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한국 게임, 활로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게임뉴스 | 정재훈, 강승진 기자 |



AI 시대 게임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2025 게임과학포럼’이 8월 26일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게임과학연구원과 구글코리아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문화재단이 후원한 이번 포럼은 ‘AI가 바꾸는 창작, 미래가 묻는 균형’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의 두 번째 세션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한국 게임의 성장’을 주제로 마련됐다. 세션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강경석 산업정책팀장, 명지대학교 신혜련 교수, 넷마블 유원상 사업개발 이사가 연사로 참여했다.

세 명의 연사는 각자 발제를 통해 한국 게임 산업이 글로벌 플랫폼에서 직면한 현실과 새로운 기회를 짚었다. 또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청중과 생각을 공유했다.






글로벌 게임산업의 재편과 K-게임의 미래
(강경석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장)



강경석 팀장은 한국 게임 산업이 지난 20여 년간 이룬 성장을 수치와 사례로 설명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2001년 8천억 원 규모였던 국내 게임 시장은 2023년 23조 원으로 커졌고, 수출 역시 같은 기간 3억 달러에서 84억 달러로 28배 성장했다. 이는 전체 한국 경제 성장률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로, 게임이 국가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계 시장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게임의 경쟁력을 짚었다. 같은 기간 글로벌 게임 시장이 4.5배 성장한 것에 비해 한국은 29배 성장해 세계 4위권에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은 영업이익률과 유니콘 기업 배출 면에서 타 산업을 크게 앞서 있으며, 방송·영화·캐릭터 산업보다 수출 규모와 성장률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또한 중국 시장과의 관계를 언급했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을 최대 수출 시장으로 두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도 한국 게임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우리에게 장벽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한중 간 경쟁 구도 속에서도 한국 게임이 독자적인 강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래 가능성에 주목했다. e스포츠, 모빌리티와 게임의 결합, 군사 분야에서의 게임 활용 등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WHO의 게임 질병 코드 등재 논란과 관련해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문화 콘텐츠”라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글로벌 플랫폼과 게임사의 성장
(신혜련 명지대학교 교수)


신혜련 교수는 발표에서 인디와 중소 개발사들의 관점에서 글로벌 플랫폼과 AI의 역할을 조명했다. 그는 “대형 게임사들의 성공 사례도 중요하지만, 인디 개발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산업 전체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스마트폰과 앱스토어의 등장이 불러온 변화를 짚으며, 오픈마켓의 확산이 누구나 게임을 제작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수익 모델이 등장했고, 글로벌 게임 시장은 한층 다채롭게 성장했다. 그는 “특히 AI와 플랫폼 기능은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인디 개발사에게 큰 기회가 되고 있다”며 AI 기반 A/B 테스트와 자동 최적화 기능, 플랫폼의 추천 시스템이 실제로 소규모 개발사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구글 플레이, 스팀, 애플 등 주요 플랫폼이 진행해온 다양한 인디 지원 프로그램과 프로모션 사례를 소개하며, 이런 지원이 새로운 게임 발굴과 스타트업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는 게임 출시가 급증해 경쟁이 심화되면서 ‘발견(discovery)’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AI가 개별 게이머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추천과 프로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인디 게임의 가시성을 높이고 생태계 전반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게임 검색과 홍보 방식에서도 AI 기반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장르 구분을 넘어, 플레이어가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키워드로 검색할 수 있는 방식이 도입된다면 더욱 다양한 창작물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오픈마켓이 게임 산업의 판을 바꿨듯, AI를 탑재한 플랫폼이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성공 전략
(유원상 넷마블 사업개발 이사)


유원상 이사는 넷마블의 글로벌 플랫폼 전략을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브리자드, 트위치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넷마블이 어떻게 플랫폼 다변화와 파트너십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지 설명했다. “모바일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PC와 콘솔까지 확장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이 필수”라며, 최근 넷마블이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특히 각 플랫폼의 특성과 장점을 분석하며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플랫폼은 접근성과 도달 범위에서 강점을 보이며, PC와 콘솔 플랫폼은 코어 게이머들에게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유 이사는 “프리미엄 게임은 단순 무료 모델과는 달리 높은 몰입감과 과금 구조를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플랫폼별 맞춤 전략의 중요성을 짚었다.




실제 사례로는 ‘나 혼자만 레벨업’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작품이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낮았다. 이에 구글, 대만 인플루언서, 현지 마케팅 파트너십 등을 활용해 새로운 유저층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콘솔 이용자에게도 최적화된 마케팅을 진행하며 큰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유 이사는 “모바일, PC, 콘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 전략적 파트너십을 성공의 필수 요소로 꼽으며, 넷마블이 앞으로도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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