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메기솔 델타: 스네이크 이터, 진짜 '뱀' 먹고 왔습니다

게임뉴스 | 정재훈 기자 |



메탈기어 솔리드3: 스네이크 이터(MGS3)

내 기억 속 장식장 제일 윗 칸에 있는 게임이다. 때는 2005년, 내 나이 열일곱. 엔딩을 못 본 채로 설날이 다가와버린 상황에서, 나는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는 판단 하게 시골행 짐 한켠에 PS2를 쑤셔넣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코골이를 등진 채 더 보스에게 승리하고 엔딩을 봤다. 그 때의 희열이란...

그 후로 20년이 지난 지금. 무허가 겜돌이에서 전문 겜돌이가 된 나에게 코나미의 부름이 전해졌다. 본사 한 번 오라는 전언. 몇 년 전부터 소식을 알린 '메탈기어 솔리드3: 스네이크 이터'의 리메이크인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스네이크 이터(이하 MGS델타)'에 대해 썰을 좀 풀 시간이 다가왔다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도쿄 긴자에 도착했다.



▲ 8월 초의 긴자. 무척 더웠지만 한국이 더 더워서 상관 없었다.

행사장은 코나미 본사 건물에 위치한 e스포츠 스타디움. 앞뒤로 길고 전면은 생각보다 좁은 건물인데 알고 보니 구 사옥이고 주요 개발 스튜디오는 도쿄 외곽 모처로 다 옮겼다고 한다. 행사장 안은 말 그대로 '정글'. 내 기억 속 'MGS3'의 가장 큰 특징이 이 '정글'인데, 전편인 'MGS2: 선즈 오브 리버티'의 무대가 망망대해에 세워진 석유 플랜트라는, 말 그대로 완벽하게 인조적인 배경이었다면, 'MGS3: 스네이크 이터'는 정반대로 게임의 70%는 야생에서 진행한다. 행사장 컨셉 또한 이에 맞춰 '풀색'이 가득했다.



▲ 코나미 사옥, 생각보다 그리 안 커 보인다.



▲ '웰컴 투 더 정글'

첫 순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였다. 현장에는 메탈기어 시리즈의 PD인 '노리아키 오카무라', '유지 코레카도'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유 사하라' 폭스헌트 디렉터가 자리했다. 이날 발표된 'MGS델타: 스네이크 이터'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엄청나게 발전한 그래픽 & 비주얼

원작 대비 모든 면에서 엄청난 그래픽 상승을 이뤄냈다. 원작이 20년 전 게임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놀라운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준다. 무턱대고 고퀄리티를 추구했다기보단, 원작의 감성을 살리고, 게임의 방향성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으로의 변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환경과 전투 상황에 따른 주인공 '네이키드 스네이크'의 변화인데, 진흙이나 먼지 구덩이에서 구른 스네이크의 의상이 더러워지고,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이게 변하는 모습, 그리고 전투 중 부상을 입은 후 회복하거나 치료한 부위의 흔적이 끊이지 않고 묘사된다.



▲ 뻘밭에서 구르다 보면



▲ 엉망진창 스네이크가 되고



▲ 진흙이 말라 떨어지면 좀 나아진다.



▲ 흉터도 계속해서 유지된다


◈ 아예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주는 '뉴 스타일'

본작의 가장 큰 변화다. 원작인 MGS3는 기본적으로 탑 뷰 시점이었고, 조준 시에만 1인칭으로 변경되는 형태였는데, 본작에서는 3인칭 시점을 지원한다. 조준 시에는 일단 숄더 뷰가 되고, 다시 한 번 조작하면 기존의 1인칭 시점이 되는 형태다.

이는 후대 MGS 시리즈의 시점과 무척 유사한데, 실제 플레이 감각도 비슷하다. 후기 작품의 시스템으로 전작을 플레이하는 건 굉장히 이색적인 경험인데, 비유하자면 최신 내장을 갖춰 복각한 올드카를 운전하는 기분이다. 묘하게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딱 이렇다 설명하기 어려운 흥분을 준다.



▲ 레거시와 뉴 스타일의 차이



▲ 숄더뷰 시점의 조준이 기본이 된다.



▲ 3인칭으로 보는 CQB. 역동적이다


◈ 고오급 온라인 숨바꼭질, '폭스헌트'

싱글 플레이 전용이었던 원작과 달리 새로 추가된 멀티플레이 콘텐츠. 폭스헌트에 대한 정보는 이날 많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추후 출시를 앞두고 추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 밝혔다. 일단 이 시점에서 공개된 정보만 말하자면, 무척 고급진 숨바꼭질 게임이다. 사실 숨바꼭질 모드는 여러 온라인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긴 했지만, 해당 게임들이 진짜 오브젝트로 변한다면, 폭스헌트는 MGS답게 '위장'으로 승부를 본다.

간혹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이 사진에 사람이 몇 명 숨어있을까요'와 비슷한, 위장망과 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한 은폐로 승부를 보는 것. 이를 위해 모든 지형에 알맞는 길리 슈트들이 등장하며, 어디서나 패턴을 바꿔가며 상대를 속일 수 있다. 게임의 자세한 룰이나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 정보가 더 필요한 상태다.



▲ 제가 보이세요?



▲ 우측 사진도 잘 보면 사람이 숨어 있다. 그야말로 고급 숨바꼭질


◈ 8월 28일 동시 출시, 가격은 8,580 엔

'메탈기어솔리드 델타: 스네이크 이터'는 한국 시각으로 오는 8월 28일 자정, PS5와 XBOX로 출시된다. PC 스팀은 그보다 조금 늦은, 오전 10시에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일반판 8,580 엔. 원화 기준으론 89,500 원이며, 스니킹 DLC가 포함된 디지털 디럭스는 10만 5,500 원이다.



▲ 꽤 비싼 가격이지만, 현 추세에서 벗어난 선은 아니다



게임에 대한 소개가 끝난 후, 개발진들과의 대담, 그리고 실제 게임 플레이 시간이 주어졌다. 인터뷰 및 게임 리뷰는 별도의 기사로 분리되었으며, 하단 링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렇게 모든 일정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려는 찰나, 코나미 직원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기자들을 다급하게 멈춰세웠다.

"애프터 파티도 와 주세요!"



▲ 파티장 입구에 놓인 칼로리메이트와 컵 누들. EVA가 컵라면을 좋아한다.

보통 이런 행사는 대부분 애프터 파티가 있긴 하다. 다만, 거의 모든 행사에서 애프터 파티의 참석은 자율이며, 마감이 급한 기자들의 경우 참석하지 않고 호텔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번 행사 또한 애프터 파티 참여는 자율이라 쓰여 있었기에 의아해하던 차, 저렇게 따로 요청을 할 정도면 분명 뭔가 있긴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애프터 파티 현장. 수상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다.



▲ 아



▲ 게임 부제가 짜장면 이터였으면 얼마나 좋아

게임 속에서 네이키드 스네이크는 진짜 별 걸 다 먹긴 한다. 심지어 맛 평가까지 하는데, 패러메딕과 맛 토론을 하는 장면을 보면 웃음이 나올 정도. 근데 이걸 진짜 먹으라고 내놓다니. 심지어 뱀은 그냥 통으로 구워 놨는데, 말하면 가위로 썰어 준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나는 먹기 싫은데 누구 먹는 사람 없나?'하는 생각으로 눈알만 굴리는 상황.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왕 이래 된 거, 맛 평가 가보자.

- 악어: 발톱 쪽 비늘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악수하는 느낌으로 먹어야 한다. 공룡이라는 공통 조상을 둔 치킨과 유사한 맛이지만, 육질이 조금 더 단단하다. 의외로 육향 자체는 별로 강하지 않아 생긴 것 빼면 별 거부감은 없다.

- 뱀: 어떤 부위인지 모르겠으나(부위 구분의 의미가 있을까?) 무척 질겼다. 발골이나 정형이 불가능한 크기이기에 뼈와 비늘이 붙은 그대로 먹어야 했는데, 가장 비슷한 식감은 서더리 매운탕에서 부위를 잘못 골라 뼈가 가득한 부분을 그대로 씹은 느낌이다. 닭고기와 생선의 중간 정도 맛이라 해야 할까. 너무 질겨서 못 삼키고 뱉었다.

- 개구리: 맛있게 먹었다.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중소규모 뷔페에는 개구리 다리가 나오는 경우가 흔했다. 맛은 물 좀 타고 지방이 적은 닭고기에 가깝다. 맛은 가슴살, 식감은 다리살이라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다.

- 전갈: 비주얼은 당연히 쉽지 않기에 조금 떼서 먹었다. 이전에 중국에서도 먹어 본 적이 있는데, 이번 것이 좀 더 나았다. 다만, 과거 먹은 녀석은 노란 녀석이었는데, 이번 건 거무스름해서 그런지 조금 더 단단한 느낌. 어차피 엄청나게 튀겨 놓은 거라 그냥 과자같이 부서진다. 시골에서 자주 먹었던 메뚜기랑 비교하면 메뚜기가 1승. 입에 자꾸 부스러기가 남는게 열받는다.

- 거미: 역시 쉽지 않다. 거미도 과거 중국에서 먹어 본 적이 있는데, 그 땐 완전 끔찍했다. 게다가 이번 거미는 열받게 크다. 배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 다리만 잘라 먹었는데, 그냥 새우깡 느낌이다. 맛도 새우깡 맛. 기름이 많이 들어가서 그럴 거다. 기사로 쓰다 보니 배도 먹어 볼 걸 그랬다.

- 칼로리메이트: 스네이크가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거미랑 전갈을 먹고 먹으면 꿀맛이다. 호텔 가서 더 먹었다.



▲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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