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작보다 더 열혈강호다운 모바일게임? 열혈강호 무쌍 다에리소프트

인터뷰 | 장인성 기자 | 댓글: 53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선수 웨인 루니가 트위터로 팬들과 불필요한 논쟁을 벌이는 것을 지켜본 알렉스 퍼거슨 경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들이 인생의 낭비일 뿐이라고 차라리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라는 조언을 남겼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100% 맞는 말도 아니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신작 게임들의 스크린샷이 올라오기도 하고 모르던 이벤트나 행사 정보가 등장한다. 더불어 만나기 힘든 개발자나 유명인사들과 소소한 친분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하니, 잘만 사용하면 정말 좋은 도구가 된다.

이번 만남도 페이스북의 도움이 컸다. 우연히 페이스북에 공유된 게임의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전혀 기억에 없는 모바일 신작이었다. 그런데 영상에 등장한 것은 한국의 유명 만화인 열혈강호, 게다가 붓으로 그려낸 듯 흑백의 수묵화 그래픽이 기존과 짝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했다.

'열혈강호'라는 유명 IP를 사용했는데 모르는 게임이 있었다니?! 놀라움을 뒤로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된 지인들을 건너건너 연락처를 문의했고, 결국 주인공을 알아냈다. 게임은 올해 3분기를 목표로 출시를 준비중인 "열혈강호 무쌍"이었고, 게임을 제작하고 있는 개발사는 다에리 소프트(Daeri soft).


다에리 소프트가 공개한 신작 '열혈강호 무쌍' (Beta 버전).



Q. 회사 이름이 다에리 소프트라면, 대표의 이름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예전에도 창업 비슷하게 일을 하긴 했었지만 개인적인 일로 독립을 선택하게 되었고, 정말 내 이름을 걸고 멋진 게임 회사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심정으로 '다에리 소프트'를 창업했다. 내 이름이 곧 회사의 이름이니 게임으로 장난을 치고 싶지는 않다는 결심이었다. 올해로 6년 정도 되었다."


Q. 6년이면 게이머분들이 알만한 게임도 있을 것 같다.

"게임을 해본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피처폰 시절부터 게임을 만들어왔어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게임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슈팅 워리어'나 '진짜 맞고' 정도? '황당 퍼즐 히어로' 같은 게임도 있었고... 대형 퍼블리셔를 통한 홍보없이 모두 직접 서비스를 했기 때문에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Q. 모바일은 6개월 단위로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6년여를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하다.

"회사가 망하고 안 망하고는, 좀 진부한 말이기는 해도 결국 열정이라고 해야 하나?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회사가 망하는건, 그냥 대표가 아무때고 회사 포기하면 망하는 거다. 직원 7명이 전부인 우리같은 회사는 마케팅으로 수십억원을 때려박을 여유는 없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있으면 버틸 힘은 된다.

지금까지 6년 가까이 회사를 끌어오면서 적자도 나고 흑자는 가끔 있고, 게임 출시는 안되는데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 빚도 생기고... (웃음) 정말 힘들때는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그래도 게임에 대한 꿈이 있으니 도전을 반복하는 중이다."





Q. 퍼블리싱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보통은 퍼블리셔의 조언이자 지원을 많이 받는데...

"회사를 만들고 피처폰 시절에 퍼블리싱을 몇번 경험했었는데 처음이다보니 우리 측의 실수도 있었고 퍼블리셔들과 업무를 하다보니 몇몇 단점도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일단 자생력을 먼저 갖추자고 결심하고서 자체적으로 게임을 출시하기 시작했는데, 몇번 하다보니 할만하다 싶었다. 퍼블리셔와 함께하면 좋은 점도 많지만, 일단 우리의 내성을 먼저 키우고 싶었다."


Q. '열혈강호'의 IP를 계약하려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얼핏 떠올려봐도 계약 금액이 적은 IP는 아닐 것 같은데?

"당시 열혈강호의 IP를 계약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제안서만 10개 가까이 된다. 계약이라는 것이 도장을 찍기까지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서 금전적으로도 심적으로도 고통이 많았는데, IP의 장점을 살려줄만한 콘셉트만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게임의 분위기를 나타내줄 스크린샷을 미리 만드는 등 준비를 했고 결국 좋은 결과가 있었다."



▲ 계약을 위해 제작한 콘티. 다에리소프트의 입구에 걸려 있다.



Q. 열혈강호 무쌍은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다. 영상에서는 수묵화 같은 흑백의 그래픽이 인상깊었다.

"액션 RPG 계열이고, 마치 작가가 손으로 직접 그리는 듯한 드로잉(drawing)을 통해 적들이 등장한다. 그래픽도 무협 자체는 동양의 색깔이 강하지만, 서양쪽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느낌을 추구했다.

유저들은 자신의 도장을 1층 2층 식으로 증축할 수 있고, 도장깨기처럼 서로의 층을 깨고 올라가는 식으로 상호 경쟁을 하게 된다. 누가 내 도장을 어떤 방식으로 승리했는지 리플레이도 볼 수 있어서 상호 경쟁의 요소가 강한 게임이다.

별도로 무인 탐색이나 수행 등 무협에 익숙한 콘텐츠들도 많고 전투 자체에 전략적인 요소도 있다. 현재 준비중인 콘텐츠는 3:3 PvP 인데... 이건 좀 더 다듬어야해서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설명을 드리긴 힘들 것 같다."


Q. 한비광이나 담화린 등 열혈강호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들은 등장하는지 궁금하다.

"워낙 유명한 IP라서 이야기는 최대한 따라가려고 한다. 다만 중간 중간 창작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원작의 작가님이 만들어놓은 캐릭터가 많아서, 게임의 콘텐츠적인 부분들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

디자이너 중에 애니메이션 작업을 오래 하신 분들이 있어서, 마치 진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적들이 등장하고 손으로 그려진다. 작가님에게 개발중인 게임을 보여드렸더니 '가장 열혈강호 같지 않으면서, 또 열혈강호다운 게임'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기억도 있다."




▲ 게임 스크린샷, 원작의 유쾌한 분위기 그대로!




▲ 게임 스크린샷, 원작의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 다에리 소프트가 개발중인 또 하나의 신작 '로드 오브 레전드'



Q. 회사의 입구에 보니 열혈강호 무쌍 외에 '로드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도 보이던데...

"모션이 있는 캐릭터 기반의 게임인데 데몬, 엘프, 휴먼의 세 종족이 싸운다는 콘셉으로 개발중인 전략 게임이다. 뭐 흔히 이야기하는대로 영토 뺏고 자원 확보하고 병사 뽑아 싸우는 게임인데, 내부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해서 아예 갈아엎는 중이다. 출시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Q. 게임의 출시도 멀지 않았고, 느낀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요즘 중소규모의 게임 개발사들 사이에서 힘들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공감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피처폰때도 그랬고 스마트폰 초기에도 그랬지만 기회는 있다. 어느때라도 살아날 구멍은 있으니 서로 파이팅해서 개발자나 대표분들이 노력한 만큼의 빛을 보셨으면 좋겠다.

이번에 출시를 준비중인 열혈강호 무쌍은 디자인도 새롭지만, 게임 자체도 모험적인 시도가 많다. 큰 매출을 바라기보다는 앞으로도 저희 꿈을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게이머분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만화도 게임과 더불어 부흥할 수 있도록, 다양한 IP로 정말 멋진 게임들이 나오고 만화 콘텐츠와의 크로스 등을 통해 서로 좋은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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