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애인에게 더 특별한 e스포츠!" IeSA 송석록 사무총장

인터뷰 | 김지영 기자 | 댓글: 9개 |
e스포츠에는 다양한 종목이 있고 종목과 선수에 따라 많은 팬층 형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장애인e스포츠연맹(이하 IeSA, 연맹)의 존재를 알고 있는 팬은 극히 드뭅니다. 얼마 전, 스포TV 게임즈의 신지혜 아나운서가 자신의 서든어택 캐릭터 수익금을 쾌척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야 기자들도 연맹의 존재를 알았으니까요.

팬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장애인 연맹이 첫 세계대회 개최를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IeSA 2014 월드챔피언십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올 11월 초를 목표로 전 세계 12개국 200여 명의 선수단이 한국에 모여 다양한 종목으로 자웅을 겨루게 될 예정입니다만, 여러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많아 녹록치만은 않다고 하네요.

일상생활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게임이 재활효과가 탁월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의 관점으로 접근해 승부를 가르는 부분은 위의 사례와 분명히 다릅니다.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e스포츠는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 한국이 장애인 e스포츠의 세계화에 앞장 선 이유는? 인벤은 IeSA 송석록 사무총장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국제장애인e스포츠연맹(IeSA) 송석록 사무총장



Q. 송석록 사무총장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본업은 교수로 근무하고 있고, IeSA에서는 설립 때부터 근무했어요. e스포츠를 체계화하거나 시스템화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고요. 정책적인 측면에서 제가 가진 상식, 지식을 활용하고 싶어서 장애인 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IeSA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Q. 국제장애인e스포츠연맹, IeSA는 어떻게 발족하게 되었나요?

2011년도 제주도에서 세계 대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예산이 정말 적어서 회장님의 자비로 세계 대회를 했어요. 여기서 12개국이 모여서 IeSA가 발족을 했습니다. 많이 부족했어요.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설프게 발족을 하게 됐죠.

제가 장애인 문제에 대한 관심은 많이 없었어요. 하지만 체육인으로서의 최소한의 관심은 있었죠. 제가 사실 월드컵과 국제 관계 대회 등 커다란 단체에 대한 전문가예요. 평창 동계 올림픽 자문위원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스포츠에 대한 국제관계를 알잖아요. 이후에 e스포츠에 관심을 가졌고, 그래서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죠.

이후 대한 장애인 협회가 만들어질 때 이사로 참여했어요. 하지만 한계가 있더군요. 국제 분야의 필요성이 있어서 따로 만들자고 생각을 했죠. 비장애인은 국제기구가 있지만, 장애인의 국제e스포츠기구는 없잖아요. 장애인들은 e스포츠가 재활에 큰 도움이 많이 되는데 이를 주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가 어디에도 없는 거예요.

e스포츠가 폭발적으로 인기가 좋은데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어요.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들과 같이 화합하면서 진취적으로 발전을 해야 하는데 장애인 e스포츠는 전혀 발전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국제 장애인 e스포츠 연맹을 만들어 같이 참여하게 됐고, 2013년 12월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정식 단체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정식 활동을 시작했어요. 국가기간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근거가 마련됐으니까요.

저희와 같은 NGO 단체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운영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번에 첫 국비를 지원받게 되어서 올 11월 4일부터 세계 장애인 e스포츠 대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님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많으세요. 이런 대회가 많고 좋은 취지의 행사에 있다는 것을 구청장님이 아시고 먼저 연락해주셔서 같이 함께 하자고 하셨고, 그래서 성북구를 주 무대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구청장님이 게임 외에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이 남다르셔서 함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IeSA와 함께하는 회원국은 총 몇 개국인가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네덜란드, 중국,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란드, 싱가포르, 모로코, 요르단, 말레이시아 12개국입니다. 대륙별 분포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고요. 이를 고려해서 초청하려고 합니다. 추후에는 해당국 중심으로 대륙별 연맹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미래 비전까지 고려하면 대륙별 안배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IeSA에 쏟는 시간은 어느 정도나 되시나요?

학기 중에는 본업인 강의에 집중하고 있고요. 여유 시간을 활용해 연맹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해야 할 업무는 정말 많습니다. 저희가 제1회 세계 장애인 e스포츠 대회를 추진하고 있어요.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라서 손이 더 많이 갑니다. 처음으로 하는 대회다 보니 장애인들의 특성에 맞는 종목도 발굴해야 하고요. 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종목을 찾으면 종목사와 협의를 하는 과정도 필요하죠.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구상해야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심판 선정부터 시설 확보까지, 각 국가 지부의 국가대표는 어떻게 선발할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고요. 심판의 자격은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일련의 모든 과정을 전부 만들어서 명문화시켜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영어로 말이죠. 일이 정말 엄청나게 많아요. 또 국제기구니까 위원회를 구성해야 하고요. 우리나라 사람들로만 위원회를 구성할 순 없지요. 위원들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해야 하고요. 또 국제사회에 홍보도 해야 하죠. 일련의 과정을 전부 준비하다 보니 일이 무지무지하게 많습니다(웃음).

유럽, 미국의 협력관계에 있는 사람들과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 친구들이 밤에 연락하게 되도 답변을 해줘야 해요. 빨리 답변을 해줘야 저도 쉴 수 있고, 일이 수월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으니 새벽에 연락이 오기도 해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국제화 과정이 쉽지 않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네요.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 누군가의 고통 분담이 필요해요. 그나마 제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유가 대학교수란 본업이 따로 있으니까 가능한 거에요. 이 일이 누가 월급 주는 일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수는 없잖아요. 그나마 저는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이 되기 때문에 여기에 열정을 쏟으며 봉사할 수 있죠.







Q. 첫 세계 대회를 추진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지 않으신가요?

2011년 대회는 도전적인 성격이었고, 이번 대회가 공식적인 대회죠. 하지만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세계적인 체육 행사의 경우에는 1,000억 원이 들어가고 그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해요. 하지만 저희는 2억 원 이내의 예산에서 세계 장애인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해야 합니다. 규모 면에서는 당연히 다를 수 있지만, 국제 대회를 하는데 이 정도의 예산은 상당히 부족합니다.

제가 실무자의 입장에서 주어진 예산을 편성해 봤어요. 행사를 진행하기 대단히 어렵습니다. 외국 선수들을 초청해야 하는 항공료만 6,000만 원 가까이 들어요. 여기에만 예산의 1/3이 필요하고, 선수단의 숙박과 식사를 제외한 예산으로 경기장에 스테이지를 세워야 하고, 심판진들도 비용을 들여서 구성해야 하고요. 또 장애인들이니까 도우미들이 필요한데 여기에 실비도 들어가요. 행사 시설 설비는 무슨 예산으로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웃음).

경기장 섭외에도 애를 먹었습니다. 성북구에는 체육관이 많지 않아요. 구민 체육관은 장애인이 접근을 못 하는 시설입니다. 계단이 높거든요. 대학교와 고등학교 체육관 대부분이 장애인 접근 시설이 없고, 심지어 화장실조차 없는 곳도 더러 있어요. 정말 답답했어요. 모 대학의 체육관이 가장 좋은데 하루에 시설 사용료로 2천만 원을 달라고 해요. 저희가 영리적인 행사하는 것도 아니고 NGO인데 대학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수익 창출을 해야하는 거예요. 현실이 이렇다보니 지금의 예산 가지고 택도 없는 거에요. 4~5억은 있어야 마음 편하게 대회를 진행할 수 있지 않나 해요.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지금의 이 예산은 종잣돈이라고 생각해요. 이 예산을 받기 위해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정말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 예산이 e스포츠를 발전 시키고, 혜택이 다시 e스포츠에 돌아오거든요. 장애인들하고요. 0런 측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이고 좋게 봐요. 아무래도 대회를 화려하게는 못 하겠지만, 대승적 차원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갈 길이 멀어 보이네요. 부족한 부분을 충당할 방법은 없나요?

엄청나게 고민스러운 부분이에요. 한정된 예산에서 해결해야겠지요. 성북구에서도 예산을 지원받아서 정말 고마운 입장이지만, 사실은 더 많이 달라고 요구했어요(웃음). 그러나 최대한 현실적으로 해줄 수 있는 예산이 이 정도라고 하더군요. 미리 예산을 전년도에 잡아놓았던 것도 아니고, 어딘가에서 예산을 빼서 배정한 것이니 상당히 고마운 일이죠. 성북구민에게도 고마운 일입니다. 결정은 구청장님이 했지만, 세금을 쓰는 일이다 보니 구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결정이거든요.

호텔이 성북구에 딱 하나 있습니다. 1인당 숙박비가 14만 원이에요. 식비가 하루 4만 원입니다. 그럼 1인당 18만 원이에요. 감당이 안 됩니다. 호텔에서 국제 장애인 e스포츠 대회의 취지에 동참해서 어느 정도의 비용을 같이 지원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면 직원들은 모텔을 활용할까도 생각해요. 저도 모텔에서 잘 생각입니다. 이렇게라도 비용을 아껴야 해요.


Q. 게임사의 지원을 받을 수는 없는 것인가요?

종목사와 관련된 기업뿐만이 아니라 모든 기업들을 계속 만나고 있어요. 다들 긍정적으로 봐주세요. 라이엇 게임즈, 넥슨, 블리자드 모두 긍정적으로 봐주시지만,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기에는 내부적인 논의도 있어야하고요. IeSA를 지원하면서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겠지만 저희가 요구하는 것들과 기업의 목표가 서로 맞아야 하고, 또 경제가 어렵다 보니 기업들의 비용 지출에도 엄격한 규정이 있어서 많이 고민하실 거에요.

결국 도와주고 싶어도 못 도와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은 못 도와주신다고 보면 됩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안타깝긴 하지만 욕심이고, 기업들도 사정이 있기 때문에 원망하지는 않아요. 코드가 맞으면 계속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죠. 단지, 한국 사회 특유의 문화인데 특정 단체나 NGO를 도와줄 때 마케팅과 항상 연결하려고 해요. 일반 시민들의 권익이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해서 이런 점은 상당히 아쉬워요.

외국은 그렇지 않거든요. 공익은 분명히 존재해요. 사회의 기여도를 사익이란 시점으로 접근하면 공익적인 목표가 아무래도 희석돼요. 저는 IeSA에 봉사한다고 했잖아요. e스포츠에 기여하고 국익에 기여하고 국제 사회에 기여하거든요. 결국에는 e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이 혜택을 보는 거에요. 시스템에 의해서 말이죠. 이런 취지가 공익이죠.


Q. 스포TV 신지혜 아나운서가 IeSA에 개인적인 기부를 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신지혜 아나운서가 기부하는지는 몰랐어요. 정말 몰랐고, 자초지종을 얘기하자면 이재명 대표님이 연결해주신 거에요. 갑자기 기부하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IeSA가 인지도가 있어서 해주시는구나! 라고만 생각했죠. 정말 고맙게 느꼈죠. 기업이 100만 원도 함부로 주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감사드렸죠.

저는 받을 때만 해도 스포TV가 주는 줄 알았어요. 고맙게 받고, 언론에도 나가고 그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신지혜 아나운서가 개인 자격으로 쾌척하셨더라고요. 저도 교수지만 1,000만 원을 쾌척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나중에 알고 나서 '정말 대단하다, 쉽지 않다' 라고 느꼈어요. 대단하죠.

저희는 막상 돈을 받은 이상 이 돈을 잘 써야 하잖아요? 더 많은 장애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쓰려고 해요. 이번 국제대회 때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장애인을 초청하는 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신지혜 아나운서가 IeSA에 기부한 사실은 많은 화제가 된 바 있다



Q. 장애인 선수들의 대회 참가 자격은 어떻게 되고, 예선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초기라서 참 힘듭니다.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어느 선수가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 알 수가 없죠. 그 선수들을 무대 위로 앉히기도 쉽지 않죠. 그래도 기본적인 성격은 국제 연맹이고 국가 지부가 있잖아요. 국가 지부가 승인이 된 곳이 있고 승인이 안 된 곳이 있습니다. 승인이 안 된 곳은 대표가 있다는 이야기지요.

IeSA산하에 10개 이상의 시도지부가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시도지부를 통해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합니다. 하지만 돈이 없잖아요. 선발전도 돈이 꽤 들어가는데 예산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예선은 온라인으로는 가야 할 것 같고요. 하지만 온라인 예선은 e스포츠 본연의 취지가 퇴색하긴 해요. 게임 이상 이하도 아니죠.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오프라인에서 했으면 합니다.

기존에 존재하는 장애인 학생 체육대회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e스포츠가 정식 정목으로 채택이 되어 있어요. 대한 장애인 체육회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대회거든요. 이 대회와 연계해서 겹치는 종목은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대체할 수 있죠. 그러면 비용을 아낄 수가 있어요. 비용도 아끼고 기존 인력들을 활용할 수 있어서 예산은 상당히 절감되니까 효율적이죠.

국제 지부는 연맹이 결성되었거나, 대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희가 가이드라인을 짜서 대표선발전을 치르라고 요구한 상태고요. 국가 대표 선발을 해당 지부에 위임한 상태입니다. 공신력 있는 체육 유관단체를 통해 인정받은 이후, 그 결과를 저희에게 제출하는 방식이에요. 사실 직접 가서 확인하는 것이 베스트지만, 가기가 어려워요.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국가들도 엄청나게 많아요. 하지만 우리도 국제기구로써 다른 국가에 어러 가지를 요구할 수 있거든요. 국제사회에 중요한 단체니 국제 지부를 정식 단체로 승인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어요. 그것이 우리의 힘이고 대한민국의 힘인 거예요. 우리 연맹에서 해당 국가 지부를 1차 승인하고 각국의 유관기관에 추천하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Q. 선수마다 가진 장애가 다른 만큼, 요구하는 환경이 다를 텐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반영하나요?

안 그래도 그 부분 때문에 무지하게 고민이 많습니다. 서로 요구가 다른 만큼 인력과 예산이 더 필요하거든요. 정말 어려운 이야기에요. 장애인 등급이 장애별로 나뉘어있고, 거기에서 중증인지 아닌지에 따라 또 등급이 나뉘거든요. 올림픽도 보시면 패럴림픽의 경우 한 종목에 메달이 10개씩인 경우도 있고 그래요.

하지만 예산도 어렵고, 국제대회 포맷에서는 선수들의 유불리까지 모두 반영할 수 없습니다. 어떤 선수는 다리가 불편하지만, 손이 멀쩡하면 일반인에 준하는 경기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손이 불편한 장애인은 이 선수와 공정한 경기가 안 되는 것이 맞아요. 그래서 장애 등급에 따른 경기 룰의 표준화 작업도 필요하고, 선수들도 거기에 맞게 요청해야 하죠.

지금 단계에서는 그게 안 됩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선수들은 이해해줘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입장에서 모든 변수를 고려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번 첫 국제 대회는 통합으로 진행하려고 해요. 남녀 구분하지 않고 장애인 등급에 대해서도 구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선수 확보도 어려워요. 이렇게 저변 확대를 해나가야 하지 현시점에서는 그것까진 불가능해요.

이 대회를 통해 전 세계의 장애인들이 한 장소로 모인다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서로 모여서 교류하고 삶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 승부보다 더 중요합니다. 물론 경기도 중요하죠. 하지만 내면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에요. e스포츠의 가치가 교육적, 문화적 가치가 있을 것이고요. 국제사회의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거에요. 외형은 경기지만, 내면에서는 인류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죠.


Q. e스포츠가 장애인들의 재활에 도움이 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e스포츠를 PC에만 한정 짓고 싶지 않습니다. 장애인 쪽은 게임이 재활에 큰 도움이 되거든요. 게임에 접근하기 위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마우스, 키보드 외에 특수한 장비를 갖고 계신 분이 있어요. 지지대를 활용하는 분들도 이런 유형에 포함되지요. 어떤 분은 키보드와 마우스에 접근하기 위해서 보조 공학을 이용해요. 또 다른 분은 발가락으로도 게임을 할 수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발 근육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IT 기술을 활용해 프로그램과 연계하면 해당 장비들을 표준화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만들 수 있어요. 그걸 가능케 하는 공학이 존재합니다. 이런 것들은 e스포츠가 IT와 접목된 것이잖아요. 추후에는 올림픽에 버금갈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전이 있는 것이고요. 그런 측면에서 여러 방면으로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교육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고요.

예전에 소리로만 듣고 게임에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옛날에 임요환 선수와 경기했던 김민석 군의 사례도 보면 알겠지만, 소리만 듣고 게임을 한단 말이에요. 얼마나 대단한 일이에요? e스포츠가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죠. 김민석 군도 엄청나게 노력했을 거에요. 과학적으로 연구가 안 된 현상이에요. 정부도 이런 부분에 대해 연구를 했으면 참 좋았을 것인데 말이죠. 신기한 현상이죠.

e스포츠가 아니면 사회활동을 할 수 없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분들을 위해 오프라인에서 공간을 만드는 것, 이 하나의 역할로도 e스포츠가 사회에 엄청나게 기여하는 것이거든요. IT나 공학 기술과 연계되면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겁니다. 장애인들에게도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요. 닌텐도 Wii나 XBOX 키넥트 게임들을 보면 실생활에 적합한 체육 게임들이 있어요. 체육의 기본 요소를 충족하는 신체활동이 포함된 e스포츠 종목이에요

이번 국제대회에서도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고 해요. 장애인들의 신체활동이 동반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입니다. 장애인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 겁니다. 기존의 e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LoL, 스타2, 피파온라인3 와는 전히 다른 종목을 시범적으로 가보려고 해요. 그리고 가능성을 보는 거죠.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서 종목 개발도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고요. 궁극적으로는 e스포츠 업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Q. 추후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e스포츠를 통해 함께 경쟁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은 보여주기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지만, 추세는 이미 그쪽으로 많이 가고 있어요.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비장애인들도 와서 많이 해보고 있고요. 그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장애를 극복해야 하다 보니 장비는 구분됩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화합하는 것이 엄청나게 어렵죠.

그래도 본인의 노력에 따라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 조건으로는 어울리는 부분이 있죠. 모든 부분에서 같이 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높은 사례입니다.


Q. 마지막으로 e스포츠를 바라보는 장애인들에게 어떤 점을 바라시나요?

e스포츠를 장애인들에게 한정시키고 싶진 않아요. e스포츠는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고 봐요. 장애인들이 가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문화콘텐츠가 e스포츠입니다. 미래의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게 e스포츠구요. 그래서 저도 자부심을 느끼고요.

e스포츠가 우리의 문화유산이 될 수 있어요. 이 유산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에요. 장애인들도 여기에 끌려올 생각하지 마시고 같이 만들어주셔야 해요. 누가 해주길 기다리기보다 같이 먼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분들이 e스포츠를 통해 우리 사회에 참여할 수 있고, 국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입니다. 장애인들이라고 배려만 받으란 법은 없거든요. 내가 나서서 먼저 국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 e스포츠입니다. 부디 인류의 일원으로써 밑그림을 같이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어요.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