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진보의 다리'에서 얻은 교훈: 칼바람 나락 더 신중하게 변화한다

인터뷰 | 김병호 기자 | 댓글: 14개 |
칼바람 나락이 익숙한 듯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 모드 칼바람 나락에 새로운 전장 ‘코신의 다리’와 ‘도살자의 다리’가 추가됐다. 플레이어들은 칼바람 나락을 포함한 세 가지 맵 중 하나에서 무작위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각 맵은 고유한 외형과 함께 미세하게 다른 게임플레이 및 지형 특징을 제공하여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 새롭게 업데이트된 전장 ① 코신의 다리

챔피언 선택 방식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의 체계는 삭제되고, 새로운 챔피언 카드 체계가 도입된다. 이제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후 첫 10초 동안 두 챔피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하지 않은 챔피언은 대기열로 이동하며, 팀원들이 이를 선택할 기회를 얻는다. 운이 좋으면 세 번째 선택지가 주어지기도 한다.

새롭게 추가된 맵들의 특징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신의 다리는 아이오니아를 배경으로 한 평화로운 분위기의 전장이다. 기지의 마법공학 정거장이 꽃 차원문으로 대체되어, 중앙 공격로에서도 새로운 차원문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차원문은 이동 속도 증가 효과와 함께 교전 및 이탈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중앙 공격로가 투명 벽과 함께 확장되어 벽을 활용하는 챔피언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사망 시에는 다리의 영혼 버전을 보며 사후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도살자의 다리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빌지워터 테마 맵이 현대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에 맞춰 개조됐다. 해적풍의 대포 발사대가 마법공학 정거장을 대체하여 플레이어들이 전장에 신속하고 공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 대포는 적을 공중에 띄워 야스오의 궁극기와 같은 연계를 가능하게 한다. 다리 중앙에는 힘의 꽃이 추가되어 재사용 대기시간을 돌려받고 일시적인 보호막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팀 전투를 유도하고 교착 상태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무작위 총력전 상점에는 암살자 및 기동력 챔피언에게 흥미로운 선택지가 될 망령 해적검이 다시 추가된다.



▲ 새롭게 업데이트된 전장 ② 도살자의 다리

한편, 기존의 칼바람 나락 맵 자체에는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만큼,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에두아르도 코르테호소 모드 프로덕트 리드는 이번 칼바람 나락 업데이트의 가장 큰 이유로 ‘새로운 경험’을 꼽았다. 그는 "10년 넘게 동일한 맵에서 플레이해 온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라며 이번 업데이트를 설명했다. 인벤은 에두아르도 모드 프로덕트 리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라이엇의 고민과 방향성을 들어봤다.



▲ 에두아르도 코르테호소 모드 프로덕트 리드


Q&A, 칼바람 나락의 불어온 변화의 바람
Q. 칼바람 나락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모드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소환사의 협곡은 매우 경쟁적이다. 그리고 긴 시간이 필요하고, 소환사들에게 많은 걸 요구한다. 반면에 칼바람 나락은 소환사들이 낮은 스트레스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어줬다. 편안하게 친구들과 플레이하고, 스트레스 없이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협곡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둘째로, 칼바람 나락은 매 게임마다 랜덤한 요소가 많다. 챔피언 선택도 그렇고, 이번에는 맵도 새롭게 추가되었기에 무작위적인 특성이 더해졌다. 게임이 항상 최적의 팀 조합이나 정확한 승리 전략으로 진행되지 않기에 다양한 챔피언이 등장하고 게임의 양상도 다양하다. 그래서 칼바람 나락은 소환사들이 다양한 챔피언을 경험하고 상대하게 만든다. 그런 부분이 칼바람 나락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Q. 칼바람 나락은 공격로가 하나라서 밸런스를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 밸런스 유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칼바람 나락의 밸런스 조정은 소환사의 협곡과는 다른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역할군의 챔피언은 칼바람 나락에서 승률이 매우 저조하다. 그래서 우리는 칼바람 나락만의 밸런스를 위한 버프를 하고 있다. 챔피언의 스탯을 고유하게 조정하는 식이다.

소환사의 협곡에서 이뤄진 챔피언 밸런스 업데이트도 칼바람 나락에 적용된다. 유저들에게 소환사의 협곡과 칼바람 나락에서의 챔피언의 밸런스가 비슷하게 느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챔피언의 승률 추이를 살펴보고 다시 칼바람 나락만을 위한 밸런스를 다시 한 번 조정한다.

칼바람 나락에서 밸런스를 잡기 어려운 대표적인 챔피언이 르블랑이다. 칼바람 나락에서 르블랑은 오랫동안 밸런스를 조정하기 어려운 챔피언이었다. 르블랑의 스킬셋은 상대를 속이고 지형을 넘나드는 특징이 있다. 이는 칼바람 나락같은 직선적인 맵에는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진보의 다리나 이번에 추가된 신규 맵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이를 통해 전통적으로 플레이하기 어려웠던 일부 챔피언들이 스킬셋을 활용할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줬다. 그냥 단순히 르블랑의 스탯을 올리는 방식으로 버프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면 르블랑을 상대하는 상대방이 매우 불공평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예시가 우리가 칼바람 나락에서 매번 고민하는 부분이다. 르블랑 같은 사례의 챔피언들이 많고 매번 소환사의 협곡 업데이트가 칼바람에 적용되기에 항상 챔피언의 밸런스를 고려해서 다시 조정한다.


Q. 이번 맵 업데이트를 통해 칼바람 나락의 어떤 부분을 보완했을까?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업데이트를 했을까?

우선 기본 맵인 칼바람 나락에는 어떠한 변경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맵을 추가하여 소환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어 게임이 신선하게 느끼게 만들고 싶었다. 칼바람 나락을 즐겨하는 소환사들은 10년 넘게 같은 맵에서 계속 게임을 해왔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대신 변화의 폭이 크지 않게 조정했다.

예전에 칼바람 나락에 타워의 잔해가 남도록 업데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소환사들은 이 잔해를 매우 불편하게 생각했고, 칼바람 나락 맵이 칼바람 나락처럼 느껴지지 않아 불편하다는 반응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경험을 통해 칼바람 나락 유저들이 궁극적으로 게임 플레이의 변화보다는 '칼바람 나락스러운' 게임을 더 좋아한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이번에 만든 새로운 맵에 변화를 줄 때에도 기존의 소환사들이 익숙함을 유지하면서도 몇몇 챔피언들에게 선택지를 조금 더 열어주고 싶었다.



▲ 새롭게 업데이트된 도살자의 다리 전경

Q.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소환사의 협곡은 매해마다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고, 2주마다 새로운 패치가 적용된다. 그렇게 매번 변화하는 게임인데, 칼바람 나락은 유독 유저들이 변화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진보의 다리' 업데이트 때, 그리고 이번에 새로운 맵을 테스트하면서 우리도 같은 걸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 추가되는 신규 맵을 테스트하면서 끊임없이 조정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칼바람 나락의 본질적 재미가 무엇인지를 조금씩 알게 됐다. 일반적으로 칼바람 나락 플레이어들은 오랫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를 사랑해 온 이들이다.

소환사의 협곡과 같은 경쟁적인 환경에서는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레나 모드를 예로 들어보자. 매 게임마다 증강으로 인해 게임 상태가 극적으로 달라지며, 이는 플레이어들이 정기적으로 변화에 대처하도록 강요한다. 아레나 플레이어들은 변화에 훨씬 더 익숙하다.

하지만 칼바람 나락은 다르다. 7년, 8년, 10년, 심지어 15년 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겨온 소환사들이다. 그들은 리그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칼바람 나락에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그림이 매우 확실하다.

따라서 칼바람 나락을 바꾸는 것은 그들의 '집'을 바꾸는 것과 같다. 우리는 플레이어들이 칼바람 나락을 즐기는 이유, 즉 "낮은 스트레스 환경에서 리그를 즐기고 싶다", "이것은 내가 익숙한 신뢰할 수 있는 경험이다"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칼바람 플레이어들은 너무 큰 변화에 익숙하지 않고 이를 원하지 않는다.

맵 전반의 아케인 같은 새로운 테마가 업데이트되는 건 반길 수 있지만, "게임의 플레이는 바꾸지 말아달라"는 반응이다. 이를 건드리는 것은 칼바람 나락을, 곧 리그 오브 레전드 속 그들의 '고향'을 건드리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플레이어들이 칼바람 나락에 대해 인식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진보의 다리 업데이트를 통해 얻은 교훈과 그것이 이번 업데이트에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궁금하다.

칼바람 나락의 변화가 플레이어들에게 너무 과하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과거 출시되지 않은 초기 프로토타입들은 대부분의 플레이어에게 지나친 변화로 인식되었다. 게임의 근본적인 상태를 너무 많이 바꾸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우리가 여러 아이디어를 시험하며 게임플레이 경험을 어디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지 알아갔다. 그러나 공격적인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이건 더 이상 칼바람 나락이 아니야"라는 반응에 부딪혔다.

진보의 다리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우리는 이 교훈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려 한다. 맵의 형태나 라인 상태를 약간씩 변화시키면서도 특정 챔피언들이 지나치게 불리해지지 않도록, 그리고 맵들 간의 파워 밸런스에 약간의 여지를 두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도입하고 있는 두 개의 새로운 맵은 진보의 다리에서 시도했던 과도한 게임플레이 변경 사항은 포함하지 않는다. 대신, 맵의 형태 변화와 함께 칼바람 나락에서 플레이어들이 처음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진보의 다리에서 배운 또 다른 핵심 교훈은 '스노볼링'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인식이었다. 억제기가 무너질 때 제공되던 보상은 많은 플레이어에게 칼바람 나락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대치에 비해 너무나 급진적인 변화로 여겨졌다. 우리는 이것이 게임 시간 단축이나 유리한 스노볼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지만, 궁극적으로 플레이어들은 그 경험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너무 강력해져서 쉽게 이기거나, 상대방이 너무 강해져 역전할 수 없는 상황을 원치 않았다.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절망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진보의 다리에서 얻은 긍정적인 교훈들을 취하고, 플레이어들이 강한 피드백을 보냈던 부분에서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주로 적용하려 노력했다.



▲ 에두아르도 코르테호소 모드 프로덕트 리드

Q. 이번 칼바람 나락 업데이트 맵들은 무작위로 선택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하는 맵이 나오지 않을 경우 닷지가 발생할 염려는 없을까?

우리는 소환사들이 어느 시점에 어떤 맵에서 게임을 하게 되는지 깨닫는 시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는 투표 시스템이나 챔피언 선택 화면에 표시되는 방식 등을 논의했다. 결론적으로, 소환사들은 게임 로딩되는 시점에 어떤 맵을 하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맵에 불만을 가진 소환사가 닷지하는 문제에 대한 우려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테스트를 통해서는 소환사들이 이런 변화를 허용 가능한 정도로 느꼈다. 그러나 실제 업데이트 이후에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피드백을 받고 필요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다.


Q. 변화를 싫어하는 유저와 새로운 유입을 위해 변화를 선택해야 하는 개발자 사이의 딜레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게임의 변화를 주려는 쪽이 있다. 그리고 그 변화에 저항하는 쪽이 있다. 그 사이에는 밀고 당기는 균형이 있다. 우리는 이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전술, 전략을 어느 정도 찾은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제 업데이트를 통해서 모든 종류의 플레이어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는 정도의 변화를 줄 예정이다.

칼바람 나락은 오랫동안 사랑받은 모드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칼바람 나락이 소환사들로부터 사랑받은만큼 개발자들이 신경을 쓰진 못했다고 생각한다. 변화하지 않는 게임은 정체되고, 유저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어떤 변화도 없다면, 칼바람 나락을 즐기는 유저들도 끝에는 이 게임에 질리게 될 거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라이브로 서비스되는 게임은 계속 신선함이 주입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칼바람 나락을 좋아하는 소환사들이 5년 동안 칼바람 나락을 즐기고, 5년 후에도 칼바람 나락을 즐기고 싶게 만들 수 있다. 그런 변화가 오랫동안 칼바람 나락을 사랑해 온 유저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로 다음 업데이트에 대한 기대를 갖고, 게임의 질이 계속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칼바람 나락을 사랑하는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피드백을 주신 모든 한국 소환사분들께 감사드린다. 우리는 앞선 업데이트 등을 통해 배운 것들을 이번 업데이트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있는 변화에 대해 정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이 업데이트가 소환사에게 칼바람 나락에 대한 경험을 더 끌어올려 줄 거라 기대한다.

영혼의 꽃 테마의 아름다운 맵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도입하고, 우리 세계관의 더 많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오랫동안 탈론이나 르블랑 같이 칼바람 나락에서 항상 빛을 발할 기회가 없었던 챔피언을 플레이하고 싶었던 분이라면, 이번 업데이트를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거다. 직스나 케이틀린처럼 칼바람 나락에서 항상 편안하게 플레이해 온 소환사분들도 계속 그 챔피언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다.

열정적으로 피드백을 주시는 한국 커뮤니티에 늘 감사드린다.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피드백도 기대하고 있고, 소환사 분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 칼바람 나락에 불어온 변화를 즐겁게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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