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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실바나스 서사의 문제점(법학/의학/문학적 내용 포함됨)

리리엣
댓글: 55 개
조회: 4317
추천: 29
2021-12-18 00:54:50
0. 네 줄 요약
- 블리자드는 실바나스를 다중인격으로 만들어, 즉 법적으로 책임능력이 없는 사람(심신상실)으로 만들어 '정신질환자니까 무죄'라는 판결이 나오게 함. 즉, 실바나스의 죄를 실바나스로부터 떨어트려 놓음(세탁).

- 그러면서 착한 인격의 실바나스(이하 우바나스)가 악한 인격의 실바나스(이하 좌바나스)의 죄악도 짊어지는 것으로 묘사하여 실바나스를 자신과 상관없는 죄도 짊어지는 고결한 인물로 묘사함(포장).

- 좌바나스, 우바나스 설정은 복잡하게 꼬였던 실바나스의 서사를 너무나도 간단하면서도 개연성 없이 해결하여 독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없게 만듦(데우스 엑스 마키나)

- 또한 이 과정에서 좌바나스가 워크래프트 시절이나 와우 초창기(~리분) 시절 보여줬던 몇몇 매력적인 모습들이 전부 부정적인 것, 앞으로 없어져야 할 것, 정신질환자의 것으로 치부됨(와우 사가 부정).

1. 해리성 정체감 장애 실바나스
해리성 정체감 장애란 한 사람 안에 둘 또는 그 이상의 각기 구별되는 정체감이나 인격 상태가 존재하는 정신 질환입니다. 굉장히 희귀한 정신 질환으로, 쉽게 말하면 다중인격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유아의 뇌가,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다중 인격을 만드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자신이 겪었던 일을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겪었던 일'처럼 인식하게 만들고자 함인 거죠.

그리고 최근의 시네마틱 트레일러 '부서진 유산'에서 실바나스가 보여준 모습은, 이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완벽히 부합합니다. 먼저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앓는 사람이 보여주는 증상을 살펴보고, 실바나스가 해당 증상을 실제로 앓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까요?

1) 기억 상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앓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기억 상실 증상을 보입니다.

첫째,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아동기나 청소년기의 특정 기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둘째, 현재의 일상적 사건 또는 숙달된 기술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셋째, 자신이 했지만 기억이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러면 이번엔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 묘사된 실바나스를 볼까요? 우바나스는 내면 세계에서, 그녀를 깨우려고 하는 우서와 만납니다. 여기에서 우바나스자신의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텔드랏실 방화를 비롯해 그녀가 저질렀던 수많은 일들을 자신이 아닌 '망령'이 했던 일처럼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바나스: 그 괴물을 막으려다 죽었건만, 정작 깨어나니 내 얼굴을 한 망령이 있더군(I died trying to stop that monster, only to wake up haunted by one with my face).
우서: 그 망령이 그대요(That banshee... is you).
우바나스: 아니, 그럴 리가 없어(No. I cannot accept that).
우서: 밴시는 그대의 죽음에서 탄생했지. 밴시의 모든 결정을 보아오지 않았소(Her path began where yours ended, and you've seen the decisions she made).
우바나스: 아니! 천 년이 지나도 나는 내 신념을 절대로 버리지 않아. 네가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Never in a thousand lifetimes would I betrayed everything I stood for! You can't possibly understand).


기억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인격이 동일한 인격인가 다른 인격인가를 판단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기준 중 하나입니다. 헤어진 지 오래된 이산가족을 상상해 봅시다. 유년 시절에 헤어졌다가 노인이 되고 나서야 상봉한 두 형제가 있을 때, 두 사람의 겉모습은 과거와는 너무도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두 형제는 '육체적 증거'만으로는 서로가 형제인지를 확인하지 못하겠죠. 하지만 과거 두 사람만이 공유하고 있던 기억을 이야기하게 되면, 형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동생과 동일한 인격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엔 비현실적인 예를 해볼까요? 먼저 영혼의 존재를 가정해 봅시다. 어떤 왕의 영혼이 과거 삶에 관한 기억과 의식을 그대로 지닌 채, 거지의 신체로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은 '왕의 영혼이 들어간 거지'가 '왕의 기억'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한 후 그가 왕과 동일한 인격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것입니다.

위의 두 사례와 우바나스의 경우를 비교해 봤을 때, 우바나스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을 한 망령이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다수의 정체성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앓는 사람은 두 개 이상의 다른 성격 상태, 즉 정체성의 분열 상태가 나타납니다. 명백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말하기 방식, 행동 방식 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러 인격 중 일부는 다른 인격이 알지 못하는 중요한 개인 정보를 인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일부 인격은 복잡한 내면 세계에서 다른 인격을 인지하거나 서로 상호 행동합니다.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 좌바나스우바나스도 이렇게 상호 행동합니다.

우바나스: 여긴 저들의 고향이었어. 네가 남김없이 죽여버렸다고(This was their home... and you slaughtered all of them)!
우바나스: 어떻게 무고한 목숨을 다 빼앗을 수 있어(How could you take all those innocent lives)?!
좌바나스: 이건 생사의 문제가 아니다(This was beyond life and death)!
좌바나스: 진정한 자유로 향하는 다른 길은 없어(There was no other path to true freedom).
좌바나스: 아직도 모르겠나(How can you not see that)!?


텔드랏실 방화 사건을 두고 좌바나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우바나스는 그런 좌바나스를 살인마, 괴물, 학살자라며 비난합니다.

기억 상실과 다수의 정체성, 이를 통해 우리는 실바나스가 확실히 해리성 정체감 장애, 쉽게 말해 다중인격이라고 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이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왜 문제가 되냐면....

2. 다중인격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형법 제10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형법 제 10조(심신장애)
①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③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이 조항을 간단히 설명하면, 몸과 마음에 문제가 있어 '사물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 '행동이 위법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등이 없거나 부족하면, 그 사람의 행위는 벌하지 않거나 벌하더라도 약한 벌을 준다는 내용입니다. 1항에 해당하는 상태, 즉 판단력 등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를 '심신상실(心神喪失)'이라 하고 2항에 해당하는 상태, 판단력 등이 부실한 상태를 '심신미약(心神微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대표적인 심신상실의 장애입니다. 즉, 다중인격자가 행하는 모든 범죄 행위는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중인격자는 처벌해야 하는 자가 아니라 정신병원에 가둬놓고 치료해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이죠. 물론 현실에서는 심신미약, 심신상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무죄를 선고받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만, 만약에 입증만 된다면 그 사람은 사람을 죽였든, 강간을 했든 무죄입니다. 미국에서 1977년에 체포되었던 성범죄자 빌리 밀리건이 대표 사례입니다.


빌리 밀리건은 1977년 미국에서 성폭행, 강도, 폭행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만,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있다고 판단되어 무죄를 선고받은 최초의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무려 24명의 인격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유식하고 냉철한 22세의 영국인 아서, 16세의 예술가 토미, 18세의 사기꾼 앨런, 유고슬라비아인이자 공산주의자인 23세의 레이건...이 모든 인격이 빌리 밀리건 한 사람의 육체에 깃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미국 법원은 빌리 밀리건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 즉 심신상실의 상태라고 판단하고 그에게 벌을 내리는 대신 정신병원에서 10년 동안 치료를 받을 것을 선고했습니다. 빌리 밀리건은 자신이 지었던 모든 죄로부터 면죄부를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 공식 블로그 "내가 모르는 사이 내안의 괴물이 살인을 했다면?" 참고(https://blog.daum.net/mojjustice/8707410)

빌리 밀리건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면, 실바나스도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실바나스도 심신상실 상태였으니까요. 본래의 실바나스라면, 즉 좌바나스우바나스로 영혼이 조각나지 않은 상태의 실바나스였다면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았을 테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실바나스는 무죄입니다! 도덕적으로 아무런 결점도 없습니다! 블리자드가 세 확장팩 동안 밀어주었던 실바나스, 작가진이 사랑해 마지 않는 실바나스는 그녀가 저질렀던 모든 죄악으로부터 면죄부를 부여받았습니다! 정신질환자였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는 정신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녀를 비난할 수 없어요, 그녀는 정신질환자였으니까요! 이 어찌나 불쌍한 인물입니까? 본래의 고결한 본성을 잃고 의도치도 않은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다니!

3. 좌바나스의 죄도 짊어지고자 하는 고결한 우바나스
실바나스로부터 그녀의 죄를 모두 떼어낸 블리자드는, 이제 그녀를 고결한 인물로 포장합니다. 고결한 순찰대 사령관 우바나스는 '과거를 바꿀 수 없고 (자신의 죄악은) 앞으로도 영영 용서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방관하면 더 큰 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꺼이 좌바나스가 지은 죄도 짊어졌습니다.

우바나스: 용서받지 못할...죄를 지었군(Her crimes... are unforgivable).
우서: 그렇소(Yes).
우바나스: 밴시가...(And she...)
좌바나스: 불태워라(Burn it)!
우바나스: ...내가 그 책임을 져야만 하고(I must face the consequences).
우서: 과거를 바꿀 순 없고, 앞으로도 영영 용서받지 못할 수 있지만...방관은 더 큰 화를 불러올 거요. 시간이 없소, 순찰대 사령관. 선택하시오(We cannot change the past, and we may never find forgiveness in the future... but inaction damns us all. Time is short, Ranger-General. Make your choice).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는 실바나스였는데, 자신의 다른 인격이 저지른 죄악도 기꺼이 짊어지려 하는 희생정신까지 갖추다니! 9.2 패치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될 실바나스는 정말 어썸하지 않습니까? 텔드랏실을 불태우려고 한, 사울팽을 살해하고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실바나스를 떠올려보면 정말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 않나요?

4. 우바나스는 우리가 매력을 느끼던 실바나스가 아니다. 
네. 다른 사람입니다. 9.2 패치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될 실바나스는 좌바나스 우바나스가 합쳐진 실바나스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던 실바나스는 좌바나스죠. 우리가 기억하는 실바나스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런데 실바나스가 보여줬던 이런 매력적인 모습들이 전부 '영혼이 조각났기 때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실바나스는 이런 행위들로 인해 자신의 '명예'가 실추되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왔죠.

이러한 서사의 문제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실바나스의 영혼이 조각났었다는 설정은 이른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로,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듭니다. 둘째, 이 급조 설정은 기존의 와우 사가에서 실바나스가 해왔던 행위들을 전부 부정해버렸습니다.

1) 데우스 엑스 마키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는 '기계장치의 신'이라는 뜻의 단어로,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연극은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건이, 무대의 위에서 기계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에 의해 뜬금없이 해결되는 전개가 유행했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무대에 신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자주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학 창작 이론의 아버지라 불렸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뜬금없는 전개를 매우 싫어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시학(詩學)>에서 "이야기의 결말은 어디까지나 이야기 그 자체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기계장치와 같은 수단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라며 이러한 전개 방식을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학 정신을 계승한, 그리고 리얼리즘의 영향력이 아직도 남아있는 현대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남용해서는 안되는 위험한 장치 취급을 받습니다. 픽사의 스토리 아티스트였던 에마 코츠(Emma Coats)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스물 두 개의 이야기 규칙(22 #storybasics)을 이야기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Coincidences to get characters into trouble are great; coincidences to get them out of it are cheating. 캐릭터가 우연히 문제에 휘말리는 것은 좋다. 하지만 캐릭터가 우연히 문제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사기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비판을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독자들이 즐겨왔던 이야기가 전부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격전의 아제로스의 스토리로 예를 들어 봅시다. 여러분이 느조스를 잡는데, 느조스가 결국 여러분을 타락시키고 아제로스는 느조스에게 넘어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죽은 줄 알았던 티탄들이 나타나 느조스를 이샤라즈처럼 뽑아버리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여러분은 아마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은 다 뭐였지?'라는 생각을 하시게 될 겁니다. 뒤따라오는 극도의 허탈감은 덤이죠.

여기에 '실바나스의 영혼이 조각났다'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러운 설정은 또다른 이유로 비판을 받습니다. 바로 실바나스를 '멍청한 방법'으로 띄워주려고 하는 제작진의 의도가 너무 잘 보이고, 또 그 의도가 유저들의 요구와 정확히 어긋나있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격전의 아제로스와 어둠땅, 무려 두 개의 확팩을 통해 실바나스의 서사를 이어 왔습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실바나스는 악하지 않다', '실바나스는 계획이 있다' 등으로 그녀의 납득할 수 없는 행위를 포장해 왔습니다. 이것이 '서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 아니라, 실바나스라는 캐릭터 하나만을 옹호하기 위함임이 이번 어둠땅 확장팩을 통해 밝혀졌죠. 서사의 완성도를 높일 생각이었다면 이런 뜬금없는 설정을 추가할 리가 없으니까요. 캐릭터 하나를 도덕적으로 문제 없는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의 서사를 전부 쓰레기통에 내던진 셈입니다. 제가 실바나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서사 전체와 맞바꿀 정도로 맹목적으로 좋아하진 않아요. 하지만 작가진과 제작진은 다른 모양입니다.

2) 와우 사가의 실바나스 부정
실바나스는 지금까지 절대적 악인이 아닌, 입체적인 반영웅으로 묘사되어 왔습니다. 아서스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 포세이큰의 존속을 위해서, 세계를 재창조하고 자유 의지를 되찾기 위해서(이 부분은 확실하지 않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철한 면모를 보여왔죠. 선과 악, 어느 쪽이라고 딱잘라 말할 수 없는 그녀의 복잡한 캐릭터성에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껴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과거의 행위는 영혼이 조각난 상태에서 비롯된 것들이라는 뜬금포 설정이 어둠땅에서 추가되었습니다. 자비로움 등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좌바나스의 행동이었기 때문에, 텔드랏실 방화 사건과 함께 '실바나스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위'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즉, 과거 플레이어들이 매력을 느꼈던 실바나스의 모습을 '부정적인 것'으로 취급하며 기존의 와우 사가를 부정해 버린 것입니다. 이는 극소수의 맹목적 실바나스 옹호자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이야기 전개일 것입니다. 

만약 좌바나스의 과거 행적들이, 현재 안두인이 보여주고 있는 것들처럼 일말의 긍정적인 평가도 불가능한 악행이었다면 논란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아군이 적에게 사로잡혀 세뇌를 당해 악행을 저질렀다가, 세뇌가 풀린 후 세뇌 상태에서 저지른 악행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은 대중매체에서 흔히 나오는 클리셰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 경우 세뇌 상태의 악행이 긍정적으로 묘사돼서는 안되며, 세뇌된 상태가 세뇌되지 않은 상태보다 더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서도 안 됩니다. 세뇌된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세뇌되지 않은 캐릭터를 더욱 띄워주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5. 마무리
본론을 요약한 내용은 글의 맨 앞에 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여기에서는 제가 왜 이글을 적었는지를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실바나스가 왜 면죄부를 발급받았는지 못 알아듣는 법알못들, 실바나스가 왜 다중인격인지 모르는 의알못들, 실바나스의 서사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는 문알못들을 위해 이 글을 적었습니다. 세탁이 아니라고, 다중인격이 아니라고, 뭐가 이상한지 모르겠다고 하는 건 괜찮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반대로 '알못' 취급하며 이상한 선민사상에 빠져 다른 사람들을 깎아 내리지 좀 마십쇼.

Lv50 리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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