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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안두인 레이드 시네마틱 소감 및 사유의 끄적임(장문주의)

네게티바
댓글: 5 개
조회: 3053
추천: 5
2022-03-11 04:35:53

저는 스포를 좋아하지 않아서, 직접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엥간하면 인터넷서 찾아보는 걸 피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미 뒷북스러운 글일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인 감상을 길게 길게 써 놓은 글입니다만, 어디라도 공유하고 싶어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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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틱의 큰 포인트가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하기에, 자연히 감상 또한 두 분기로 나뉩니다.

 

전반부에 해당되는 안두인의 해방 부분은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다 제쳐놓고 바리안 국왕님과 안두인 테마만으로 시큰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부서진 해변 전투 영상만큼 크고 웅장했으면 좋았겠지만, 바리안 본인이 희생하는 장면이 안두인이 바리안을 떠올리는 장면보다 더 웅장한 것도 이해는 갑니다. 이윽고 안두인이 샬라메인을 나누고, 자연스럽게 간수가 심어놓은 룬을 깨트리는 시퀀스 – (칼 쪼개기 드립이야 뭐 말 그대로 드립이고바리안의 반대편에 서 있는 존재가 사울팽이라는 점에서, 어거지로 얼호 통합을 강조한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으나, 곰곰히 곱씹어 보면 부당한 배치는 아니라고 봅니다. 군단과 격아를 거치며 성인이 된 안두인에게 있어 가장 죄스러운 두 대상을 꼽자면 바리안과 사울팽일 것이기에. 전자는 말할 것도 없고, 후자 또한 명예에 대한 토론 끝에 탈출을 묵인하거나실바나스에게 대항하는 군대를 같이 이끄는 등 접점이 많습니다. 막고라로 죽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보기도 했고. 수 많은 군인의 희생을 막기 위해 사울팽이 대속했음을 뻔히 알고 있는 안두인 입장에서는 애잔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겠지요.


다만 여기서 아쉬운 부분은 안두인 이외의 연출이 철저하게 실바나스에게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안두인 부르면서 뛰어가는 것도 실바나스고. 네가 뭔 낯짝으로같은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세탁이나 이런 요소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다른 인물들, 단적인 예로 제이나의 비중이 너무 부족했다는 뜻입니다. 하다못해 지배의 성소 엔딩 때 맡아뒀던 나침반을 제이나가 보여준다거나 해서, 안두인이 전술한 두 인물을 떠올리는 흐름이면 안 되었던 것일까요. 제이나가 그 정도 대접은 받을 만한 입지고현재 어둠땅서 활약하는 인물들 중 안두인과 가장 가까운 관계인데. 격아서 충분히 활약해서 그랬다기엔 실바나스가 이미 온갖 포커스를 다 가져가고 있습니다.

사실 비중 이야기를 하자면 스랄이나, 공포 파괴자를 주고받은 황소 친구까지 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것 또한 문제일 법 합니다. 이건 영상 전체를 통틀어 불만인 부분 중 하나이므로, 뒤에서 좀 더 보충하겠습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그 브금이 깔리고, 아서스 쪽으로 넘어가는데.

사실 아서스의 영혼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은 예측할 법하고, 개연성도 있다고 봅니다. 지배의 성소 때 (유이하게 전투 외적으로 흥미가 생기는 네임드였던) 넬쥴 상태를 봐서는, 똑같이 임무를 실패한 아서스의 영혼을 간수가 가만히 놔 두진 않았을 테니까요. 넬쥴에게 그랬듯 끔찍하게 고문하고 뒤틀었겠죠. 영상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전투 때 안두인이 아서스의 목소리를 내며 일행들을 조롱하거나 공격하는 연출이 있었습니다. 헌데 넬쥴의 경우는 적개심보다도 룰칸을 찾거나, 고통을 호소하거나 하면서 정신 나간 채 괴로워하는데 반해, 이 때의 아서스는 철저하게 공격적이고 참회 따윈 없어 보입니다. 아마 간수가 아서스의 영혼을 샬라메인에 박아넣으면서 그런 쪽으로 조정을 했나 봅니다. 아니면 정말로 참회 따윈 하지 않았던 악한이거나요 영혼은 사실 간수가 떼어낸 좌서스일 뿐이고 우서스는 또 따로 있다 같은 이후의 떡밥일지도 모르겠습니다중요한 건 간수가 아서스의 영혼을 뒤틀어 놨다는 것이고, 그랬기에 온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린다면, 아마 완성된 캐릭터를 괜히 꺼내서 망쳐 놓느니 이렇게 깔끔하게 끝내는 게 차라리 낫다라는 관점에서의 호, 그리고 “(아서스라는)상징적인 캐릭터의 격을 떨어트리는 일 없이, 가능한 한 최고의 스토리를 보여주겠다(tell the best story possible without cheapening the iconic character’s storyline) – 는 식으로 입 잔뜩 털어놓고, 고작 이따위로 허망하게 끝내냐?” 는 관점의 불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상을 본 직후에는 묘하게도 두 관점이 다 공존하는 상황이었습니다다만 전자의 경우 최악보다는 차악을 택한다 같은 느낌이 없잖아 있는 듯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트레일러 등에서 뭔가 중요할 것처럼 던져놓고) 전투 내내 비명만 지르다가 우리가 다 잡은 넴드 막타, 것도 자폭하면서 겨우 막타 쳤을 뿐인 가로쉬의 행보가 재평가 받는 게 아닐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서스가 다시 등장해서 안두인과 줄다리기를 하거나, 실바나스에게 사과하거나(어우ㅅㅂ) 뭐 그런 구질구질한 연출 없이 깔끔하게 끝내는 것은 찬성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조금 더 성의 있게 연출할 수도 있었다는 점 때문에 불만족스럽더군요. 앞서 비중 이야기를 했지만아서스라는, 워크 사가를 대표하는 악역의 종지부에 관한 연출인데 좀 더 신경써 줄 수 있지 않았나싶은 심정이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아서스의 최후를 다룬 영상은 리치왕 엔딩을 포함해 총 두 개인데, 이번에 연출을 좀만 잘 했더라면 이전에 없었던 요소들까지 덤으로 얻었을 것 같아서 입니다. 리치왕의 분노 엔딩은 아주 좋았지만, 아서스의 회한이 아버지한테만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칼이 쪼개진 뒤, 뒤틀린 채 고통받는 아서스의 영혼이 나타났다고 해 봅시다. 눈 앞에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그늘이었던 스승 우서와사랑했던 제이나, 그리고 자신의 악행으로 인한 대표적 피해자인 실바나스가 서 있네요. 사실 피해자를 대표하는 인물로 실바나스는 충분히 그 자리에 자리할 만합니다 (다만 우서와 동등한 정도의 자격으로요, 개인적으로 실바나스에 너무 집중하느라 우서의 피해나 고통이 축소되는 것이 상당히 불만입니다). 근데 저는 이 세 명 가지고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겁니다아서스가 종말을 앞두고 떠올릴 법한 게 더 있지 않을까요? 일단 한번 써먹긴 했지만 자기 아버지도 나와줘야 할 것이고, 우서, 제이나, 실바나스, 그리고 평생 마음의 족쇄가 됐던 천하무적도 나와주고,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무라딘, 볼바르, 죽은 로데론의 주민들이 잔뜩 나와서 서 있으면요. 거기서 실바나스의 대사 같은 것이 다양한 인물들의 입을 통해 충분히 나와 주고, 이후 아서스가 천천히 고개 숙인 채 한숨 쉬듯 사그라진다거나 하면, 좀 더 그럴듯한 최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다못해 대사 비중이 죄다 실바나스한테 몰빵 되어 있지만 않았더라도 더 좋았을 것입니다. 제이나와 우서는 왜 이렇게 홀대 받는지. 당장 격아 쿨 티라스의 긍지 퀘스트만 보더라도 아서스는 제이나의 죄의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근데 제이나 대사라고는 꼴랑 이게 그의 남은 전부인가요? (Is this all that remains of him?)” 밖에 없다는 게… 얼음왕관 성채에서 엉엉 울던 디테일은 어디 갔나요. 우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꼭 대사량이 비중과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우서가 아서스의 소멸을 직접 보면서 얼마나 복잡미묘한 심정이 들 지는 뻔하지 않나요? 자기가 백성들 지키라고 애지중지 가르쳐 놨던 제자가 역으로 나라 전체를 말아먹고, 자기 찌르고는 왕 뼛가루까지 가져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서는 그를 사랑한다고 했었고요.


실바나스가 현재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극중 캐릭터의 역할 때문이 아니라, 얘 하나 띄우느라고 다른 애들 위상이나 분량, 이미지가 다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 때문인 듯 합니다애초에 어둠땅 전체가 과거 서사들의 흑막이라는 요소를 무리하게 내세우면서 그런 점이 가중되는 것 같아요죄다 캐릭터가 홀딱 바뀌거나, 스노우볼 효과로 덩달아 바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켈투자드나, 나스레짐이 그렇고, 그런 나스레짐을 부하로 뒀던 살게라스나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마는, 결론적으로 영상의 방향성은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그나마 만족할 법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기왕지사 그렇게 튼 김에 좀 더 연출 및 비중 배분에 힘을 빡 주면 안 됐던가 하는 아쉬움이 아주 크게 남네요. 다른 애도 아니고 아서스인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초에 몰입하라고 만든 롤 플레잉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Lv25 네게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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