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개발진 인터뷰, 중요한 건 '원작의 유지'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2025년 8월 초,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스네이크 이터'를 직접 시연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쇼케이스가 일본 도쿄 긴자 코나미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는 일본과 한국을 포함해 대만과 베트남 등 아시아 권 미디어가 모인 가운데 이뤄졌으며, 메탈기어 시리즈 PD '노리아키 오카무라', 본작의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유지 코레카도', 폭스헌트 모드의 디렉터인 '유 사하라'가 참석했다. 인터뷰는 영어 통역을 동반한 단체 인터뷰로 진행되었으며, 게임 정보를 포함한 행사 전반, 그리고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스네이크 이터'에 대한 풀 리뷰는 별도의 기사로 준비되었다.





Q. 이번 리메이크는 기존 팬들과 새로운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 기존 팬들에게는 익숙한 캐릭터들을 현대적인 그래픽으로 다시 만날 기회고, 이번 작품은 시리즈 서사 상 가장 앞선 시대를 그리기 때문에 새로운 플레이어에게는 시리즈의 기원을 처음부터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메탈기어 시리즈는 타이틀 수가 많기 때문에, 이 작품이 입문작으로 적합하다고 본다.


Q. 새로운 기술을 통해 스네이크의 얼굴을 훨씬 더 디테일하고 표현력 있게 보여줄 수 있게 됐는데, 이런 변화가 기존 팬들이 생각하는 '스네이크다움'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되진 않았는가?

= 캐릭터 표정을 일부러 줄이진 않았다. 하지만 팬들이 이 새로운 버전의 스네이크를 봤을 때 여전히 익히 알고 있는 익숙한 모습으로 느낄 수 있도록 신경썼다. 이번 작품의 컷신은 스네이크의 많은 감정을 보여주며, 실제로 그 표정을 짓는 것처럼 생생하게 만들기 위해 페이셜 모션 캡처를 많이 활용했다.


Q. 게임 내에 등장하는 각종 포스터가 원작과 달라졌다. 이유가 무엇인가?

= 포스터를 바꾼 건 아니다. 레거시 스타일로 플레이하면 원작의 포스터가, 뉴 스타일로 하면 완전히 새로운 포스터 세트를 볼 수 있다. 이 포스터의 모델들은 원작에 등장했던 인물들이고, 그들에게 연락해 최신 사진을 받아 게임에 반영했다.

예시 화면을 보면 원작의 포스터는 젊은 시절 모델의 모습이 나오지만, 뉴 스타일의 포스터는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동일 인물이다. 모두 흔쾌히 새로운 사진을 보내주시더라.



▲ 변화를 비교해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스터


Q. 원작에 등장했던 다양한 이스터에그는 여전히 남아 있는가?

= 개발 기조가 원작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었기에 이스터 에그 또한 대부분 유지돼 있다. 일부는 기술적인 이유로 빠졌을 수 있다. 레거시 스타일과 뉴 스타일에서의 차이 같은 것들도 새로운 이스터에그의 일부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Q. 밸런싱 외에 이번 리메이크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

= 아마 원작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일 것이다. 워낙 완성도가 높고 대단한 게임이었기에 그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리메이크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웠다. 원작의 핵심과 재미를 유지하면서 세세한 부분을 손보는 방식이었다.


Q. 이번 리메이크에 새로운 요소나 비밀 콘텐츠를 넣으려 한 적은 없었나?

= 리메이크의 핵심은 원작의 훌륭했던 점을 유지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새 요소를 적극적으로 추가하진 않았다. 하지만 AAA 타이틀로서의 현대적인 감각을 주기 위해 사운드, UI, 모니터 환경에 맞춘 조정은 이뤄졌다. 그리고 ‘폭스헌트 모드’는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로 추가됐다.



▲ 추가된 요소가 적지는 않다. 20년 전에는 없었던 녀석


Q. 구작과 동일하게 맵 구조가 개별 맵이 여럿 이어 붙은 방식이다. 최근 게임들과는 상당히 다른데, 여전히 그렇게 유지한 이유는 무엇인가?

= 맵 구조를 바꾸면 원작의 콘셉트가 무너질 수 있다. 말씀주신대로 원작은 각각의 맵을 개별적으로 설계해 플레이어가 각 구간을 따로따로 경험하는 것을 유도했으며, 이 또한 합당한 의도가 있다. 그런 이유로 현재 방식 그대로 유지했다.


Q. 작품의 최적화에 대해 묻고 싶다. 내부 테스트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는가?

= 개발 후반부에 퍼포먼스 최적화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언리얼 엔진 5을 기반할 때 가능한 최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Q. 초당 60프레임 지원도 가능하다는 건가?

= 가능하다. 다만 컷신이나 화면 내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프레임이 떨어질 수는 있다.


Q. 3인칭과 숄더뷰 조준이 생긴 만큼 트리거 감도의 민감한 조절이 필요했을 것 같다. 이 과정은 어땠나?

= 레거시 스타일과 뉴 스타일의 밸런싱 방식은 다르다. 히트박스는 새로 바뀐 캐릭터 모델에 맞춰 정확히 설정했다. 조작감은 원작의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지나치게 어렵거나 쉬워지지 않도록 최적화했다.



▲ 기존에 없었던 숄더뷰 조준이 생겼다. 플레이 감각도 조절해야 했던 부분


Q. 출시 20년이 지난 지금, 당시와는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의 문화적 감수성에 맞게 조정한 부분이 있는가?

= 처음엔 단순히 그래픽만 바꾸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작업을 하다 보니 캐릭터 감정이나 오디오 같은 부분도 현재의 기준에 맞게 손보게 됐다. 컨트롤이나 카메라 역시 레거시와 뉴 스타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고, 각 플랫폼에 맞춘 하드웨어 지원도 추가했다. 게임 코어로 들어가면 경험을 살리는 쪽에 집중했기에 흐름을 바꾸진 않았다.


Q. 온라인 플레이 경험은 어떻게 구현했는가?

= 폭스헌트 모드에는 과거 MGO에서 볼 수 있었던 스니킹 매치 룰이 포함되어 있다. 비록 MGO는 아니지만, 메탈기어다운 온라인 플레이 경험을 구현하려고 했다.


Q. 폭스헌트 모드 관련해서 스트리밍이나 스트레스 테스트 등은 어떻게 준비됐는가?

=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향후 발표될 예정이다.



▲ 아직 많은 것이 공개되지 않은 '폭스헌트' 모드


Q. 뉴 스타일 조작감이 현대 게이머들에게는 너무 쉽게 느껴진다. 긴장감이 줄어들지는 않았나?

= 개발 초기에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다. 3인칭 시점에서는 적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스릴이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적의 반응 속도나 아이템 위치 등을 조정해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밸런스를 맞췄다.


Q. 개발 중 원작의 기능들을 잊고 있었다가 재발견하는 경우가 있었나?

= 상당히 많았다. 개발 중 버그 체크 단계에서 “맞아, 이거 있었지”라는 반응이 자주 나왔다. 팀 내에 원작에 참여했던 멤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새로운 유저들도 즐길 수 있도록 팁 기능을 추가했고, 숙련자들은 이를 비활성화할 수 있도록 설정을 나눴다.


Q. 원작은 보스전을 몸으로 받아가며 치러야 했는데, 이제 팁이 표시되어 공략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유가 있는가?

= 원작은 힌트 없이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현대 유저에게는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보스전 공략 팁을 메뉴에 표시하는 기능을 추가했고, 팁 표시 강도를 네 단계로 나눠서 숙련도에 따라 설정할 수 있게 했다.



▲ 보스전은 이전보다 상당히 쉬워진 편, 수치 조정보단 공략을 알기 쉽다


Q. 회복과 스테미너 유지에 필요한 서바이벌 시스템이 현 시대 기준으로는 다소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를 유지한 이유가 있는가?

= 원작만의 생존 요소를 유지하고 싶었다. 쉬운 시스템은 아니지만, 원작의 중요한 특징이라 판단해 그대로 유지했다.


Q. 원작은 방향 보조 기능이 없어 그냥 북쪽으로 향하면 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미니맵을 넣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컴퍼스 기능만 추가한 이유가 있는가?

= 미니맵을 넣었을 때, 플레이어들이 너무 쉽게 길을 찾는 걸 확인했다. 이번 작품의 주요 요소 중 하나는 오지에서의 생존이기에 방향을 너무 쉽게 찾으면 긴장감이 떨어진다. 때문에 중간 지점에서 타협하는 차원에서 방향만 알려주는 컴퍼스를 도입하게 됐다.



▲ 나침반도 아이템 판정이기에 꺼내지 않으면 길눈이 어두워진다.




▲ 별개로 행사에서는 진짜 뱀을 음식으로 줬다. 맛 평가가 궁금하면 하단의 기사 링크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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