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명식은 총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지난 스프링 시즌의 성적에 따라 A조부터 D조까지 1번 슬롯에 2025 FSL 스프링 1위부터 4위까지의 선수들이 성적 순으로 자동 배정됐다. 챔피언 고원재(원더08)는 A조, 준우승자 강준호(오펠)는 B조, 김승환(샤이프)은 C조, 파타나삭 워라난(줍줍)은 D조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서 E조부터 H조까지의 1번 슬롯은 8강 진출자 4명이 무작위 추첨을 통해 배정됐다. 박찬화(찬)가 E조에, 박기홍(별)이 F조에, 최호석(호석)이 G조에, 이원주(원)가 H조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는 스네이크 방식으로 지명이 진행됐다. GROUP A - SLOT 1부터 시작해 순서대로 다음 슬롯 선수를 지목하는 방식이었다. 선수들의 선택 하나하나에 깊은 심리전이 담겨 모두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가장 많은 이목을 끈 것은 역시 디펜딩 챔피언 고원재의 선택이다. 그는 망설임 없이 이현민(제이드)을 첫 상대로 불러들였다. 고원재는 "가장 쉽게 이길 수 있는 선수"라고 선택 이유를 밝히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이현민은 "작년에 박찬화 선수가 나를 선택했다가 호되게 당한 전적이 있다"라며 "올해도 잘 준비해 지독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맞서며 불꽃 튀는 설전을 예고했다.
준우승자 강준호(오펠) 역시 거침없는 지명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를 뽑겠다고 선언한 후 강성훈(박스)을 지목했다. 강준호는 "형님도 제가 선택할 줄 알았을 것"이라며 "연습 때 져본 적이 거의 없다. 맛있게 1승 챙기겠다"라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강성훈은 "준비하고 있었다"며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받아쳤다.
친분 관계도 지명의 중요한 요소였다. 김승환(샤이프)은 친분이 두터운 노영진(노이즈)을 지목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시즌에 많은 도움을 줘서 고마웠는데, 이번에 더 고마운 존재가 될 것 같다"라는 김승환의 말에 노영진은 "이번에는 고마운 사람이 아닌 미안한 사람이 되겠다"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행사에 불참한 파타나삭 워라난(줍줍)의 선택은 곽준혁(곽)이 대리 발표했다. 그는 김병권(KBG)을 지목하며 "소리 지르는 것 외에 별 것 없는 것 같았다"라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김병권은 "기회를 줘서 고맙다. 나도 만나고 싶었다"라며 "이번에는 귀에 대고 소리를 질러주겠다"라고 강력한 맞대결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조지명식은 단순한 대진표 추첨을 넘어 선수들의 자신감과 전략적 판단, 그리고 팽팽한 신경전이 그대로 드러난 무대였다. 신구 강호들의 치열한 맞대결, 예상치 못한 대결구도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남기며 FSL 서머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FSL 서머 32강 최종 조편성]
A조: 고원재(원더08), 이현민(제이드), 강무진(디케), 윤형석(엑시토)
B조: 강준호(오펠), 강성훈(박스), 정인호(엘니뇨), 권창환(체이스)
C조: 김승환(샤이프), 노영진(노이즈), 김정민(JM), 김유민(유민)
D조: 파타나삭 워라난(줍줍), 김병권(KBG), 황세종(크롱), 장재근(림광철)
E조: 박찬화(찬), 김경식(뿔제비), 이지환(우타), 곽준혁(곽)
F조: 박기홍(별), 신경섭(서비), 이태경(TK777), 이상민(세이비어)
G조: 최호석(호석), 박세영(릴라), 박지민(클러치), 김시경(구끼)
H조: 이원주(원), 김승환(프로스트), 배재성(코르소), 윤창근(류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