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14] "원초적인 재미 살렸다" 메이플스토리2 알파테스트 후기

리뷰 | 강민우 기자 | 댓글: 57개 |




◎타이틀: 메이플스토리2 ◎개발사: 넥슨 ◎장르: MMORPG ◎발매일: 미정


9월 17일부터 약 5일 동안 진행된 '메이플스토리2' 알파 테스트가 지난 21일 종료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동시접속자 62만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대기록을 가지고 있는 타이틀의 후속작이기 때문에 메이플 팬들 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특히 관심이 높았는데요.

사실 '메이플스토리2'는 넥슨 입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게임입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넥슨은 초중고 유저층을 '메이플'과 '던파'로 확실하게 잡고 있었죠.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 등장으로 그 탄탄한 유저층이 붕괴되면서 시장에서의 입지가 애매해져 버린 게 사실입니다. 덕분에 '메이플스토리2'는 캐주얼 왕국 넥슨의 위상을 다시 부활시켜야하는 확실한 사명감이 있는 프로젝트가 되어 버렸죠.

과연 이번 알파테스트 첫 반응은 어땠을까요? 결론만 말하면 '메이플스토리2'는 기본적으로 깜찍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잘 포지셔닝된 게임입니다. 애초에 이 게임은 피칠갑하고 성역의 괴물들과 싸우는 전사들에게는 어울리지 않고 또, 그렇게 디자인되지도 않았습니다. 기존 메이플 유저 + 여성 유저들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와 게임 디자인을 갖췄으며 게임 본연의 재미에 충실한 게임. '메이플스토리2'의 알파 테스트 느낌은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군요.

  • "귀여워요" 저연령, 여성 유저 등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캐릭터 디자인.
  • 특별히 학습하지 않아도 누구나 익힐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의외로 스피디한 전투 스타일.
  • 알파라고 믿기 어려운 완성도. 다만, '테스트' 보다는 '첫인상'에 초점을 맞춘 아쉬운 테스트 방식



  • ■ 디자인: “살아움직이는 넨드로이드,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




    [▲넨드로이드 느낌으로 디자인된 '메이플스토리2' 캐릭터]

    "귀엽다" 커스터마이징 단계에서부터 드는 생각입니다. 마치 넨드로이드를 연상케하는 캐릭터 디자인은 전작의 고유한 캐릭터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차별화도 꾀한 모습입니다. 원작 느낌도 해치지 않았고 그렇다고 3D로 오는 거부감도 없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스트리트파이터4'를 처음 봤을 때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라고 말로 설명할 수는 없는데. "앗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지나치게 저연령층으로 디자인되지 않았냐는 지적이 있는데. '키덜트(Kidult)'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취향엔 남녀노소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이 디자인으로 걸스데이나, 엑소가 콜라보레이션으로 등장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름다운 단풍잎 마을은 초중고생이 아니라 형님, 누나들로 가득할 겁니다.

    게다가 이 게임은 유저가 직접 의상을 디자인할 수 있는 요소도 구현하고 있어 유저들끼리 즐길 수 있는 제법 근사한 콘텐츠를 만들어놨습니다. 앞서 캐릭터가 넨드로이드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다고 말했는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넨드로이드를 상기해본다면 이제 '메이플스토리2'에서는 뭐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는 게임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이런 유저 참여형 콘텐츠는 '메이플스토리2'가 갖는 확실한 장점이기도합니다.



    [▲여성유저들에게는 확실히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부작용도 우려가 되지만 아무튼 기대가 되는 콘텐츠입니다]



    ■ 게임 플레이: “직관성을 잘 살린 블럭 지형 맵, 다양한 필드 보스"


    [▲차가운심장 필드 보스 '그리폰']

    메이플스토리2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블럭 형태로 디자인된 지형입니다. 이 부분은 개발팀에서도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많이 느껴지는데요. 결과적으로 말하면 블럭 디자인의 장점을 잘 살려냈습니다. 단순히 지형만 구현하는데 끝나는 게 아니라, 정사각형 모양으로 보스 스킬 패턴이나 각종 트랩 요소도 잘 녹여냈으며 물리효과까지 더해져 '메이플스토리2'만의 독창적인 월드 디자인이 만들어졌습니다. 한마디로 근사합니다.

    물론, 마인크래프트나, 큐브월드와 같은 블럭 형태의 디자인이라 게임 공개 초기부터 이슈가 많았던 것은 사실인데요. 이런 이슈를 떠나 장점만 영리하게 잘 가져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라타고, 기어오르고, 쪼개지고, 떨어지는 다양한 블럭 조각들을 보면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재미들이 느껴지거든요.

    처음에는 반복되는 패턴 때문에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스테이지 별로 다양하게 디자인된 맵을 확인하고 보니 특별히 그런 생각은 안들더군요. 특히 필드 보스몹은 생각보다 굉장합니다. 그냥 단편적으로 보면 떼싸움일 뿐인데 패턴도 다양하고 난이도도 꽤 높아 원초적인 재미가 있더군요.



    [▲블럭으로 디자인된 메이플스토리2 지형]



    ■ 부가적인 재미 - “하우징, 미니게임 등 각종 미니 콘텐츠"




    [▲아기자기한 요소를 잘 담아 구현한 하우징 시스템]

    한국 유저들은 무슨 게임을 하든 하우징 시스템이 있으면 최우선 목표로 주택을 구입한다고 합니다. 압니다. 저도 그 기분, 내 집 마련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꿈인 까닭이죠. 이게 그렇게 호락호락한 컨텐츠는 아니지만 일단 이거라도 사놓지 않으면 불안해 견딜 수가 없어요.

    '메이플스토리2'에서 하우징 시스템은 솔직히 조금 아쉬었습니다. 애초에 블럭형 시스템을 선택했다면 인스턴스 공간 안에 땅만 구입하게 만들어두고 '마인크래프트'처럼 유저가 직접 블럭을 쌓아 집을 짓게 했더라면 정말 근사한 컨텐츠가 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딱히 고민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메이플스토리2'에서는 하우징, 각종 미니게임, 커스터마이징 등 아기자기하고 잔재미가 있는 콘텐츠가 제법 많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나 만들어두고 '알파 테스트'라고 하다니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메이플스토리2 알파테스트 - 총평





    알파 테스트에서 고려되지 않은 최적화나 밸런스를 제외하면 '메이플스토리2'는 장점이 많다고 하기보다는 딱히 단점을 찾을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이거 맛이 어떤가' 한 숟가락 떠서 간 좀 보려고 했는데 바코드까지 찍어서 포장을 다 한 느낌이에요. 호들갑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당장 나와도 어중간한 캐주얼게임은 다 흡수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았고, 메이플스토리 정식 후속작으로 보기에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는 이런 부분이 오히려 조금 아쉬웠습니다. 알파테스트이기 때문에 마음껏 시도해봐야할 여러가지 도전적인 콘텐츠는 거의 없었고 빼도 박도 못하게 완전히 다 완성해 버렸으니까요. "이거 어때요?"가 아니라 "우리 이렇게 만들었어"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도 그런 이유였겠죠.

    어쨌든 정말 오랜만에 다음 테스트가 기다려지는 게임이 나온 것 같습니다. 서두에 설명했던 것처럼 애초에 이 게임은 확실하게 유저층을 타겟하고 개발했기 때문에 모든 유저가 재미있게 즐기기엔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류의 게임을 기대하는 유저들에게는 제법 괜찮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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