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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스포일러)실바나스 소설 다 읽었습니다.

Gatnermk2
댓글: 6 개
조회: 3010
추천: 5
2022-09-03 00:13:27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한번 읽을 정도의 가치는 있는 느낌입니다. 그 이상의 가치는 없지만요.

워크래프트 2 사건이 벌어지기 전의 시점까지의 이야기는 집중해서 봤습니다. 다른 소설에서는 못봤던 이야기지라 새로운 걸 배우는 느낌이었죠.

이후부터의 이야기는 이미 다른 소설이나 게임에서 나온 이야기를 실바나스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거라 신선도는 좀 떨어지네요.

쿠엘탈라스 순찰대의 사령관은 세습직으로 윈드러너 가문의 첫째가 항상 물려받아 왔다고 하며, 실바나스의 전대 사령관은 어머니인 리리사 윈드러너였다고 합니다. 아버지인 베라스는 윈드러너가에 데릴사위로 장가들었거나 같은 가문의 먼 친척이나 사촌으로 보입니다. 어머니가 일곱화살의 전투라는 트롤과의 대전에서의 영웅이었으며, 아버지는 외교관으로 활약하며 업적을 남겼다네요.

실바나스의 뛰어난 전투능력은 어머니에게 배운 거고 외교나 정치 쪽의 권모술수는 아버지에게 배운 것 같습니다.

남동생인 리라스의 이야기는 어둠의 문 너머 소설판이나 단편만화인 윈드러너 세자매의 이야기에서 이미 봤지만 여기서 자세히 나오네요. 워크래프트2 어둠의 물결 시점에서 죽었는데 원래 예술가였다가 부모님이 오키쉬 호드의 오크와 숲트롤들에게 살해당한 충격으로 전투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안타깝게도 도끼에 맞아죽었네요. 어둠의 문 너머 소설에서 알레리아가 동생 죽음 때문에 오크들에게 격정적으로 반응하는 거 봤을 때는 리라스에 대해 거의 본 이야기가 없어서 큰 감흥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자세히 나와서 그의 죽음으로 인한 가족들의 마음의 상처 같은 게 더 공감이 되었습니다.

포세이큰의 연금술 투자의 시초는 퓨트리스의 제안을 실바나스가 수용한 게 계기더군요. 재미있는 건 소설 아서스에서는 실바나스가 연금술 실험 지켜보며 감상 늘어놓는 거 보고 역시나 나쁜 년이라고 느꼈는데 여기서는 최소한 자기 백성인 포세이큰을 희생시키는 거에 처음에는 거부반응 보이다가 범죄자와 포세이큰에 충성하지 않는 자를 써도 좋다고 조건 붙이는 걸로 나옵니다.

이미 다른 소설이나 게임에서 나왔던 이벤트들이 주인공인 실바나스 입장에서 다시 서술되다보니까 실바나스 개인의 고뇌라든가 갈등이라든가가 더 자세히, 그리고 자주 서술됩니다. 자기 백성이었던 포세이큰이나 충성파에 대해서 자기 백성으로 여기는 감정, 도구로 여기는 감정등이 마구 섞여있는 복잡한 마음을 가진 걸로 나오네요. 볼진의 죽음도 실바나스가 고의로 유도한 정도는 아니고, 자기도 나중에 이런 일 같은 게 생길 거라고 듣기는 했었지만 예상치 못하게 벌어져서 놀랐고 바리안 린과 얼라이언스쪽을 버리고 호드만 챙기는 것에 대해서 잠깐이나마 망설이긴 한 듯합니다.

이후의 묘사를 보면 계속 망설이긴 하고 감정도 복잡하면서 동시에 갈수록 이기적으로 생각합니다. 호드도 짜증나고 포세이큰도 짜증나고 한다네요.

오그리마 2차 공성전은 당시 묘사를 보면 전력상으로 실바나스 충성파가 유리했던 걸로 나옵니다. 실바나스에 대항할 연합군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 충성파 쪽이 생각보다 쉽게 죽일 수 있다고 중얼거리더군요.

그 어이가 안드로메다로 가출하게 만들었던 호드는 낫띵이야 대사를 외칠 때 실바나스가 속마음으로 이게 다 모두를 위한 거라고 생각하는 묘사가 나옵니다. 네, 이 소설은 세탁기가 맞긴 합니다. 이거 보면서 진짜 기분이 심란했어요.

한가지 맘에 들었던 건 티란데가 실바나스에게 나락의 영혼을 구원하는 걸로 속죄하라고 선고할 때 사후세계 시스템이 만들어진 후로 너무나 많은 영혼이 나락에 갔기  때문에 실바나스가 나락에서 나오는 건 얼마가 걸릴지 알 수가 없고, 사실상 영원히 나락에서 살라는 선고라는 묘사입니다.

그리고, 확실하진 않지만 포세이큰이 처음에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려고 스톰윈드에 사절로 보낸 자들이 죽은 건 바리안의 뜻이 아닐 수도 있다네요. 나타노스가 바리안이 알기도 전에 가다가 언데드라서 잡혀죽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군단 시점에서 안두인이 바리안에게 포세이큰 사절을 죽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책망하긴 했는데, 이들의 죽음을 바리안이 직접 의도했는지 확실하게 나오진 않았습니다. 이건 좀 많이 의외였습니다.

당시의 바리안은 분노조절 못하는 다혈질은 아니었고 포세이큰의 가리토스 살해를 생각하면 당연히 거절은 디폴트 옵션 같지만 언데드 괴물들이고 스컬지의 로데론 함락으로부터 얼마 안된 시점이라 누가 지도자라도 비슷하게 행동하긴 했을 것 같은데, 바리안이 사절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면 반응이 어땠을 지 궁금하더군요. 아, 가리토스 놈은 천하의 쌍놈이라 게임에서 이놈 죽을 때 저도 기쁘긴 했는데 실바나스가 비열한 배신을 한 건 변하지 않으니까요.

바리안이 코믹스에서 아내가 죽은 후로 10년간 살아있는 시체처럼 살았다고 회상했는데, 안두인이 말하길 정신적으로 망가져서 자기 자식인 안두인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으려고 했고, 그나마 제정신이 든 10년 후의 시점에서 납치되어 실종됬다며 자긴 부모님하고의 추억도 거의 없었다며(어머니는 갓난아기 때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르고) 그에 비하면 실바나스는 정말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따지네요.

소설을 읽으면서 아쉬우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느꼈던 건 너무 중간에 생략이 많다는 겁니다. 실바나스의 유년기부터 어둠땅 엔딩까지의 너무 긴 이야기를 압축하다보니 칼질이 너무 되었습니다. 특히 가리토스 건은 짤막하게 언급만 하고 통째로 삭제했습니다. 바리마트라스의 배신으로 도망치는 상황을 묘사한 건 게임에서 못봤던 뒷사정을 볼 수 있어 그건 좋더군요.

소설 자체는 재미있게 봤는데 세탁기는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실바나스가 와우에 다시 등장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나마 마지막으로 실바나스에게 내려진 처벌은 납득할 수 있는 마무리였으니 영원히 나락에서 영혼 구하며 살았고 이후의 이야기는 알 수 없는 걸로 끝내고 다시 본편인 게임에 등장시키진 않기를 바랍니다.

Lv32 Gatner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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