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4] "버그? 제가 직접 고쳐드쳐드리죠!" 네오플이 소개하는 원격지원 서비스

게임뉴스 | 김진엽 기자 | 댓글: 5개 |


▲ 본 강연을 진행한 강덕원(좌), 김상기(우) 프로그래머


NDC2014의 둘째 날인 28일(수), '안정적인 대규모 패치를 위한 원격 지원 서비스' 강연은 소수의 청중들이 모인 가운데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먼저 연단에 선 네오플의 강덕원 프로그래머는 "대규모 업데이트 잘 진행하고 계신가요?"라는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네오플이 '원격지원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프로젝트에서 추적하기 힘든 각종 사안들을 원격지원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면서 얻은 이점을 청중들에게 설명했다.

보통 대규모 업데이트는 투입되는 리소스도 많고,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도 배가 된다. 그리고 일반 업데이트에 비해 버그 등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던전앤파이터도 지난해 대격변 수준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한 차례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접속 불량 등의 다양한 오류가 발생돼 큰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다.





"패치가 된 이후 예상치 못한 큰 문제가 여럿 발생했고, 이에 항의하는 유저분들에 의해 고객센터는 마비가 될 지경이었습니다. 그 때 원격지원 서비스가 없었다면 '이거 왜 이러지?'만 반복하고 있다가 결국 문제 해결이 더 지체 되었었겠죠. 저희 팀의 실수를 강연자리에서 공개하자니 많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자부할 수 있습니다. 당시 원격지원 서비스는 신의 한수였다고요."

여기서 강덕원 프로그래머가 '신의 한수'라고 표현한 원격 지원 서비스는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이용자의 요청에 의해 게임 이용중에 발생하는 문의사항 및 문제점을 웹브라우저를 이용하여 담당자가 이용자의 화면을 보면서 직접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던전엔파이터에서는 이미 몇년 전부터 이 원격지원 시스템을 통한 고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게임에 원격 지원 서비스가 왜 필요할까? 강덕원 프로그래머는 원격 지원 서비스를 구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재현이 힘든 버그'를 제시했다.

"일반 버그들은 대부분 간단한 절차에 의해 수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특정 OS 버전에서 해당 옵션을 ON 했을 때만 게임이 다운되는 경우와 같이 '재현이 힘든 버그'는 개발팀이 실험하기 어렵습니다. 유저들은 계속 실행이 안된다고 항의하는데 개발팀은 속알이 밖에 할 수 없게 되죠. 그래서 개발자들이 직접 유저 PC에 접근해 문제를 추적하고 수정하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원격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얻게되는 이점에는 단순히 유저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강덕원 프로그래머는 말한다. 개발자가 직접 유저들과 접촉하면서 소통하고, 게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 혹시 던파 개발자세요? 제가 평소 생각해 둔 것이 있는데...


"개발자가 직접 일대일로 나서서 유저를 상대하는 서비스가 게임에 대한 호감도를 증가시킨것 같습니다. 어떤 유저는 원격 지원을 실행하는 와중에 채팅으로 응원 문구을 적어주기도 했죠. 뿐만 아니라, QA 테스트 과정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치명적인 버그를 유저가 제보해 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발표자 네오플 김상기 프로그래머는 원격 지원 서비스의 시스템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현재 구현하고 있는 시스템의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상기 프로그래머는 원격지원 시스템의 초기 계획은 단순히 전화로 원격지원 요청을 받고, 이에 응한 개발자가 유저의 PC에 접속해 문제를 해결하는 '단순한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많은 유저들의 문의에 비해 서비스를 지원하는 개발자의 수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금방 드러났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원격지원 서비스를 위해 선행되는 컴퓨터 최적화 업무를 처리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소비했으며, 윈도우 업데이트나 공유기 설정 등 게임과 상관 없는 문제의 요청도 분별 없이 들어왔다.

"처음엔 그냥 쉽게 생각했습니다. 전화로 유저에게 원격지원 요청을 받으면 바로 신속하게 PC에 접속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상상과 현실은 달랐습니다. 원격지원 서비스를 위한 준비 작업 등의 선행 업무에 많은 코스트가 들어갔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견 됐을 땐 몇 시간이고 고심해봐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저희 개발자 인력으로는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는데 문의는 자꾸 쌓여만 갔죠."





개발팀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다름 아닌 업무의 효율과 시간. 이를 개선하기 위해 김상기 프로그래머는 서비스 방법에 있어 3가지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 첫째 유저와 다이렉트 연결을 하지 않는다. 둘째 업무를 분리하고 우선 순위제도를 도입한다. 셋째 팀 내에서도 업무를 분리해 효율을 높인다. 그리고 변경된 서비스 시스템 방식을 도와줄 원격지원 업체를 고용했다.

기존에 개발자가 담당하던 컴퓨터 최적화나 바이러스 체크와 같은 선행 업무는 전부 원격지원 업체에게 맡긴다. 그리고 원격지원 업체의 요청이 있을 때만 개발자가 나서서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이외에도 팀 내에 클리이언트 담당, 웹 담당, 보안 담당으로 각각 분리해 업무의 효율을 높였다. 이와같은 방법으로 개발자들은 상당한 시간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김 프로그래머는 밝혔다.

"개발자들의 주 업무인 개발도 해야하는 상황에서 원격지원 서비스 및 유저대응까지 처리해야 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일단 원격지원 업체에게 선행 업무를 모조리 위탁했죠. 먼저 1차적으로 지원 업체가 선행 업무을 끝내면, 그 다음 2차적으로 개발자들이 투입되는 방식입니다."

김 프로그래머는 '던전앤파이터'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원격지원 시스템의 현 위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초창기에는 일부 유저에게만 제공되던 서비스가 이제는 모든 유저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또한, '트러블 슈팅 가이드'를 작성해 게임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게임 트러블 업무는 원격지원 업체가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원격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고작 4~5명 정도의 개발자만으로도 원활할 정도로 효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여기서 한층 더 나아가 원격지원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각종 시스템도 제작하기 시작했다. 김 프로그래머가 강연 중에 예로 든 것이 바로 유저 모니터링 시스템. 이는 '던전앤파이터'의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유저들의 글을 한 곳에 모아주는 시스템으로 유저들의 동향을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새로운 유형의 버그가 발생했을 시 이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는가를 파악하고자 한다면 이 시스템을 통해 손 쉽게 가능하다.

보안을 위한 시스템도 있다. 개발팀 내에서 '원격지원 치트키'라고 부른다는 보안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김 프로그래머 말에 의하면 원격지원을 통한 서비스는 해결 과정을 전부 유저와 공유하기 때문에 제작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키의 정보가 노출되기 쉽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노출되면 악용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원격지원 치트키'를 사용하면 게임 내 비밀키를 원격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는 유저는 알지 못하게 된다.

강연을 마치며 김상기 프로그래머는 "원격지원은 추적하기 힘든 게임 내 버그를 찾아주고, 수정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좋은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발자들에 대한 유저들의 호감도를 높여주는 도구이기도 하죠." 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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