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한화생명e스포츠와 KT 롤스터의 경기는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초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세트를 가져간 한화생명에 맞서, KT는 '커즈'의 맹활약을 앞세워 2세트를 따내며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3세트에서는 '커즈'의 깜짝 자르반 픽과 '덕담'의 캐리력이 빛나며 KT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세트 초반, 한화생명은 강력한 라인전과 영리한 밴픽 전략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압도적인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별다른 교전 없이 1,000 골드 차이를 벌렸고, 시야 장악을 통해 드래곤 등장 전 상대 두 명을 끊어내며 순조롭게 드래곤 스택을 쌓았다. KT 역시 다른 라인에서 이득을 보려 했지만, 한화생명의 침착한 대응에 번번이 막히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이대로 한화생명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는 듯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KT의 저력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대 정글러를 기습하여 잡아내고, 정글러가 아타칸 스틸까지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KT 선수들은 침착하게 한타를 수행하며 게임을 후반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바론과 장로 드래곤을 두고 벌어진 중요한 교전에서 서포터 '피터'가 아쉽게 상대에게 포착되며 쓰러졌고, 이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은 한화생명은 장로 버프를 획득하며 길었던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놀랍게도 KT가 한화생명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승리했다. 그 중심에는 정글러 '커즈'의 니달리가 있었다. KT의 첫 번째 픽으로 선택된 '커즈'의 니달리는 상대 정글러 '피넛'의 스카너를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정글 주도권을 장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오브젝트를 독식하며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렸다. 탑 라인의 '퍼펙트'는 '제우스'의 제이스를 상대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였고, 바텀 듀오 역시 실수 없는 경기 운영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2세트를 통해 '커즈'는 라인이 안정적으로 버텨주는 상황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잡았을 때 얼마나 무서운 선수인지 증명했다.
운명의 3세트, '커즈'는 레드 진영 마지막 픽으로 예상외의 챔피언인 자르반 4세를 선택했다. 비주류 정글 챔피언이었기에 그의 활약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초반에는 '커즈'의 자르반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며 불안한 출발을 하는 듯했다. 그러나 아군 레드 진영에서 벌어진 3:3 한타에서 '커즈'의 과감한 오더를 바탕으로 KT가 승리했고, 이 전투를 기점으로 자르반은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연이은 교전에서 '커즈'뿐만 아니라 원거리 딜러 '덕담'의 칼리스타까지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며 팀의 화력을 끌어올렸다.
한화생명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가 드래곤 스택을 착실히 쌓아가는 동안 운영을 통해 더 많은 타워를 파괴하며 골드 격차를 좁혔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마다 잘 성장한 '커즈'의 자르반을 끊어내며 KT의 흐름을 저지했다. KT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할 때마다 한화생명은 침착하게 반격하며 경기를 팽팽하게 만들었다. 26분 한타에서 승리했을 때는 쌍둥이 타워까지 파괴하며 승리 직전까지 갔으나, 마지막 한 방이 부족했다. 실낱같은 기회를 잡은 KT는 이어진 장로 드래곤 싸움에서 극적으로 승리했고, 백도어를 시도하던 상대 엘리스까지 침착하게 막아내며 기사회생했다.
32분, 이제는 단 한 번의 한타 결과로 승패가 갈릴 수 있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 백도어, 오브젝트, 한타, 잘라먹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양 팀의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졌다. 결국 마지막 장로 드래곤 한타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KT가 승리하며, 강력한 상대인 한화생명을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아내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개꿀잼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