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각, EU(유럽 연합) 게임 산업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주제 중 하나인 '스탑 킬링 게임' 캠페인의 주도자 중 하나인 유튜버 '로스 스콧(Accursed Farms)'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익명의 고발인이 EU 집행위원회에 '로스 스콧'의 활동이 청원의 공정성과 자금 공개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의 고발장을 제출한 것이다.
'스탑 킬링 게임' 운동은 게임 퍼블리셔가 서비스 종료를 명목으로 이미 구매한 게임에 대한 접근 권한을 차단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시작됐다. 촉발의 근원이 된 게임은 2014년 출시된 유비소프트의 오픈 월드 레이싱 게임인 '더 크루'로, 올해 3월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게임을 정식 구매한 게이머들도 더 이상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되었다 느낀 게이머들은 '비디오 게임 파괴 중단(Stop Destroying Videogames)' 청원을 EU에 제출했고, 이 경우 100만 명 이상의 서명을 확보하면 EU 집행위원회는 공식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리고, '스탑 킬링 게임' 운동 청원은 봇 등으로 인한 부정 서명의 영향을 줄이고자 40만 명의 추가 서명을 목표로 삼았고, 7월 20일 시점 총 140만 명의 유효 서명 확보에 성공했다.
유효한 수의 서명이 모이면서 EU 집행위는 '스탑 킬링 게임' 청원을 의무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앞서 언급한 '고발장'의 존재는 이를 뒤집을 수 있다. 각 회원국이 서명의 유효성을 검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청원의 정보 공개 요건(재정적 투명성 등) 위반이 있었거나, EU 이니셔티브 등록 기준을 위반한 것이 확인되면 청원 자체를 기각하거나 무효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 고발만으로 청원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이에 대한 증거가 수집되어 위법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로스 스콧'에게 제기된 고발은 '재정적 투명성'과 관련되었다. 고발장에는 "청원이 외부 자금의 지원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17만 달러 상당의 비금전적 기여가 있었으며, 과거 로스 스콧이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을 목적지로 데려다 주는 인력거를 끌고 있다'라는 발언에 의거한다"고 쓰였다.
이 고발의 내용은, EU 시민 이니셔티브의 규정 상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EU 시민 이니셔티브는 500 유로 이상의 기여가 있으면 정보 공개 의무가 있으며, 이 항목에는 직접적인 금전 기여 뿐 아니라 비금전적 기여(무료 노동, 홍보, 물품 제공 등)도 포함된다. 때문에, '로스 스콧'의 주장과 캠페인, 유튜브 활동이 이와 같은 '전문적 활동'으로 간주된다면, 형식적으로 기준 위반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로스 스콧'이 EU 시민이 아닌, 미국인이라는 점 또한 규정의 적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로스 스콧'은 이를 "누군가 우리를 노리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경고 사격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청원을 지지하고 있으며, 홍보하는 것 도한 맞지만 캠페인의 공식 조직자는 아니며, 그간 해 온 모든 활동은 2024년에 이미 EU측에 문의했으며, EU측으로부터도 문제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발장에 쓰인 로스 스콧의 시급 산정 방식이 뚜렷한 근거 없이 주관적이라는 것도 허위 고발이라는 주장에 힘을 주고 있다.
한편,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더 크루'의 개발사 유비소프트의 '이브 기예모' CEO는 최근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소프트웨어의 수명은 제한적이며, 언젠가는 중단될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던 바 있다.

'스탑 킬링 게임'의 청원이 EU 집행위원회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로스 스콧'에 대한 고발이 실제로 인정되어 청원이 기각된다고 해도, 140만 명의 유효 서명을 얻어낸 청원인 만큼 게임의 보존 여부와 디지털 소유권에 대한 공론화는 이미 충분히 이뤄진 상황, 이와 관련해 EU 게임 산업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