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 대표의 AAA 게임 키워드 '공명'

게임뉴스 | 서동용 기자 | 댓글: 8개 |



  • 주제: 인디 개발사 이터널 리턴의 글로벌 도전
  • 강연자 : 김남석 - 님블뉴런 / 대표
  • 발표분야 : 기획, 개발
  • 강연시간 : 2021.11.18(목) 10:00 ~ 10:50
  • 강연 요약 : 님블뉴런 김남석 대표가 전하는 게임 철학, 공명과 AAA 게임에 대한 생각들



  • ■ 공명 - 변화하는 게이머들과의 지속적 울림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은 2020년 얼리억세스를 시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얼리억세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스팀 동시 접속자 수 5만 명을 돌파했다.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 TV 동시 시청자 수는 7만 명을 넘겼다. 광풍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였다. 사실 이터널 리턴은 님블뉴런의 마지막 게임이 될 수도 있는 작품이었다. 님블뉴런의 김남석 대표는 '쓰레기'라고 평가받은 게임이 어떻게 인기 게임이 될 수 있었는지를 전하며, 게이머들과의 공명과 AAA 게임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소개했다.

    님블뉴런의 김남석 대표는 대뜸 공명(共鳴)에 대한 뜻을 설명했다. 모든 사람은 고유 진동수가 있으며, 그 고유한 진동수를 동일한 힘으로 주기적으로 전달할 때 공명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 공명은 지속적이면 엄청난 힘으로 증폭된다고 얘기했다. 거대한 철근 구조물을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로. 'BTS'나 '오징어 게임'은 사회 문화 현상에서의 공명을 잘 설명하는 요소였다. 개인,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울림을 잘 찾아가거나 스스로 울림을 만드는 과정은 김남석 대표가 생각하는 게임 개발과 같은 의미였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개발한 모든 게임이 실패했다. 사무실에 불이 나기도 했다. 퍼블리싱이 취소되기도 했다. 우리는 지옥 밑까지 찍었다가 올라왔다. 그러다가 이터널 리턴이라는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이었다."



    ■ 이터널 리턴의 런칭 - 쓰레기에서 '게임'으로












    이터널 리턴은 캐릭터 생존 배틀로얄 전략 PVP 게임이다. 김남석 대표는 싱글 플레이어 MOBA라고 표현했다. 절벽 끝에서 만들기 시작했지만, 게이머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동기 부여는 확실했다. 현실은 가혹했다. 마케팅 예산은 0원. 주어진 기간은 딱 1년이었다.

    최초의 테스터 빌드는 5개월 만에 나왔다. 온갖 게임 커뮤니티에 발품을 팔아서 테스터를 모집했다. 테스터들은 대부분 '쓰레기'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남석 대표는 "예상은 했었다. 그러나 속이 쓰렸다. 캐릭터는 세 개였다. 그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지금 보니까 그런 평가가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신하다고 좋아해 주신 몇십 명에게 감사드린다. 크레딧에 그분들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고 얘기했다.

    "퍼블리셔가 필요했다. 찾아가보기도 하고, 전화도 많이 했는데, 모두 거절당했다. 그럼에도 총 7번의 테스트를 더 진행했다. 테스트마다 빌드의 가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테스트에선 2만 8천 명이 모였다. 2020년 10월 14일에 얼리억세스를 시작했다. 동시 접속자 수가 5만 명이 돌파하며 운 좋은 경험을 달성할 수 있었다."



    ■ AAA 게임 - 좋든 싫든 AAA 게임들과 경쟁해야








    이터널 리턴은 배틀로얄이라는 메이저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 좋든 싫든 글로벌 AAA 타이틀과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 글로벌 게이머들은 개발자들이 '인디 방패'의 뒤에 숨는 걸 보기 싫어한다. 그들은 인디와 AAA 중간 어딘가의 게임 경험을 원하는 게 아니라, 분명한 AAA 경험을 원한다.

    "우리의 최근 핵심 논의 과제는 어떻게 하면 글로벌에서 AAA 게임으로 도약할 것인가다. 이터널 리턴을 개발할 때부터 이렇게 잘 될지 몰랐다. 얼리 억세스 하는 날 동접 딱 1,000명만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처음에는 작고 가볍게 게임 개발을 시작하더라도 나중에 엄청나게 성공했을 때 AAA 게임들과 경쟁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것이다. 그때,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

    "내가 정의하는 AAA 게임은 몇백 억의 개발비가 들어갔다거나 마케팅을 어마어마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잘 관리하는 게임이 AAA 게임이다. 그들의 기대를 유지, 증폭하고 실현하는 사이클이 잘 녹아있는 게임.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을 때, 그대만큼 재밌을 때 게이머들과 개발자간의 공명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AAA 사이클이 공명을 만든다."




    님블뉴런은 변화하는 게이밍 환경에 대해서도 반응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이나 스팀덱, 게임 패스등을 주목한다. 게임 개발사와 게이머들이 연결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했다. 그런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떻게 AAA 경험을 전달해 줄 것인가, 게이머 커뮤니티에 공명을 일으킬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석 대표는 자신의 게임에 대한 상상을 즐긴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AAA 게임에 대한 'What if'적 상상이다. 내 게임에 필요한 AAA적 요소가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터널 리턴으로 오버워치를 만든다면? 동서양을 아우르는 아트 스타일이 필요하다. 이터널 리턴의 에이든과 파이털 판타지의 샨크레드 워터스는 매우 닮았다. 이터널 리턴 오버워치는 샨크레드 워터스의 아트 스타일이 필요하다. 등 뒤에 카메라가 있는 TPS 스타일이고, 거기에 RPG 아레나 스타일을 가미한다면 어떨까?"













    "생존을 위협하는 다양한 몬스터가 있고, 캐릭터마다 그 몬스터를 사냥하는 패턴과 공략법이 있으며, PvE, PvP를 통한 레벨업과 스탯, 스킬셋이 성장하는 것이다. 중앙을 중심으로 20여 개의 지역이 가장자리부터 서서히 닫히는 설정이고 안으로 지역이 이동할수록 더 강력한 몬스터가 생존을 위협 요소가 추가되는 건 재미있지 않을까? 혹시 이런 게임을 만들어 클라우드 펀딩에 올렸을 때, 후원해주시는 분 계신지?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이런 상상을 하는 걸 멈추지 않겠다."

    가볍게 시작한 상상은 점점 구체화되고, 이미지가 생기고, 아트 스타일이나 조작법에 대한 디테일이 추가된다. 게임의 가격을 생각해보고, 얼마나 팔릴지 예측하고. 헤일로 인피니티나 데스티니2같은 경쟁작도 생각해보고. e스포츠 프랜차이즈까지 고려해본다.

    그리고 김남석 대표는 'Why not'이란 답변을 내놓았다. AAA 게임에 대한 상상과 꿈은 꿈을 선물 받을 게이머들의 권리이자, 게임을 선물할 게임 개발자들의 존재 이유와 의무가 되는 것이다. 꿈을 파는 것이 이 업의 본질. AAA 게임을 향한 길은 왕도가 없으며, P2E, Earn이 아닌 Play to Enjoy를 기조로 열심히 전진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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