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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TENET이 설명하는 결정론과 자유의지 그리고 와우

아이콘 아우렐리온솔
댓글: 6 개
조회: 2142
추천: 4
2021-12-11 06:03:53

1) 유튜브 영화 리뷰입니다. 영화 스포일러 전까지는 꼭 보시길 바랍니다. 기독교 자유의지라고 써있는데 오해ㄴㄴ염. 기독교 신앙과 기독교 철학은 다르게 보셔야 됩니다. 뭐.. 궤는 같지만.. (제 채널 아닙니다.)



와우의 결정론와 자유의지, 간수와 좌바나스 우드러너 :

신이 예지하고 결정되었다고 하는 것은 나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예지하는 것이므로 나는 어떤 선택이든 할 수 있고 신은 내 모든 선택에 대한 결과를 미리 알(예지) 뿐이다. 

결정론과 자유의지에 대한 인간들의 고민은 역사가 깊고 아직도 그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만큼 확실히, 명확히 해결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많은 문학과 서사, 심지어 철학 사조들이 결정론에 굴복하지 않고 인간의 자유의지에 손을 들어주었고 이런 편향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젠 거의 철학적인 클리셰라... 결정론의 편을 들어주며 마무리되는데 오히려 밝고 희망 찬 서사가 있다면 불편은 하겠지만 신선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와우도 그 간의 캐릭터들의 일대기, 각 확장팩의 서사를 보면 모두 자유의지에 편을 들어줍니다.... 만, 각 확장팩이 아닌 와우 전체 서사로 본다면 각자의 자유의지로 인한 반목과 화합을 다룬다는게 더 정확할 겁니다. 어찌보면 뻔하진 않은 스토리이긴 합니다. 운명을 거부해서 스스로의 자율적 삶을 이뤄내어 해피해피하게 살았다가 아닌, 자유의지를 사용해서 숙명을 부수려하니 자멸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을 파멸시키기도 하니까요.

어둠땅에서 특히 강조되는 결정론, 숙명은 특히나 죽음의 굴레입니다. 모든 존재가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굴레이고 그 강력한 지배로부터 벗어나고자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예정론을 가리키며 우리가 거부해야 할 것이 저것이라는 실바나스를 묘사하고 있습니다.(좌인지, 우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한 목표에 몰두해버린 반쪽자리 자아)

그런데 죽음을 거부할 자유의지가 있다고 해서 죽음을 거부할 수 있을까요? 절대 말이 안되죠. 그런데 말이 또 되요.(응?) 왜냐면, 여긴 와우잖아요(^^) 죽음을 창조한 자가 있고 언젠가는 그 창조자가 모습을 드러내는 세계니깐 말이 되는겁니다. 실바나스가 죽음을 겪고 그것을 벗어날 수 없는 지배의 속박이라고 느꼈을 때는 분명 우리와 같이 죽음이라는 속박은 자유의지로 넘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알았을 겁니다. 그런데 간수를 만나고 '비벼 볼 수 있구나'를 깨달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만행들을 아무 죄책감 없이 자기만의 목적을 위해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죠. 만약 간수를 만나지 않았다면 느조스가 그녀의 절망에 속삭였겠죠. 그리고 그녀의 영혼이 온전했다면 연민과 사랑의 고결한 가치가 그녀를 말렸을겁니다.

어쨋든 실바나스는 방법이야 어쨋든 자유의지로 죽음과 숙명 전체를 깨부수고 모든 존재에 자유를 선사하려고 했던 것이고, 이는 창조자가 정해놓은 운명을 벗어던지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목적이었습니다. 창조자가 뭘 정해놨든, 존재들에게 숙명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 관심이지, 존재들이 숙명을 극복하게 될 것, 또는 못하게 될 것에 대해 그것을 알고 있다라는 창조자의 예지에 대해선 관심도 없었죠. 이건 간수가 관심이 있던 것 입니다. 그 둘이 갈라선 결정적인 이유는 이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간수의 목적은 창조자의 예정론에서 벗어나는 스스로의 자유였을 겁니다. 그 자유로 우주적인 지배권을 행사하려 했던 것이죠. 결국 지배에서 벗어나서 또 다른 지배를 하려 했기에 예전의 쓰라린 상처에서 올라오는 쓴 물을 삼키며 실바나스는 활시위를 당길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후의 이야기와 창조자 : (이제부터 쌉소리.)
제 글(프랙탈이 설명하는 와우의 기원과 마지막, https://www.inven.co.kr/board/wow/1054/43165) 의 연장입니다.


이대로 숙명에 대항하는 휴머니즘으로 갈 것이라면 아마 빛과 공허에 대한 페이소스도 숙명이 될 겁니다. 아마 빛은 "해야 해" 라는 독선. 공허는 "..."라는 허무의 모습으로 숙명을 표현하지 않을까합니다.(침묵으로 놓은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해" 역시 "해야 해"와 같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빛의 세력에 대항하는 이야기가 더 기대되긴 합니다. 지금까지 선한 존재로 그려졌던 빛의 세력들이 군단 즈음해서 점점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세력으로 묘사되기 시작했고 과연 플레이어가 정확히 빛의 무엇에 대항해야하는지가 궁금하더라고요. 공허는 뭐... 워낙에 악명 높은 악당들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공허 속에서 어떤 미덕을 알려주지 않을까 합니다. 그냥 공허의 허무로 마무리되버린다면 뭔가 아쉬울 것 같아요.(투랄리온과 알레리아의 결말이 비극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서 슬프지만.. 아마 그 둘의 비극이 말해줄 내용은 중요한 메세지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9.2 이 후에 확인 될 아제로스의 힘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용사는 빛과 공허 세력에서도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며 결국 우주적/초월적 힘을 획득할 겁니다. 그 초월적 힘이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모든 존재에 대해 아는 힘. 전지전능이겠죠. 그러면 그 때, 알 겁니다. 모든 것을 예지하고 알고 있었던 것은 스스로였다고 말이죠. 

마치, 엇그제의 나는 어제 순대국밥을 먹을 것이라는 것을 몰랐었지만, 어제 순대국밥을 먹은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순대국밥을 먹을 것이라는 것을 엇그제의 나와는 다르게 예지(미리 앎)하고 있는 것 처럼 말이죠. 과거의 나의 행동을 예지했다고 해서 과거의 나에게 자유의지가 없냐? 아니죠. 과거의 내가 순대국밥을 먹지 않았다면 오늘의 나는 과거의 내가 순대국밥을 먹지 않을꺼란 걸 예지할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스스로가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 알고 있었기에 나락에서 스스로를 탈출 시키기 위해 차원석을 놓은 것(처음 차원석 타고 뭔가 열쇠 같아서 어둠땅의 차원석과 비슷한 구조물을 찾아다녔던 기억이있네열.. 후...), 수백번 죽지만 다시 살리며, 결의를 다져서 강력한 적을 무찌르게하고 성장시키는 것도 자신의 의지였다는 겁니다. 과거에 개입은 했지만 자체 일관성의 원리에 의해 미래는 바뀌지 않았고요. 이쯤되면 미래의 자신의 동기가 궁금하죠. 왜. 계속 돕는가. 그냥 안 해도 그만인 것을.. 전 편에서는 그저 아이가 병정놀이를 하듯 '유희'라고 적었지만 생각을 좀 달리해봤습니다. 어쩌면 미래의 스스로가 과거의 스스로를 어떤 필요에 따라 부르는 것으로 말이죠. 상상해보기로는 미래의 나는 어떠한 이유로 자멸하고 싶은데 그걸 해 줄 존재가 과거의 나일 것 이라는 설정인데, 이러면 와우의 최종 흑막이 신이 된 미래의 용사이거나 편향된 그의 정신체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설정이라면 창조자(즉, 용사)가 예지하지 못 할 사건은 딱 하나입니다. 서사 중간에 용사가 스스로의 선택으로 궁극의 소멸을 택하는 것.(영원한 와접... ㄷㄷㄷ) 즉, 용사가 서사의 탑승을 거부해버리면 서사의 끝에 있어야 할 창조자가 없어서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으므로, 와우의 세계관과 플레이어 사이의 서사적 메타버스의 고리가 끊어지며 와우는 그저 중간까지 플레이 했던 한 인간의 게임 목록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접고 와우 서사를 아예 안보는 사람들에게는 쥐뿔 관심도 없는 것 마냥요. 허허)

저 TENET 리뷰 영상처럼 괴델 메트릭스, 자체 일관성 원리, 보에티우스의 주장을 섞고 신이 '나'라는 판타지를 끼얹으면 이런 미친 소리가 가능하긴 합니다. 물론 "그럼, 이미 존재했던 와우 세계에 내던져진 자아의 기억만 있는 용사가 신이라면 어떻게 와우라는 세계를 창조했느냐" 라는 문제는 생기는데... 전 편에서 프랙탈과 아자토스를 들먹이며 6가지 힘을 일고 있는 세계 밖의 플레이어의 망상으로 창조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그저 문학적이고 망상적인 연결을 하다보니 연결 고리가  매우 협소하고 단편적이 되도록 여기까지 왔고 뒤돌아보니 똥이 한 가득인 경우네요. 뭐.. 스스로 창조한 세계에 구체계(구약)를 부수고 새체계(신약)를 넣기 위해 스스로를 보낸 신에 대한 신화도 있으니 끼워 맞추기 나름인데..  무책임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가끔 시간이 있을 때,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는데 와우 세계도 꽤 갖고 놀기 좋은 것 같습니다. 절대 술을 먹었거나 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먼 길을 왔을 뿐.. ㅠㅠ

이 편은 그저 앨빈 플랜팅가의 결정론과 자유의지에 대한 철학 소개(그것도 걍 퍼왔지만..)에만 가치를 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Lv67 아우렐리온솔

- 사랑은 중력만큼이나 실제하는 힘이지. 가끔씩들 써보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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