었다. 스랄은 아직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는 전령에게 계속하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전갈을 읽는 젊은 오크 역시 슬픔으로 침울한 목소리였다.

“우리의 해군이 각지로 분산되어 칼림도어를 에워싸고 얼라이언스를 봉쇄했소. 페더문 요새, 텔드랏실, 아니면 다른 어디라도 지원군을 받지 못하며, 거주자들이 집단으로 대피할 수도 없소. 가로쉬는 칼림도어 대륙 전체를 정복하고 얼라이언스를 모두 몰아낼 뿐만 아니라 그 흔적조차 말살해버리겠다고 자랑스럽게 공언했소. 친구여, 유일한 희망은 모든 호드의 구성원들이 가로쉬의 계획을 반기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오. 우리 중에서도 가로쉬가 위험한 길을 걷고 있으며, 이 일로 호드가 고통받을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소. 우리 종족을 걱정하며, 난 자네의 친구로 남겠소. 아이트리그.”

스랄은 그 말에 담긴 긴박한 상황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으나, 이제는 죽었을 여인이 불과 얼마 전에 남긴 말을 곱씹고 있었다.

‘그 무엇도 거저 얻을 수는 없어요, 고엘. 당신의 지식과 기술은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니에요…… 가로쉬가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분쟁을 부추기고 있어요. 가로쉬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런 분쟁은 존재하지도 않았어요…… 당신은 주술사로서 바람을 움직일 수 있지요. 전쟁의 바람이 불고 있어요. 지금 가로쉬를 막지 않으면, 많은 무고한 이들이 우리가 주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

그리고 많은 이들이 대가를 치렀다. 오랫동안 스랄은 서 있기만 했다. 대지 고리회 사람들이 각자의 염려를 나타내는 중에도 고통스러운 반성에 빠져 있었다.

 ‘제이나가 옳았던가? 다른 이들에게 이곳 일을 맡겼더라면, 이 사태를 피할 수 있었을까?’

예전이었다면 이 질문은 며칠이고 그를 괴롭혔을 것이다. 지금 그는, 이성적인 정신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하듯이, 질문을 점검하고 물리쳤다. 제이나는 항상 재능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재능을 과대평가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스랄은 데스윙과의 전투에서 네 명의 위상을 위해 대지의 자리를 지켰다.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치유 작업 역시 그 혼자의 업적은 아니었으나 자신이 크게 기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말 그대로 세계를 치유하여 변화시키는 일이었다.

스랄 역시 다른 주술사들과 마찬가지로 용암거인을 부린 것에 신경이 쓰였고 테라모어에 가해진 불명예스러운 공격에, 그리고 훔쳐낸 마법으로 멀리서 대량 살육을 자행한 사실에 비통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스랄은 자신이, 사실 그들 중 누구도, 지금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스랄이 무거운 마음으로 말을 꺼내려 했을 때 노분도가 그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우리는 진척을 보고 있소. 멈춰서는 안 되오. 아무도.”

“가로쉬가 다음에는 무슨 짓을 하겠소? 용암거인을 자기의 목적으로 이용하여 우리가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을 수포로 만들 것이오!”

레가르가 말했다.

“우리는 놀드랏실을 치유하기 위해 세나리온 의회와 위상들과 힘을 합쳤소. 이런 협력은 전에 없던 것이고, 우리는 바라던 것을 이루었소. 놀드랏실이 다시 온전해졌으니, 아제로스를 치유할 기회를 얻은 것이오. 가로쉬가 이런 짓을 저질렀다면, 세계수에는 무슨 짓을 할지 어찌 알겠소?”

멀른 어스퓨리가 말했다.스랄은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망설임이 동료들의 얼굴에 다 드러나 있었다. 노분도와 멀른이 눈빛을 교환했고, 노분도가 다가왔다. 그가 입을 열었다.

“분노하고 통탄할 일이오. 정령을 모욕했다는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모든 이야기가 그렇소. 학대당한 것에 분노하여 대지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오. 놀드랏실이 위험하다는 것도 사실이오. 그러나 가로쉬를 질책하기 위해 우리의 일을 여기에서 중단한다면, 그리고 그렇게 한들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오만, 우리는 지금까지 이룬 좋은 결과를 무르는 셈이 되오. 고엘, 호드는 당신의 것이었소. 당신이 가로쉬를 그 자리에 앉혔소. 그리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제이나 프라우드무어 여군주와 당신의 우정은 우리도 모두 알고 있소. 떠나야 하겠다면, 여기 누구도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오. 다른 이들이었어도 난 똑같이 말했을 것이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하여, 부름을 받았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것이오. 당신 또한 부름을 받았다면, 우리의 축복을 받으며 가도 좋소.”

스랄은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비탄과 충격에 잠겨 있었고 한편으론 격노해 있었다. 갑옷을 입고, 파멸의 망치를 집어 들고, 오그리마로 진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롬 헬스크림의 아들이 저지른 그 모든 어리석고 오만하고 끔찍한 일들에 대해 그를 처벌하고 싶었다. 가로쉬는 그의 실수였고 그의 책임이었다.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스랄은 가로쉬에게 오크의 자긍심을 심어주려 했으나, 젊은 헬스크림은 아버지의 장점이 아니라 단점만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스랄은 떠날 수 없었다. 자신의 고통을 어루만져줄 수 없었다. 아직은 아니었다. 지금 당장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의 유령이 나타나 복수를 원한다고 해도, 거절해야 할 터였다. 스랄은 슬픈 푸른색 눈을 들어 노분도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비통하오. 분노하오. 그러나 나는 이곳의 부름을 받았소. 지금 당장,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의무는 없소.”

아무도 말이 없었다. 아그라마저도. 모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대답이었는지 알고 있었다. 레가르가 손을 뻗어 스랄의 어깨를 다독였다.

“호드건 얼라이언스건, 이 끔찍한 사태로 쓰러진 이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어서는 안 되오. 우리의 일을 함으로써 그들을 기려야 하오. 다시 일을 시작합시다.”

(후략)

-전쟁의 물결 中


요즘들어 컨셉인지 어그로인지, 아니면 진짜 공식 설정을 무시하고 주장하는건지 가로쉬의 민간인 학살이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면서 아예 설정에서 대놓고 범죄로 인식된 만행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데요. 그중에서는 쓰랄이 그냥 나 몰라라 가로쉬를 방치했다는 주장를 펼치는 분들도 있더군요.

작중에서 사건이 일어난 시점은 대격변의 휴유증이 아직 남아있던 시점으로 스랄은 다른 대지고리회와 가로쉬의 만행을 들으면서 분노를 금치 못했고, 자신이 진정 가로쉬에게 대족장의 자리를 맞긴것이 옳은 행동인지 의문을 품으면서 당장이라도 가로쉬를 쳐죽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스랄은 이 상황에서 망가진 자연을 치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함부로 자리를 뜰 수 없을 뿐더러, 가로쉬가 이후에 무슨 미친 짓거리를 할 지 예상을 할수 없었기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후일을 기약할 뿐이였죠.

이후에 제이나가 집중의 눈동자로 물의 정령들을 폭주 시킬 당시 정령들의 고통을 들어 긴급하게 다가가서 제이나를 만류할 당시에도

“당신이 상처를 입고 슬퍼하는 것을 아오. 그렇다고 가로쉬가 테라모어에 저지른 만행의 또 다른 희생자가 되지 마시오. 내가 돕겠소!” 

“제이나, 당신의 고통은 정당하오. 그것은 진정 극악무도한 짓이었소. 그러나 가로쉬의 행동 때문에 아이들의 숨결을 빼앗아서는 안 될 것이오!” 

“테라모어에 일어난 일에 대해 들었소. 그런 잔혹한 방법으로 죽어간 그들을 당신과 함께 애도하오. 그러나 호드가 테라모어에 한 짓을 오그리마에 되갚는다 해도 되살아날 사람은 없소, 제이나. 무고한 목숨들만 더 사라질 뿐이오.”

라는 대사들을 하였습니다. 이런 행동 자체가 어떻게 해석될지는 각자의 나름이겠다만, 적어도 가로쉬의 행동을 추호도 합리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확실하지요. 아예 작중에서도 이런 가로쉬의 행동을 긍정한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고 아예 코르코론을 제외한 호드들 대부분도 범죄라고 여기는데 종종 보다보면 진짜 무슨 경우인가 싶네요.

Lv63 사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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